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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01. 이혼 못합니다 - W.다크
01. 이혼 못합니다 - W.다크


이혼 못합니다

글. 다크





01


3년 전에 나는 결혼을 했다.


그때는 아버지가 그냥, 친한 친구와 밥을 먹는 자리에 나를 데려가 신 줄만 알았다. 근데,


그 자리는 내 상견례 자리였다. 상견례 자리인 걸 알았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지 않았을 텐데. 아버지를 의심하지 않은 내 잘못이지.





"네가 여주니? 들은 대로 너무 예쁘구나."

"감, 감사합니다."

"곧 있으면 내 아들도 올 거야."

"네...?"





내가 아무것도 모른 다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쳐다보니. 아버지의 친구분이 포크를 내려놓고 말을 했다.





"여주는 모르는 모양인데. 얘기 안 했어?"

"아니야. 알고 있는데 놀라서 그런 거지."





이게, 무슨 소리야.


나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도 없는데! 아버지는 얼굴에 철판을 깔았는지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다.





"아, 그런 거지. 여주야. 놀라지 마. 지민이가 성격 하나는 좋아."

"아버지 이게, 무슨..."





내 말이 끊기고 누군가가 문을 -쾅 열고 들어왔다. 난 그 남자를 보자마자 눈살이 찌푸려졌고, 저 남자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

"앉아라. 여기 이 아이가 너랑 결혼하게 될 여주란다."

"반가워요. 박지민이고, 28살입니다."





내게 악수를 해오는 그의 손에 물기가 묻어 있어서 표정 관리를 못하고 정색을 하며 손을 바로, 빼버렸다.





"하하. 얘가 낯을 가려서 그러니까. 지민이 네가 이해해주렴."

"괜찮습니다."





딱 봐도 저 남자는 나를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는 않고 있다. 저 남자는 이 자리가 상견례 자리라는 것은 알았던 거 같다. 내가 결혼 상대라고 했는데 놀라지 않는 것을 보면. 근데, 싫어하는 티를 낼 거면 왜, 나온 거야.





"식은 언제 올리는 게 좋을까."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 않나?"





부모라는 사람들은 우리의 의견 따위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거 같다. 어차피, 데리고 나왔다는 건. 이미, 다 생해놨다는 거지만. 난 할 마음도 없는데.


나는 아직 22살. 대학교 다니고 있는데 무슨 결혼이냐고! 아버지한테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아버지는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나를 때리거나 엄마한테 뭐라고 하기 일쑤였다. 근데, 내가 어떻게 아버지한테 큰 소리를 치겠어. 난, 그냥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형일 뿐인데.





"지민아. 너는 식을 언제 올렸으면 좋겠니."



"최대한 빠르게 올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 어차피, 올릴 거 빨리 올리면 여주 씨랑 친해질 수 있잖아요."

"그렇지? 그럼, 한 달 뒤 어때."





저 남자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분명, 나를 싫어하는 거 같은데. 웃으면서 저런 말을 하니까. 저 사람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예측을 못 하겠어.





"여주야. 너는 어떠니?"

"저도... 그게 좋을 거 같아요.."

"그럼, 결정됐으니까. 어서 먹어라."

"저 잠시만,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하... 진짜, 미치겠네.


저런, 남자랑 결혼을 해서 어떻게 살라는 거야.


화장실 간다고 잠깐, 빠져나와서 벽에 등을 기대고 서서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박지민이라는 사람이 방에서 나왔다.





"......"

"......"

"안 들어오고 뭐 합니까."





아까와는 차원이 다른 차가운 말투, 표정.


그를 보고도 아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난 가만히, 제 자리에서 그를 올려다봤고, 그는 방으로 다시 들어가려는지 문고리를 잡았지만 열지는 않았다.







"아, 난 당신이랑 결혼해서 잘 살 마음 없어."

"... 그걸 말하는 이유가 뭐예요."

"알아두라고."





나도 알아.


당신 들어오자마자 알았어. 당신 같은 남자랑 결혼하면 안 된다는 거.


다 보여. 입술에 립스틱이 번져서 묻었던 거 물로 지우다가 늦게 왔다는 거. 어떤 사람이 몰라... 다 티 나는데.


