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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장난치기 꿀팁
방탄빙의글 메이저 - W.유은예
메이저 - W.유은예
W.작도생(유은예)














첫 번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딸랑거리는 가게 문이 열리고 그녀가 들어오네요. 항상 먹던 에스프레소를 주문하고는 푹신한 소파에 앉아 기다립니다. 저는 항상 그녀에게 진동 벨을 주지 않습니다. 에스프레소가 테이크아웃 잔에 담길 때쯤 그녀는 어떻게 알았는지 카운터로 다가오거든요. 그녀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지,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설레발이겠지만요. 말이 씨가 된다잖습니까. 방긋 웃으며 뭐가 또 바쁜지 시계를 확인하고 서둘러 나가버리네요. 저는 그녀의 이름을 모릅니다. 나는 그저 직원이고 그녀는 그저 손님입니다. 카페 안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과 같은 손님입니다. 그러나 내게는. 그녀는 내게 평범하지 않습니다. 맑게 입꼬리를 올려 웃는 그녀는요. 남몰래 내 마음을 주는 이입니다.










두 번째 안녕하세요.


어, 안녕하세요. 그녀를 거리에서 마주쳤습니다. 그녀가 나를 보고 안녕하냐는 인사를 건넸네요. 마주보고 안녕하냐는 인사를 건넵니다. 이내 고개를 짧게 숙이고 내 뒤로 스쳐지나갑니다. 그녀가 들고 있던 옷가게 종이 가방이 내 다리를 칩니다. 내 뒤에서 그녀와 그녀의 친구가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녀의 웃는 얼굴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청포도 향이 내 코를 간질이네요. 사라진 청포도 냄새가 아쉬워 청포도 탕후루를 사 먹으며 걸을 때, 제 얼굴에는 미소가 만개해 있었다고 합니다. 그날 저는 청포도 에이드를 사 마셨습니다. 마음이 간질간질하네요. 그녀도, 청포도도 좋아집니다.










세 번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그녀가 다시 우리 카페를 찾았습니다. 점장님이 말씀하시는데, 그녀가 매일 카페에 오는 것이 아니랍니다. 그녀는 월요일, 화요일 그리고 목요일에만 카페에 온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제 온 몸의 세포들이 몸 안을 활개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도 월요일과 화요일, 목요일에만 출근하니까요. 그녀를 만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였습니다. 그녀가 항상 먹던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컵에 예쁘게 세팅하는 동안, 내 귀 끝은 발갛게 물들었었다고 점장님이 말씀하십니다. 그런 얼굴로 그녀를 마주보았다니. 또다시 붉은 기가 올라오네요. 조금 더 조심해 보아야겠습니다.










네 번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그녀가 특별한 주문을 했습니다. 그녀는 오늘 커피를 마시고 갑니다. 저는 그녀를 조금이라도 더 볼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며 제 인생 최고로 힘쓴 로스팅을 했습니다. 그녀만을 위한 로스팅을요. 카운터에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창 옆에 자리잡은 자리에 그녀가 앉아 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책장을 넘기는 그녀의 모습에 빠진 것 같습니다. 그녀를 위한 에스프레소 세팅을 마치고 진동 벨을 울리려 하다, 직접 가져다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녀를 위한 커피. 그녀만을 위한 에스프레소. 그녀 앞에 웃으며 커피를 내려놓자 그녀도 웃습니다. 세팅한 커피 표면에는 한 아이가 하트 모양을 누군가에게 주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무언의 고백입니다.









다섯 번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그녀를 마주쳤습니다. 수요일에요. 카페 직원인 제가 출근하지 않는 날 알바하는 친구를 놀리려 저는 제가 근무하는 카페에서 청포도 에이드를 사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달콤한 목소리로 내게 인사를 건넵니다. 그녀는 저를 스쳐지나가 카운터로 향합니다. 그러나 오늘 그녀가 주문한 음료는 에스프레소가 아닙니다. 그녀는 청포도 에이드를 주문했습니다. 내 앞에 놓여진 청포도 에이드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녀는 오늘도 소파에 앉아 음료를 기다립니다. 달라진 점은 음료랄까요. 그녀의 청포도 에이드와 제 청포도 에이드도, 마음도. 부디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여섯 번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월 화 수 목 일주일에 네 번이나 그녀를 만나다니, 정말 꿈만 같습니다. 그녀의 환하게 웃는 얼굴은 내 삶의 활력이 될 만큼 기쁩니다. 잠시라도 더 그녀를 보고 싶습니다. 멀리에서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짝사랑을 겪어 보신 분들은 알겠지요. 오늘도 창가에서 책을 읽는 그녀에게 다가가 에스프레소를 건넵니다. 오늘 내가 커피에 넣은 그림은 역시나 하트 무늬였습니다. 그녀가 내게 말을 겁니다. 하트를 참 좋아하시나 봐요? 아, 예. 좋아하는 거여서요. 저희 대화는 이렇게 시덥지근하게 끝났습니다. 좋아하는 것이 과연 하트일지, 그녀일지는 영원히 미궁 속으로 던져버리고서요.











