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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17. 우리, 사랑할 시간 - W.해늘°
17. 우리, 사랑할 시간 - W.해늘°






우리, 사랑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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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타요.”


이안은 그저 웃었다. 뭐라 말할 수 있을까.

이안과 정국은 해변가 도로로 나가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소정이 준 모자 덕분에 눈이 부시지 않아 앞을 보는 것이 수월해 좀 더 편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가끔 바람에 날아갈 것 같아 조심스럽긴 했지만 그건 그대로 좋았다. 주말이 시작되어 그런지 바닷가엔 사람들이 무척 많았는데 모래사장 위 비치 발리볼을 하는 사람들은 건강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누나!”


뒤따라 오던 정국이 부르는 소리에 멈추고 돌아보니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정국의 손 끝이 가리키는 곳은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아이스크림 먹을래요?”
“가자, 사줄게.”

“뭘 누나가 사요. 내가 살 거예요. 누난 가서 골라요.” 


자전거에서 내려 양옆을 살피며 길을 건너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맛집인 건지 위치가 좋아 그런 건지 사람들로 북적였다.



“줄 서고 있을 테니까 뭐 먹을지 골라봐요.”
“아냐, 난 안 먹어. 너가 골라. 내가 살게. 사람 많잖아.”
“그럼 음료 마실래요? 커피도 있는 것 같은데.”
“나가 있어. 내가 할게. 그러다 사람들, ”


정국은 이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당겨 자신 앞에 세웠다.


“그럼 같이 줄 섰다가 골라요.”


줄 서는 동안 내내 둘은 말이 없었다. 차례가 되어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받아 나와 한가한 자리를 찾아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우와... 맛있다. 내 거 먹어볼래요?”
“아니. 나 초코 싫어해.”
“에? 초코를?”
“나이 먹어봐. 너무 단 거 별로야.”
“내 주변에 나이 있는 사람들 다 초코 먹어요. 그렇다고 누나가 40이라도 넘었어요? 겨우 나보다 9살 많은 거면서.”
“9살이나 많은 거지. 너 태어났을 때 난 3학년이었어. 너 3학년일 때 난 고3이었고.”

“나 60일 때 누나 69예요.”


이안은 아이스크림을 먹다 웃음이 났다. 틀린 말이 아니라서, 조금 어이없어서.



“누나한테 어떻게 비칠진 몰라도 나 장난하는 마음 아니에요. 가벼운 마음도 아니고요.”
“가볍게 보지 않아. 넌... 솔직하고 순수한 거겠지.”


이안은 먼바다에 시선을 두고 말을 이었다.


“문제가 전혀 안 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고리타분하게 단순히 나이의 차이만으로 그러는 거 아니야.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걸 말하는 거지. 난 내 삶이 지금의 모습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라. 그리고 무엇보다...”


이안은 고개 돌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정국에게 눈을 마주치곤 이어 하려 했던 말을 마음속에 담고 정국의 머리를 흩뜨려 주었다.


“맛있어? 더 사줘?”


정국은 고개를 휙 돌렸다.



“애 취급하지 마요.”










우리, 사랑할 시간










22살... 생각해보면 이안 자신이 그 나이였을 때 본과 1학년이었고 아빠를 잃었던 나이였다. 그때의 스스로를 어리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지나고 나니 어렸던 나이인 거다.

지금 역시 지나고 나면 그렇겠지만 그런 꿈을 꾸는 것이, 그 기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버둥거리고 있는 내 마음이 세월 지나 더 어른이 되면 어려서 그랬던 거라 할 수 있는 걸까. 정국에게 했던 말처럼 그 고통들이 감기처럼 지나갈 거라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내가... 어른인 ‘척’ 말한 건 아닐까.





입안에 초콜릿 향의 달콤함이 가득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또다시 마음을 거절당하고 있으면서도 맛을 느끼고 있다니... 각자가 처한 상황, 그건 자신도 여전히 용기 내어 넘을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는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강렬한 달콤함처럼 이안에게 향하는 마음 역시 지독히도 현실적이고 뚜렷한 자신의 마음이었다.

 
“다 먹었으면 다시 가볼까?”


웃으며 자신을 향해 말하는 이안을 보며 지금은 더 이상 이 이야기를 하지 말자고 정국은 생각했다.



