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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선도연애 :: 선도부장 박지민 - W.진이나
선도연애 :: 선도부장 박지민 - W.진이나

선도부는 연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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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선도부장 박지민








"학번 이름 말해주세요."


"하... 너 2학년 아니냐? 나 3학년인데."


"지각하고 당당하시네요."








지현호 선배님, 이름 적겠습니다.
방탄고등학교 2학년 선도부원 이여주. 아담한 키에 귀여운 외모. 으, 내가 말하니까 소름돋을 정도다. 그냥 전교에 난 소문이다. 그걸 친구가 말해줘서 알았다. 올해 처음으로 들어와 선도부로 활동하고 있는데... 으, 너무 어렵다. 독한 말을 잘 못하는데 선도부를 하면서 조금 늘은 것 같기도 하다. 오늘도 여전히 지각하는 사람들의 학년, 반, 이름을 적고 교문을 닫았다. 교문... 너무 무겁다. 끙끙대며 혼자 닫고, 오늘도 역시 많은 학번 이름이 적힌 종이를 품에 꼭 안고 학생부실로 향했다.



금일 지각 및 복장 불량 명단입니다.

수고했어, 여주야. 2학년 중에서 네가 제일 열심히하네.

감사합니다, 이만 가볼게요.




학생부실을 나와 반으로 올라갔다. 이제 하루의 시작인데... 너무 피곤하다. 아, 오늘... 학생부 면접인가? 으윽... 싫다. 면접... 이번에 전교 회장 부회장 선거 진행까지 준비하려면 엄청 힘들텐데... 면접까지... 선생님 미워요... 조례를 진행하고 있는 반에 서둘러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 선도부 조끼를 벗고 가방을 정리했다. 내 짝꿍... 자네. 맨날 자, 맨날. 한숨을 푹 내쉬고 짝꿍을 깨웠다. 짝꿍은 익숙하다는 듯이 손을 휘휘 저어 깨우지 말라는 의사를 표현했다. 나는 등짝 한대를 때리고 양아치라고 말한 후에 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했다.


조례가 끝나고 사물함에 가서 오늘 시간표를 확인했다. 1교시부터 수학이네... 수학책을 챙겨들고 반으로 다시 돌아갔다.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는데, 2분 남았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핸드폰을 걷지 않음) 아이들을 자리에 앉혀야 하는데... 목이 많이 아프다. 목소리가 큰 친구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아이들은 그 아이의 말에 자리에 하나 둘 앉았고, 그 친구와 나는 하이파이브를 했다. 고맙다고 말한 후에 수학책을 펴 전 시간에 했던 내용을 한 번 더 머릿속에 넣었다. 수업 시작 종이 울리고, 수학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수학 진도 어디까지 나갔냐는 물음에 페이지를 말씀드렸고, 선생님은 진도가 조금 빠르다며 오늘은 천천히 나가자고 그랬다. 아... 천천히 나가면 잠오는데... 가방에서 미리 챙겨온 딸기우유를 꺼냈다. 잠오면 마셔야지... 가방에 자리 잡은 몇 개의 딸기우유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 이거 다 마시면 안 되는데... 큰 일이네... 1교시부터 마셔서...









학교 끝났다... 피곤하다. 그런데 나는 학생부 면접 진행까지 해야한다. 아... 맞다, 나 과외... 정말 너무 힘든 날인 것 같다. 학생부실로 서둘러 가서 학생부 선생님과 얘기했다. 나 진짜 면접 해야 돼요? 망설임 없이 응이라고 답하는 선생님에 어쩔 수 없이 시청각실로 향했다. 시청각실에 들어가자 보이는 면접자들. 나는 순간 쫄아 고개를 숙이고 조심스레 들어갔다. 가방을 내려놓고 평소 친했던 정호석 선배님에게 다가가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나 오늘 과외인데... 늦으면 혼나는데... 아 어떡해요, 선배..."



