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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장난치기 꿀팁
방탄빙의글 네 사랑은 내 손으로 집어 삼켰어 - W.유기
네 사랑은 내 손으로 집어 삼켰어 - W.유기






전 이 노래가 너무 좋아요 ㅠㅠ 브금 꼭 틀어주세용
만큼(♡) 님과 함께 구상했습니다
글 좀 급하게 썼거든요 전개가 급한 감이 큽니다 파트 원을 제외하고는 전부 개연성 떨어지니까요... 감안해주세요 퇴고 없이 올립니다 ㅠㅠ
+) 직접 만드는 소설 프로젝트 참가한 글이에용




1.

에로스의 활은 싱겁기 짝이 없었다. 다들 에로스의 금화살이니 납화살이니 칭송하며 신들도 거부할 수 없는 절대적인 힘이라고 떠들어댔다. 인간의 무지와 어리석음을 다스리는 신들이 사랑의 힘을 떠받들며 에로스를 중한 신으로 여기는 짓들이야말로 가장 터무니 없는 짓거리였다. 본래 어이없는 헛소리들은 도피하려 할수록 더 파고드는 셈이다. 세상을 바삐 굴리는 일에 열중하던 신들이 오랜만에 가진 향연에서조차 어느 순간 에로스가 중심이 되어 예찬되고 있는 것이다. 잘난 척하고 으쓱하는 그 꼴이 보기 싫어 대리석 탁상 한 구석을 차지하고 연신 포도주만 들이키는데 누가 아폴론 하고 불러서 돌아봤다. 에로스가 뻔뻔한 낯짝으로 빙글빙글 웃는다.

에로스께서 절 부르셨습니까?

예. 하고 답하며 곱게 접어 보이는 눈. 저 안에 든 것은 사랑이 아니라 더러운 인정욕구와 소속욕구임이 틀림없으리라. 뚫어져라 쳐다보면 쉬이 드러날 욕망들인데 아무도 모르는 건 저 자들이 전부 겉만 번지르르하기 때문인가.

아폴론?
예, 말씀하십시오.

속으로는 예 어서 그 더러운 욕망을 뱉어내보십시오 하고 잔뜩 씹으면서도 겉으로는 생글 웃었다.  에로스를 둘러싸고 있던 이들이 전부 나와 에로스를 번갈아 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쓸모없는 관심을 받는단 건 짜증나는 일입니다. 그러니 어서 말씀하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당신에게나 내게나.

다름이 아니고 아폴론 혼자만 계속 떨어져 계시지 않습니까. 무료해 보이시기도 하고. 안 그래도 여기 새로운 포도주가 있으니 드셔보시는 건 어떠십니까. 이리 오십시오.
괜찮습니다.
사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괜찮다니까요. 분명 친절하고 정중한 웃음을 지어야 한다며 자기 최면을 걸고 있었는데 막상 표정에 오른 건 샐그러진 눈꼬리와 기분 나쁘게 비틀려 올라간 입매일 게 눈에 빤히 보였다. 입가에 머금은 웃음을 지우지 않고 있음에도 에로스의 살기는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것이었다. 주변 분위기가 좀 굳는가 싶더니 곧 주변의 신들이 분위기를 유하게 풀어보려는 건지 갑자기 멋쩍게 웃다가 조잘조잘 입을 움직여댔다.

아폴론께서는 지금 드시고 계시는 포도주가 아주 맛있으신가 봅니다.
여기 새로운 포도주도 드셔보시면 분명 마음에 드실 텐데요. 한번 맛보시지요. 에로스께서도 권하시는 맛이랍니다.
이리로 오십시오. 아폴론은 유독 에로스께만 까탈스러우신 듯합니다.

꼬투리를 물고 넘어지는 말들은 언뜻 들으면 날 배려하는 것 같았지만 속내는 다 에로스를 위한 것이었다. 결국은 에로스를 칭송하고 에로스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세력 같으면 배척하려는 오만한 이들. 입술을 잘근 깨물다가 넘기려 했는데 누군가 마지막으로 점을 찍는다.

아폴론께서는 맛에 대한 견해가 아주 뚜렷하고 남다르지 않으십니까. 에로스께서 사랑하는 맛의 포도주라니. 그야말로 사랑의 맛이 나겠습니다.

