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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내 나이, 열넷 - W.디귿
내 나이, 열넷 - W.디귿
2000년도 즈음에 디귿이, 여러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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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제맘대로 화를 내곤 하는데, 나는 화를 내지 못해 화가 난다. 나의 울분을, 나의 분노를, 나의 설움을 들어줄 사람은 많아도, 정작 내 마음 알아줄 사람은 몇 없다는 것이 화가 치밀어오른다. 남들은 내가 한창 어리고, 행복하고, 좋을 때라 한다마는 왜 나는 이렇게 밑에 쳐밖혀있을까. 가히 열넷이 이런 글 써보겠는데, 누가 비웃음 치지만 않았으면. `열넷이? 세상 천지도 모르는 주제에` `열넷 주제에 느껴본게 뭐가 있다고` 이러지만 말았으면.
















누군가 내게 다가와 어깨를 집으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묻는다면 절대 나는 `열넷이요`라 하지 않으리라. 나이를 물으며 `어, 나보다 어리네`란 생각이 그대 머릿속에 박혀 날 만만하게 볼 것이 뻔하니까. 나이가 어려도, 비록 학생이라도 당신들한테 존댓말 듣고 존중 받는 `인간`이 아닌가. 어리고, 세상 천지 모르며, 아는 거라곤 투정 밖에 없는 학생이라는 생각으로 나를 대할 거니까. 절대 나의 나이를 밝히지 않으리라.

















"요즘, 어때?"
"아, 공부가 힘들더라구요"

저 문답 끝에 오는 비웃음. `하하하! 꼬장 부리지 마라. 너가 하는 게 뭐가 힘들어-" 한때, 저 말을 듣고 나서 하루종일 허공만을 응시했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고등학교는 어떨까? 또, 언제까지 학원에 남아있어야 할까? 이러한 물음표들이 내 머리속에 붕붕 떠다니며 날 복잡히 만들었다. 그렇게 불안하게 보내다가 그냥 갑자기 울적해지더라. 내 앞길은 흙길일까 두려웠다. 아니, 흙길 조차도 찾을 수 없는 어둠속에 갇힌 기분에 미칠 것 같았다.

















그래서 하루는 그냥 편히 누워 끄적끄적 내 마음을 일기에 써내리곤 했다. 내 감정을, 내 분노를, 내 상태를. 빠짐없이 적어내리다보니 일기에 내용에 따라 내가 울며 자기도, 열을 펄펄 내며 자기도 했다.









내가 힘들다고 말하면 들리는 건 비웃음 뿐 일까봐.
내가 지친다고 말하면 그대도 나처럼 지칠까봐.
내가 우울하다고 하면 들리는 건 그저 한숨 뿐 일까봐.











그냥 내 마음에 다 삼켜낼 뿐이었다.


















그래, 그 후부터 일지도 모른다.













숨막힌 이불속에 고개를 파묻고 펑펑 울었던 것이.





이불의 한 줌이 내 눈물로 흠뻑 젖은 후에야 눈을 편히 감을 수 있었다. 눈이 쓰라리고 내 눈물로 헐거워진 내 눈꺼풀이 가엾어 보였다. 아, 이거구나. 내 본모습이. 이 보잘 것 없는 내가 눈물 흘리는 우울증 환자 뿐이구나. 그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병신이 날 설명할 단어 중 하나 였다.












그런데,











그대들이 피식- 코웃음 칠게 뻔하나 말하자면, 그냥 잠시 지나간 태풍에 불가하더라. 눈물이 꼭 감은 내 눈두덩이 사이를 비집고 나와 퉁퉁 부은 눈으로 일과를 시작해도, 그냥 빨리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고 싶단 생각이 수천 번 들어도. 그저 그런 과거일 뿐이더라. 이런 생각이 들때도 많았다.



`암만 과거더라도, 지금의 내 마음은 엄청난 흉터로 가득하지 않알까?`



이런 까닭에 내 슬픔과 분노를 과거를 묻히는 게 두려웠다. 이렇게 위로 한 번 없이 지나갈까 두려웠다.

















위로 없이 그저 나 혼자서 참아내고
시간이 흐르면 과거로 묻히란 얘기가 아니다.












고작 열넷짜리가 나이도 안밝히고 어리다고 무시당하며 소외감, 우울증에 시달리고. 엎친데 덮친격,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밀려와 잠깐의 우울증을 앓던 내가 이렇게 훌훌 털어버렸지 않느냐.







