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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부자 일곱에 의사 하나 12 - W.하준
부자 일곱에 의사 하나 12 - W.하준



부자 일곱에 의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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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지 않다. 날도 별로고, 몸 상태도 별로고. 별채에 누워있었던 것 같은데, 눈 떠보니까 정호석의 방이었다. 벌써 이틀 째 누워있었는데도 열이 안 떨어진다. 목소리도 쩍쩍 갈라져서는 듣기 존나 싫다. 스트레스 때문에 첩첩산중이다, 아주.


"은 선생, 이따 약 먹으려면 이것 좀 먹어요."

"…… 걸레 빤 물로 지은 죽인가요?"


"…… 아직 먹지도 않고서는."


전정국이 갖다준 죽이 왜 이런지는 나도 모른다. 거무튀튀한 게…… 무슨 일 년 안 빤 걸레를 열심히 빨아서 죽으로 지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무슨 버섯이 한가득 들어간 것도 아니고, 그냥 닭만 넣어서 한 닭죽인데 죽이 왜 이래. 그래도 맛은 뭐 나쁘지 않았다.


"먹어줄만은 하니까 표정 좀 펴요."

"…… 진짜요?"

"먹을 거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은 아녜요."


간이 침대에 앉아서 휴대폰을 켜는 전정국을 보고는 한시름 덜었다. 풀 죽은 강아지 새끼 마냥 서 있길래 칭찬 한 마기 해 주고 말지. 죽을 얼른 먹어 치우고 약을 먹고서는 다시 돌아누웠다. 할 일 없음 냅다 잠이나 자는 거지 뭐.


"또 자게요?"

"그럼 뭐하라고요."

"거실로 나와요, 에어컨도 약하게 틀어놔서 안 추울 거에요."

"다들 감기 걸리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마스크 끼고 나와요."


마침 심심해 뒤지려던 시점인데 잘됐네요. 전정국이 건네주는 마스크를 끼니까 안 그래도 막히는 코에 숨이 좀 답답하긴 했는데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뭐야, 인간들 다 집에 있으면서 아침 인사도 안 오고. 진짜 인류애 다 뒤졌다 이거야.



"살아 계셨네요?"

"여전히 입만 살아 계시구요."


누워있던 민윤기가 잘도 씨부린다. 마스크로 둔갑하고 나온 나를 쳐다보더니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소파 위에 앉으라며 툭툭치는 바람에 별 말 없이 가서 앉았다.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 약을 처먹어서 그런가 금방 잠이 온다. 아니, 이러니까 맨날 자는 거 같잖아.


"은 선생 또 자네, 또."

"잠깐 생각의 시간을 가진 거에요."

"그 놈의 시간은……."

"저 이제 반백수라 시간 많거든요."

"얼굴이 시뻘겋네. 홍당무에요?"

"열나서 그렇거든요, 옮아보실래요?"


"………."


아, 그리고 요즘엔 김태형하고 어색해 뒤질 것 같다. 그 때 서로한테 윽박지르고 난 후부터 말도 잘 안 걸게 되는 매직이 찾아왔다고나 할까. 그래도 사는 데 지장은 없었으므로 잘 지내고 있다.


"근데 요즘엔 왜 다들 출근 안 하세요. 이젠 아예 백수로 나앉기로 결정하신건가."

"백수로 나앉으면 은 선생한테 월급 주겠어요?"

"…… 농담이잖아요."


농담을 모르는 이 귀한 집 자식들은 서민의 조크를 모른다. 진짜 센스도 없고 도대체 있는 게 뭐야……. 티비에서 나오는 먹방에 왜 요즘에 유튜브가 티비에서 나오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김남준의 소행이란다. 유튜브를 볼 거면 혼자 휴대폰으로 처 보던가.


"아니 꼭 텔레비전으로 대리만족 할 이유가……."

"우리도 오늘 저녁에 마라탕 시켜 먹을래요?"

"저 마라 안 좋아하는데요."

"형, 시키자. 그거."

"…… 김태형."


"돈은 낼테니까 시키자고, 마라탕."


저 새끼가……. 미간을 찌푸리던 김석진이 이내 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왜 또 나를 쳐다보세요, 김석진아.


"미안해요. 저녁메뉴는 따로 죽 시켜줄……."