“네. 얼마나 더 가볼래요? 이대로 산타모니카까지?”
“거긴 차로도 두 시간이야.”

자전거에 올라타 다시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달려가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던 어린 소녀가 넘어지며 길가에 세워져 있던 차와 차 사이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이안은 속력을 높여 달려갔고 아이의 부모로 보이는 사람들도 뛰어오고 있었다. 정국도 그런 이안을 뒤따라 와 곁으로 다가갔다.

이안은 자전거를 놓고 아이에게 다가갔는데 아이는 다행히 위험할 정도로 다쳐 보이진 않았지만 어깨가 탈골이 된 듯했다. 이안은 놀라 다가온 아이의 부모에게 구급차를 부를 것과 너무 놀라지 않도록 상황을 설명해주었고 우는 아이에게 차분히 말을 걸으려 하는데 불어온 바람에 기어이 모자가 날아가 버렸다. 이안은 소정이 준 모자란 생각이 들어 급히 몸을 일으켰다. 정국이 날아간 모자를 주우려 뛰어가는 것이 보였다.


“정국아! 위험해! 그냥 놔...!”


모자가 도로로 날아가자 더 멀리 가기 전에 잡으려 한 정국의 몸이 달려오던 차의 급브레이크 밟는 소리와 함께 시야에서 사라졌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 소리치는 것이 들렸고 이안은 머리서부터 피가 빠져나가는 듯한 아득함이 느껴져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려 이를 악물고 옮기던 발걸음에 힘을 실어 뛰어갔다. 차에 가까워졌을 때 운전자가 내리는 모습이 보였고 더 다가갔을 땐 멀쩡한 정국의 모습도 함께 보였다. 거리를 남기고 차를 세운 모양이었다.

정국은 내린 운전자가 쏟아내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 계속 미안하다고만 했다. 그는 몇 마디 더 말한 뒤 차를 타고 가버렸는데 아마도 조심하라고 말한 것 같았다. 한쪽 손에 모자를 들고 있던 정국은 뒤돌아 그제야 발견한 이안을 보고 잠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보다 더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하얗게 질려 있는 것이 보였다.


“누나...”

 
깨질 듯한 두통이 몰려오기 시작해 이안은 양손으로 머리를 붙잡았다.

소리 없는 무성 영화의 형태로 꿈속에서 뒤죽박죽 엉켜있던 기억에 커다란 앰프에서 폭발하는 듯한 음량으로 소리들이 덧입혀져 머릿속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통과 어지럼증이 한꺼번에 몰려와 이안은 모든 힘을 다해 간신히 몸을 움직여 근처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정국이 그녀를 따라가려 움직였을 때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 국?”


누군가 자신을 알아본 것이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저마다 하는 말들은 알아들을 수 없었으며 사람들로 인해 이안은 보이지 않았다. 미안하다 말하며 지나가고 싶었지만 사방에서 사진을 찍고 촬영하는 사람들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혼자서 이런 상황을 겪게 되는 건 처음이라 더욱 당황스러워 결국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어 와 달라고 부탁 했다.

나에겐 일행이 있어요, 그 사람에게 가봐야 해요... 영어로 생각나지 않는 말을 한국말로도 뱉지 못하며 정국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뿐이었다.







이안은 겨우 공원 안으로 들어와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어느 나무에 기대어 바닥에 주저앉아 양손으로 귀를 막고 두 눈을 감아버렸다. 머릿속에서 그날의 기억들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꼬마의 머리에서 손을 떼려 몇 번을 망설인 끝에 꼬마에게 했던 말도 가까워지고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귓속에서 울리고 있었다.


‘차라리... 죽어줘. 그래야 내가... 우리 아빠한테 갈 수 있어...’

 
돌고 있는 기억들이 멈추어 가고 있었고 그 기억 속에서 이안은 그 날의 자신을 보고 있었다.

결국 손을 떼지 못하고 아빠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싸우고 있는 22살의 이안에게 다가가 머리에 손을 얹고 말했다.

그래도 아이는 살았잖아...

눈을 떴다. 솟아올라 떨어지기 시작한 눈물은 한동안 멈추질 않았다.







도착한 매니저에 의지해 정국은 차에 올라탔다. 차가 떠날 때까지 사람들이 몰려 있었고 차 안에서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이안은 보이지 않았다. 전화를 해봐도 받지 않았다.



