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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01화. 의문의 전화 - W.유케이°
01화. 의문의 전화 - W.유케이°



사건명 MISCHIEF


01화. 의문의 전화





Copyright. 2019. 유케이°. All right reserved.

* 제 모든 글은 픽션입니다.










Mischief : 나쁜 짓, 장난.










악마가 꼭 밤에 돌아다니리라는 법은 없지만, 분명히 낮보다는 밤에 더 활발히 활동하는 것은 맞을 터였다. 낮에는 힘이 약하고 밤에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이 그런 어두운 환경을 좋아하는 것일 뿐. 맑은 날씨를 좋아하는 사람이 비가 오는 날에는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해가 뜨면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석진 또한 밤이라는 시간을 참 좋아했다. 합리적인 논리를 필요로 하는 계약을 할 때는 역시 컨디션이 좋은 밤이 좋았다. 그래야 상대의 무의식을 끌어내기에도 적합하고, 또렷하지 않은 상대의 정신을 설득해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으으으..."




남자의 신음 비슷한 소리가 귀를 간질이자 석진은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입으로는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무슨 이유에선지 식은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있는 남자의 옆에 자리한 의자에 앉아 유유자적한 모습으로 차를 마시는 모습이 퍽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석진의 모습 하나만 본다면 고상한 취미를 가진 고고한 상류층으로 생각하겠지만, 그와 대비되는 남자의 모습이 그 조화를 깨뜨렸다.

석진은 남자를 빤히 바라보며 다시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묘한 표정으로 남은 차는 바닥으로 쏟아 부어버렸다. 차가 떨어진 바닥에서 모락모락 흰 김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니 차는 뜨거웠을 텐데, 미지근한 물 마시는 양 마시던 석진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역시 마왕궁 차만한 게 없어. 차에 대해서는 일가견 있다는 아스모데우스 그 새끼를... 믿는 게 아니었는데."




석진의 얼굴이 있는 대로 구겨졌다. 찻잔에 다시 뜨거운 물을 붓고 마왕궁에서 가져온 티백을 넣어 차를 우려내던 석진이 남자를 돌아보았다.




"왜 거부하고 그래. 그냥 받아들여. 내가 널 발견한 이상, 난 이 근방에서 너만큼 재미있는 사람을 찾을 수 없다고."

"......"

"그러니까... 우리 어서 계약 완료하자고."




어느새 남자의 바로 옆까지 다가간 석진이 남자의 귀에 속삭였다. 석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거짓말처럼 남자가 조용히 잠들었다. 물론 아까도 잠에 든 상태이기는 했지만. 석진의 입가에 다시 한 번 비릿함을 머금은 호선이 그어졌다.





"비록 날 볼 수 있는 것도 내가 조종할 수 있는 것도 너의 무의식뿐이지만... 잘 부탁해."




석진은 아직 뜨거운 김이 가득 피어오르는 찻잔을 들어 올려 그 안의 것을 제 입으로 한 번에 털어 넣었다. 뜨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석진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고급스러운 자태의 찻잔이 컴컴한 바닥에서 천천히 식어갔다.








Mischief : 나쁜 짓, 장난.









늦여름의 낮은 더우나 아름다웠다. 맑은 하늘색으로 물든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그야말로 놀러 나가기엔 최적의 날씨에 실내에서 갇히다시피 있으면서 일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꽤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

여주는 창밖을 잠시 바라보다 한숨을 쉬며 모니터로 시선을 옮겼다. 태형이 제 손으로 제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며 2팀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선배."




다급함 또는 초조함 같은 것이 섞인 태형의 부름에 오늘도 키보드를 두드리느라 바쁜 여주가 왜, 라며 시큰둥하게 답했다.

약 열흘 전까지는 사건 조사 때문에 바빴고, 요즈음은 사건 수사는 다 종료했으나 얼떨결에 떠안게 된 팀 보고서 여러 개를 쓰느라 바빴다. 체감상으로는 지금 이 일이 현장 수사를 나가는 것보다 훨씬 힘들고 바쁘다며 요 며칠 내내 중얼거리듯 불평하던 여주였다. 그런 그녀에 비해 태형은 여유가 있었는데, 그렇기에 이렇게 천진한 모습으로 서의 온 곳을 휘젓고 다니는 것이리라.