우리의 첫 만남은 한 마디로 거지 같았다. 난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막으려고 했지만. 아버지는 빅히트 기업의 권력을 원했기 때문에. 절대,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그 뜻은 지금은 박지민과 결혼을 했다는 소리다.


근데, 같은 집에 살아도 활동 시간이 달라 만날 일은 거의 없다. 난 아침에 일어나서 집안일을 하고 취미 생활인 글쓰기를 하다가 잠에 들면 박지민은 회사 일을 끝내고 내가 잘 때 집에 들어오니까 내가 빨리 일어나지 않는 이상 마주칠 일은 없다.





"으음..."





어제, 일이 빨리 끝나서. 빨리 잤더니. 평소보다 눈이 빨리 떠졌다. 박지민은 벌써, 출근했겠지? 기지개를 펴면서 거실로 나가니. 박지민은 출근 준비를 다 하고 소파에 앉아있었다.





"......"

"지민 씨. 일가요?"

"어."

"밥이라도 차려 줄까요."



"......"





박지민은 내 말을 들었음에 불구하고 나를 무시한 체 복도를 걸어갔다. 나도 너 같은 놈한테 밥 차려줄 마음 없어! 이 싸가지 없는 새끼야.


누구는 네가 좋아서 여기에 붙어있는 줄 알아? 나도 살고 싶어서 여기에 붙어 있는 거야.


화를 가라앉히고 작업방으로 들어가 글을 쓰기 위해서 노트북을 켰는데. 문자 메일이 와있었다.


[KSB 방송사 직원입니다. 김여주 작가님의 글을 드라마로 만들고 싶은데. 생각 있으시면 010-1234-5678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 이거, 진짠가?"





미친... 진짠가?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일단, 모르는 거니까. 연락이라도 해볼까? 사기 같으면 안 한다고 하면 되는 거잖아.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내 꿈은 원래 드라마 작가였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오면 놓칠 수가 없었다. 아버지 때문에 작가라는 꿈을 포기하고 공부만 하면서 학생 시절을 보냈으니까.





-여보세요?

"저... 메일 보고 연락드렸는데요."

-설마, 김여주 작가님?!

"네.. 맞아요."





내 목소리를 듣고 흥분하셨는지. 말을 심하게 더듬으시더니 당장, 만나자며 내 쪽으로 오겠다고 하셨다. 사긴가...? 잠시 의문을 가졌지만. 그냥, 한 번 만나보기로 했다.





"만나요."

-제가 작가님 계신 곳으로 가겠습니다.

"저.. 그럼, 청담 카페로 와주세요."

-네. 정말, 감사합니다!






***








"혹시, 김여주 작가님이세요?"

"네... 맞는데."

"저 아까 전화한 KSB 직원 전정국입니다."





카페에 빨리 도착해서 미리, 커피를 사두고 기다린 지 10분이 지났을까? 어떤, 귀엽게 생긴 남자분이 내게 말을 걸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아까, 나랑 연락한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작가님. 꼭 만나보고 싶었어요."

"감사합니다."

"저희 방송사에서 새로운 드라마를 제작하려고 하는데. 작가님의 작품으로 하고 싶어서 연락드렸어요."

"아.. 그럼, 뭘 하면 되는 거죠?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제가 하나하나 천천히, 알려드릴 거니까. 걱정 마세요."





-지이잉


갑자기, 무슨 전화지? 내가 아는 번호도 아닌데.


전화 거절을 누르고 조금 지나서 또, 같은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아, 진짜! 누군데. 난 정국 씨에게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았다.





"누구세요."

-나 김유림이에요.

"누구신지 모르겠는데요. 연락 잘 못 거신 거 아니세요?"

-나 박지민 여자친구예요. 이럼 아시려나?





... 박지민이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구나. 근데, 이 여자가 나랑 내 번호를 어떻게 안거야. 박지민이 여자가 있다는 건. 처음 만났던 날부터 알고 있었었어 별로 놀랍지는 않았다. 근데, 직접 연락까지 하다니.





"왜, 전화하셨죠."

