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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22. 우리, 사랑할 시간 - W.해늘°
22. 우리, 사랑할 시간 - W.해늘°






우리, 사랑할 시간
::다시 그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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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아침 일찍 센트럴 파크로 나가보았다.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운동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이안도 음악을 들으며 걷기 시작했다. 한참을 땀 흘리며 걸었고 걷고 나서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셨다. 찾고자 했던 것도 알고자 했던 것도 아무런 답은 얻지 못했는데 다른 것에 대한 고민으로 시간이 가고 있다는 것에 마음이 무거웠다. 어제 본 정국의 얼굴을 떠올리면 마음은 더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았다.
 




저녁이 되어 소정과 이안, 선주는 같이 택시를 타고 차이나타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딤섬으로 되겠어?”
“가서 또 맛있어 보이는 거 있으면 사달라고 할게요.”
“좋아. 마음껏 시켜봐. 근데 어디란 건 알고 가는 거지?”
“물론이죠. 다 알아봤어요.”





좁은 골목 양옆으로 음식점이 죽 늘어선 곳으로 들어선 이안과 선주는 소정이 가는 대로 따라 걸어가다 소정이 웃으며 가리킨 곳을 바라보았다. 한눈에도 오래된 맛집의 모습을 풍기는 그곳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입구 쪽 한 자리가 남아 있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았다.





“언니, 뭐 드실래요? 사람들 말로는 이거 맛있다던데?”





소정은 메뉴판에 있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것저것 선주와 이안에게 추천을 했다.





“너 먹고 싶은 걸로 다~ 시켜봐.”





선주가 웃으며 말하자 소정은 점원을 불러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주문하곤 활짝 웃었다.





“술도 시켰어요.”
“또? 어제 마셨잖아.”
“어젠 어제죠, 그쵸? 이사님.”
“그럼, 어제 술과 오늘 술은 다르지. 인생도 다른데.”





오래 걸리지 않아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고 긴 중국식 젓가락으로 집어서 먹어보던 소정은 눈을 치켜떴다.



 

“우와, 진짜 맛있어. 어서 드셔 보세요.”



 

이안이 건네주는 젓가락을 받아 들고 먹어본 선주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맛있네. 이런 데는 어떻게 아는 거야? 블로그?”
“네.”

 



새우가 들어있는 딤섬을 먹어본 이안도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다. 홍콩에서 먹어본 것보다 맛있는데?”
“거기도 맛있었지만 여기가 더 맛있는 듯. 자, 이사님, 술잔을 들어주시지요~”

 



소정은 선주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고 잔을 받은 후 선주가 소정의 잔에 따라 주었다.



 

“넌?”
“전 물로. 그 술은 진짜 자신 없네요.”

 



이안이 술잔에 물을 부어 채우자 셋은 잔을 들어 부딪쳤다.



 

“둘 다 고생했다. 남은 시간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까지 고생 많았어. 특히 우리 소정이, 정말 애썼다. 일이 좀 많았지, 이번에?”
“암만요. 그래도 뭐, 다 잘 해결했잖아요.”

 



선주는 웃으며 비워진 소정의 잔에 다시 술을 따라 주었다. 셋은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입구 쪽이 소란스러워지는 것 같아 바라보니 이 집주인인 듯한 사람이 어떤 이들과 중국어로 조금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싸우는 거예요?”
“글쎄...”

 



이안은 이상한 것 같아 사람들을 주시하다 잠잠해지는 듯해하던 이야기로 돌아오려 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안은 아까의 사람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이젠 큰소리가 오고 가며 험하게 변한 분위기 속에서 주인장과 반대편에 서 있던 사람들 중 몇 명이 칼을 꺼내 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도 앉아 있는 테이블 가까이였다.

그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며 이안이 말했다.

 



“소정아, 일어서. 이리로 와.”



 

뒤돌아보고 있었던 소정도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일어나 안쪽으로 들어오려 할 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거의 동시에 달려들며 난투극이 벌어지고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식당 안이 난장판이 되고 있었고 누군가 경찰을 부르라며 소리를 질렀다. 이안은 한 데 섞여 싸우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다쳐 숨을 헐떡거리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아무래도 칼에 의한 상처 같아 봐줘야 할 것 같았지만 엉클어진 저 속 어느 틈에 껴야 할지 몰라 상황을 보고 있을 때 소정이 다가가 그 사람을 당겨오려고 했다.

 



“위험해! 잠깐만, ”

 



그때였다. 무리 속 누군가 소정에게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 자기 동료에게서 떨어지라는 듯 위협적으로 칼을 휘둘렀다.

 



“소정아!!!”

 



경찰이 들이닥치고 있었고 이안은 급히 다가가 소정을 살펴보았다. 옆구리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소정아!”



 

선주도 다가왔다. 이안은 손으로 소정의 옆구리를 눌렀다. 누른 손바닥 주변으로 핏물이 번져나가고 있었다.