"아아, 선배."

"나 바쁘다."



"선배, 내 책 못 봤어요? 그 막 중세 시대에서 온 것 같은 두꺼운 가죽으로 된 표지 가지고 있는 그거 있잖아요. 내가 저번에 선배한테 보여준 거."




여주에게 설명하기 위해 제 자리에 앉아 열변을 토해내던 태형의 시선이 여주의 노트북에 고정되었다. 정확히는 그보다 좀 더 아래, 노트북을 받치고 있는 무언가에. 태형은 여주가 컴퓨터로 작업하는 사이에 그녀의 노트북을 들어 올리고선 그 아래에 깔린 무언가를 조심스레 꺼내었다. 그것의 정체를 확인한 태형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세상에... 선배! 이게 얼마나 귀한 책인지 알아요?"

"이쪽이랑 높이가 안 맞아서 잠시 받쳐둔 거야."

"이거 구하기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여주가 한숨을 내쉬고서는 태형을 노려보다 이내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는데, 그 눈빛은 그래, 그거 구하기 얼마나 힘들었는지 열심히 혼자 떠들어봐, 라고 말하고 있었다. 굳이 입 밖으로까지 꺼내는 수고를 하지 않은 이유는,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태형은 혼자 열심히 중얼거릴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태형은 곧 진지한 눈빛을 하고 짙은 갈색의 표지를 제 큰 손으로 어루만지며 말을 시작했다.





"내가 저번에 말해줬죠. 여기 안에 쓰인, Devil`s가 뭔지. 이게 바로 그 사건들 현장에서 발견된 거라고요."

"와아, 정말 놀랍다."




여주의 목소리에는 정말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았다. 최소한의 것조차 존재하지 않는 형식적인 대답. 그러나 태형은 그에 별로 개의치 않는 듯했다.




"피해자들 발견된 현장이나 집 등등에 하나씩 있었다는데, 가장 최근 사건이 일어난 일본 때만 발견된 거 보면 항상 그런 건 아닌 건가도 싶고... 어쨌든, 이건 세계에 6권뿐인 희귀본이라고요!"

"우와, 그렇구나."




아무리 제 할 말만 하고 남의 반응에 딱히 개의치 않는 성격의 태형이라지만 이렇게 계속 무의미한 답변만 내놓는 여주는 힘이 빠지게 할 터였다. 태형이 무언가 크게 결심한 표정으로 여주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입을 열었다.




"선배, 있잖아요. 내가 대학 다닐 때, 아니지, 여기 처음 들어왔을 때 까지만도 선배는 내 롤모델이었거든요? 근데 선배 옆자리 배정되고 일주일도 안 돼서 그 환상이 깨졌어요."




그제야 여주가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고선 태형을 돌아보았다.




"지금 나한테 훈수 두는 거? 너, 지금 내 성격 때문에 뭐라 하는 거지. 나 중학교 때부터 변한 거 하나도 없어. 그러니까 난 대학교 때도 지금이랑 똑같았고... 아니 그 전에, 너 좀 맞자. 롤모델이 뭐 어쩌고 저째? 나도 옆에서 일 안하고 쫑알쫑알대는 사람 싫거든?"

"와... 완전 너무해... 내가 언제 그런 사람으로 전락한 거예요?"




여주의 마지막 말에만 집중한 태형은 딱히 상처를 받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여주는 대답 대신 태형에 대한 회의감을 품은 눈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에 태형은 여주의 시선을 애써 피하며 턱짓으로 컴퓨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보고서 끝내야죠. 빨리 끝내고 집 가고 싶다면서요."








Mischief : 나쁜 짓, 장난.









"응. 지금 집에 가는 중. 어어, 오빠 있는 월차 다 끌어다 써서 집에서 거의 백수처럼 지내고 있대."