나름 멋진 말을 했다고 생각하는 건지 호탕하게 웃는 혹자에게 속된 단어를 뱉자 공기가 사늘해진다. 에로스의 표정 또한 굳는다. 지긋지긋한 목소리가 또 지겨운 소리를 하려는 모양이다.

아폴론. 표정은 왜 그러십니까? 혹 기분이 상하기라도 하신 겁니까. 그래도 이들은 당신을 생각해서 하신 말씀입니다.

허 참. 제가 언제 생각해달라 했습니까? 결국은 절 까내림으로써 당신들의 우월을 증명하고 싶잖습니까. 제 말이 틀렸습니까? 그 잘난 면전에 대놓고 쏘아 붙이고 싶었지만 이글거리는 속을 순간에는 가라앉혔다. 내가 혀로 입안을 굴리며 픽 웃는 모양을 에로스와 그의 무리들은 가만히 보기만 한다. 한 곳으로 걸어가는 걸음을 시선 여럿이 좇는다. 탁자에서 좀 떨어진 곳에 놓인 에로스의 화살통을 집어들었다. 에로스의 입이 작게 벌어진다.

지금 무얼 하시려는 겁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답하고서는 금화살 하날 꺼냈다. 날선 화살촉을 손가락 가까이 가져다대자 에로스가 급히 아폴론 아폴론 외쳐대며 가까이 온다.

가까이 오지 마십시오.
아폴론. 아폴론께서는 설마 그 화살을 누군가에게 찌르려 하시는 겁니까.
그 누군가가 당신들만 아니면 되는 것 아닙니까. 걱정 마십시오. 이 화살의 끝은 제게 겨누어져 있으니.
무슨 뜻입니까.
이 금화살에 찔리면 처음 보는 이를 사랑하게 된다 하셨습니까. 제가 찔리겠습니다. 그리고 증명해보이겠습니다. 당신들이 말하는 사랑이니 뭐니는 결국 다 헛된 망상일 뿐이란 것을요.

이 문장을 끝으로 구름에서 뛰어내렸다. 에로스가 날 따라 뛰어내리려 하자 주변의 신들이 붙잡았다. 아폴론은 자신의 능력들만 믿고 자만하시는 경향이 큽니다. 그래요. 아폴론도 이번 기회를 통해 깨달으셔야 합니다. 에로스께서는 신경쓰지 마십시오. 당신의 절대적인 힘이 망상일 뿐이라니. 그보다 더 맹랑한 소리가 어디 있겠습니까. 생각을 흐리는 자들에게 둘러쌓여 있음에도 에로스의 시선은 올곧게 날 향해 있는다. 하지 마십시오 위험합니다 하고 움직이는 입 모양에 당신 안위나 신경 쓰라며 픽 웃고 말았다. 속도를 내어 지상에 더 빠르게 도달한다. 검지에 화살촉을 찌르고 더 깊게 박아 넣는다. 전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겁니다.

 

 

2.

새 학년의 시기는 언제나 변함이라고는 없이 따분하고 재미없는 때였다. 벌써 무리를 지어 재잘재잘 얘기하고 웃는 아이들의 무리로부터 오는 소음을 틀어막고 창밖만 조용히 관찰했다. 몇 분이고를 가만히 보고만 있는데 갑자기 시선이 느껴져 정신을 차려 보면 정면의 웬 남자 아이와 시선을 마주하고 있다.

너 왜 나 자꾸 쳐다 봐?
어?
좀 전부터 계속 쳐다봤잖아.

당황스러운 기색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면 아이들은 여전히 떠들고 있고 내가 계속해서 보고 있던 자리에는 그 남자 애가 앉아 있다. 창밖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 채 멍하니 있던 게 그 남자애를 대놓고 쳐다보던 게 되어버린 꼴이다. 짧은 음성을 끝으로 제 말에 대답도 하지 못 하고 멀뚱히 있는 날 쳐다 보던 걘 픽 싱겁게 웃어 보였다. 응? 왜 쳐다봤냐구. 말하려다가도 타박하는 듯한 투에 우물쭈물하고 있으면 남자 애들이 무더기로 찾아와 그 애의 어깨를 툭 친다. 야, 김석진. 뭐 하냐? 하는데도 답이 없자 그 애의 시선을 좇아오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다. 대여섯의 시선을 한꺼번에 받기가 버거워 고개를 떨구면 남자 애가 웃는다.