"아, 너네 어머님 화내시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요! 혼나면 나 선배한테 전화할게요... 무시하지 말고 받아요ㅠㅠㅠ"



"ㅋㅋㅋㅋㅋ 알았다, 알았어. 제 시간에 끝나면 자전거 태워줄게. 그럼 안 늦잖아"


"아 선배 최고요ㅠㅠㅠ 진짜 짱ㅠㅠㅠ"








딜레이 되지 않고 6시에 끝이 난다면 6시 30분에 시작인 과외에 늦지 않을 수 있다. 자전거 태워준다는 선배에 팔둑을 잡고 고맙다며 연신 인사했다. 선배는 덥다며 나를 떨어뜨려 놓았고, 때마침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선생님이 마이크 테스트를 하시더니 내게 쥐어주면서 진행 잘 해보라고 하셨다. 아니... 왜 나에요? 난 2학년 선도부장도 아니고... 여기 옆에 호석 선배도 계시는데... 중얼 거리자 정호석 선배가 얼른 진행이나 하라고 그랬다.



안녕하세요. 2학년 선도부원 이여주입니다. 일단 면접은 저기 방 안에 한 분씩 들어오셔서 진행할 것이고, 질문은 약 2가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니까 친분이 있는 사람이 몇 분 보이는데, 친분 같은 거 상관 없이 오로지 면접과 생기부, 자기소개 쓴 것으로만 선발됩니다. 질문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니, 무슨 질문을 받았는지 물어보셔도 소용 없으실 겁니다. 면접이 끝나신 분들은 조용히 가방을 가지고 집으로 가시면 되겠습니다. 질문 있으신 분 계신가요? 없으면 바로 면접 진행하겠습니다. 1번 분 들어와주세요. 2번, 3번은 앞에서 대기해주시길 바랍니다.



후하... 무서워... 1학년들의 표정이 무서웠다. 애들이 막 나만 보는게... 으잉 무서워... 나는 서둘러 방으로 들어갓다. 앉으라고 준비해 놓은 의자에 앉아서 면접자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들어오는 면접자는 여자였다. 화장을 진하게 했고, 입학한지 얼마나 됐다고 치마는 줄여져 있었다. 일단 복장은 별로. 무슨 질문을 해야할까... 하며 제출했던 자기소개와 생기부를 보았다. 아... 별로네. 생기부에 적혀있는 학교폭력 기록. 나는 학교폭력에 대해서 질문했다. 그 여자아이는 질문이 무슨 그따구냐며 욕을 읊었고, 나는 정색을 하고 한 마디 했다.


네가 욕하는 거 받아줄만한 사람 아니에요. 다시 잘 살아보려고 마음 먹은 거 일 수도 있는데, 지금 네 태도를 보면 그게 아닌 것 같네요. 나가세요, 당신은 면접태도부터 개같으니 탈락입니다.


씨X, 뭣도 아닌 년이 지랄하네.
입술을 이빨로 꾹 눌렀다. 괜찮아, 괜찮아... 그때 정호석 선배님이 들어와서 괜찮냐고 물었다. 난 괜찮아요. 나의 말에 다음 면접자 들어보내겠다며 나갔다. 아, 원래 면접은 선생님도 같이 해야하는데,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하는 것이다. 화가 나기도 하지만 나는 괜찮다.



자기소개에 학교를 바꾸고 싶다고 썼는데, 어떻게 바꾸고 싶나요?


부당하게 욕 먹는 일을 줄이고, 최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 학교에 재학하면서 저는 여러가지 상황들을 많이 봤는데요. 그 상황들 중에 하나를 뽑아보자면 학교 행사나 이런 부분에서 학생 참여도가 너무 낮고, 준비 시간도 너무 짧고 정확한 정보 전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생부가 되면 꼭 바꿔보고 싶습니다.

그럼 선도부가 아니라 다른 부에 넣는게 더 나았을텐데요?

다른 부보다 선도부가 하는 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거의 모든 일을 선도부가 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선도부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만 나가보셔도 좋아요.


네, 잘 부탁드립니다.








면접이 끝나고 정리를 했다. 지금 시간이... 6시 10분이네. 정호석 선배님을 쳐다보자, 선배가 늦었다며 얼른 가자고 그랬다. 자전거에 타는데 어디를 잡아야할지 모르겠어서 의자를 꽉 잡았다. 선배는 내 손목을 잡아 자신의 허리에 둘렀고, 꽉 잡으라면서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약간 무서움에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지금 6시 28분. 얼른 들어가"


"고마워요, 선배!"


