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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선도연애 :: 하고 싶은 걸 찾았다는 것은- - W.진이나
선도연애 :: 하고 싶은 걸 찾았다는 것은- - W.진이나

선도부는 연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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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 하고 싶은 걸 찾았다는 것은-








"김아론이야."


"응, 아론아... 잘 부탁해!"


"응, 여주야. 나도 잘 부탁해"








박지민을 좋아한다고? 이렇게 예쁜 애가...? 조금 당황스러웠다. 근데... 김아론...? 뭐지... 뭔가 익숙한데? 아, 잠깐만... 2학년 선도부장 아니야? 좀 어이가 없네...? 아냐,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까... 지켜야지. 그럼, 오늘... 학교 끝나고 리허설 있는데, 그거 너가 감독할래? 그 감독 내가 해야하거든... 나의 말에 아론이는 정말? 고마워! 라며 미련없이 자신의 무리로 돌아갔다. 좀 마음에 걸리기도 했지만, 약속을 해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때 나를 찾는 한 목소리. 앞문을 보자, 박지민이 서있었다. 오늘 리허설 순서라며 내게 종이를 건네주었다. 나는 내가 아니라 저기 아론이가 오늘 감독할 거라면서 직접 알려주라고 그랬다. 아론이는 부끄러움을 타며 박지민의 앞에 섰고, 덕분에 나와 박지민 사이에 아론이가 서 있게 되었다. 피곤한 듯한 느낌에 나는 자리로 돌아가 앉았고, 박지민은 뭐가 불만인지 화난 표정을 지으며 아론이에게 종이를 던지 듯 주고 가버렸다.


나, 지금 뭐 잘못했어?


잘못한 게 없는데 괜히 쫄은 느낌이라서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오늘 점심은 지은이랑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수업 준비를 했다. 수업이 시작되고 아이들이 하나씩 잠 들때 쯤에 나는 열심히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필기를 했다. 덕분에 내 필기 노트는 어느새 꽉 차있었고, 다음 장으로 넘기고 다시 필기를 시작했다. 이게 내 일상이니까...



/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나는 지은이의 반으로 찾아가 지은이를 찾았다. 지은이는 해맑게 웃으며 반갑게 맞아줬고, 나는 실실 웃으며 지은이를 안았다. 지은이는 내게 오늘 밥 같이 먹으러 왔냐고 그랬다. 으응, 오늘 밥 같이 먹고 순찰 돌려고... 나의 말에 네가 고생이 많다- 라며 등을 토닥였다. 헤헤... 오늘 있었던 일을 지은이에게 말을 할까 고민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괜히 싸움이 날 것 같아서였다. 지은이는 요즘 어머니는 어떠셔? 라고 말을 이어갔고, 나는 예전보다 조금 더 심해졌다고 답했다. 지은이가 묻는 어머니의 안부는 요즘도 내게 공부를 강요하냐는 의미를 담고있었다. 여태까지 뭐...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으니까... 놓치는 순간 엄마한테 뚜들겨 맞는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거다. 아... 딱 한 번 놓친 적 있다. 그때... 아마 고등학교 올라와서 한참 방황할 때였을거다. 그때 딱 한 번 전교 2등한 적 있었는데... 3일 동안 학교를 나오지 못할 정도로 엄마에게 맞았었다. 그때... 지은이가 집에 와서 나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없을지도 모른다.


살고 싶어서, 그래서 지금 내가 이렇게 미친 듯이 공부하고 미친듯이 이악물고 살고 있는 것이다. 지은이는 괜찮은거냐고 물었고, 요즘에는 엄마가 많이 살갑게 대해주신다고 말했다. 밥 먹으러 내려가면서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엄마 얘기부터 시작해서 성적 얘기... 대학 얘기. 온통 공부에 관련된 이야기 뿐이었다. 그래... 고등학교 2학년이 뭐 그렇지. 갑자기 지은이는 밥을 먹다가 내게 넌 장래희망이 뭐야? 라고 물었다. 사실 생각해보지 않았다. 왜냐면... 엄마는 내가 서울대 법학과에 가서 검사가 되기를 바라니까 말이다. 하고싶은게... 뭘까, 나는...








"오늘 오빠 휴가 나와서 나 데리러 온다는데... 같이 갈래?"


"어? 어 응... 그래, 근데 나 오늘 축제 리허설..."



"괜찮아. 기다려줄게. 어차피 오빠도 여친 데리고 온다 그래서 좀 늦는다고 그랬어."