“형, 좀 이따가 사람들 흩어지고 나면 가서 이안 누나 찾아봐요. 누나 몸이 안 좋아 보였어요.”
“알았어. 일단 널 숙소에 데려다 놓고 다시 와볼게.”
“아니, 조금만 있다가 가면 사람들 없을 거예요. 그럼 그때 같이 찾아봐요.”
“그건 안돼. 넌 차에 있어. 내가 찾아볼 테니까.”


매니저의 말투는 단호했다. 가슴이 걱정으로 차올랐다. 그녀를 그렇게 보낼 수밖에 없었던 자책감은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그녀가 괜찮은지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우리, 사랑할 시간










이안은 아까의 자리로 돌아와 보았다. 정국은 없었고 사람들이 그곳에 모여 있어 잠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생각해 보았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지켜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사람들이 정국을 알아보고 주위로 몰려들었던 것으로 추측이 되고 있었다. 자신은 그런 상황에 있고 사람들은 몰려 무척 당황했을 정국을 생각하니 조금 미안해졌다. 그러다 자전거가 생각나 아까의 자리로 가보았지만 자전거는 없어져 있었다.


“걷자. 어차피 구를 힘도 없었어.”


터벅터벅 걷기 시작하는데 매니저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안 씨, 괜찮아요? 정국이 말로는 몸 안 좋았다는데 전화까지 안 받아서 엄청 걱정하고 있었어요.
“네, 괜찮아요. 정국이는요?”
-괜찮아요. 어디예요? 지금 데리러 갈게요.
“아니에요, 전 좀 구경하면서 걷고 싶어서... 그냥 걸을게요. 먼저 가세요.”
-같이 타고 가지 왜요. 거리 꽤 되는데.
“아니에요. 그나저나 자전거를 잃어버린 것 같은데 제가 변상할게요.”
-그런 건 걱정 말아요. 그럼... 조심히 오세요. 가서 봐요.
“네.”


매니저는 백미러로 정국을 보며 말해주었다.


“걷고 싶다고 먼저 가래. 그리고... 아까 이안 씨랑 같이 있는 거 찍힌 거야?”

“... 아니에요. 저 혼자 있었어요.”
“다행이다. 그런 사진 찍히면 일이 커져. 조심하자.”


정국은 대답하지 않았다. 괜찮은지를 확인하고 나니 몰려오는 건 미뤄두었던 자책감이었다.

어쩌면 그렇게 무기력할 수가 있었을까.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지금 그대로 삶이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했던 이안의 말이 떠올랐다. 전정국은 그녀와 함께 하기를 원하지만 지금 삶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정국으로서는 원하면 안 되는 함께 한다는 것. 모르는 것이 아니라 외면하고 싶었던 현실이었다.



“사랑...”


사랑을 노래하고 팬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또한 그들을 사랑한다 수도 없이 외친 사랑이란 말. 그녀를 생각하면서는 떠올리는 것조차 아끼고 싶었던 말이었다. 이 말을 언젠가 그녀에게 하고 싶었다. 그것이 22살이 된 후 생긴 한 가지 자신을 위한 바람이었다.







오랜 시간을 걸어 겨우 숙소 근처에 다다랐고 이안은 곧바로 바닷가로 걸어가 모래가 시작되는 곳에서부터 신발을 벗고 맨발로 모래를 밟았다. 부드러운 모래의 감촉에 한낮의 태양 열기를 담아 놓은 온기마저 더해져 기분까지 따뜻해지는 듯했다. 바다 가까이 까지 걸어가 신발을 놓고 그대로 물속으로 무릎까지 닿는 곳까지 걸어 들어가 보았다. 이곳에 온 이후 처음으로 닿은 바닷물은 생각보다 차갑지 않았다. 멀리 넓게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조각으로 나누어져 있던 꿈속의 기억이 한 부분의 기억으로 완성되며 그 속으로 들어간 듯한 경험은 처음 겪어 본 것이었다.

그 기억 속에서 자신을 만났다. 22살의 이안에게 해주었던 말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진 못하겠지만 시간을 넘어 지금의 자신에게 작은 위로로 전해졌다.


“멋지다, 하늘.”