"그래, 오늘 수고 많았어. 조심히 들어가"


"네, 자전거 조심해서 타세요!"








서둘러 집으로 들어갔다. 현관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엄마. 나는 눈치를 보며 엄마에게 다녀왔다고 말했다. 엄마는 왜 이렇게 늦었냐고 물어보았고, 나는 오늘 학생부 면접이 있어서 좀 늦었다고 그랬다. 엄마는 불만이 많은 듯한 표정을 짓고는 방에 과외 선생님 계신다며 얼른 들어가 공부하라고 그랬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화장실로 가서 손을 씻고 방으로 들어갔다. 과외 선생님이 나를 보고 웃었다. 싫다, 정말... 싫다.


초등학생 때부터 공부만 해왔다. 내가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어도 참고 공부만 해왔다. 그게 너무 힘들다. 죽고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래도...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내 옆에 소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버틸만 하다. 괜찮다. 정말, 괜찮다.


과외가 끝나고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잠옷을 가지고 나와 화장실로 들어갔다. 양치를 하는데 세면대에 물이 뚝뚝 떨어졌다. 뭐, 뭐야...? 거울을 보자 내가 울고 있었다. 아... 나 왜이래. 나 진짜 왜이래... 이상해, 나... 나 진짜 이상해.



잘했다, 고맙다, 미안하다, 조금만 더 버텨줘라, 괜찮다, 수고했다. 이 말 한 번 하기가 그렇게 어려운가... 위로 한 마디가 이렇게도 절실한데, 왜 위로 한 마디 건네주는 사람이 없는 것일까... 참 야속하다.



머리를 감고 잠옷으로 갈아입고 화장실을 나왔다. 불이 꺼져있는 거실. 또 울컥한다. 정신을 차리고 방에 들어가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렸다. 말리고 있는 도중에 학생부 선생님께 연락이 왔다. 전화번호 하나를 주면서 내가 가르쳐야 할 아이라고 그랬다. 이름을 알려달라고 하니, 박지민이라고 그랬다. 1학년 박지민...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카톡을 걸었다.





말투가 무섭다... 그래도 뭐 괜찮겠지...







으응... 몇 시지...? 두 눈을 뜨자 밝은 햇살이 내 눈일 내리쬐었다. 핸드폰을 켜 시간을 확인했는데, 헉... 7시 40분이다!! 지각이다 이 말이다. 어제 박지민에게 늦지 말라고 그랬는데, 내가 늦게 생겼다... 서둘러 교복으로 갈아입고 준비를 마친 후에 빠르게 집을 나왔다.


8시 4분. 이 시간에 학생부실에 도착했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박지민. 조금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어 음... 그러니까, 그게... 박지민은 내게 선도부 조끼를 주며 얼른 나가자고 그랬다. 어...? 화 안 났나...?


미안한 마음에 가방에 있던 딸기우유를 하나 꺼내서 박지민에게 주었다. 박지민은 감사합니다, 라는 짧은 인사를 하며 딸기우유를 가져갔다. 히... 그래도, 딸기우유는 받아줬다. 그거면 됐다! 교문 앞에 서서 지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박지민은 매의 눈으로 잘 캐치해서 잡아냈다. 생각보다 잘해서 내가 가르칠 것이 없었다.








"수고했어! 내가 학생부실 가서 제출하고 갈게"


"저기요, 선배님. 아까 말을 안했는데, 늦지 말라고 한 사람이 늦으면 어떡합니까? 기다리는 사람 생각은 안 해요?"


"미안해... 다음에는 안 늦을게, 원래 잘 안 늦는데..."



"됐고요, 명단 주세요. 제가 제출하고 갈게요."








역시 무서워... 애가 너무 무서워...
눈꼬리에 아슬아슬하게 달린 눈물을 쓱 닦아내고 반으로 올라갔다. 반으로 들어자가마자 보이는 익숙한 풍경들. 역시 시끄럽구나, 우리 반은... 자리에 앉아 어제부터 안 좋았던 기분을 딸기우유로 달랬다. 잠 자면 안 된다는 이유도 있었다. 열심히 딸기우유를 마시고 1교시 수업을 준비하는데, 다른 반 친구인 지은이가 나를 찾아왔다. 보나마나 책 빌리러 온 거겠지. 또 무슨 책을 빌리러 온 거냐고 묻자, 지은이는 생활과 윤리 책을 빌려달란다.



