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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열혈남아 (상) - W.영웅박하
열혈남아 (상) - W.영웅박하


바야흐로 Z세대의 시대. 우리는 새 천년을 온몸으로 들이 받으며 태어났고, 뜨거운 월드컵의 열기를 톺으며 성장했다.

새로운 시대를 열며 태어난 미래시대의 주역이라는 거창한 타이틀. 그 말마따나 내 인생은 ‘못 먹어도 고‘일 줄 알았으나. 내 인생은 항상 서프라이즈처럼 ‘그런데’ 가 존재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0세의 전정국.
그런데.
열 몇 살 쯤에 버림받다.
차압딱지를 화투패처럼 친근하게 여기는 삶을 연명하다가
사랑에 집에 맡겨지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고릿짝 구닥다리 같은 말이다. 요즘 세상 사람들은 미운 놈한테 떡 존나 먹이고 목구멍 막혀 질식사하게 만든다.
 
형은 내 앞에 앉아 떡을 집어 건넸다. 국아. 왜 안 먹엉. 형의 입에 그득 그득 들이찬 쑥떡 때문에 발음이 무너져선 말했다. 형이나 많이 드세요. 나는 눈 앞의 마른 손을 물렀다. 한달 째 쑥떡만 삼시세끼 먹으니 침도 녹색으로 변할 것 같았다. 아찔했다. 나는 질끈 눈을 감았다.
 
사랑의 집은 영리 기관이었다. 후원이 잘 들어오지 않으니 원장은 식비를 아꼈다. 공급이 없으니 지독하게 소비를 줄였다. 비례하게 애들이 죽어나갔다.
 
근데 사인이 죄다 기이했다. 제일 식탐많아 동급생 삥 뜯으면서까지 짜장면 먹던 덩치는 어느 순간 살이 기하급수적으로 빠지더니 영양실조로 죽었다. 고아원의 부조리들에 격분해하던 영재는 정치인이 되어 이 보육원의 뿌리부터 없앨 거라고 떠들어댔었다. 그런데 어느 날 덜컥 없어지더니 감전사로 죽었다고 소식 들려왔다. 전기 코드에 물 젖은 젓가락 쑤셨다고.
 
 그 외 나랑 동고동락하다 죽은 미운 놈들과 내가 모르는 미운 놈들. 고아원의 역사는 이질감의 실체였다. 근데 내가 그 역사의 일부인 게 제일 이질적이었다.
 
모두의 식사가 끝나면 각자 뒤엉킨 채로 자기 할 일을 했다. 먹은 것이 없어 생산적인 일을 하고픈 욕구가 없었다. 난 하릴없이 남자 방으로 들어갔다. 방충망 모눈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침대에 몸 뉘었다.
 
"재깍 재깍 하라구 했지."
그런데 방안으로 들어오는 졸렬한 목소리. 영준이었다. 슬그머니 눈 뜨고 상황 살폈다. 윤영준과 윤영준 클론들이 어제 보육원에 들어온 신입을 책장으로 밀어붙였다. 꼴이 새끼 티라노사우르를 사냥하려고 드는 랩터 떼들 같았다.
 
"난 그런 짓 못해."
신입이 눈을 부릅뜨며 객기있게 말했다. 그러나 그 눈동자 이면에 있는 불안감을 나는 안다. 떨리는 말끝이 증명하는 듯 했다. 신입의 소신발언에 삔또 나간 영준이는 격분한다. 그런 짓? 그으으러언 짓? 그런 짓이 어떤 짓인데. 내가 누굴 좆패 죽이라구 했니. 지구를 폭발시키라구 했니. 아님 이 좆 좆 좆 같은 보육원에 불이라두 지르라구 했니. 그냥 몇 만원만 삥 뜯어 바치라는건데. 그게 글케 어렵니. 원래 돈은 돌고 돌아야 경제가 살아남는 법이야. 신입아. 너는 한국 경제를 한 발자국 퇴보시켰어.
거지같은 경제 관념으로 씨부렸다.
 하지만 신입은 결연했다.
 
아무튼 난 못해. 나 말고 다른 애 알아봐.
그렇게 말하며 자길 둘러싼 무리를 헤집고 나가려한다. 하지만 순순히 보내줄 거였음 애초에 남자방으로 끌고 오지 않았겠지. 윤영준은 자기의 졸개들 중 한명에게 시킨다. 야, 이불 좀 갖구와라.
 
졸개 1은 장롱 속 이불도 꺼내기 귀찮았는지 이불 덮고 누워 있던 내게 시킨다. 야 전정국. 이불 좀 던져봐.
 
근데 순순히 이불 던져 줄 거였음 나도 윤영준의 졸개 무리들에 끼어있었겠지. 나는 뇌까렸다. 이젠 남의 이불까지 삥 뜯으려 하는 개그지 벌레새끼들이 있다? 으이구 인간들아. 그런 불결한 짓에는 제발 느그 이불들 쓰세요.
 
저 새끼가 진짜. 졸개 1이 순간 주먹을 치켜들었으나 곧바로 저지당한다.