아, 그래? 그럼... 그러자.
안그래도 피곤했는데, 잘 됐다고 생각했다.



/



학교가 끝나고 종례를 하러 들어오시는 선생님이 나와 아론이에게 핸드폰을 주시며 얼른 체육관으로 가라고 그랬다. 전달사항 그렇게 큰 건 없다고 그랬다. 아...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가방을 챙겨 바로 나온 내가 지은이네 반으로 갔다. 지은이는 내게 눈빛으로 먼저 가 있으라고 말하는 것 같았고, 체육관으로 오라는 말을 입모양으로 전한 후에 서둘러 체육관으로 갔다. 세팅 중인데, 아론이가 보이지 않는다. 아론이... 아까 분명히 나랑 같이 나왔는데... 체육관으로 온 것이 아니었나? 그때 뒤에서 박지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옆에는 아론이가 있었고 말이다. 아... 왜, 왜 서운하지. 그때 체육관으로 들어오는 지은이가 보였다. 웃으며 지은이에게 가서 오빠는 언제 오시냐고 물었다. 지은이는 한 40분 정도 걸릴 것 같다고 그랬다. 그렇구나. 그럼 그 안에 리허설 끝내야겠네? 좀 기다려도 상관 없다며 천천히 하라는 지은이의 말에 순서대로 빠르게 리허설을 진행했다. 아론이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고, 박지민은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이 한숨을 쉬고 아론이가 해야하는 일까지 두배로 뛰어다녔다. 나는 무대를 보면서 어떻게 해야 무대 구상이 좋을까 고민했다. 순서가 좀 마음에 안 드는 것 같기도 했다. 왜 노래 부르는 사람들이 앞에 몰려있어? 번갈아 가면서 무대를 해야지... 이게 뭐야.


나는 순서가 적힌 종이를 보며 순서를 빠르게 수정했다. 그리고 이 순서대로 내일 공연할 것이라며 수정을 요청했다. 전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며 칭찬을 하신 학생부 담당 선생님은 수정해서 뽑아야하니 리허설 더 진행하고 있으라는 말만 남기신 채로 가버리셨다. 그떄 박지민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 박지민... 춤 추나보네. 리허설인 만큼 힘 빼고 춤 추는데 왜 저렇게 잘 추는 걸까. 근데, 쟤 혼자 추는 거야? 한 곡이 끝나고 친구들로 추정되는 애들이 올라가 또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아니... 박지민 쟤... 엄청 돋보이네. 인기... 많은게 당연했다. 무대가 끝나고 내려오는 박지민에게 다가가서 잘했다고 칭찬해주려는데, 나보다 한 발 빠른 아론이었다. 생수를 따서 주는데 박지민은 나와 눈을 한 번 맞추더니 그 물을 받아 먹었다.



그 밴드부 보컬이 갑자기 일이 생겨서 내일 못 온다는데 어떡해?

어... 보컬 또 없어?

응, 없어. 어떡하지? 내일인데...


노래 잘하는 애가... 지은이?


노래하면 또 지은이 아니겠어요?




지은이가 밴드부와 합을 맞춰보기 위해서 무대 위로 올라갔다. 노래는 평소 지은이가 잘 부르던 `푸르던` 이었다. 혼자서 부르는데 왜 저렇게 잘 불러... 좀 신기했다. 나는... 잘 하는게 없으니까 말이다. 아, 공부... 그거 하나 있네. 근데... 나 그거 없으면? 공부 없으면 난... 뭐 할 수 있을까? 한숨을 푹 내쉬고 리허설을 계속 진행했다. 저기 구석에서 꽁냥거리고 있는 아론이와 박지민. 아론이의 얼굴에는 웃음 꽃이 활짝 피어있었고, 박지민의 얼굴은 불만이 가득했다. 내가 괜히 도와준다고 그랬나... 아론이 혼자서도 되게 잘하네... 지은이는 무대에서 내려오더니 전화를 받았고, 오빠가 여친과 같이 들아온다는데 괜찮냐고 내게 물었다. 아... 도착하셨어? 지은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상관 없다며 들어오라고 그랬다.









"안녕, 여주야. 오랜만이다."


"헉, 종석오빠 맞아요? 대박!!"


"안녕하십니까, 이종석 상사님 여자친구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이여주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김지원입니다."