어휴, 그럼 그렇지.

근데, 너 무슨 일 있어?

아니, 왜?


그냥, 얼굴이 무슨 일 있는 사람처럼 죽상이길래.

아냐 그런거...

다음 시간에 올테니까 그때 얘기하자.




지은이가 가버렸다. 좀 화난 것 같던데... 유일하게 내가 힘든 것들을 모두 털어놓는 친구다. 서운하지 않게 잘 얘기 해줘야겠다. 1교시를 마치고 지은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지은이는 오자마자 나를 데리고 도서관으로 갔다. 도서관은 학생들이 그렇게 이용하는 곳이 아니라서 사람이 많지 않았고, 이야기를 해도 뭐라고 잘 하지 않아서 민감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도서관을 이용했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지은이에 어제 울었던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힘들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 나였지만, 지은이 앞에만 있으면 자꾸 힘들다는 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어린 아이가 투정 부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자꾸 지은이에게 의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미안하다. 지은이는 그거 뿐만이 아닌 것 같은데- 라며 말 끝을 흐렸다. 나는 시간이 없으니 점심시간에 말해주겠다며 지은이를 달랬다. 꼭 그때는 이야기 해야한다며 신신당부를 한 지은이가 반으로 올라가고, 나는 도서관에서 읽고 싶었던 책들을 빌려 반으로 올라갔다.







어느새 점심시간. 지은이는 오늘 밥 맛이 없다며 미리 사온 빵과 우유를 들고 반으로 찾아왔다. 내 것까지 사왔다며 내게 빵 하나와 우유 하나를 쥐어주고는 손목을 잡아 도서관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얼른 이야기 해보라는 지은이에 빵 좀 먹고 이야기 하자며 빵을 뜯었다. 어지간히 궁금한가보다. 얼른 이야가 해달라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지은이에 씹던 빵을 꿀꺽 삼키고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에... 학생부 뽑았잖아... 1학년에 박지민이라는 애를 내가 가르치게 되었는데, 오늘 8시까지 오라고 늦지 말라고 내가 말했었거든? 근데 내가 8시 4분에 도착해버린거야... 좀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딸기우유도 주고 그랬는데... 흐잉..."



"푸흡, 귀엽다 귀여워."


"아니 진짜 애가 엄청 무서워...!! 내가 진짜 흐이...ㅠㅠㅠㅠㅠ"


"그거 때문에 계속 울상이었던거야?"


"우웅..."



"걔가 또 뭐라고 하면 나한테 와서 말해, 알겠지?"


"우웅!!"








헉, 나 오늘 순찰! 가볼게!!
지은이가 준 빵과 우유를 양손에 꽉 쥐고 학생부실로 뛰었다. 빵 봉지는 버리고 빵을 입에 물었다. 우유는 여전히 내 손에 들려있었다. 학생부실에 들어가자마자 선도부 조끼를 입고 입에 문 빵을 조금씩 먹었다. 그때 들려오는 박지민의 목소리. 으... 나 저 차가운 목소리 싫어, 무서워... 애써 아닌 척 그의 목소리에 대답했다. 박지민은 밥 안 먹었냐고 물었고, 나는 밥 오늘 맛이 없다고 그래서 친구가 사다준 빵으로 대충 먹는다고 그랬다. 대답하는 와중에도 내 입은 쉴 틈 없이 움직였다.


빨리 순찰 돌자며 나가는 박지민의 뒤를 따라 나왔다. 아, 근데 1학년 선도부장은 누가 될까? 내가 점수 잘 준 건... 박지민이랑 민태희 밖에 없는데... 그 둘 중 하나가 되겠지? 근데, 박지민이 되면... 난 어떡하지? 하나하나 트집 잡고 엄청 뭐라고 할 것 같은데... 박지민은 무심하게 순찰 돌다가 내게 점수 잘 줘서 고맙다고 그랬다. 에...? 설, 설마... 박지민 네가 1학년 선도부장이야?? 진짜로...? 아, 아니겠지...


