내 걱정은 하지 마. 나는 잘 가라앉고 있어. 보름달이 점점 커져서 바다를 누르나봐. 물이 낮아져서 자꾸 내 어깨를 누르고 등이 땅에 닿을 것 같아. 모레 정도면 내 머리카락은 수초가 되고 손톱은 아기 물고기들이 일용할 양식이 되겠지. 아직 못 떠나고 바다 밖에서 멀뚱히 날 쳐다보고 있는 걸 알아. 그러니 가지 마. 묻고 싶은 게 있단 말야. 거기 앉아서 들어줘. 내 마지막 숨에 남은 질문을 실어 보낼게. 내 마지막 숨이 만든 공기 방울에 네 답변을 달아 보내줘. 거긴 춥지 않아? 내가 보고 싶어질 것 같아? 날 사랑하긴 했어? 왜 나를 밀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