야 됐어, 됐어. 우리가 무슨 전정국 조지러 왔니. 이불 없어두 돼. 원래 장인은 연장 없이두 걸작 만들어낸단다.
윤영준의 덤덤한 타박에 졸개 1은 상기된 얼굴로 잔뜩 씩씩대다가 애꿎은 신입 정강이 걷어찼다.
그게 시 발 점이 되어 신입 위로 쏟아지는 무수한 주먹들. 신입은 여전히 자존심 날 세운다. 악다구니있게 버텨보지만 온몸이 비명 지르는 고통에는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결연해도 눈물이 흐를 수 밖에 없는 수순은 거스르지 못했다.

그렇게 이곳에 물들겠지. 가랑비에 옷 젖듯. 옷을 말릴 수도 없다. 여긴 사계절 내내 비가 내리거든.
윤영준은 책장에서 국어사전 영어사전 모두 뽑아 들어 신입의 대가리에 맞추고 처박는다. 핏물의 신입의 얼굴에 주룩 주룩 길을 냈다. 눈물칠갑되어 축축하고 끈적한 얼굴으로 주먹 휘두르지만 상대 수가 너무 많아 금세 막힌다. 능지처잠 당하는 중죄범 마냥 졸개들에게 두 손 두 발 잡혀서 버둥댄다. 그럼 윤영준은 펄떡이는 신입 몸뚱아리를 샌드백 삼아 복서 흉내 낸다. 입으로 쉭쉭 소리 내는 꼴불견까지 떨어대면서.
  
이러다 신입이 진짜 죽을 것 같았다. 이번에는 신고식 강도가 좀 거셌다. 저지할까 말까 고민하던 중에 남자 방 문이 덜컥 열렸다.

“………오우, 얘들아. 모하니 너네?”
문 사이로 말간 얼굴이 등장했다.
그리고 상황에 안 맞는 깜찍한 목소리. OCN 범죄추리드라마에 EBS 꼬마요리사 등장한 것 같은 괴리감. 이민형이었다. 영준이는 흠칫했다. 눈을 얌전하게 변모시켰다. 형, 암것두 아녜용. 용용체 쓰면서 이민형 비위 맞췄다.

윤영준이 한주먹도 안 되는 비리 비리 인간 이민형에게 비위를 맞추는 이유는 간단했다.

이민형이 사랑의 집 원장의 총애를 받기 때문이었다. 이민형은 잘생기고 어리고 귀여운 남자애들을 병적으로 좋아하는 원장의 변태적 성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사랑의 집 애들에게 삼시세끼 쑥떡 먹이면, 원장은 그 날 밤에 이민형 몰래 불러내 야식으로 보쌈 먹였다. 사랑의 집 애들이 한겨울에도 기모 후드집업 입고 다닐 때, 이민형은 뉴발란스 롱패딩 챙겼다.

이민형의 권력. 그 밑에서 길 수 밖에 없는 미운 놈들.
이민형 앞에서 살살 기고 있지만 숨길 수 없는 영준이의 진심이 보였다. 제발씨발눈치챙기고빨리나가라이민형개새끼야. 윤영준의 가식적인 눈웃음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어우. 얘 패구 있었니?”
하지만 세기말 인간 불굴의 이민형. 윤영준의 진심을 알아차렸을 법 한데도, 신입을 턱짓하며 구태여 묻는다. 윤영준은 물어보는 이민형이 신경쓰여 꼬리 내렸다.

“죄송해요. 소리가 새나갔었나요? 거슬리시면 그만 팰게요.”
찐따 영준이.

“아니, 아니. 계속 패. 패는 건 영준이 맴이지, 뭐...”
이민형은 그렇게 말하고 사족을 덧붙였다.

“그래도 이 쌔끼야. 정국이 앞에서 그로진 마. 더럽구 추잡하겡.”
“네?”
“정국이 표정 봐바방. 미간에 내 천(川) 생겼잖어.”

울 정국이 기분 나쁘게 한 영준앙.
넌 조만간 원장 아버지 방으로 불릴 줄 알어라.

살벌한 이민형의 멘트.

영준이 좆됐다.
어카냐.

아이들의 웅성거림.
그 사이에서 윤영준은 맹인처럼 농아처럼 무릎 꿇었다.


201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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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김빌런  6일 전  
 아 말도 안돼 박하님 글 제가 너무나 좋아해요 ㅠㅠㅠㅠ

 답글 0
  윤뚜뚜  10일 전  
 5555

 답글 0
  Michelle_  10일 전  
 하편 기대가 너무 되요...ㅜ

 Michelle_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Michelle_  10일 전  
 분위기 너무 좋아요....ㅠ

 답글 0
  밤하늘☪(Nightsky)  10일 전  
 헐 ㅠㅠ 이런 글 너무 좋아요♡♡♡

 밤하늘☪(Nightsky)님께 댓글 로또 1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련예  10일 전  
 각오하실아궁용

 련예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련예  10일 전  
 련예님께서 작가님에게 11111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김련예  11일 전  
 저오늘부계에돈쌓앗어요
 내일도인순일위예요각오해요

 김련예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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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ㄷㅅㄹㅎ  11일 전  
 헐..대박이야 이글 ㅠㅠㅠ 너무 사랑함다 자까님♥♥♥♥

 답글 0
  제인•_•  11일 전  
 헐... 이런 글 너무 좋아요ㅜㅜㅜ 박하님 필력 짱!♡♡

 제인•_•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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