그대가 암만 힘들어도 네 곁엔 내가 서있을테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네 옆에서 항상 응원하고 사랑하고 안아줄테니까. 평생의 아픔으로 질질 끌지말고 훌훌 털고 내게 안기란 말이다. 절대로, 그대 혼자 힘들어하지말고.














그냥 가끔은,




과거는 과거일 뿐이란 말에 공감하기 보단,

내 옆에 네가 있으니 슬픔쯤이야 과거로! 라는 말에 공감해보는 것은 어떨까.




















`내 옆에 아무도 없어. 없다고. 네가 뭔데 내 옆에 있다면서 입만 조잘거려?`



나도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아니, 수천번이고 수만번이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냈다. 가족, 친구는 그냥 악세사리일 뿐. 나의 속까지 꾸며주지 못했다. 같이 있을수록 더 외롭고 힘들었다. 그런데 말이다.











그냥 날 옆에 세워두는 것이 어떤가?



나같은 경우는 노래와 음악이 되었으며, 그대에겐 그림, 독서, 드라이브 혹은 내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우울한 나를 추스리기보단 그런 내게 내가 스스로 손내미는 것은 또 어떠한가.









그것도 힘들다면,








손 내밀어줄게요















힘들어하지 말아라. 나따위가 할 말은 아니다만. 힘내라. 무조건 힘내라. 내가 네 옆에 있고 병신같던 나도 이렇게 일어섰으니까. 안될 것이 무어겠는가.














행복해라











아니, 행복해져라












아니,













우리 행복해지자.





























내가 항상 응원하고 옆에 있을테니까.













우리 한 번즈음은, 행복해지자.


















from. 2000년도 어딘가에서 방황하던 열넷 디귿이가.

fi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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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깨탄다한  2일 전  
 힘내요 오늘도! 언제나 응원하는거 알죠?보고 많이 울었어요.이제 앞으로 하고 싶은더 많이 , 후회하지 않게 해보는걸 권해요! 너무 괜찮은 척 하지말고 힘들땐 표현하는게 자신에게 가장 좋을거에요 ^_^ 추운겨울 몸 관리 잘 하시고, 귤 많이 먹으세요. 감기에 좋대요 그럼 작가님 화이팅!!

 답글 3
  굥슬☆  7일 전  
 행복이란 단어를 짓밟는 사람들은 과연 행복할까 생각해 봤어요..

 답글 1
  _척애°  9일 전  
 아니 진짜 흐어엥 진짜 완전... 말잇못이다 진짜 너무 좋아... 이거 글 너무 막 공감되고 그러고 울컥했어 ㅜㅜㅜㅜㅜ 요즘 디귿 글 보고 막 계속 위로 되는 것 같아 이런 글 써 줘서 진짜 넘 고마워 ㅜㅅㅜ

 답글 1
  츠빈  9일 전  
 아니 ㅠㅠㅠㅠ 진짜 이런 글 너무 좋다구 ㅠㅠㅠ
 나 매일 공부랑 현생에 지쳐서 이불 덮어쓰고
 혼자 멍 때리는데ㅠㅠㅠ 너무 공감된댜규ㅠㅠㅠ
 요새 폭업 짱이얏 !! 이와중에 필력도 미쳤으 ㄷㄷㄷ
 꺅 디귿이 최공 ♡

 츠빈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방빼시  9일 전  
 글 너무 좋아요..ㅠㅠ

 방빼시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그륀  9일 전  
 필력이 미쳤구요.. 나 따위라니.. 뭔가 슬프기도 하네요..

 답글 1
  아미재이재이  9일 전  
 네 정말 더러운 세상이네요 ..

 아미재이재이님께 댓글 로또 1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쀼하핳  9일 전  
 정말..멋진 글입니다.. 나이가 나보다 어리다 하면 깔보고 무시하는 이 드르운 세상..

 쀼하핳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2
  냐옹애옹야옹  9일 전  
 오늘 글 너무 좋다ㅠㅠㅠ
 덕분에 위로 많이 받고가ㅠㅠㅠ
 글 쓰는거 힘들었을텐데 빨리 와줘서
 이런 좋은 글 읽게 해줘서 고마워ㅠㅠㅠ

 냐옹애옹야옹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심연의  9일 전  
 좋은 글 너무 감사합니다 :)

 심연의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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