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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조각글] 너는 그 애가 아니구나 - W.하얀콜라*
[조각글] 너는 그 애가 아니구나 - W.하얀콜라*




어느날 갑자기 떠날 줄은 몰랐어.



알았다면, 한번이라도 더 밖에서 햇빛을 보고. 들판을 뛰놀고. 조금 더 안아주고, 더 재미있게 놀아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










지금 내 앞에는 너를 꼭 닮은 아이가 있어. 정말, 보자마자 깜짝 놀랐어.


환생이 아닐까 싶을 만큼. 너무 똑같아서 말이야.




그 애가 네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너무 똑같이 생겼는 걸? 반짝이는 눈이랑. 털 색깔이랑. 걸음걸이며, 첫만남에 나를 반기는 태도까지도.




그래서, 덜컥 데려와 버렸어.









*










아, 넌 이걸 못 먹나봐. 너는 예전에 닭고기 육포를 그렇게 좋아했는데.



이 아이는 육포는 거들떠 보지도 않아. 오히려 네가 별로 좋아하지 않던 개껌만 질겅질겅 씹고 있는 걸?




아, 이 애는 네가 아니구나.



새삼 느끼자 모든 게 허탈해지는 것을 느꼈어. 내 인생의 반을 함께 한 네가 내 옆에 없다는 것을 너무 뼈저리게 느껴버렸거든.



내 앞에 꼬리를 흔들고 있는 이 애는 네가 아니야.



순식간에 몰려오는 허탈감을 어찌 할 방법이 없었어. 갑자기 눈 앞에 놓인 너와 같은 모습을 한 이 아이가 싫어졌어.




매몰차게 방문을 닫고 침대에 틀어박혔어. 역시,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너를 대신 할 수 있는 건 없나봐.


내 첫번째는 오직 너 뿐이겠지.









*










방문 밖에서 낑낑대는 소리가 들렸어. 모른 척 나가보니, 문 앞에서 안절부절 못 하던 그 애가 내게 폴짝 뛰어와 안겨버렸어.


안기자마자, 오래 기다렸다는 듯 몸을 부비적 대는 모습은 정말로 네가 아니었어. 너는 아무리 내가 오래 안 와도 묵묵히 기다리기만 했잖아?





그런데, 참 이상해. 너랑 분명히 다른 이 아니는 왜 너랑 같은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걸까.







그리고, 그때서야 한가지를 깨달았어.







내게는 두번째지만.










이 아이에게 나는 첫번째겠구나?











......







그래, 그렇다면.













너 만큼이나 이 애한테도 사랑을 해줘야 겠어.










너 한테 나는, 사랑 주는 법을 배웠으니까 말이야.


















---------------------


지금 키우는 내 반려동물이 어느 순간 갑자기 떠나게 된다면.



그리고 그런 내 앞에. 그 애와 똑같이 생긴 또 다른 반려동물이 다가온다면.




그때가 되면, 너 한테 배운 사랑을 그대로 돌려줄게.





이 애가 훗날, 나보다 앞서 네 곁으로 갔을 때.



내 얘기를 하며 웃을 수 있도록.







꼭꼭 기억할게, 사랑이 무엇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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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도치리  1일 전  
 아...슬퍼요..왜죠?

 답글 0
  ❀유깡❀  1일 전  
 ♥♥

 ❀유깡❀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여주...!  1일 전  
 글이 아름다워여..어쩜 글이 아름다울 수 있져?

 답글 0
  키라라0  2일 전  
 키라라0님께서 작가님에게 1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니가우리얼라뚜까팼다면서  3일 전  
 글...너무..이쁘네여...슬프고ㅠㅠ

 답글 0
  가피  3일 전  
 글 예뻐요ㅠ

 가피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당근껍질  4일 전  
 제가 반려견과 함께 지내고 있고, 또 이 아이가 저어겐 병실에서만 살다가 병원을 나왔을때 처음만난 유기견이었어서 그런지 작가님 글이 더 맘에 와닿네요ㅠㅠ

 당근껍질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maseohyeon  4일 전  
 갑자기 제가 키우다가 교통사고로 떠난 강아지가 떠올라요ㅠㅠ

 maseohyeon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지하별☆  4일 전  
 슬프기도 하고 예쁘기도 한 글인 것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하별☆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길고긴편지  4일 전  
 너무 예쁜글이에요ㅎㅎ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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