일곱 번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가져갈게요. 담아주세요. 그녀가 내게 주문을 합니다. 제게 내심 아쉬운 마음이 자리잡습니다. 마음을 떨치려 고개를 마구 흔들자 머리가 띵해오네요. 옆에서 일하던 후배가 이상하게 쳐다봐도 어쩔 수가 없는걸요. 사랑이란 것 앞에 저는 한없이 약해지네요. 짝사랑이 이렇게 고될 줄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으니까요.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뚜껑을 닫습니다. 카운터로 다가온 그녀가 계산을 하려 돈을 내밉니다. 항상 오천 원을 낸 그녀기에 오늘도 백 원 동전 두 개를 미리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녀는 천 원 짜리 네 장과 오백 원 동전 하나, 백 원 동전 세 개를 내게 건네주고는 커피를 들고 급하게 빠져나가네요. 돈을 정리하던 순간, 제 손은 멈칫합니다.










여덟 번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 안녕하세요 의 함축적 의미는 참 많습니다. 제 모든 감정을 녹여냈습니다. 월요일에 그녀가 건넨 천 원들 사이에는 그녀의 번호와 함께 웃는 아이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세상에, 정말 기뻐요. 나는 그녀에게 건넬 인사말을 고심합니다. 너무 어렵네요. 카톡 메세지창을 열어놓고 이십 분째 전전긍긍하는 저는 참으로 어리석습니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청포도 에이드를 들이키며 `여자에게 건네는 인사말` 을 검색합니다. 그러나 내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답은 없습니다. 결국 내가 그녀에게 보낸 첫 마디는 안녕하세요 였습니다. 안녕하세요와 함께 토끼가 인사하는 이모티콘을 첨부했습니다. 그녀는 눈치챌까요. 이모티콘의 토끼 근처에 하트 무늬가 예쁘게 그려져 있던 것을.









아홉 번째 안녕하세요.












열 번째 안녕하세요.












열한 번째 안녕하세요.












열두 번째 안녕하세요


























스물 세 번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여주 씨. 그녀의 이름을 부드럽게 불러봅니다. 그녀는 내 첫사랑이였고 짝사랑이 맞사랑이 되어가는 과정은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주변의 사랑을 밀어주는 분위기와 함께 그녀의 마음을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같이 카페에서 얘기를 나눌 때였습니다. 잠깐 뭣 좀 사오겠다 나가던 그녀가 두고 간 지갑을 가져다주려 따라 나갈 때 그녀가 내 이름을 입에 담으며 고백 연습 하는 것을 들었거든요. 살풋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고 자리로 돌아와 다시 그녀를 맞이했을 때, 그녀가 내게 뭐라 할 틈도 없이 고백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로 시작한 우리는 사랑합니다 로 끝을 맺었습니다.













.



















항상 사랑합니다, 여주 씨.
































Fin.










와 진짜 개똥망 글이내여.




혹시 어느 빙 작도 칸에서 이 글을 보신 분은 유은예가 작도 했었구나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은 타빙 작도를 네 번 정도 했던 글이자, 작도 탈락 글이며, 절대 재 작도 생각이 없다는 점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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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라햇님  3일 전  
 잘 읽고 갑니댱 ♡♡

 라햇님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  극악무도  ☽  7일 전  
 은예님 사랑해요 진심 이 말이면 충분해요...♡♡♡

 ☾  극악무도  ☽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념류€  9일 전  
 글 잘쓰세요...ㅠ
 글 하나하나가 너무 예쁜것 같아요

 답글 0
  아기꾸꾸  10일 전  
 글 잘쓰셨어요!

 아기꾸꾸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강하루  10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태오보  10일 전  
 진짜 작탈글 맞나요 저는 이..이 글처럼도 못쓰는데 역시 으녜님
 대박 완전 글 좋아요ㅠㅜㅜㅠ

 태오보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뽀네노  10일 전  
 이게 어떻게 작탈글인가요 ㅠㅠ 너무 잘보고 갑니다! 진짜 필력 짱이세요❤️

 뽀네노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천사어셩  10일 전  
 글 완전 좋은데 이 글이 왜 작도탈락인지 궁금하네여... 글 진짜 제스타일이에요!!!

 답글 1
  nori0613  10일 전  
 울 녜 님 ㅜㅜ 글 너무 예뻐요 아 죽어요 저 12월 4일 기대하십쇼 은예 님 300일이란 얘기 듣고 후다닥 왔는데 아싸 은예 님 그 머냐 하여주 연재 소식도 듣고 그 머시기 그 예쁜 글도 보고 계 탄 날이라구요 ~

 nori0613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2
  명영✎  10일 전  
 명영✎님께서 작가님에게 1571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11 개 댓글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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