헐, 군복 엄청 멋있다...!! 군복을 입고 다나까 말투를 쓰며 내게 인사를 하는 종석 오빠 여자친구 분에 좀 놀랐다. 진짜 너무 멋있기도 했고, 예쁘기도 했다. 군인... 하고 싶어졌다. 무슨 일을 하는 지도 모르고, 어떻게 되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 언니를 보는 순간 너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짧은 순간에 군복을 입은 내 모습이 떠올랐다. 조금 어색해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 번은 도전해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엄마가 걸림돌이네. 내가 검사가 되기를 바라는 엄마에게는 좀 그런 소리겠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싶은게 생긴 걸 어떡하겠어... 최종 점검도 거의 끝나가니까... 이제 그만 집에 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잠도 못자고 축제 준비하랴, 공부하랴 바빴던 나였던지라... 피곤함에 급 몰려오는 느낌에 두 눈을 꼭 감았다가 떴다. 지은이는 피곤해 보인다며 얼른 집에 가자고 그랬다. 뭐, 거의 끝났고... 2학년 선도부장은 저기 있으니까... 난 이만 가도 되겠지...? 호석선배에게 이만 가보겠다고 말한 후에 지은이와 종석 오빠, 오빠의 여자친구까지 해서 모두 다같이 강당을 나왔다.


종석 오빠의 차에 올라타고, 나는 그 여자친구 분, 그러니까... 지원이 언니에게 말을 걸었다. 어떻게 군인이 되었는지 말이다. 군인은 무슨 일을 하고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되는지까지... 그러다가 종석오빠에게 한 소리 듣기도 했다. 자기는 여자라고 질투 안 하는 거 아니라고 덕분에 지은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듣다보니 어느새 우리 집 앞이었고, 더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라며 전화번호도 주셨다. 대박... 언니 완전 걸크러쉬 짱이에요... 속으로만 읊은 말을 뒤로하고 서둘러 집으로 들어갔다.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방으로 직행했다. 내가 바로 방으로 들어간 이유? 들어봤자 뻔하지 않겠나? 엄마랑 부딫히기 싫어서 그랬다. 나처럼 엄마를 이렇게 싫어하고, 원망하는 딸은 없을거다. 부딫히기 싫은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인지 엄마는 내 방으로 들어와서 말을 걸었다.



여주야

네, 엄마.

오빠 한국 들어왔어. 오늘 밖에 나가서 외식할 거야.

아... 네. 알겠어요.

과외 보충은 토요일로 미뤘으니까 나갈 준비 해.




아, 그 잘난 오빠가 한국에 들어왔단다. 내 오빠는 의사다. 그것도 하버드 의대 출신 말이다. 미국에서 유학생활 하다가 최근에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서 스카웃 제의 받았다더니... 마음을 굳혔나보다. 한국 들어온다고 하는 거 보면... 참 깝깝하다, 오빠도. 나였으면 우리나라보다 다른 나라 더 좋은 병원에서 일할텐데... 바보같은 오빠. 뭐 어찌됐든... 내 알바는 아니니까... 엄마가 내 방을 나가고 나는 옷장을 열어 입을 옷을 골랐다. 입을게 딱히 없네.



이렇게 입고 나가야겠다. 옷을 갈아입고 준비가 좀 걸릴 것 같은 느낌에 먼저 나가있겠다고 말한 후에 집을 나왔다. 아파트 정문에 서서 기다렸다. 그때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오빠네...









"잘 지냈어, 여주야?"


"친한 척 하지 마."


"여전히 까칠하네"


"네 얼굴 보기 역겨우니까 치우지?"



"에이 그래도 내가 너보다 8살이나 많은 오빤데"


"면상 치우라고"








졌다는 듯이 내게서 세 발자국 떨어지는 그.
8살 많은 그는 김남준, 나의 오빠다. 아 왜 성이 다르냐고? 내가 어렸을 때 입양해 온 아들이기 때문이다. 애지중지 아주 잘 키웠다만, 난 내 오빠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아니, 그럴 생각조차 들지 않게 만든 사람이 우리 부모님이다. 조금 친해지려고 할 때 오빠를 외국으로 내보냈고, 내보낸 후에 나에게 입양아인 오빠보다 못하면 쓰겠냐면서 공부를 압박해 왔다. 지금도 그렇고 말이다. 저 새끼는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눈치도 없는 새끼.