"됐어요. 아플 때 마라로 땀 한 번 쭉 빼고 뒤지지 뭐."

"………."

"내가 마라탕을 왜 안 좋아하는 줄은 알아요?"

"………."

"애새끼들 하는 편식같은 게 아니라요, 새우 때문입니다. 예? 마라탕 집 중에서 새우나 갑각류로 육수 내는 집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모른대."

"………."

"속재료는 알고 드셔야죠. 어떤 날에 갑자기 알레르기 와서 콱, 뒤지시면 어쩌려고."

"김태형, 빨리 사과 안 해?"

"…… 내가 왜."


"아직까지 대가리 어린 티 내겠다는 거야?"


분위기가 싸하게 굳어가길래 이 착한 누님이 몸소 풀어준다 치고 유튜브에 집중했다. 맛있게도 잘 처먹는 유튜버를 보자하니 갑자기 수박이 먹고 싶네. 수박이랑 얼음 갈아서 주스 한 잔 만들어 먹음 좋을 거 같은데. 저 철옹성 같은 인간들이 그런 걸 허락해줄 리도 없고. 기분은 나쁘고 이 씨발이다.


"아, 기분 나쁘네."

"………."

"제가 싫어하는 마라탕 시키셔서 오늘 오랜만에 얼큰하게 단체로 땀 좀 내자구요."

"………."

"원하시던 거 아니에요?"


이러다가 오늘 저녁에 당장 청부살인 당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지만, 에라 모르겠다. 곧 뒤질 거 하고싶은 거 다 하고 뒤지겠다는 나의 굳은 다짐을 말릴 사람이 어디있어. 내가 이 세상 제일 미친 관종인데.


"전정국 씨."

"…… 네."

"아까 만들었다던 그 걸레 빤 물 죽 있잖아요."

"아 그거 걸레 빤 물 아니라니까요."

"아, 아무튼 그 거무튀튀한 죽. 남았어요?"

"조금? 한 끼 식사용 정도요."

"그럼 됐어요. 오늘 점심은 그거 먹을테니까 알아서들 시켜 드세요."


"안 돼, 그거 먹음 날도 더운데 하루 종일 힘 없어서 날도 더운데 축축 처져. 너만 힘들 걸."

"안 죽어, 어짜피 집 안에서 움직이는 것도 별로 없는데 뭐가 처져. 입맛도 없어, 별로."


민윤기가 안고있던 쿠션을 뺏어와서 무릎에 두고 턱을 괴어 티비 채널을 돌렸다. 민윤기가 왜 뺏어가냐며 성을 좀 내긴 했지만, 이제 그 쯤은 그냥 고양이 하악질이라고 생각하고 넘겨주겠다. 귀여운 고양이 민윤기라고 하면 좀 어울리려나.


"십 분만 쓸게요."

"…… 여기가 쿠션 대여점도 아니고."

"아니 근데 별채는 도대체 언제 고쳐요?"

"별채 폐쇄할 건데요."

"아, 요즘에 귀를 안 팔더니 헛소리가 들리네."

"별채 고치려면 아예 허물고 다시 지어야 해요. 말했다시피 가족들이 지내던 공간이라 부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안전 때문에라도 폐쇄하기로 했어요."

"…… 나 계속 쟤랑 같이 자라고요?"


"야, 헛소리하지 마. 내가 너랑 같이 자 주는 거지."


진짜 둘 다 헛소리냐며 쳐다보는 김석진의 말에 둘 다 합죽이가 됐다. 그럼 내쫓을 거냐는 말에 하나 둘씩 터지기 시작했다. 아 물론, 고고하게 귀에 에어팟을 꼽고 계시는 김태형만 빼면 말이다.


"아니, 그게 그렇게 웃긴 말인가……."

"우리는 고용인에게 그렇게 매몰차지 않아요. 아, 간만에 엄청 웃었네."

"그럼 나 거실 주는 거에요? 그건 좀 신난다."

"…… 그건 너무 파격적 제안이라."

"아, 그럼 나 어디서 자요!"

"이 층에 태형이 옆 방을 비워놨어요. 원래 게스트 룸으로 쓰던 곳이라 깨끗하게끔 청소해 놨으니까 짐 그쪽으로 옮겨요. 옮기는 건 짐이 호석이 방에 있으니까 방 주인이 도와주고."