- 그렇다더라. 우리 딸은 휴가 안 써? 요즘 연락도 없던 거 보면 많이 바빴던 모양인데.

"아... 전에 써가지구 한동안 꼬박꼬박 나가야 해... 그치만 추석 전에 어떻게든 확보해서 앞뒤로 월차 붙여서 엄마 집에 들러붙어 있을 거니까 얼른 올라가라고나 하지 마셔."

- 아휴, 우리 딸 걱정도 많네. 내려오면 다시 올라가서 윤기랑 먹을 밑반찬도 싸줄 테니까 잊지 말고 가져가고.

"내가 그런 건 또 안 잊어버리지. 아, 빨리 추석 되면 좋겠다. 엄마, 나 이제 지하철역. 전화 끊어야 해."

- 알았어. 아, 윤기한테 전화 좀 하라고 하고. 쉬고 있다면서 연락을 통 안 하네.

"내가 오빠한테 한 소리 해줄게. 들어가, 엄마."

- 어야, 딸도 잘 들어가.




여주 어머니의 다정하고 온화한 목소리가 끝나자마자 전화가 끊겼다. 여주는 아쉽다는 듯 아무것도 뜨지 않은 검은 화면을 잠시 바라보다 이내 제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해가 한창 길 때는 8시는 되어야 하늘이 어두워졌던 것 같은데, 어느새 6시가 조금 넘은 이 시간에 해가 저 뒤로 넘어가며 마지막 발악을 하며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저녁이라고 공기도 쌀쌀해진 것을 보니 진짜 가을이 오는 것이 멀지 않았구나, 느낄 수 있었다. 근 2주간은 매일 서에서만 에어컨 쐬고 가끔 밤에 잠깐 집에 들렀다 온 게 다라서 몰랐는데,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여름이 끝나가고 있음을 자각하게 되니 왠지 미소가 지어졌다.

주상복합인 집 1층의 상가 중 한 곳엔 처음 보는 간판이 달려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사를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새 인테리어까지 끝나 개업을 한 듯싶었다. 마카롱 전문으로 보이는 이 디저트 카페의 문 앞에 개업 기념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는 문구가 쓰인 판넬이 놓여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나 사갈까."




워낙에 달달한 것을 좋아하는 여주는 말은 고민하는 듯했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어느새 하얀색의 벽으로 둘러싸인, 그리고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가득한 작은 카페로 들어서 있었다.

마카롱은 그 맛과 종류가 매우 다양하게 늘어져 있었으나, 여주가 두 개의 마카롱을 고르는 데에는 딱히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다. 자신이 먹을 것은 분홍색 바탕에 귀여운 글씨체로 ‘대표’라고 쓰여 있는 스티커가 붙은 레드벨벳 마카롱으로 곧바로 정하고, 윤기의 것도 잊지 않고 그의 취향에 맞추어 블루베리 마카롱으로 골랐다. 기다란 비닐 안에 사이좋게 나란히 들어간 마카롱이 꽤 예쁘게 생겼다.




"우리 오빠 이런 거라도 먹여서 살 좀 찌워야지."




여주는 여자인 저보다도 마른 것 같은 윤기를 생각하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발신자 표시 제한’이라는 문구와 함께 전화가 걸려온 것은 여주가 카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던 바로 그때였다.




"뭐야."




여주는 원래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는 받지 않았다. 이름이 아닌 번호가 뜨는 전화라면 일단 무조건 끊고 봤는데, 그녀 딴에는 보이스 피싱이나 악성 코드 감염 등을 막기 위한 방침이었으나 이러한 습관 때문에 바꾼 번호가 저장되어 있지 않던 친구의 전화를 끊어버린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휴대폰을 바꿀 때 전화번호도 함께 바뀌었는데, 바뀐 번호를 저장하려 걸었던 전화를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끊어버렸던 여주의 행동은 가족들이 모일 때면 두고두고 회자하였더랬다.