때마침 부모님이 나오시고, 오빠는 부모님을 뒷 좌석에 태우고 운전석에 탔다. 나는 자연스럽게 조수석에 올라타게 되었다. 오빠는 부모님을 기쁘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내가 많이 컸다며 얘기했고, 부모님은 그만큼 너도 컸다며 받아치셨다. 이 자리, 나만 불편한건가? 가지고 온 가방만 만지작거렸다. 예약해 놓은 식당에 도착하고, 부모님을 먼저 들여보낸 오빠가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냈다. 자연스럽게 한 개비를 입에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담배를 폈다. 담배도 펴? 왜 안 들어가냐고 묻는 오빠에 불편하다고 말했다.



왜 불편한데?

네가 있어서. 그리고 난 내 엄마, 아빠랑 안 친하거든

여주야, 넌 하고 싶은 거 있어?

......


네가 하고 싶은 거 꼭 찾아, 나처럼 후회하지 말고.

왜? 누구보다 잘난 삶을 살고 있잖아.

겉으로만 그런 거지. 난 어쩔 수 없었지만, 넌 다르잖아. 자식 이기는 부모 없어, 하고 싶은 게 생기면 꼭 말해.




... 이런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내 오빠가 된 지 벌써 12년이나 됐지만, 친밀감이 든 것은 오늘 지금 이 순간이 처음이었다. 놀란 표정을 짓자 얼른 들어가자며 내 어깨를 팔로 감싸안았다. 친밀감이 들기는 했지만, 친한 척은 좀 별로인데? 어깨를 들썩이며 오빠의 팔을 치웠고, 계속 올리는 오빠에 반쯤 포기했다. 엄마, 아빠가 계시는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룸으로 들어가려는데 앞에 내가 아는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박지민과 김아론이었다. 아, 뭐지...? 뭔데 마음이 아프지? 그때 박지민과 눈이 마주쳤고, 나는 오빠의 옆에 살짝 붙었다. 오빠는 왜, 아는 사람이야? 라고 물었다.








"여주야!"


"어...? 아론아"


"옆에는 남자친구...?"


"어? 어..."


"좋은 시간 보내!"








어떨결에 오빠를 남자친구라고 말해버렸다. 박지민은 아론이 옆에서 무표정으로 내 눈을 응시했다. 나는 오빠의 허리춤을 살짝 잡고 얼른 가자고 그랬다. 오빠는 나를 데리고 룸 앞에 섰다. 오빠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나를 보고 무언가를 물어보려다가 나의 표정을 보고 멈췄다. 내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빠는 내 어깨를 툭툭 치고 문고리를 잡고 머뭇거렸다. 내가 안정을 찾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처럼 말이다. 괜찮다는 듯이 오빠를 향해 웃어보이자, 그제야 문을 열고 웃으며 부모님을 보는 오빠를 볼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부끄럽기도 하고, 그냥... 뭔가 진짜 내 오빠로 맞이한 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남준아, 그래서 결정했니?


아 네. 외국에 있는 대학 병원에 있는 것도 좋지만 저는 어머니, 아버지 옆에 있는 게 더 좋아요. 그래서 최근에 진주병원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어요. 스카웃 제의가 들어온 병원들을 좀 둘러볼까 생각 중이에요

그래, 신중히 잘 생각해서 결정하렴. 그나저나 여주야, 넌 요즘 공부 잘 하고 있니?

아, 네. 과외도 열심히 하고 있고... 학교 활동도 성실히 잘 참여하고 있어요.



그래, 서울대학교 법학과 가려면 그 정도는 해야지.
아빠의 말에 나의 두 동공이 흔들렸다. 나는... 법학과 가기 싫은데... 나는... 육군 사관 학교에 가고 싶은데... 차마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정말 오랜만에 외식하는 건데, 나 떄문에 분위기 망칠 수는 없는 탓이니까 말이다. 음식을 미리 주문시킨 것인지 음식이 차례대로 나왔다. 오이가... 있네... 엄마와 아빠는 오빠에게 맛있게 먹으라며 웃어보였다.


어렸을 때부터 땅콩, 호두 등의 견과류 종류는 입에 대지도 못했고, 오이는 향만 맡아도 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싫어했다. 땅콩과 호두는 알레르기, 오이는 그냥 싫어하는 것이었다. 그걸 다 알면서도... 엄마와 아빠는 오빠를 생각해서 오이가 들어간 음식을 시킨 것이다. 그래... 꾹 참고 먹자... 오이가 들어간 음식을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넘겼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지만, 애써 참았다. 맛있다며 억지 웃음을 짓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다. 그 후에 나오는 음식들. 견과류가 들어간 음식이었다. 더이상 못 참겠다 싶어서 급한 일이 생각나서 먼저 일어나겠다고 말한 후에 룸을 나왔다. 식당을 빠르게 빠져 나와 골목길로 들어가 주저 앉았다. 아까 꾸역꾸역 먹은 오이가 들어간 음식을 모두 토해냈다.