"…… 이 층씩이나요?"

"고소공포증 있다고 들은 바가 없는데. 있어도 공포를 느낄만한 층고가 아니……."

"갑자기 계속 정호석이랑 자고 싶어졌어요."

"거 봐. 내가 자 주는 거라니까."


어, 그래. 넌 좀 아가리를 닫을 필요성이 있어. 정호석에게 으르렁대니 김석진이 살며시 웃었다. 웃을 거면 대놓고 웃던가. 왜 비웃는 것처럼 웃어서 사람 오해하게 만드냐고. 그나저나, 요즘엔 진짜 뭐 일이 없다.


"근데, 요즘엔 일이 없네요. 프로파일 주시는 것두 없고. 세상이 잠잠한가 보죠?"

"………."

"아, 아니지. 이 세상이 조용할리가."


"………."

"내일이 어머니 아버지 기일이에요. 외출 허락 사유는 충분하게 댔죠?"

"…… 두 분 기일이 같네요."

"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돌아가셨으니까요. 내일 한꺼번에 뵙고 오려고요."

"………."

"저 사실 엄청 불효녀라 자주 못 가거든요. 우리 엄마 아빤 나한테 별로 좋은 기억을 남긴 사람은 아니지만."

"………."

"그래도 엄마 아빠라고 대학 등록금 몰래 모으고 있었더라고요."

"………."

"한 번 쯤은 가야죠."


내 부모는 늘 바빴다. 초등학교 입학식에도 바빠, 운동회에도 바빠, 심지어 졸업식에도 바빠. 항상 혼자였고 하루에 부모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없어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출근 준비하는 부모를 한 세월 바라본 적이 있었다. 원래 사람을 잊을 땐 목소리부터 잊는다던데. 정말 목소리도, 뭣도 기억이 나는 게 쥐뿔도 없다. 생각나는 김에 가물가물한 얼굴 한 번 찾아보러 정호석의 방에 들어가서 가방에 있던 사진 한 장을 꺼내왔다. 너도나도 얼굴 한 번 보겠다고 달려드는 꼴이 무슨 유치원 교사로 취직한 느낌이었다.


"헐, 어린 은 선생 너무 귀엽다."

"전 지금도 귀여운데요."


"와 이게 뭐야. 이걸 웃어야 해?"

"민망하니까 웃어요."

"다른 사진은요, 더 보고 싶은데."

"없어요. 알다시피 사진 짝어줄 사람도 없었어서."


가족 사진도 이거 하나가 다예요. 무슨 내가 존나 불쌍한 사람처럼 됐는데, 사실 틀린 말은 아니잖아? 좀 불쌍하긴 했지, 것도 어린 나이에.


"이거 찍었던 때가 언제더라. 엄마 아빠가 맨날 바쁘다고 하고 내팽겨쳐놓고서는 갑자기 어느 날 급하게 사진관에 데려가서 이거 찍고는 사진 하나 손에 쥐여주더라고요."

"………."

"그 땐 어린 마음에 졸업식도 안 왔으면서 무슨 사진이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었어요. 주위 쪽팔린 줄 모르고."

"………."

"그래도 졸업식엔 좀 와주지, 싶었는데……. 그냥 우리 부모는 사는 게 힘들었나봐요.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도 사채를 그렇게 끌어다쓰고선……."

"………."

"어느 날 갑자기 홀연히 사라졌어요. 나중에 알게 된 건데 그 사채업자들한테 잡혀 죽은 거래요. 그 때가 언제였더라, 중학교 입학 한 달 전이었나."

"………."

"중학교 때 수학여행 갈 돈도 없고 해서 겸사겸사 정원 외 관리자 신청도 했었던 거고……."


"………."

"뭐야, 왜 울려고 해요. 나 그렇게 불쌍한 사람은 아녜요."

"………."

"내가 그렇게 생각하면 나 진짜 불쌍해지니까."


김남준의 어깨를 두 번 정도 토닥거렸다. 아, 울 엄마 얼굴은 엄청 어린데 손에 주름 봐. 얼마나 고생에 고생을 했으면. 요즘에서야 생각나는 게 있는데, 엄마 아빠는 좀 젊은 편이었다. 얼굴도 엄청 예쁘장했었고……. 손만 이렇게 못나게 트고 상처난 걸 보면 꼭 마음이 아팠다.









