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친구에게 장난치기 꿀팁
방탄빙의글 애정의 파편 - W.뒷북
애정의 파편 - W.뒷북




낭만에 점철된
로맨틱한 사랑
끝내 남은 건
애정의 파편

뒷북 씀




하나,
그 애는 사랑받아 죽었고 사랑받지 못해 죽었다. 그 애는 나의 전부이자 내 세상이었고 나의 하나뿐인 신이었으며 볼품없고 초라한 나조차도 보듬어 줄 수 있을 만큼 한없이 작은 사람이었다. 죽을 만큼 사랑했고 사랑한 만큼 증오해서 결국 그 애는 가득 찬 애증에 짓눌려 허덕이다 죽었다. 역설적이고 모순적인 나의 사랑이 그 애의 목을 죄였고 지독하리만치 무관심한 사람들의 결핍된 애정에 스러지다 내 역설적이고 모순적인 사랑이 그 애의 숨통을 트였다. 그 애는 나의 세상이었고 나는 그 애의 지옥이었다.




둘,
"저승사자님은 제가 사랑하는 사람 모습으로 안 나타나셔서 다행이에요."

내가 그 앨 보면 어떨 지 모르겠어요. 화를 낼지, 아님 펑펑 울지, 그것도 아님 아무렇지두 않을지. 왜 먼저 가버렸냐구 원망이라두 하구 싶구 차라리 잊어버릴걸 후회두 해보구 있구•••. 너무 무뎌져서, 그렇게 닳아 없어져 버릴 것 같은 내 맘이 불쌍해서라두 평생 해본 적 없던 사랑한단 말을 속삭이구 싶기두 해요. 내가 생각해두 웃긴 거 같아요. 이미 죽은 앨 데리구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걔가 들었담 분명 미련하다구 저를 엄청 째려볼걸요? 근데 걔는요, 내가 그 앨 사랑한건지 알기두 전에 나를 떠났구 내가 그 애한테 사랑한다구 하기두 전에 죽어버렸어요. 그 애가 떠나구 나서 며칠은 계속 부정하다가 몇 주를 실성했다가 몇 달을 미친듯이 울다가 몇 년을 걔만 그리워했어요. 걔가 너무 매정하게 빨리 가버린 탓이에요. 참, 그 애를 화장시켜서 가루를 만들어버린다는 걸 내가 죽어버리겠다구 협박해서 겨우 관에 묻었어요. 가루로 만들어서 바단지 어딘지 뿌려버리면 너무 허무하게 가버리는 거 같아서, 가슴에만 묻기에는 내가 잊어버릴 거 같아서 그랬어요. 걔는 바다를 엄청 싫어했는데 걔를 바다에 뿌려버리면, 걘 죽어서두 행복할 수가 없잖아요. 걔한테 항상 널 싫어한다구 했지만서두 사실은 아직 너무 좋아해서 저는 맨날 밤마다 울어요. 그니까 저승사자님, 마지막 소원이 있는데요. 그 애 얼굴로 나한테 한 번만 사랑한다구 해주시면 안 될까요?




셋,
"함께 보는 지옥은, 무척이나 아름다울거야."


글쎄. 그 날, 너와 나는 살았지만 우리는 죽었다. 더 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아. 결말은 언제나 비극이었다. 스러지는 너를 봐도 슬프지 않아. 더 이상 산재된 우리의 사랑을 모으는 짓 따위가 얼마나 영양가 없는 행위인지 깨달았다. 끝은 지독하리만치 처참하였으나 모순적이게 아름다웠다. 나는 너를 단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었어. 연극의 막이 내리자 밀려온 감정들의 잔해는 거짓된 사랑놀음의 조각들이었다.




넷,
사랑은 질투를 품었다. 실로 추레한 꼴이었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지는 거라는 말이 있듯,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이 뭐 하나 잘났겠냐마는 내 사랑은 추했다. 외양은 고왔다. 옅은 분홍빛을 띠고 있는 사랑은 풋내가 물씬했고 설렘을 머금었으며 향기로웠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사랑의 외양이었다. 사랑은 끝내 질투를 품었다. 썩어 문드러진 상처는 잔뜩 곪다 못해 터져버렸고 비린내가 나며 분홍빛은 커녕 피에 절여진 듯 검붉은 색이었다. 처음엔 자그마한 것이 점점 크기를 키워가며 종국엔 밖으로 새어나와 썩은내가 진동을 했다. 더 이상 내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옅은 분홍빛은 끈적하게 달라붙는 검은색에 가까운 검붉은 색에 향기는 커녕 썩은내가 나지 않는 게 다행일 정도로 고약한 냄새가 났다. 설렘은 질투에게 잡아 먹혀 추악한 꼴로 계속 애정을 갈구했다.




다섯,
오, 유니콘! 내 목숨 다 바쳐 나 오직 그대 하나만을 사랑하겠노라 맹세하겠나이다! 당신의 그 적혈은 독이나 진배 없음에두 나 그대에게 찬란한 입맞춤을 하겠으니. 그대 그 보드라운 하얀 털을 가진 몸을 이끌구 나에게 다가와 따스하게 날 안아주세요! 오, 유니콘! 당신의 그 뾰족한 뿔에 찔려 나 처절한 죽음을 맞이한데두 오, 그대에게 선사받는 죽음이란 이렇게 황홀할 수가!




끝,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아니, 널 증오해. 아니, 아니야•••. 나는 너를 사랑하다 못해 증오해. 증오하다 못해 사랑해? 모르겠어, 근데 넌 아무것도 없잖아. 나를 보며 웃어줘도, 나를 보며 화를 내도 네 눈은 텅 비어 공허한 눈을 하고서 날 보잖아. 너는, 날, 그 무엇으로도, 생각한 적 없어.

추천하기 4   즐겨찾기 등록
글이 재미있었다면 작가님에게 포인트 선물을 해주세요.
나의 Point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에게
추천수와 선물받은 포인트 합산을 기준으로 글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로그인 후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
댓글
  라햇님  15일 전  
 글 너무 예뻐요 !! 잘 보고 갑니당 ♡

 라햇님님께 댓글 로또 2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보라해  15일 전  
 글 넘 이뻐여♡♡잘 보고 가요!!

 ♡보라해님께 댓글 로또 3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일각  15일 전  
 헉 글 너무 좋아요 잘 보고 갑니다 !!

 일각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백 연화  15일 전  
 잘 읽고 갑니다 조은 글 감사해요! ♡ㅅ♡

 백 연화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한ᅠ륜  15일 전  
 넷 문단이 되게 좋네요 여운이 남는 글이에요 잘보고 가요!

 한ᅠ륜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잎흔아  15일 전  
 잎흔아님께서 작가님에게 10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잎흔아  15일 전  
 유니콘 나오는 구절이 완전 인상 깊네여 평소 딧뿍님 문체랑 달라서 그런지 소재가 뇌리에 꽂히는 점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두 열 번은 재독한 거 같애요 백 번 재독하러 갑니당 ㅎㅎ

 잎흔아님께 댓글 로또 1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ᅠ예찬  15일 전  
 ᅠ예찬님께서 작가님에게 21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강하루  15일 전  
 글 잘쓰시네요

 강하루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친구에게 장난치기 꿀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