 



“소정아, 소정아, 괜찮아. 정신 놓지 마.”
“정신 안 놨어요 나...”
“그래, 조금만 참아. 병원 가면 돼.”

 



이안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가지런히 놓여 있는 컵들을 덮어 놓은 수건이 보였다.



 

“언니, 저 수건 좀 주세요.”



 

선주는 이안이 가리키는 수건을 가져와 건넸다. 이안은 수건으로 지혈을 하기 시작했고 하얀 수건은 곧 새빨간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응급처치를 한 후 소정을 싣고 병원으로 출발했고 선주와 이안도 따라갔다. 선주는 이안의 얼굴을 보다 손을 바라보았다. 맞잡은 두 손이 떨리고 있었다.

곧바로 응급 수술이 시작되고 얼마 있지 않아 회사 관계자 사람들이 병원으로 도착했다. 선주는 일단 수술 결과를 듣고 태준에게 연락하기로 했다.










우리, 사랑할 시간










“뭐라고요??”

 



매니저에게 이야기를 전해 들은 멤버들과 스태프들은 모두 놀라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얼마나 다쳤대요? 위험하대요?”
“지금 수술 중인가 봐. 그래서 위에 관계자분들 다 가셨어.”



 

정국이 물었다.



 


“다른 사람들은요? 이사님 말고 누구 있었는데요?”
“이안 씨가 있었던 것 같아.”

 



정국은 뭔가 가슴이 쿡 쑤셔진 것 같았다. 듣고 있던 지민도 놀라 물었다.



 

“누나도 다쳤대요?”
“그런 말은 없었어.”

 



스태프들과 멤버들 모두 심란해지기 시작했다.





정국은 홍콩에서, LA에서 보았던 이안의 모습이 떠올랐다. 분명히 물어본 것은 아니지만 이안은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 같은 것이 있는 듯했었다. 부모님의 일이 사고와 연관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막연한 추측들을 했었는데... 소정도 당연히 걱정되었지만 오늘의 사고를 눈앞에서 겪었을 그녀가 어떻게 하고 있을지 걱정되어 가슴이 날뛰기 시작했다.










선주는 이안의 옆으로 다가와 이제 크게 눈에 띄진 않지만 여전히 떨고 있는 손을 잡아주었다.

 



“이안아, 괜찮아. 너 의사니까 알 거 아냐. 바로 병원 왔어. 위험하지 않을 거라고.”



 

이안은 대꾸하지 않았다.



 

얼마큼의 시간이 흘렀을까. 이안은 미동 없이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머뭇거리는 사이 소정이 나섰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차라리 저 수술실 안에 누워 있는 사람이 나였다면... 그랬다면...





고개 숙여 바라본 양손은 소정의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안은 두렵고 무서워 다리를 올려 감싸 안고 얼굴을 묻었다.

 



보호자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선주는 의사에게 다가갔다. 의사의 이야기를 듣는 선주의 얼굴은 다행스러움으로 인해 긴장이 풀리고 있었다. 회사 사람들과 간단히 이야기를 나눈 선주는 이안에게 다가왔다.



 

“이안아.”

 



이안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소정이 괜찮대. 전문용어라 다 알아듣진 못했는데 장기 손상이 크진 않았다고 말하는 것 같아. 난 다른 절차적인 부분 처리하고 갈 거니까 넌 회사 차 타고 돌아가.”

 



그제야 이안은 고개를 들었다.

 



“오늘... 소정이 못 보죠?”
“아무래도 그렇지. 물어볼게. 언제 되는지. 그러니까 돌아가. 여기 있어도 아무 도움 안 돼. 알지?”

 



이안은 일어섰다.



 

“네.”










이안은 차를 타고 가다가 센트럴 파크 근처에서 내려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여름밤 이벤트가 있는 건지 음악이 들려오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안은 비어 있는 어느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망설이고 망설이다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멀리 한국에 있는 최교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고... 이놈아. 얼마 만에 전화를 한 거냐?
“교수님...”
-... 이안아?

 



최교수는 뭔가 이안의 목소리가 평소와 다름을 느꼈다.

 



-무슨 일 있는 거냐?



 

공원에서 울리는 음악 소리에 겹쳐 이안의 터진 울음소리가 같이 울리기 시작했다. 참아 삼켰던 그동안의 눈물을 모두 쏟기라도 하듯이 이안은 오랫동안 전화기를 붙잡고 소리 내어 울었고 아이처럼 끅끅거리며 겨우 말했다.

 



“교수님... 저... 저... 잘 모, 모르겠... 어요.”

 



최교수는 말없이 들어주고 있었다.

 



“근데요 교수님... 저... 살리는 의사 되고 싶어요... 아직도... 무서운데요 저... 살리는... 살리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말없이 들어주고 있던 최교수는 이안의 울음이 어느 정도 잦아들자 낮고 부드럽게 말해주었다.