꼭 슬픈 날은 이렇게 빨리 온다. 열이 가라앉기는 했지만 아직 미열이 나를 괴롭히는 오늘은 유일하게 외출을 허락받은 날이었기 때문에 단정하게 옷을 입고 나왔다.


"저기……. 댁들은 부모님들 다 살아계신데 왜 본인 부모님 산소 가는 것처럼 입었어요."

"이왕이면 악덕 고용주로는 안 찍히려고요."

"이미 나한테 찍혔는데요, 뭘."


갑시다, 얼른. 김석진이 가자며 문을 열길래 모기 들어온다며 핀잔을 한 번 줬다. 그나저나 안 따라올 거 같더니, 용케 김태형도 옷을 입고 나섰다.


"김태형 씨는 완전 울 엄마 아빠한테 찍히시겠네요."

"………."

"내가 다 일러 바칠 거거든요."


"그러시든지, 말든지."


하여튼, 얄미워서 뒤지겠다. 공교롭게도 차로 얼마 걸리지 않은 거리에 위치해 있는 산소는 언제나 그랬듯이 풀이 덥숙히게 자라있었다. 내가 이렇게 무심했구나. 그래도 날 키워보자고 청춘을 바친 이들에게 내가 너무나도 못난 외동 딸이구나."


"엄마, 안녕. 아빠도 안녕. 근데 아빤 좀 미워 죽겠어서 별로 안녕 안하고 싶어."

"………."

"엄마 나 의사 관뒀어. 면허도 한 번에 따서 엄마 아빠 덕인 줄 알고 엄청 운명이라고 와서 신나했었는데 고작 팔 년 만에 내가 이렇게 쉽게 관둬버렸다."

"………."

"뒤엔 사윗감 고르라는 게 아니라고 내 고용주. 돈 엄청 많이 준다. 근데 좀 정의로워. 못된 사람들 열심히 잡으러 다녀, 나. 이러니까 무슨 영화 하나 찍는 거 같은데."

"………."

"아, 시간 빠르다. 엄마랑 아빠 살아계셨음 올해 딱 쉰 셋이네."

"………."

"아빠 미안해. 오늘은 아빠가 눈에 별로 안 들어와. 우리 엄마가 너무 불쌍한 거 있지. 스물 넷에 시집와서 스물 다섯에 애 가져서 얼마나 힘들었어……. 그 무게 내가 잘 모르지만 나 때문이잖아."

"………."

"없는 살림에 나 낳아서 아등바등 살아보겠다고 참 진짜로…… 안 해도 될 고생 하고 살았네."

"………."

"울 엄마 이렇게 예쁜데 내가 다 망쳤네."

"………."

"미안, 엄마."

"………."

"미안하니까, 그러니까 꿈에 한 번만 나와주라."

"………."

"이제 그럴 때도 됐잖아. 나 아직도 미운 자식이야, 엄마한테?"


"………."

"나만 좋은 사람들 만나서 시원한 에어컨 밑에 있으니까 숨이 턱턱 막혀."


맨날 집에 안 들어와서 살아 생전 얼굴보려고 새벽에 일어나던 딸을 기억하던 당신들이 죽기 하루 전에 허겁지겁 날 사진관에 데려가 마지막 유품으로 통장과 사진을 남겨준 건 내게 사형선고였다. 나는 죽을 둣이 아팠고, 그 아픔에 주위에서 날아오는 손가락질에 찔릴 틈이 없었다.


"내가 왜 엄마 아빠 앞에만 오면 이렇게 애가 되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

"일 년에 한 번 와서 부리는 어리광 받아주면 안 될까……."

"………."

"하소연 할 곳이 없더라고, 세상에 나 혼자라. 내 청춘을 바쳤던 내 직업도, 내 행복과 파멸이 담겼던 그 곳도 하루 아침에 이렇게 날아가고 내가 어디다가 이 마음을 털어놔. 그치."


오늘의 나는 단단하다고 믿지만 나는 사실 단단한 척 하는 어린아이 일지도. 당신들이 남기고 간 나는 여전히 그 어린 아이로 남아 당신이 죽어서까지 어리광을 부리는 나를 용서해줬으면.