박지민은 덕분에 선도부장이 될 수 있었다고 그랬다. 아... 헐... 대박... 진짜... 선도부장... 말로는 정말 축하한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광광 울고 있었다. 2학년 생활 다 망했다. 사실 전교회장 출마하고 싶어서 되게 노력하고 있었는데... 완전 다 망해버렸다. 완벽하게 망해버렸다. 선도부 일이나 열심히 해야지...


오늘 학교 끝나고 축제 준비가 있다. 왜냐... 다음주가 축제거든... MC 섭외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일들... 오늘은 과외가 없으니 천만다행이다. 오늘 과외 있었으면... 아마... 난 엄마한테 죽었을 것이다. 학교 밖까지 순찰을 돌아야 하는 우리는 교문을 넘어섰다. 천천히 돌아다니는데, 학교 주변 골목길에서 담배냄새가 심하게 났다. 박지민은 골목길을 잠깐 보더니 들어갔다. 아니... 넌 겁도 없냐... 나는 그의 뒤에 바짝 따라붙어 쫒아갔다. 역시나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고 있는 학생들. 딱 보니 3학년들과 2학년들이었다. 박지민을 내 뒤에 놓고 담배 끄고 학교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나의 말에 피식 웃더니 내 어깨를 한 대 때렸다. 덕분에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져 버린 나였다. 후배 앞에서 이게 뭐야... 쪽팔리잖아... (청소년은 담배 피면 안 됩니다. 따라하지 마세요)


벌떡 일어나서 얼른 들어가라고 소리치자, 쪼끄만한게 자꾸 까분다며 손을 들어 내 뺨을 내리쳤다. 나는 눈에 눈물을 아슬하게 매달고 선도부라고... 얼른 들어가라고 그랬다. 그리고 때린 건 증거로 다 남겨서 학교폭력에 신고할 것이라고 그랬다.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더니 이내 한 여학생이 내 앞에 다가왔다. 담배를 한 모금 물더니 내 얼굴에 연기를 뿜었다. 담배 냄새를 싫어하는 내 입장으로써는 화생방과 다름이 없었다. 눈꼬리에 눈물을 달고 기침을 해대자 이 년 보라며 웃어댔다. 이것보다 더 한 적도 많은데 뭐... 괜찮아.


내게 연기를 뿜었던 여학생이 담배를 내 얼굴에 가져다댔다. 어... 안 돼. 이러다가 닿겠어. 닿으면... 뜨거울 텐데... 으, 모르겠다. 두 눈을 꼭 감았다. 아무리 기다려도 뜨거운 느낌은 전혀 나지 않았다. 두 눈을 살짝 떠보니, 내 눈 앞에는 큰 손이 있었다. 헐, 설마...!!




보자보자 하니까, 장난하십니까 선배님들. 엄연히 학교폭력입니다.

허, 뭐야 이 새끼는.

선도부입니다. 증거 다 남겼고, 학교폭력으로 넘기겠습니다. 아, 선도위원회도 열릴겁니다. 그러면 최소 정학은 먹겠군요.

야 이 새끼야.


뭐 이 새끼야, 선배라고 할 것도 없네. 니네들 인생 망치는 일이니까 너네가 잘 판단해라. 우린 지금 학교 들어가서 있었던 일들, 증거들 다 넘길거니까. 그렇게 알고.




박지민의 손이었다. 박지민이... 다쳤다, 나 때문에... 아프지도 않은지 아무렇지 않게 핸드폰으로 영상을 틀어 보여주면서 말했다. 그거 다 찍고 있었구나... 박지민은 내 손목을 잡고 그 골목길을 빠져나왔고, 꽤나 빠른 걸음으로 앞섰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학생부실로 가서 담당 선생님께 모든 일들을 말씀드렸고, 찍은 영상을 선생님께 보내드렸다. 그리고 학생부실을 나왔다. 계속 박지민의 손등이 신경쓰였다. 박지민을 불러세웠다. 박지민은 뭐냐며 되게 차가운 말투로 말했고, 나는 박지민의 손을 잡아 손등을 확인했다. 혹시나 아플까 붙어있는 재를 살살 털어냈다. 붉게 올라와 있는 물집. 2도 화상이었다. 아... 어쩌지... 박지민을 데리고 바로 보건실로 갔다.