미안. 멍 때리던 거 알고 있었어. 그냥 장난친 건데 놀랐으면 미안.
야, 얘기 끝났으면 가자.

어디? 매점 매점. 피자호빵 들어왔대. 장난스레 툭툭 주고받는 대화로 잠깐의 소란도 끝났다 싶어 다시 창밖을 쳐다보면 남자 애가 다시 말한다. 나중에 또 봐. 대답은 해야 할 것 같아 응 하려 뒤돌자 애들은 이미 사라져 있다. 김석진. 이름이 김석진이라고 했다. 그 애가 떠난 자리. 김석진이 앉아 있던 자리를 보다가 우연히 창문이 비춘 모습을 봤는데 볼이 좀 붉어져 있는 것 같다. 이름이 참 예쁘고 잘 어울리는 애. 창밖에서는 투둑 툭 조용히 떨궈지던 빗줄기가 어느새 만연해서는 첫 봄비의 이름을 날린다. 올해 처음으로 내리는 비와 처음 다가온 감정.

 

 

3.

몇 번의 봄비가 그치고 몇 주 간 후텁지근하다 하기에도 미지근하다 하기에도 애매한 공기가 돌다가 다시 여름 장마가 시작된다. 추적추적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다가 우리의 호감도 감정으로 다시 내리고. 그런 우리는 마주 보다가 웃고. 방과후의 학교는 어딘가 환상적이고 꿈 같은 분위기가 있다. 꿈 안에서 사랑하는 우리들. 김석진은 실실 자꾸 쪼개다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왜 자꾸 웃어.
그냥 좋아서. 그럼 넌 왜 웃어.

내가 웃고 있어? 창문에 얼굴을 비춰 보면 말갛게 웃는 얼굴이다. 네가 주는 기분들로 웃고 있어. 김석진은 비가 오는 날마다 유독 예뻤다. 예쁘게 웃는 눈이랑 예쁘게 붉어지는 볼. 예쁜 분홍빛이 도는 입술. 빤히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져서 보면 김석진이 내 입술을 쳐다보고 있다.

입술은 왜 쳐다 봐.
그러는 너는?
좋아서.
나도. 좋아서.

뭉글한 기분이 들었다. 맞닿는 입술이 뭉근하게 꿈으로 끌어당긴다.

 

 

4.

김석진이 사라졌다. 자취도 없이 사라진 김석진. 여름방학식 날 분명 내일 만나서 영화 보자고 약속해놓고 약속 장소에도 나타나지 않은 건 좀 속상하기는 했지만 그러려니 했다. 서로 번호를 교환하지 않아서 연락할 방법도 없었으니까. 근데 네가 그냥 없어져버린 것도 난 그러려니 하고 넘겨야 하는 거야? 김석진은 본래 친구가 많았다. 걔를 처음 본 날도 친구들에게 둘러쌓여 나와 하던 얘기를 마치고 교실 밖으로 나갔고 복도에서 마주치는 애들 중 칠 할과는 인사를 했다. 그런데 누구에게 김석진의 부재에 대한 이유를 물어도 김석진이란 사람을 모른다며 네가 그 애와 친했다고 말하는 날 오히려 이상하게 본다. 출석부에서까지 사라져버린 김석진. 머리가 아프다며 선생님께 허락을 받아 수업을 빠지고 보건실 침대로 와 누웠다. 생각을 좀 정리하거나. 아니면 아예 지워버리고 싶어서 일부러 꾀병을 부렸는데 정말 머리가 아파진 것 같다. 네 부재를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해. 비가 올 때 유난히 예뻤고 입술도 맞대었고 정말 예쁘게 좋아했던 네가 사라졌다는 걸 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해.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슬퍼져서 엉엉. 그러다가 문득 드는 생각. 우린 정말 꿈속에서 사랑했을지도 몰라. 그게 전부 꿈이라면 모두 설명되잖아. 전부 꿈이었다며 혼자 속삭이다가 잠드는 날. 밖에서는 가는 빗방울이 아스팔트 바닥을 천천히 적신다.