 
이안은 다리에 부딪히는 파도를 느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우리, 사랑할 시간











“지민아, 이따 7시에 바비큐 파티할 거야. 나와서 좀 도와줘.”
“지금요?”
“아니, 애들 아직도 수영장에서 놀고 있어. 한 6시쯤 준비하면 될 거 같아.”

“네, 알았어요.”


석진이 가고 난 뒤 지민은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을 바라보다 바닷가에서 노을을 보고 싶어 숙소 밖으로 나가 신나게 언덕 아래를 뛰어 내려갔다. 감은 머리가 바람에 흩어지는 느낌이 좋아 멈추지 않고 달려 해변 한쪽에 있는 농구 골대를 지나쳐 모래사장에 도착했다. 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고 있자니 가슴까지 트인 듯 시원해 양팔을 벌리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조금 더 가까이 바다로 걸어가다 익숙한 뒷모습이 보여 자세히 바라보니 이안이었다. 바다 쪽으로 향한 채 모래 위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 반가운 마음으로 다가갔다.

 

“누나.”

 
이안은 들리는 목소리에 뒤돌아보았다. 지민이 다정한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누나, 여기 있었어요? 자전거 타러 나갔다고 들었는데.”


아직 정국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 같았다.

 
“타다가 시간 돼서 왔지.”


지민은 이안의 곁에 앉았다.



“휴가가 다 갔네요 누나. 아쉽다.”


혼자 있던 바다에 생글거리는 미소로 다정히 말 걸어주는 지민을 만나 반가웠다. 이런 남동생이 있었다면 정말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안은 손으로 지민의 머리를 흩뜨려 주곤 고개 돌려 일몰이 시작된 노을빛 물든 하늘과 바다를 보았다. 이 하루를 즐겁게 마무리하고 싶어 졌다.


“지민아, 나 그거 아직 모르겠다. 동작이 이어지지 않더라. 다시 알려줘 봐.”


지민은 웃더니 일어서 손을 내밀었다.



“자, 손 잡아봐요 누나.”


이안의 손을 잡고 그대로 일어나게 한 후 지민은 한 발짝 한 발짝 걸음마 가르치듯 시작했고 이내 또 즐거운 웃음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버벅거리며 따라오는 그녀의 모래투성이 발이 귀여웠다.



“하하, 아니 누나. 자, 다시 잘 봐봐요. 오른쪽 발이 나갈 때 골반은 반대 방향 뒤쪽으로 가고”
“이렇게?”


고개를 들어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녀의 얼굴이 눈부신 노을빛에 물들어 있었고 그 눈 속엔 노을빛이 담겨 반짝이고 있었다.


“응? 이렇게? 와, 왜 이렇게 헷갈리지 나는?”


환하게 웃는 이안의 얼굴을 바라보며 지민은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노을빛이라 다행이었다. 빛을 등지고 있어서 더더욱 다행이었다. 두근거리는 심장과 함께 달아오른 얼굴이 노을빛과 같았다.


이안은 잠시 멈추고 깊게 붉어지는 노을을 바라보았다.


“와... 지민아, 정말 예쁘다.”


지민은 미소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일몰이 스러질 때까지 둘은 함께 바라보았다.







약속했던 시간보다 좀 더 늦은 이안과 지민이 서둘러 돌아왔고 바비큐 파티는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석진이 짐짓 화난 척 지민에게 한마디 했다.

 
“얌마, 넌 내가 준비하자고 시간까지 말해줬구만 이제 오는 거야? 엉?”
“죄송해요 형. 뒷정리는 제가 하겠습니다!”

 
옆에 있던 호석은 이안에게 고기 담긴 접시를 내밀었다.

 

“누나, 드셔 보세요. 끝내줘요.”
“저 멀리서부터 냄새가 장난 아니더라. 잘 먹을게.”

 
멤버들과 여러 스태프들이 모여 왁자지껄했다. 이안은 정국을 찾으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낮에 통화했던 매니저가 이안에게 다가와 물었다.

 
“얼마나 걸은 거예요?”
“모르겠어요. 그냥... 주변 구경하면서 걸어서 힘들지 않았어요. 정국이는요?”
“아까 좀 많이 놀랐나 봐요. 자긴 생각 없다고 방에 있겠다고 하더라구요.”
“안 좋아 보이더라니... 정국이 무슨 일 있었어요?”

