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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오렌지 주스를 입안에 가득 머금고 삼켰다, 너처럼. - W.청긑
오렌지 주스를 입안에 가득 머금고 삼켰다, 너처럼. - W.청긑



오렌지 주스를 입안에 가득 머금고 삼켰다, 너처럼.




집필 청긑










정호석, 그 석 자를 나지막하게 말했다. 부르기만 해도 샛노란 오렌지 주스가 생각날 만큼 오렌지 주스와 일상을 함께했던 녀석. 남들 모두가 커피잔을 쥐고 있을 때 생과일 오렌지 주스를 빨대로 꽂아 쪽쪽 마시던 그 귀여운 녀석. 나와의 마지막 순간에서도 500원짜리 오렌지 주스를 손에 꼭 쥐고 눈물을 쏟아대던 녀석. 춤을 추던 그 순간은 그 누구보다도 멋있던 녀석. 그리고 그 춤이 너무 좋아서 서울로 올라간 뒤 연락이 끊긴 그 녀석, 정호석.




정호석을 안 만난 지 꼬박 3년이 지났다. 그 녀석의 얼굴과 목소리는 물론 정호석에게 났던 향, 좋아하던 노래, 자주 신던 신발까지도 선명히 기억난다. 어제도 본 사람처럼 정호석은 내 삶에서 익숙했다. 어쩌면 이제는 과거형일지도 모르는 그 녀석의 사소한 정보마저도 혹여나 잊어버릴까 매일 되새기다 보니 이제 뇌 한구석에 깊이 꽂혔나 보다.




그 녀석이 늘 입에 머금고 있던 500원짜리 오렌지 주스를 보며, 더 맛있고 좋은 음료가 널렸는데 왜 매번 그 주스냐는 말을 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내 말에 정호석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맛있어서 매번 맛있으니 먹는다고 말했다. 당연한 질문을 하냐는 그 예쁜 미소가 함께였던 표정까지 기억난다. 질리지도 않는지 그렇게 궁금했는데 이제는 내가 그 음료를 입에 달고 사는 중이니 웃기기도 해라.




"새끼, 어떻게 몇 년 동안 연락 한 번이 없나."




정호석.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지 도통 알 수가 없는 놈. 내가 본 정호석의 마지막 모습은 공항이었다. 춤이 좋다며 서울로 올라가던 그 순간, 비행기 입구에 우뚝이 서서는 연락을 자주 하겠다고 내게 외치던 그 순간이 마지막이다.




그때도 포도 주스보다 오렌지 주스가 더 맛있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던 녀석이었는데. 정말 모르겠지, 자신을 기억하는 나를. 믿지 못하겠지, 학창 시절부터 마냥 친하기만 했던 내가 널 끔찍이 보고 싶어 울기까지 한다는 것을. 그리고 상상도 못 하겠지, 늘 곁에서 오렌지 주스를 마실 때 포도 주스가 최고라고 말했던 그 녀석이 설마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이렇게 후회하고 보고 싶을 줄 알았다면 그때 연락 꾸준히 하라고 으름장이라도 놓았어야 했는데 난 정말 바보같이 그 순간을 웃으며 보내고 이제야 저릿한 심장에 목 놓아 울까.




이제는 ‘(알 수 없음)’으로만 나타나는 너의 카카오톡 프로필만 보고 또 보는 게 몇 년째인가. 더 이상 대화할 상대가 없다는 너와의 채팅방을 나가지 않고 위쪽으로 쭉 올린 뒤 천천히 읽어보는 것이 어느덧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렸다. 봤던 대화를 수없이 봐서 내용까지 달달 외워버렸고, 그대로 써 내리라고 하면 얼추 비슷하게 써 내릴 자신도 있다. 침대에 누워 그 대화들을 쭉 보고 머리가 지끈지끈해지면 그제야 눈을 감고 잠을 자려 노력한다.




더 이상 볼 수 없을 네 안부라도 알고 싶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너의 연락처를 물어도 아는 사람 하나 없을 때, 그때 밀려오는 가슴 먹먹함에 이제는 눈물도 나오지 않을 만큼 멍하다.




내 손에 더 이상 포도 주스는 없다. 네가 끔찍이도 좋아하던 500원짜리 오렌지 주스만 있을 뿐이다. 오렌지 주스를 입안에 가득 머금고 삼켰다. 목구멍으로 크게 꿀꺽 넘어가는 주스의 맛이 느껴지지도 않게 서둘러 다 마셨다.






난 오렌지 주스를 입안에 가득 머금고 삼켰다, 너처럼.













제 첫 작도글... 3차에서 처참히 떨어졌던 그 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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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글] 오렌지 주스를 입안에 가득 머금고 삼켰다, 너처럼.
위성이 긑내 사라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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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내꺼꾹  28일 전  
 너무좋은데여 ..?

 답글 0
  황금침침  31일 전  
 대박인데유ㅠㅠㅜㅜㅜㅜㅜㅜㅜ

 황금침침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한초롬  31일 전  
 아닛ㅜㅜ 글 넘 좋아요ㅜㅜ

 한초롬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봄시안  31일 전  
 어머머... 글 너무 좋아요ㅠㅠㅠ

 봄시안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유월의푸른빛  31일 전  
 대박이에요..

 유월의푸른빛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전그가  31일 전  
 짱이에요.. 와..

 전그가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졍앙  31일 전  
 너무너무 좋아요 ㅜㅠㅠ

 졍앙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恍惚  32일 전  
 작가님 글이었군요 ,, 저는 오늘 국어시간에 끝내라 적지 않고 긑내라 적었습니다.. 작가님 말과 글과 묘사는 모두 옳아요.. 긑내긑내긑내,, 사랑해요 ..

 恍惚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실서론  32일 전  
 실서론님께서 작가님에게 4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강하루  32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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