왜 하필... 보건 선생님이 안 계시는건데!! 가는 날이 장날이랬나... 내가 미친다, 정말... 기초 지식은 있기 때문에 화상 연고를 찾았다. 근데, 화상 연고는 1도 아니야...? 어, 저거!! 내가 화상 입었을 때 붙였던 소독 거즈였다. 그 소독거즈와 붕대, 소독약을 들고 박지민의 앞에 섰다. 옆에 있는 의자에 앉으라는 나의 말에 됐다며 간다고 그랬고, 나는 그런 박지민의 앞을 막아섰다. 안 돼, 앉아. 단호한 나의 말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앉은 박지민이었다. 의자보다 조금 높은 침대에 내가 앉고 박지민의 손을 내 무릎에 올려놓았다. 소독약으로 상처를 소독해주고, 물집의 상태를 확인했다. 터뜨리는 것은 병원가서 하라고 하고, 일단 소독거즈를 상처 위에 올렸다. 아픈가...? 하고 박지민의 얼굴을 살폈지만, 아픈 내색 하나 없이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신기하네... 난 엄청 아팠는데...


붕대를 잘 감아주고, 다 되었다며 웃어보이자, 박지민이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갔다. 고맙다는 말도 안하냐 쟤는... 아 근데, 아까부터 볼이 좀 욱신욱신하다. 맞아서 그런가... 뭐, 괜찮아. 이 정도 쯤이야.







학교가 끝나고 오늘도 학생부실로 갔다. 모여서 회의를 하는데, 학원 때문에 하나 둘씩 가버렸다. 결국 남은 건 박지민과 나, 정호석 선배님 뿐.








"아, 근데 여주야."


"네?"



"너 볼 왜그래? 많이 부었어. 괜찮은거야?"


"아... 네, 괜찮아요! 히히 저 되게 쎈 거 알잖아요. 이 정도 가지고 뭘요"


"그래도... 헐, 벌써 시간이...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괜찮아요, 오늘 과외 없어요"








집중해서 일을 하는데, 호석 선배가 자신도 가봐야 한다며 가방을 들었다. 조심히 가라고 말하며 나는 계속 일에 집중했다. 현수막과 포스터를 만드는 중이었다. 포스터를 만드는데 퀄리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옆에 있는 칼로 종이를 잘랐다. 어차피 이건 원본이고 교실이나 거리에 붙여질 포스터는 복사본이니까... 괜찮을 것이다. 자른 종이를 만든 포스터에 붙이고, 그 부분을 좀 꾸몄다. 훨씬 낫네. 실실 웃으며 칼로 종이를 더 잘랐다.



아!!

손 베였네요. 도대체 선배님은 제대로 하는게 뭡니까? 아까도 그래, 당돌하게 얘기를 하지 말던가, 쫄지를 말던가. 어이가 없어서 진짜... 그리고 맞았으면 똑같이 갚아주던가 거기서 왜 울려고 하는데요. 울면, 뭐가 달라져요?! 진짜 답답해. 자기 맞은 건 생각도 안하고 남 다친 거나 생각하고 그거 되게 미련한 짓인 거 알아요?

... 미, 미안...


나한테 미안한 게 아니라 선배님 자신한테 미안해 해야죠! 진짜 깝깝하네요. 시간 늦었으니까 나중에 마무리 하고 오늘은 이만 가죠.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렇게 나 혼자 남겨놓고 가버렸다. 나도 내 자신이 이렇게 답답한데... 보는 사람은 얼마나 답답할까... 괜히 미안해졌다. 피가 흐르는 검지손가락을 뒤로하고 가방 짐을 쌌다. 괜히 눈물이 맺히는데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눈물이 뚝하고 떨어졌다. 괜히 선도부를 해서... 괜히 선도부 활동을 열심히 해서... 괜히 나만 힘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나를 원망했다.


해가 진 아무도 없는 골목, 꽤나 어두웠다. 빨리 가자... 지금 시간은 저녁 8시 34분. 이제 막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라 오늘 저녁은 평소보다 더 어두운 것 같았다. 피곤함에 기지개를 쭉 피고 집에 가서 해야할 숙제를 생각했다. 복습도 해야하고... 오늘도 12시는 넘어서 잘 것 같다. 피곤한데... 오늘은 그냥, 아 안 돼! 미루다보면 끝도 없어...!!