그런 여주가 단순한 번호도 아니고 무려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을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여주는 자연스럽게 그 전화를 거절했는데, 누군지 모를 상대는 꿋꿋이 전화를 걸어왔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여주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해킹 방지 프로그램을 실행시킨 뒤 조심스레 수신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계속 전화를 걸어대는 것을 보니 누군지는 몰라도 제게 급히 할 말이 있는 건가, 생각했으나 그건 아니었나 보다. 상대는 여주가 ‘여보세요’라는 말을 세 번쯤 한 뒤에야 입을 열었다.





"안녕."




전파를 타고 넘어온 소리일 뿐이었으나 왠지 그 표정이 상상이 갔다. 얼굴을 마주하고 하는 대화였다면 아마 이 사람은 기분 나쁜 야릇한 미소를 짓고 있었을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그 입이 그려낼 호선만큼은 쓸데없이 상상이 너무 잘 되어서 절로 얼굴이 찡그려졌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허튼짓 했다가는 사이버수사팀에 넘겨서 추적할 겁니다."

"내가 너한테 뭘 한 것도 아닌데 추적해서 뭐해. 그리고 이거 추적해도 넌 내가 누군지 못 찾아."

"......"

"이거 내 전화가 아니라서. 다른 사람 것 좀... 빌렸지."




이상하리만치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목소리 다음으로는 킥킥 대는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전화를 넘어 여주의 귀로 들어갔다.

여주가 휴대폰을 귀에서 때 전화를 끊으려던 그때였다. 상대는 진지함이 묻어나는 여유로운 목소리로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우리, 며칠 뒤에 만나자. 아니, 만날 거야. 그때는 얼굴 보고 대화할 수 있겠다. 아, 시간이나 장소는 신경 쓰지 마. 그냥 평소처럼 살고 있다 보면... 내가 짠, 하고 나타날 거니까."




다시 그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여주는 휴대폰을 귀에서 떼어 의심 가득한 눈으로 화면을 바라보다 한마디를 남기고 곧장 전화를 끊었다.




"며칠 뒤에 만나던가 말던가. 전화 끊습니다."




전화가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액정 가득 잠금 화면의 사진이 나타나자 여주는 제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아, 방금까지 기분 좋았는데 정체 모를 이 사람이 다 망쳤어.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엘리베이터 옆에 위치한, 위를 가리키는 화살표가 그려진 버튼을 누르고선 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내려오기까지를 기다렸다. 고개를 살짝 숙이니 보이는 마카롱의 달달한 자태는 이 묘한 찝찝함을 완벽하게 없애주지는 못했으나, 식욕은 돋워주었다. 여주는 윤기가 이미 해두었을 저녁 식사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며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크으... 평소보다 분량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뒤에 장면 잘려서 2화로 미뤄진 건 안비밀...ㅎㅎㅎ)


제가요 여기다 꽤나 많은 떡밥(?)을 숨겨뒀거든요 사실 오늘 못 쓴 그 장면까지 합쳐야 진짜 이 화에 많은 떡밥을 던져두었다 할 수 있지만... 다음에 확인하는 걸로 (ㅋㅋㅋㅋㅋ)


이제 여러분들이 할 일은? 아직 사건은 안 일어났으니까... 저 `남자`에 대해 추리하는 거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캐스트를 다시 보고 와야겠죠 근데 내가 봐도 거기에 내 주저리가 좀 많더라... ㅋㅋㅋㅋㅋㅋ


+ 전화한 상대 밝힌 이유는 어차피 그렇게 전화해서 그런 말 할 사람 석진이 뿐이니까.. 뭐... 갑자기 대기업 후계자인 남준이가 전화를 할 리는 없잖아요..?? 아 롤모델에 대한 환상이 깨진 태형이는 저럴 수도 있겠다..!!










표/속지나 문의는
navilove211골뱅이naver.com 으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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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삼색강냥이  15일 전  
 케이님 대박입니다ㅜㅜ 이제 확인한 저를 몹시 치세요ㅜㅜ

 삼색강냥이님께 댓글 로또 1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Cherry_Blossom  16일 전  
 진짜 이 작품 제 최애작 리스트에 올라갈 것 같아요♥♥♥ 넘 꿀잼♥♥

 답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