우욱-
토가 나와서 눈물이 나는 것인지, 서러워서 눈물이 나는 것인지 모르겠다. 속을 다 게워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물 때문인지 시야는 흐릿했다. 식당과 집 사이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예쁘게 입은 내가 초라해보였다. 오빠라는 작자도 갑자기 미워졌다. 그나마 좀 친밀감이 쌓여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더 큰 악감정으로 되돌아가 버렸다. 닭 똥같은 눈물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거리에 우뚝 서서 시선을 바닥으로 고정 시킨 채로 눈물을 떨어뜨렸다. 신발 위로, 그 옆에로 눈물이 떨어져 검은 반점을 만들어냈다. 내 신발 앞에 낯선 신발이 보였고, 혹시 내가 길을 막은 것인가 싶어 죄송하다는 말을 한 후에 옆으로 피했다. 그러자, 그 신발은 피한 나를 쫒아왔다. 뭐야... 누구지? 고개를 들어 확인하니, 정호석 선배님이었다.


왜, 울어. 그 한 마디에 눈물이 미친 듯이 쏟아져내렸다. 어떨결에 정호석 선배님의 품에 안겨 울었다. 정호석 선배님은 잠시 머뭇거리는 듯 하다가 내 등을 일정한 속도로 토닥여주었다. 어찌나 고맙던지... 그렇게 한참을 울고나서 갑자기 몰려오는 창피함에 헛기침을 해댔다. 정호석 선배님은 웃으면서 괜찮냐고 그랬고,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왜, 울었는지 물어봐도 돼?"


"아... 그게, 그러니까... 제가 오이랑 견과류를 못 먹거든요. 오늘 유학 간 오빠가 들어오는 날이어서 외식을 하러 갔었는데, 부모님이 시킨 음식이 오이랑 견과류가 들어가 있더라고요... 오이는 어떻게든 먹었는데, 견과류는 먹으면 응급실 아니면 바로 황천길이라서... 못 참고 그냥 나와버렸어요."



"아... 괜찮아? 어디 아픈 거 아냐? 약이라도 사다줄까?"


"아뇨, 괜찮아요. 근데 선배님... 저도 물어볼 거 하나 있는데... 저 여기에 있는 거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그게... 박지민이 가보라고 그랬어. 지민이가 식당에서 널 마주쳤는데, 너 표정이 안 좋아 보인다고 그래서..."








저, 이만 들어가 볼게요...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박지민이라는 말에 내 동공은 또 다시 흔들렸다. 나 진짜 왜이래...


이로써 오늘 하나 더 배웠다.


하고 싶은 걸 찾았다는 것은


지킬 것이 하나 늘었다는 소리다.


지킬 것이 하나 늘어났다는 소리는


잃을 것이 하나 늘었다는 소리다.









왜 오랜만인 것 같죠...?

열심히 글 쓰고있어요

요즘 많이 바빠서 글 분량이 줄어든 것 같은데

다음 화는 더 많은 분량으로 가져오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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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lph(10), 여우눙(55), Uphoria(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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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추댓포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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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솜사타  50분 전  
 마지막 대사 너무 슬프다ㅠㅠ

 답글 0
  깡시130613  13일 전  
 마지막 저거 뭐야ㅠ

 답글 0
  이르믄졍쿡  13일 전  
 마지막 대사뭔데ㅜㅜㅜ

 답글 0
  챙s  13일 전  
 여주야..ㅠ

 챙s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은로제0107  13일 전  
 마지막 대사 진짜 눈물나게 공감되여...

 은로제0107님께 댓글 로또 1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연보라♧  16일 전  
 헐ㅠㅠ

 연보라♧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17일 전  
 흐어엉ㅠㅜ

 답글 0
  지지  18일 전  
 여주야ㅜㅜ

 지지님께 댓글 로또 1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예보라  18일 전  
 부모님도 참...

 답글 0
  눈누난나래  19일 전  
 냄준아ㅠㅠ 여주좀 챙겨라ㅠㅠ

 눈누난나래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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