"학번 이름 말해주세요"


"30818 정아혜"








눈이 감긴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요새 좀 무리해서 그런가 자꾸만 눈이 감긴다. 이러다가 오늘 수업 못 듣고 자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안 되는데... 수업은 들어야 하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교문을 혼자서 닫는데, 교문이 오늘따라 가볍다. 뒤를 돌아보자, 내 뒤에서 아무 말 없이 교문을 같이 밀어주고 있는 박지민이 보였다.




자기 맞은 건 생각도 안하고 남 다친 거나 생각하고 그거 되게 미련한 짓인 거 알아요?



흠칫.
어제 했던 말이 생각이 나 약간 뒤로 물러섰다. 고개를 푹 숙이고 학생들의 학번과 이름이 적힌 명단을 꽉 잡고 박지민을 지나쳤다. 후... 괜찮아, 괜찮아. 서둘러 학생부실로 올라가 명단을 제출하고 반으로 갔다. 나를 부르는 것 같은 소리를 들은 건 기분 탓일 것이다. 그러기를 바란다. 반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아 선도부 조끼를 벗었다. 1교시가 진로네... 몸 좀 안 좋다고 빼야겠다. 진로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나는 선생님께 몸이 좋지 않아 엎드려 있겠다고 말했다. 진로 선생님은 안색이 좋지 않다며 허락해주셨다


어제 박지민이 했던 말... 자꾸 머릿속에 멤돌아서 미칠 것 같다. 안 되겠다... 이번 시간 끝나면 지은이한테 가서 다 털어놔야겠어...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지은이네 반에 가서 지은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갔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지은이에 한숨을 푹 내쉬고 말을 내밷었다.








"찌으나... 1학년 선도부장이 막 나 구박하고... 소리지르고 그랬어... 무서웠어...ㅠㅠㅠ"


"어, ㅇ..."



"무서우면 나한테 말하지 왜 친구를 괴롭혀요."


"히익!!"








난, 망했어...





CAST



이여주 / 18 / 2학년 선도부원
- 상처 잘 받으며 생각이 표정에 다 들어나는 편
- 학교에서 키 작고 딸기우유 좋아하는 선도부라고 소문이 자자함

"어...? 아냐! 안 무서워...!!"

"와, 멋있다."


박지민 / 17 / 1학년 선도부장
- 학교에서 잘생긴 애라고 소문이 자자함
- 막말 해놓고 신경쓰여서 일 못 하는 편

"안 무섭기는 무슨, 손이나 떨지 말고 말씀하세요."


"내가 저것보다 훨씬 멋있는데"


이지은 / 18 / 방탄고 학생
- 좀 멍청한데 반박 불가인 말을 할 때가 많은 편
- 학교에서 노래 잘 부르는 애로 소문이 자자함

"아 꺼져."


"노래하면 또 지은이 아니겠어?"


정호석 / 19 / 3학년 선도부장
- 학교에서 춤 잘춘다고 소문이 자자함
- 말이 많은 편

"춤 하면 호석이지"


"장난하냐 너, 이게 지금 무슨 짓인데."


*추가적인 인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무책임한 작가가 왔어요.

분량 꽉 채워서 왔는데, 괜찮은가요?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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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부는 연애중! - 주말 연재
달달한 남자 민다정 - 자유 연재



즐추댓포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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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띵까뿅  6일 전  
 정주행이용 !

 띵까뿅님께 댓글 로또 1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모찌섹시짐  7일 전  
 정주행이요

 답글 0
  ✎길섶  12일 전  
 정주행이요!!

 답글 0
  한리옌  13일 전  
 정주행이요

 한리옌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정뽀인  13일 전  
 정주행이요

 정뽀인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민윤기뷔  13일 전  
 정 주 행 각

 민윤기뷔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violet해  13일 전  
 정주행이요!!

 violet해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깡시130613  13일 전  
 정주행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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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민서.  13일 전  
 ㅎ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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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르믄졍쿡  13일 전  
 헐ㄹ 찌밍 무서워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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