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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작당글] 세이렌 - W.뻣
[작당글] 세이렌 - W.뻣
세이렌























트리거 워닝 trigger warning



- 세이렌(인어)에 관한 다소 징그러울 수도 있을 묘사, 감금, 환청, 과격한 묘사, 피, 죽음, 익사, 인체실험에 관한 내용이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당 내용에 불편함을 느끼실 수 있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넌 아름다웠지만 위험했다.



































음산하다. 연횟빛 안개로 둘러싸인 대저택의 첫인상은 음산함, 그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었다. 고요한 새벽의 황야에 홀로 우뚝 서 있는 그 저택은 고풍스러웠지만 뭔가 모르게 불길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차디찬 새벽이슬이 관리되지 않은 정원의 불규칙한 잡초들에 맺혀 주변을 반사하고 있었고, 정원 뒤에 서있는 저택에서는 희미한 불빛이 커튼 뒤로 새어나오고 있었다. 스산한 새벽공기가 얼굴을 스치고, 바람결에 살랑이는 바짓단이 내 발목을 간지럽혔다. 발걸음을 내딛어 저택으로 진입한다. 뚜벅이는 발소리가 고요한 공기를 가로지르고, 깨진 정적은 쉽게 복구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를 눈치채기엔, 저택이 날 삼킨다는 느낌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내가 이 저택에 들어가는 것인지, 이 저택이 날 홀려 삼켜버리는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고개를 휘저어 잡생각은 없애버리자. 잡생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낡아서 가루로 날아가버릴 듯한 문에 잠시 망설이다한 노크가 부끄럽게도 문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열렸지만 이상하게도, 그 문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 누구, 계시나요?



나의 주눅든 목소리가 방을 가득채웠지만 돌아오는 것은 하무한 메아리 뿐이었다. 요동치는 메아리 속에서 우뚝 홀로 서있는 내게 보이는 것이라곤 희미한 촛불의 자그마한 빛과 앤티크한 가구들만이 외로움을 드러내며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계속 홀로 요동치며 희미해지는 메아리를 뒤로한 채 홀린 듯 복도로 걸어나갔다. 뚜벅뚜벅 복도를 울리는 나의 발소리만이 이 저택의 유일한 소리였다. 건물 밖에서 보이던 불빛의 주인공이었을까, 닫힌 문틈 사이로 푸른빛이 어른거렸다. 혹시 그곳에는 다른 이가 있을까, 서둘러 노크하고 열어본 문 뒤에는 커다란 수조만이 자리잡고 있었고, 신비롭게 푸른빛으로 일렁이는 물결 아래로 아름다운 꼬리를 지닌, 인어가 잠들어 있었다.

































이런 저택에 인어는 왜 있는 것일까. 푸르른 수조 앞으로 서서히 걸어가 두꺼운 유리 너머로 인어와 마주했다. 부드럽게 감긴 눈, 잔잔한 물결에 움직이는 속눈썹이 아름다웠다. 머리 뒤로 흔들거리는 푸른빛 머리카락 역시 영롱했다. 하지만, 그렇게 아름다웠던 얼굴 부분을 지나면 인간이 아님을 증명하듯 인간의 몸과 흡사한 윤곽선을 제외하면 그 어떠한 기관도 없이 살굿빛 피부로 뒤덮여있었고, 그 아래로 이어진 하체는 조명을 반사해 반짝이는 은빛 비늘로 뒤덮인 꼬리가 자리하고 있었다. 벽면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수조이기에 뒷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서서히 옆으로 이동하며 본 옆모습은 인간과 비슷했다. 다만, 인어의 귀는 마치 물갈퀴와 같은 형상이었다. 처음 보는 형상의 생명체였지만, 그리 낯설지는 않은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얼굴을 다시 보았을 때, 그 것의 눈이 번쩍, 갑자기 떠졌다. 외마디 낮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나자, 인어는 걱정말라는 듯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 속에서 유영했다. 다시 다가가 유리에 손을 얹으면, 그 것 역시 자신의 손을 유리 위로 맞대며 눈을 맞췄다. 마치 심해생물처럼 퇴화한 듯한 연푸른눈은 매우 동그랗고 커다랗다. 뻐끔거리는 인어의 입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부드럽지만 날카로운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음색에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의 노래였지만 서서히 눈이 감기며 온몸이 풀리는 느낌이 온몸을 엄습해왔다. 정신줄을 놓으면 안된다. 더 빠지기 전에 입에서 눈을 떼고 귀를 막자 멈춘 소리에 안도하며 뒤돌아나가려 문의 손잡이를 잡아보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문손잡이에 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질러본다. 잠깐, 내가 이 곳에 들어올 때 문을 닫았던가? 문을 닫은 기억은 없었다. 소리를 지르며 문을 두드리는 내 귓가에 다시 예의 노랫소리가 침범해 귓바퀴를 감싸며 들어온다. 저항할 틈도 없이 손에서 힘이 빠지고, 다리가 풀리며 주저앉았다. 안 돼, 이대로 갇히면...안......돼......





