-잠깐, 만나죠. 꼭 할 말이 있어서.

"저 지금 일 때문에 나와서 나중에,"

-당장 와요.





이 새끼들은 쌍으로 사람 말을 개무시해. 내가 너무 착하게 말을 해서 그런 건가?


김유림에게 뭐라고 말이라도 해보려고 했는데. 전화는 이미, 끊긴 뒤였다.





"정국 씨. 저 이만 가봐야 할 거 같아요. 급한 약속이 생겨서 정말, 미안해요.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






"언제 헤어질 거예요?"





다짜고짜 이게 무슨 소리야.





"그게, 무슨 소리예요."

"구질구질하게 그렇게 붙어있고 싶어요? 그 남자는 당신을 사랑하지도 않는데?"





나는 내게 막말을 내뱉는 김유림에게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그를 붙잡고 있는 게 맞으니까. 근데, 나는 헤어질 수가 없어. 내가 박지민과 이혼을 하면 아버지가 나를 죽일 게 뻔하니까. 아버지가 무서워서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 그를 붙잡고 있을 수밖에는 없다고. 살고 싶으니까.





"......"

"오빠랑 3년 동안 살면서 빼먹을 거 다 빼먹었잖아요. 그럼, 이제 놔주셔야죠."

"미안해요. 근데, 난 못 헤어져요."

"참, 욕심이 많네요. 그 말 못 들은 걸로 하죠. 내가 다시 당신을 찾아가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하... 나 때문에 서로 사랑하는 한 커플이 결혼을 하지 못하는 건 너무 미안한데. 나도 이런, 내가 너무 싫은데. 난 지민 씨가 없으면 죽어요. 그러니까, 한 번만 고집부릴게요.


소리를 치던 김유림이 카페를 나가니. 카페는 신나는 노랫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부럽다...


나도 저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인데. 조금 다르다면 유명한 대기업 회장 딸로 태어난 거? 근데, 그게 뭐라고... 돈, 권력, 명예 그딴 게 대체 뭐라고. 내 행복을 이렇게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걸까.


[회사로 와.]



울리는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지민 씨였다. 또, 이혼 얘기를 하려고 그러는 거겠지만.


가기 싫어.





"......"

"유림이가 가서 얘기했다며. 이혼하라고."

"네..."





지민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이혼서류를 가져와 내 앞에 던졌다. 처참하게 바닥으로 떨어지는 서류 마치, 이 내 모습 같았다.





"도장 찍어."

"... 싫어요. 난 못 찍어."





죽어도 못 찍어.





"왜, 나랑 살아봤자. 좋을 거 없다는 거 뻔히, 알면서."

"그래도 난 못해요. 이혼."

"좋은 말 할 때. 찍으라면 찍어."

"......"





박지민이 갑자기 다가오는 바람에 피하다 보니 등이 소파에 닿았고 그는 소파 머리 받침 쪽으로 잡아 내가 더 이상 도망칠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내가 뭘 해줄까."

"......"

"마음을 못 주니까."



"몸이라도 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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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tkdanree2  10시간 전  
 tkdanree2님께서 작가님에게 1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Qha  1일 전  
 지민아 ㅜㅜ

 Qha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김태형캡짱  2일 전  
 ㅈ...지민아 말넘심... 상처 ㅠㅜㅡㅜㅡㅠ

 김태형캡짱님께 댓글 로또 2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지혮  4일 전  
 말넘심ㅠ

 지혮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지밍_  4일 전  
 흐억.. 상처 기다릴게용!

 지밍_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킹킹콩  4일 전  
 잘보고 갑니다

 답글 0
  우유빛깔태태  4일 전  
 지민이 후회한다; 내가 마지막화 아직 못 받지만 안봐도 뻔하니, 너 마지막 화에는 여주 없이는 못 산다,,, 백프로 둘이 서로 서로 아주우 사랑한다.

 우유빛깔태태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꼬질이전정국  4일 전  
 이러시면..감사합니다

 꼬질이전정국님께 댓글 로또 2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꽃같은박지민  4일 전  
 지민아 말넘심..

 꽃같은박지민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망태꾸♡  4일 전  
 망태꾸♡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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