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친구에게 장난치기 꿀팁
방탄빙의글 [700D] 널 잊는 방법 - W.쭈바
[700D] 널 잊는 방법 - W.쭈바



[700D] 널 잊는 방법


2019.11.02

+BGM 재생+




=



박지민이 욕조 안에서 몸을 웅크린 채 허공을 응시했다. 제 한 평생 사랑했던 여자가 떠나갔다. 그가 질리는 존재라고.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그렇게 박지민을 훌 떠나갔다. 그녀가 없는 자리에는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과 추억들의 공백들이 너무 커서 그 공백을 메꿀 수 없었다. 그는 이제 그 누구를 사랑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한 번의 사랑과 한 명의 사람으로 그의 인생은 완벽히 무너졌고 오직 그녀만을 위해 존재했던 박지민은 세상에서 제일 쓸모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녀는 박지민과 퍽이나 닮은 구석이 많았다. 하지만 박지민과 다르게 그녀는 항상 변해갔고 박지민은 자기가 변해야 하는 줄도 모른 채 한결같이 굴었다. 뜨겁게 홀로 사랑을 지펴 봤자 무얼 하는 가, 사랑을 지펴 줄 그 무엇도 없는데. 그녀가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건 한참 전의 일이었다. 박지민은 자신이 사랑하던 그녀가 자신을 피한 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진실을 물었을 때 자신이 듣고 싶지 않은 대답을 들을 것 같아서 말 조차 꺼내지 못했다. 그녀가 없으면 박지민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기에. 말조차 꺼내기를 두려워했다. 그래서 지금 결국 박지민이 이렇게 된 것이다. 제 아무리 세수를 해 보아도 바뀌지 않는 현실이었다. 거울 속에 비친 박지민의 모습이 박지민의 모습이고 남들에게 보여지는 박지민도 박지민 그 자체이다. 그가 아무리 그의 존재를 부정해 보았자 박지민인 것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박지민은 그런 식으로 자기합리화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박지민이고 이제 더 이상 내가 사랑한 그녀의 애인이 아니야. 나는 이제 박지민의 인생을 살아야 해. 내가 사랑한 그녀를 위한 인생이 아니라.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데. 겨울이 오면 네가 좋아하던 동백꽃이 생각나고 봄이 오면 너가 좋아하던 유채꽃이 생각 나. 내가 너를 위해 자주 들르던 꽃 집을 지나칠 때면 설레어 하며 너에게 꽃다발을 주려던 내 모습을 보지 못해 서러워. 더 이상 내 손에 너를 위한 꽃다발을 들 수 없다는 사실에 너무 서글퍼. 여름이면 너와 심야 영화를 보곤 했는데 이젠 혼자라서 큰 사이즈 팝콘을 살 수가 없어. 항상 콜라 잔에 꽂혀 있던 빨대가 두 개였는데 이젠 한 개라서 외롭네. 가을이면 넌 가을을 탄답시고 서점에 자주 들르곤 했는데. 너가 그렇게 좋아하던 시인의 작품이 절판된지 오래라 구하지 못함에 아쉬워하곤 했지. 근데 그거 들었어? 이번에 너가 그렇게 읽고 싶어했던 시인의 작품 재 판매 한대. 너가 그렇게 보고 싶어했는데 다행이다. 너가 조금이라도 행복해질 구실이 생겨났으니까. 나는 이제 나의 인생을 살아야 해. 그래서 더 이상 너가 술에 취해 정신이 온전치 않을 때면 집에 데려다 줄 수 없어. 겨울이면 추워서 덜덜 떠는 너에게 핫팩조차 건네지 못해. 너가 좋아하는 영화 시리즈를 함께 보러 갈 수도 없고 너와 함께 전시회도 보러 가지 못해. 난 앞으로 너의 대한 사소한 기억까지도 하나 둘 지워 나가야 해. 있잖아, ㅇㅇ아 나는 이제 나의 인생을 살아야 해. 그래서 더 이상 너를 챙겨줄 수 없어. 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랬어. 이제 너에 대한 기억을 지워 나가야 한다고. 그래서 나 이제 너에 대한 기억을 하나씩 지워 나갈 건데. 그런데 솔직히 나 그거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어.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너와 통화를 하곤 했는데 아침에 울리지 않는 전화가 참 밉더라. 내 하루의 시작이 너였고 하루의 끝이 너였는데 이제 내 하루는 누가 열어주고 누가 닫아주는지. 너와 함께 했던 사소한 기억들까지 내 소중한 기억의 일부분인데 그걸 어떻게 잊어. 어떻게 잊는 거야? 혹시 ㅇㅇ아 넌 날 잊었어? 그럼 제발 알려줘. 날 어떻게 잊었는지. 난 아직도 모르겠거든 널 잊는 방법을, 이대로라면 3년은 족히 널 못 잊을 게 뻔하거든. 그래서 말이야. ㅇㅇ아 어떻게 하면 널 잊을 수 있어?




-


오늘 제 700일이더라구요! 항상 기념일을 챙겼는데 이번에만 안 챙기기에는 좀 그래서 공부하다가 급하게 워드 켜서 20분만에 썼습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추천하기 36   즐겨찾기 등록
글이 재미있었다면 작가님에게 포인트 선물을 해주세요.
나의 Point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에게
추천수와 선물받은 포인트 합산을 기준으로 글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로그인 후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
댓글
  니가우리얼라뚜까팼다면서  11일 전  
 잊을 수 있어?로 끝나는데 몸에 전율이... 대박인 글입니다..
 너무 많이 늦었지만 700일 축하드려여!

 답글 0
  독감자  22일 전  
 작가님은 20분만에 저의 인생작을 만들어 버리시는군요....너무 늦었지만 진짜진짜 700일 축하드립니다!!

 독감자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널  봄【❦】  28일 전  
 너무 늦었지만 700일 축하드려요 !!

 널  봄【❦】님께 댓글 로또 1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가피  30일 전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답글 0
  채린/  36일 전  
 700 축하합니다아아아앙

 답글 0
  미미아미  38일 전  
 축하해요!

 답글 0
  토끼낑  39일 전  
 ㅊㅎ드려요

 답글 0
  새우ᅠ대장(๑¯³¯๑)  39일 전  
 이게 20분만에 쓰신 글이라뇨ㅠㅠ700일 너무너무 축하드립니당♡♡

 답글 0
  흥흥탄탄방탄♥♥  39일 전  
 그리고 700일 축하드려요!!

 답글 0
  흥흥탄탄방탄♥♥  39일 전  
 진짜 너무 아련미 터지네요ㅠㅠㅠ

 흥흥탄탄방탄♥♥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56 개 댓글 전체보기


친구에게 장난치기 꿀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