 



-돌아오면 뛰어와 이놈아. 나 아직도 걸어가는 중이다.










호텔의 작은 회의실에 모여 있던 멤버들과 스태프들에게도 소식이 전해져 모두 한시름 놨다는 듯 여기저기서 탄식이 쏟아졌다. 그리고 숙소에 도착한 선주는 급히 스타일리스트 팀들을 모아놓고 소정의 빠진 자리를 메꾸기 위해 잠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그러다 병원에서 이안과 함께 차를 타고 떠났던 사람을 발견하곤 물었다.

 



“이안이는요?”
“중간에 내려 달라고 해서 센트럴 파크 근처에서 내려줬어요.”
“... 알았어요. 다른 사람들 돌아가고, 스타일 팀만 잠시 남고. 너희도 어서 돌아가.”

 



선주는 멤버들을 향해 말했다.

지민은 이안에게 전화를 해 봐야 하는 것인지 그냥 놔둬야 하는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래도 걱정이 되어 목소리라도 확인을 해야 할 것 같아 전화했지만 받지 않은 채 음성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지민은 톡을 남기고 연락을 기다리기로 했다.

정국은 회의실을 나서며 아까 선주에게 답했던 회사 관계자에게 물었다.

 




“센트럴 파크 어디에서 내렸어요?”










우리, 사랑할 시간










정국은 방으로 돌아와 모자를 챙겨 쓰고 아무와도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하며 호텔 밖으로 나가 이안을 내려 주었다는 곳으로 뛰어갔다. 어느 쪽일지 알 수는 없었지만 방 안에 앉아 걱정으로 가슴 앓느니 나가서 이렇게 다니는 것이 나을 거란 생각이 들어 무작정 뛰었다. 음악 소리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정국은 개의치 않고 뛰었다. 뛰다 보니 커다란 분수가 나왔고 그곳에서 멈춰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왠지 이곳에 있을 것만 같아 서서 계속 살펴보았다.





이안은 분수대가 있는 광장 한쪽 호수를 등지고 있는 곳에 앉아 아래 위로 까맣게, 모자까지 까맣게 쓴 익숙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어떻게 온 걸까...



 

이안은 자신을 찾고 있는 듯한 정국을 부르지 않았다.



 

그러다 지나쳐가는 것도, 찾아내 다가오는 것도... 운명이겠지.

 



그 먼 거리에서 둘은 드디어 눈이 마주쳤다. 정국은 뛰지 않고 걸어서 다가오기 시작했고 이안은 그런 정국에게서 눈을 돌리지 않았다.

 



다가갈수록 가로등 불 아래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 것은 피가 묻어 있는 이안의 손과 옷이었다. 정국은 이안의 앞으로 다가가 그 앞에 구부리고 앉아 자신의 옷으로 그녀의 손을 문질러 보았다.

 




“잘 안 닦아지네.”



 

이안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걱정 많이 했어요. 또 종이처럼 하얘졌을까 봐.”





이안은 그대로 정국의 목을 끌어안았다. 닿은 팔과 볼에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나보다 덩치만 큰 꼬마일 뿐인데...





참으려 해도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정국은 이안을 안아 일으켜 그녀의 팔을 풀고 얼굴을 바라보았다. 울음소리와 함께 멈추지 않는 이안의 눈물을 손으로 닦아주며 말했다.






“그니까 센 척은...”

 



정국은 울음으로 흔들리는 이안의 어깨를 감싸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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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벨라와꾹꾹이♡  5일 전  
 글 기다렸어용.
 기다린만큼 좋아서 감사해용!

 벨라와꾹꾹이♡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HR헤르  7일 전  
 아고 이안이 많이 무서웠겠다ㅠㅠ

 HR헤르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물만난물꼬기  8일 전  
 물만난물꼬기님께서 작가님에게 88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쭈니호야  8일 전  
 쭈니호야님께서 작가님에게 19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쭈니호야  8일 전  
 따씌ㅜㅜ출근전에 울먹이면서 가겠어요ㅠㅠ힝....

 쭈니호야님께 댓글 로또 1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Cherry_Blossom  8일 전  
 여주 어떡해...ㅠㅅㅠ 여주 슬픈게 나도 느껴진다..ㅠㅅㅠ

 Cherry_Blossom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khkyeong  8일 전  
 역시나....작가님은 최고에요!!!! 뭔가 팍 와닿는....지나쳐가는것도 찾아내 다가오는것도....캬아

 khkyeong님께 댓글 로또 2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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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⁰⁷아수신  8일 전  
 아 진짜 이 글 너무 재밌어요 ㅠㅠㅠ

 ⁰⁷아수신님께 댓글 로또 1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김세린(ARMY)  8일 전  
 이안아...너무 슬퍼하지 마...소정이 괜찮을거야...ㅜㅜㅜ

 김세린(ARMY)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구당신  8일 전  
 헉 소정이도 이안이도 어떡해요ㅠㅠㅠ

 구당신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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