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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디어 마이 온리 - W.련예
디어 마이 온리 - W.련예


아직 문드러진 극단에 네가 있다면 절대로 나를 구원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으로는 빚을 진 행복을 충당할 수 없으니까


절망한 곳은 춥고
외딴 섬은 아프니
저 멀리 뿔뿔이 흩어져 사랑을 헤자 우리



겨울에 잠드는 내내 네 생각을 했다. 고달픈 계절은 호흡을 느리게 한다. 몇 안 되는 감정으로 사랑을 연명하면서 나는 단죄할 수 없는 욕심을 가졌던 나날들을 후회한다. 거두고 늘어온 존명을 늘어뜨리면서 더할 나위 없는 로맨스를 꿈꾸던 향락자가 된다. 허영이 노래하는 낭만 위를 걷고 소중한 밤을 할애하던 자의 심장으로 살아가는 절망.

내가 낚은 사랑은 불구였으며 난 그것을 내다 팔 순 없었다. 꺼덕이며 간극을 좁혀온 사랑은 내 심장고동을 멈추게 했다. 너무 오래되어 바스라지고 말 것 같았던 어린 날의 영화를 떠올리며 나는 네 이름을 보고 울었다. 부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낡지 못한 청춘의 마른 열기를 삼키면서.

험준한 감정 위를 뜀박질하던 이의 낭랑한 목소리, 성대 바깥을 감싸는 울대의 떨림, 하얀 손가락 마디를 감싸 안아오는 다른 누군가의 손가락. 너는 비틀거리는 걸음을 좇으며 어둠 속 광명을 향해 내달리던 누군가를 구원하려고 했었지. 네 구원은 나를 심해에 던지고야 말아. 나는 하얀 두 눈을 껌벅이며 무언가 말하려고 했다. 심장이 솟구치던 고도가 측정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때 내 몸체가 산산히 터지기 시작한다.

내가 유배된 섬은 달나라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래서 너는 더 이상 내 꿈을 뒤쫓지 않고 엉긴 소원을 풀어내며 물었다. 내가 너에게 다시 돌아오느냐고. 절망과 기대와 지옥을 뭉뚱그린 대기 안에서 나는 참았던 호흡을 크게 내쉬었다. 이백의 달처럼 닿을 수 없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말했다. 네가 나를 찾아오는 순간 너는 추락할 것이다. 그 순간의 너를 이겨낼 자신이 없는 나는 이미 패배했다고.


보고싶어요. 나 진짜, 이런 말 하기 싫었는데, 내가 이겨먹는 것 같아 꼭 그래서……. 안 돌아오면 죽어버리겠다고 말하는 거 꼴같잖아서, 근데 진짜 그럴 것만 같잖아요. 대체 뭐야 날 왜 이렇게 만들어놓고 떠났어요 사랑한다고 했잖아요 뭐가 그렇게 다 쉬워요

네 목소리는 쉬어있었고 건조함이 잔뜩 묻어나왔다.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잠자코 있었다. 하지만 네가 만약 나를 찾을 수 없다면 그게 영원하길. 나는 고단한 영면을 버리고 네가 날 발견한 장면으로 뛰어들고 말 테니까.

뜨겁고 붉은 네 입 속으로, 나를 부숴버릴 것 같은 검은 눈동자 속으로 침몰하면서. 하얀 백야를 뒤로하고, 파란 눈물로 뒤엉킨 심해를 헤엄친 나는 저 멀리 어딘가의 숲으로 도망친다. 나를 뒤쫓는 사랑의 전사에게 눈물을 회고한 채로.

나는 사랑이 쉬웠던 적이 없어. 만약 그랬다면 지금 당장 너에게로 가서 안겼을 거야 그렇지만, 더 이상은 나를 구원하려 들지 마 그건 정말 너무…….

미치도록 나를 살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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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ALILANG➸  28일 전  
 너무 잘 쓰세요..

 답글 0
  빡꽁공  28일 전  
 빡꽁공님께서 작가님에게 10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빡꽁공  28일 전  
 헉..! 글이 너무 예뻐요ㅜㅜ 필력 완전 짱이셔요ㅜㅜㅜ

 빡꽁공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박필구  28일 전  
 너무너무 예쁜 글 잘 읽고 갑니다 ,, .. 최고세요 ㅠㅠ ♥

 답글 0
  율격  30일 전  
 묘사 너무 예쁩니다...꒰◍ˊꈊˋ◍꒱ 잘 읽고 가요!!:)

 율격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강앙  30일 전  
 강앙님께서 작가님에게 13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화가  30일 전  
 화가님께서 작가님에게 62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롅쥬  30일 전  
 글 너무 이쁘게 쓰세요 ㅜㅜ 잘 보고 갑니당..

 롅쥬님께 댓글 로또 1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해참  31일 전  
 글이 너무 이뻐요ㅠㅠ

 답글 0
  강하루  31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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