 

 

5.

아폴론.

대답하지 않았다.

아폴론. 아폴론?

대답하지 않아도 끈덕지게 달라붙는 부름이다. 신경질적으로 돌아보면 에로스가 짐짓 놀라는 척을 하며 뒤로 물러선다.

아폴론께서는 왜 울고 계십니까?
울고 있다고요? 절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요. 울고 계시잖습니까.

그리 말하며 에로스가 친히 비추어주는 내 낯은 눈물로 얼룩덜룩하다. 그 아이의 세상을 떠나왔기 때문이다. 내 답을 기다리는 에로스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를 바득 갈며 음절을 끊어 힘겹게 말한다.

그 애를 사랑해서입니다.
과거형이 아니군요.

파묻었던 고개를 들어 에로스를 보면 어느새 웃는 낯이다.

그래요. 여전히 진행되는 중이니까요. 그 애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지 않겠다 말씀하셨잖습니까.

에로스는 분명 날 미치게 하기 위해 태어난 게 틀림없다. 전에는 그의 말 한 마디에 분노에 가득 차 날뛰었다면 지금은 에로스가 한 마디를 뱉을 수록 한 층씩 더 깊은 심해의 음울로 가라앉고.

제가 틀렸습니다. 당신의 힘은 절대적입니다. 전부 저의 선택이었습니다. 제가 스스로를 금화살로 찌르고 스스로 인간들의 세상으로 뛰어내렸고 스스로 그 아이를 사랑했습니다. 전부 제 오만이었지요. 그래서 저도 이제 당신을 칭송해야 하는 겁니까. 당신을 예찬하는 이들은 다 전부 이런 아픔을 겪습니까?

글쎄요 하고 얄밉게 돌아서는 저 뒷모습도 이런 유의 아픔을 겪은 적 있을지 평소에는 없던 의문이 문득 오른다. 허나 에로스에 대해 내가 궁금해할 필요는 없다. 그 애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내 생각에 그 아이도 가끔 울어주기는 할지.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갓난아이처럼 서럽게 다시 꺽꺽대고 있는데 에로스의 목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온다.

그런데 아폴론. 그 금화살은 일 주일 동안만 효력을 유지합니다. 그 말인즉슨 제 금화살의 힘은 당신이 딱 일 주일 동안만 그 아이를 사랑하게 만들었고 나머지는 당신의 몫이었다는 말입니다.

 

 

6.

다시 새 학년이 올랐다. 김석진과 만났던 열일곱의 다음. 열여덟의 내게는 열여덟의 김석진이 찾아오나. 작년 새 학년이 시작하던 첫 날 앉았던 것과 같은 자리에 앉아 김석진이 앉아 있던 자리로 고개를 돌렸다. 비어 있다. 창문에 비친 내 낯이 우울해 보인다. 창문을 계속 쳐다보면서 뜨거워지는 것 같은 눈가를 만져보는데 창문에 비친 내 눈에 물기가 어린다. 창문에 물줄기가 투둑 투둑 부딪치는 까닭이다. 올해 처음으로 봄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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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녈_⚘  14일 전  
 글 대박이에요ㅠㅠㅠ

 수녈_⚘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하이지  23일 전  
 하이지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일각  26일 전  
 아폴론과 에로스 .... ㅠㅠ 너무 좋아요 만큼 님 유기 님 .. 최고의 조합 ....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가요 ♡ㅅ♡

 일각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롅쥬  27일 전  
 글 징짜 잘 보고 가요 ㅜㅜ
 

 답글 0
  강하루  27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흑묘  27일 전  
  흑묘 님께서 작가님에게 114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27일 전  
 너무 좋아요ㅠ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진짜 잘 읽었어요 ♡♡♡

 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잔결☙  27일 전  
 잔결☙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이상한치과의방탄  27일 전  
 감성에 젖은 느낌

 이상한치과의방탄님께 댓글 로또 1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화재  27일 전  
 아폴론과 에로스라니... ㅠㅠ소재부터 분위기까지 너무 좋아요 ㅠㅠ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화재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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