 
그제야 매니저는 정국으로부터 들은 상황과 자신이 가서 본 상황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까 앞으론 개인행동은 자제하자.”

“아우... 정국이 진짜 많이 놀랐겠네.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혼자서 그런 상황 겪어 본 적도 없는데.”

“가서 한 번 봐야겠어요.”

 
지민이 일어나 집 안으로 들어갔다. 바깥과 달리 집안은 무척 조용해 정말 정국이 집에 있는 건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방으로 가 노크를 한 후 들어가 보았더니 정국은 침대 머리맡에 등을 기댄 채 앉아 있었다.

 

“정국아, 낮의 일 얘기 들었어. 괜찮아?”
“... 괜찮아요.”
“그럼 나가자. 형들 다 걱정해.”
“이안 누나... 왔어요?”
“응? 아, 응. 만나서 같이 들어왔어.”
“누나 괜찮아요?”
“누나? 괜찮던데... 누나 다쳤었어?”

“아니에요... 그냥 좀... 안 좋아 보였어서... 형, 전 그냥 있을게요. 별로 생각 없어요.”

 
지민은 더 말한다고 해서 정국이 들을 것 같지 않아 쉬라고 얘기한 후 내려왔다. 계속 물어보기보단 지금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안의 모습이었다.


“에고고고고고...... 드디어 휴가가 끝났네.”


소정이 내뱉는 긴 한탄에 사람들도 동의했지만 조금 아쉬울 뿐 그들에게 일은 멤버들과 함께 일궈 나가는 각자의 성장드라마 같은 것이기에 마냥 아쉽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는 거지.”
“올드해. 그건 옛날이야기야.”
“올드한 게 아니라 클래식이야 이런 건.”
“그나저나 정국이 유튜브에 영상 올라올 수도 있겠는데?”
“내일 떠나니까 그나마 다행이지 뭐.”
“선주 이사님한테 얘기했어요?”


매니저가 먹던 고기를 마저 삼키고 답했다.


“아까 통화했어요. 올라온 것도 있고 해서 영상도 확인해 봤는데 이렇다 할 건 없어서 이사님도 그냥 조심시키란 말만 하시고 끝났죠. 왕창 혼날 줄 알았는데 다행이었어.”
“언니도 놀랐겠다, 그쵸.”


이안은 그냥 웃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고 화제를 돌려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잠시 정국이 있을 숙소를 바라보았다. 매니저가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그저 낮에 보았던 상황만으로 조금 짐작만 했을 뿐이었지만 가시가 돋친 듯 혹은 장난스럽게 말하든 늘 눈앞에 있었던 정국이 보이지 않으니 그제야 스스로가 느꼈을 자괴감 같은 것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마음이라면 괜찮냐 물어 주는 게 무슨 소용일까. 그것이 현실적인 문제들 중 하나인데.







이안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총총히 하늘에 박혀있는 별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민은 그런 이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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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벨라와꾹꾹이♡  15일 전  
 애들 마음도 이해되구 이안이 마음도 이해되구...

 벨라와꾹꾹이♡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므흣므흣^^  16일 전  
 므흣므흣^^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khkyeong  26일 전  
 작가님은 천재인듯....어쩜이리 글을 잘쓰실까요ㅋㅋㅋㅋ 정국이 지민이 이안이 마음에 공감하느라 또읽고 또읽었네여 ㅠㅠ

 khkyeong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김ᅠ예나  27일 전  
 사랑 진짜 그게 뭔데 인생에 절반도 넘게 차지할까요

 답글 1
  Cherry_Blossom  27일 전  
 이안이가 누구를 선택하므로써 다른 누군가가 상처 받지 말길..

 Cherry_Blossom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샛별-★  27일 전  
 흐이...저는 지각생.. 알람이가 또 배신했죠..

 샛별-★님께 댓글 로또 1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6
  CARAT♡ARMY  27일 전  
 정국이 지민이 이안이 다 안쓰럽다ㅠㅠ

 답글 1
  레임님  27일 전  
 늘 님 최고에요 ㅠㅠㅠ

 레임님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V현진V  28일 전  
 V현진V님께서 작가님에게 15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V현진V  28일 전  
 지민은 그런 이안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오오..여기 좀 감명 깊은걸요..?
 그냥 셋다 안쓰러운 상황이네..

 V현진V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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