눈을 떠보니 아까 주저앉았던 문 앞에 그대로 누워있었다. 스르륵 몸을 감싸는 한기에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지만 몸을 감쌀 것이라곤 수조 앞에 놓인 의자에 덮인 조그마한 담요 뿐이었다. 다시는 접근하기 싫은 수조였지만 엉금엉금 조심스레 기어 가까이 다가간다. 담요를 집으려던 순간, 돌려져있던 인어의 고개가 홱, 하고 돌아 날 쳐다본다. 이전의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맞춘 눈은 어느 순간 남색의 눈동자가 생겨있었고, 그 눈동자는 내게 시선을 고정시키고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이성은 분명히 가지 않겠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순간 몸체는 서서히 일어나 수조로 다가가 얼굴을 갖다대고 있었다. 그러는 순간 들려오는 인어의 목소리에 소름이 돋으며 육체에 대한 지배권을 되찾았다.



- 안녕하세요?



가벼운 인삿말이었지만 무서웠다. 금방이라도 내게 돌격할 듯한 분위기가 주변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인어에게서 물러날 수 없었던 이유는, 아름다운 푸른 눈동자 속에 비치는 외로움과, 인어라는 존재에서 나오는 신기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신비롭게 빛나는 물에서 홀로 유영하던 인어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안타까운 마음에 유리에 코를 맞댄다. 나를 따라 맞댄 인어의 코는 두꺼운 강화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맞대어져 있었다. 이상하게도 공유되는 쓰라린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더이상 인간과 인어라는 종족의 차이는 신경쓰여지지 않았다. 이 곳에 이 커다란 수조와 갇힌 나와, 수조 속에 갇힌 그것의 처지는 비슷해보여서였을까, 더이상 인어는 인어로 보이지 않았다. 그저 멀쩡한, 멀쩡하기 그지 없는 인간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서서히 바뀌어가는 모습에 당황하기도 잠시, 완벽한 인간의 모습으로 바뀐 인어에 이전의 기억은 사라지고 처음부터 인간이었던 것 같았다. 잠깐, 이 사람 누군가와 닮았다. 내가 알던 그 누군가와. 내가 그토록 애타게 찾던 그 누군가가. 어서 구해내야 한다. 그 아이가 지금 저 수조 속에 잠겨있다. 어서 꺼내야만 한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날카로운 것은 보이지 않는다.

































