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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병신 멜로스마스 상 - W.묘사.
병신 멜로스마스 상 - W.묘사.





병신 멜로스마스 상
씀 묘사





이천 십 육년 십이월 이십 오 일. 내가 박지민한테 고백했던 날이다. 그 날은 구질구질했다. 맥주를 앞에 두고 비쩍 마른 술안주로 앉은, 양념도 안 된 말린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듯. 맛도 향도 죄다 죽은 날을 나는 몇 번이고 머릿속에서 재생해본다. 그 날의 나는 우리 집 현관문을 나서는 박지민의 손목을 턱 붙잡는다.

“가지 마.”
“왜. 나 지금 갈 건데?”
“…그냥 가지 말고 나랑 있어. 야. 좀…, 제발.”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 박지민에게 붙들린 것처럼 애원했다. 매력도 없는 말들을 찌질한 사람처럼 사 절까지 늘여놨다. 내게 가장 중요한 게 박지민이었으니까.

“뭐야. 나 지금 급해.”

나는 박지민의 얼굴을 쳐다보면서도 그 애의 손에 들린 붉은 빛 포장지의 선물 상자로 연신 눈동자를 굴렸다. 불안하고 딱 죽을 것 같았다. 애가 타는 감정이 내 모든 감각기관을 지배하고선 놔주질 않았다.

“오늘 크리스마스 나랑 보내기로 했잖아.”
“그니까 안 된다고. 파토내서 진짜 미안한데 김서영이 시간 났대. 존나 땡큐라고 답장까지 보냈는데 아무 말 없더니 또 왜 지랄이야.”

나는 내뱉을 말이 없는데 박지민은 갑자기 논리정연한 사람처럼 연설하듯 여러 구실을 다다다닥 쏘아댔다. 몇 번을 입술을 물었다 말다 해서 입가가 얼얼했다. 박지민을 붙잡은 손에 점점 힘이 풀려간다. 나는 곧 울 것 같아서 말을 토했다.

“나 오늘 너한테 고백하려고 해서 그래.”

그 말이 울컥 터지자마자 박지민이 내 손목을 뿌리쳤다. 별 해괴한 것을 다 본다는 듯 충격을 잔뜩 집어먹은 표정으로 우리집 현관문 복도를 달렸다. 나는 ‘징글벨, 메리 크리스마스!’가 영어로 적힌 장식이 대롱대롱 흔들리며 박지민의 안녕을 비는 것을 관찰한다. 세 걸음을 더 걸어서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죽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흩날리는 눈결정과 초록 붉은 빛 조명들이 방울로 맺어지며 시야에서 물감처럼 섞였다. 희뿌연 광경이 내 앞을 수놓는다. 난 문을 닫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주저앉아서 묵힌 숨을 내보내듯 토악질을 했다. 지민아. 박지민. 야. 가지 말랬잖아. 씨발 십 삼년 친구한테 너무 심한 거 아냐? 야. 좀…, 아. 진짜.

그날 밤 박지민과 친구한테서 동시에 연락이 왔다.

[놀라서 그랬어 미안]
[야 오늘 박지민이]

지잉, 지잉.

[너랑 잘 해보고 싶어 친구였으니까 더 잘해줄 수 있을 것 같아]
[김서영한테 고백하기도 전에 까였대 ㅋㅋ 미쳤나]

퉁퉁 붓고 푸석해진 눈가를 문지르다가 비싯 웃음이 샜다. 어이가 없는데 심장이 뛰었다. 내가 저 병신같은 씨발새끼를 왜 좋아하나 싶어서.

[사과를 왜 해 상처도 안 받았어]
[응 난 좋아]

친구의 연락을 읽고 씹었다. 나도 참 병신새끼다.
크리스마스 날 왜 사랑만 있대. 난 이별이랑 사라앙이 둘 다 있는데. 병신 크리스마스. 신은 무정하다. 이런 개 병신의 크리스마스는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내 신앙심은 바닥났다. 예수 그리스도, 엿이나 드세요. 난 베개에 얼굴을 묻고 발을 동동 굴렀다. 쓸데없는 신의 자비에 눈물만 나서였다.







절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도 않지만
그냥 갑자기 샤워하다가 저의 그지같은 필력으로 이상하고 찝찝하고 기분 더러운 사람의 글을 쓰고 싶어져서

다들 그렇잖아요 아닌가요? 미안합니다

특정 종교를 모독할 의도는 없고요

후속편은 아마도 크리스마스에
스포일러는 제목 위 사진에 있습니다

댓글 남겨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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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롱후드  16일 전  
 잘 보고가요!!!

 롱후드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국뷔윤민  28일 전  
 국뷔윤민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공전선  28일 전  
 공전선님께서 작가님에게 165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곰끌  29일 전  
 ㅠㅠ...잘읽구가요...필력 너무 예쁘신...

 곰끌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련예  29일 전  
 wow...
 me... me is 크리스찬
 Jesus... . . . . .

 련예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려멜  29일 전  
 려멜님께서 작가님에게 8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강하루  29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  극악무도  ☽  29일 전  
 ☾  극악무도  ☽님께서 작가님에게 4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알량  29일 전  
 알량님께서 작가님에게 12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먀움  29일 전  
 사랑해요ㅡㅜㅜㅜ흑흑
 묘사님 글이 세계 최고!!!!!

 먀움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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