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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세상의 종말 - W.김윤틔
세상의 종말 - W.김윤틔
1


현재 내가 살아가는 멸망해가는 세상에서 점점 사람들은 줄어든다. 동시 폭발한 3개의 화산, 그것이 재앙의 시작이었다. 화산재로 인해 해는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고, 평균 기온은 미친듯한 속도로 점점 떨어져갔다. 꽁꽁 얼어붙은 이 세계는 아이가 별로 없었고, 노인도 많이 없었다. 아이와 노인은 혹독한 추위와 눈보라를 이기지 못하고 줄어들었다. 신생아도 더이상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사람들은 줄어들었다. 밖으로 나가는 순간 목까지 올라오는 눈더미들은 치우는 사람도 이젠 없었다.
가축을 키우는 사람도 없었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도 없었다. 농사를 하는 사람도 없었고, 낚시를 하러 나가는 사람도, 낚싯터도 없었다. 눈더미에 묻혀서 잘 보이지도 않는 자동차는 이젠 그저 철덩어리들 뿐이었다. 이젠 집에서 핫초코를 타먹는 사람도 없었고, 눈이 온다고 좋아하며 집 밖으로 뛰쳐나가는 사람도 없었다. 그저 집 안에 틀어박혀 이 세상이 모두 다 얼어붙을 때 까지 기다리고 있을뿐이다.


2


눈더미가 쌓여 반뿐이 보이지 않던 창문을 통해 보던 바깥세상과 집 밖에서 보는 바깥세상은 차원이 달랐다. 나는 느꼈다. 힘겹게 연 현관문 밖으로 펼쳐진 지금 이 세상은 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반지하 집들은 이미 눈에 묻힌지 오래였다. 그 순간 나는 반지하 집에서 살고있던 전정국을 떠올렸다. 나는 혹시 정국이 다치진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눈 사이를 해치고 머리를 쥐어짜서 전정국의 집으로 갔다. 역시나 다른 반지하 집과 마찬가지로 지붕 꼭대기를 조금 내밀고 묻혀있는 집에 털썩 주저앉았다. 정국,.. 정국이가.. 그 순간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말소리였다.


-어! 누나 여기서 뭐해요?


3


몇개월만에 만난 정국은 많이 야위었다. 정, 정국아? 나는 눈을 팔 소매로 벅벅 문지르며 말했다. 정국은 그동안 친구집에서 살았다고 했다. 오늘은 챙겨갈것이 있어서 온거라고 말했다. 나는 어느새 많이 마른 정국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어쩌면 종말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기였다. 그렇게 거세게 내리는 눈을 온몸으로 맞으며 정국과 조금의 이야기를 나누곤 집으로 돌아갔다. 나는 몸을 바들바들 떨며 두꺼운 겨울이불 두개로 몸을 감쌌다. 그렇게 나는 바닥으로 세게 쓰러지며 눈을 감았다.


-여주 누나 집이 여기였나..


정국은 그 날 여주가 만든 길을 따라 가며 머리를 쥐어짜서 여주의 집 앞으로 갔다. 똑똑, 누나! 문 좀 열어줘요. 아무리 노크를 해도 열릴 기미 없는 문에 걱정이 된 정국은 꽁꽁 얼어서 쉽게 부숴지는 문을 발로 세게 차며 여주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 누나..?


그 날 정국이 여주의 집에서 본 것은 파란 입술로 이불 두개를 꼭 끌어안고는 거실 바닥에 누워있는 여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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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M.오즈  61일 전  
 세계관 너무 좋은...ㅠㅠ
 너무 잘 읽었어요 :)

 M.오즈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강하루  61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금진멍  62일 전  
 와....분위기 대박이네요....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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