옆에 있던 의자를 힘겹게 올려들어 유리를 깨려한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유리에 부딪히지만 깨지지 않는 유리에 점점 더 힘은 소진되어 쓰러질 것만 같았다. 어서 깨져. 깨지란 말이야. 소리내어 울부짖으며 유리를 깨려 노력하지만 옅은 긁힌 자국만 남을 뿐 미동도 없는 유리가 괘씸하기 짝이 없다. 젖 먹던 힘까지 짜낸다는 것이 이런 상황에 써야하는 것이 틀림없으리라. 계속 울부짖으며 유리에 의자를 한없이 던진다. 어서 깨지라고, 간절히 기도하며, 그 아이를 서둘러 구해야 한다고, 눈물로 울부짖으며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한 힘줄과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한 희망을 꾸역꾸역 부여잡으며 유리를 깨려 노력한다. 아아, 이 유리는 얼마나 강한 것인가. 의자를 집어던지고 주먹으로 상대한다. 주먹으로 내리치는 유리는 여전히 미동도 없지만, 힘줄이 보이도록 주먹쥔 손등에서는 검붉은 피가 맺혀 있었다. 그렇게 맺힌 피를 보고나서도 끊임없이 내리치는 주먹은 이제 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떼를 부리는 아이처럼 울부짖으며 주저앉아 버린다. 이러면 안되는데, 저 아이를 구해야만 하는데. 또다시 그 아이를 놓쳐버릴 수는 없는데. 마지막 힘을 끌어모아 예의 의자로 있는 힘껏 유리를 강타한다. 드디어 금이 갔다. 실낱같은 희망에 계속 내려친다. 점점 깨져가는 유리에서 물이 서서히 배어나온다. 또다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이번에는 날 응원해주는 것만 같아. 노래의 리듬에 맞춰 유리를 더 쳐본다. 더욱 콸콸나오는 물을 헤치고 수조 안으로 들어가려하지만 생각보다 센 수압에 힘겨웠다. 귓가를 맴도는 노랫소리를 들으며, 그 아이를 찾으려 들어가보지만, 점점 차올라 눈과 코를 막아버리는 물에 점점 정신이 사라진다. 끝까지 내게 남아있던 것은, 끊임없이 맴도는 노랫소리였다.







































[실험보고서 97] 피실험자: 전정국 (24세)


실험 결과: 타 피실험자들에 비해 오래 생존하였으나, 세이렌의 마지막 공격인 상대에게 소중했던 사람으로 변하는 기술을 사용하자 이성을 잃고 세이렌에게 홀리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김여주의 모습으로 변한 사이렌을 수조에서 구출하려다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여주와의 사건은 추후 조사하여볼 예정. 세이렌의 위험성은 충분히 입증된 것으로 보이므로 프로젝트를 종료한다는 상부의 지시가 내려왔기에 이 보고서를 제외한 모든 보고서는 폐기처분함.​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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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모리야마ᅠᅠ린  8일 전  
 축하드려요 ㅠㅠ

 모리야마ᅠᅠ린님께 댓글 로또 1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별보배  8일 전  
 !!!!! 저 왜 ... 저런 글을 안 봤을까요 ... 제목부터 눈길 끌고 필력도 좋으시그 마지막ㄱ에 실험보고서 나올 때 소름 쫙 돋았던 ••• ♡♡ 너므 축하드려요 건필하세요 !♡!

 답글 0
  뷔태석태  8일 전  
 뷔태석태님께서 작가님에게 59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뷔태석태  8일 전  
 옴마마 진짜....필력 좡놘아니시어요ㅠㅠㅠㅠㅠㅠ글 진짜 너무너무 좋아서 응원 엄청 했었는데ㅠㅠㅠㅠㅠ♥♥아 잔짜 너무 사랑해요♥♥

 뷔태석태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련/  8일 전  
 건필하새요ㅜㅜㅜ

 련/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진이나  8일 전  
 작당 너무너무 축하드립니다 :)
 필력 짱짱이세요ㅠㅠ 꼭 건필하시기를 바랄게요!!

 진이나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도함  8일 전  
 너무너무 축하드립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몰입력 장난 아니고 정말 마지막에 실험보고서 ㅠㅠ 나왔을 때 소름 쫙 돋고 정말 응원했었는데 작당 되신 거 완전엄청너무 축하드려요... ♡ 건필하세요!!

 도함님께 댓글 로또 1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일각  8일 전  
 벗 님 작당 와방 축하드려요 지쨔로 .... ㅠㅠㅠㅡㅠㅠ 울 존자루 님 글은 처음인데 너무너무 좋은 .... ♥️♥️♥️♥️♥️♥️ 세이렌이란 제목부터 시선 확 끌고 분량도 너므 많고 ... 좋은 글 감사해요 앞으로도 건필하세요 (*´꒳`*)

 일각님께 댓글 로또 2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행복하당!!!  8일 전  
 벗님 작당 축하드려요!! 꽃길만 걸으세요!! 늘 응원하겠습니다❤❤

 행복하당!!!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자매유튜버  8일 전  
 작당 축하드립니다. 건필하세요.

 자매유튜버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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