"나 학교에서 교과서 잡는 대신에 검정고시 시험지를 잡고 살았고, 애들 점심 시간에 급식 다 먹고 운동장에서 산책하고 뛰어 놀 때 나이 속이고 알바 뛰다가 폐기되는 삼각김밥 훔쳐서 먹으면서 컸어, 엄마."

"………."

"뭐가 그렇게 급해서 사채를 끌어다 썼어. 나 없이도 잘 살 수 있는데 나 낳아서 왜 그랬어……."


오늘 당신이 참 원망스럽다. 다 보는 앞에서 이렇게 추하게 울 수 밖에 없게 하는 당신들이 너무 짜증나고 화가 나게 만든다. 차라리 다 떼어놓고 혼자 올 걸. 옆으로 다가온 정호석이 어깨를 한 번 어루어 만져줬다. 무슨 의민지 아는데, 전혀 위로가 안 돼.


"엄만 내가 이렇게 살 거 빤히 아는데 왜 낳았어……."


"은 선생님."

"나 죽을 거 같아."

"………."

"하루하루 살고는 있는데, 전혀 안 괜찮아."

"………."

"하루는 자다가 그냥 갔으면 좋겠다고 빌어, 막."


당신이 나에게 떠맡기고 간 삶의 무게나 얼마나 큰지 모를 거다. 그걸 일곱도 절대 모르겠지. 이 밑바닥 같은 추악한 인생을 살아본 적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을 테니까. 정말 마음에 안 든다.


"…… 엄마 나 앞으로 자주 안 와."

"………."

"싫어, 이런 감정 낭비."

"………."

"열심히 살아도 보고 마음에 묻을게 근데,"

"………."

"나 언제 가도 가면 좀 안아주라."

"………."

"생각보다 내가 많이 지쳤더라고."


먼저 들어가요. 나 산책하다 들어갈게요. 아무도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그래, 그럼 그런거지. 산소를 빠져나와 바로 옆에 있는 굴다리를 한참 쳐다보다가 지하보도로 발을 뻗으니 내 앞으로 김태형이 나타난다. 뭐야."


"안 들어가고 뭐해요."

"날이 이렇게 더운데."

"………."


"혼자 어딜 가시려고요."

"어때요."

"…… 뭐가요."

"내 밑바닥까지 다 본 기분."


지금 기분에선 제일 추한 모습 안 보여주고 싶은 사람 앞에서 울고있다, 내가. 엄마 앞에서도 안 울었는데, 이제서야 다리에 힘이 풀린다. 급하게 받아낸 김태형이 무슨 소리냐며 나를 업었다.


"…… 업어달란 얘긴 아니었는데."

"산책하는 거 좋아해요?"

"가끔요. 시간 여유 있을 때, 기분 복잡할 때 정도."

"…… 그저께 일은 미안했어요."

"나도 유치했으니까 나도 사과할게요."

"………."

"질문 피하지 말아요. 어땠어요, 내가 밑바닥까지 보이니까."

"………."

"내가 추하죠. 이렇게 밑바닥에 있는 사람이에요, 내가."

"………."

"근데요, 나 버리지 말아요. 아무리 당신들이랑 너무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

"두 번이나 버려지는 건 너무 잔인하잖아요."

"버리지 않아요. 버리지 않을테니까,"

"………."


"그러니까 제발 울지 마, 은여주."


김태형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아, 미안. 진짜 미안해요. 미안하다면서도 어깨에서 고개를 안 떼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지만, 나를 버리지 말라니. 내가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그만큼이나 내가 간절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은 우리에게 훨씬 중요하고 큰 존재예요."

"………."

"그러니까 울지 말고 고개 들어요. 여기 저수지가 예쁘네. 이런 곳도 있음 진작에 와 볼 걸."


김태형이 나를 벤치에 내려 앉혔다. 볼에 흘러내린 눈물을 대충 닦고 고개를 드니 햇빛이 저수지 물에 반사되어 뜨겁게 눈에 닿았다. 아, 밝네. 남의 속도 모르고 참 밝고 예쁘다.


"아, 정원에다 연못이나 하나 만들까."

"돈 낭비."

"다 돈 낭비래."

"그건 진짜 돈 낭비……."

"저번에 내가 말하지 않았었나."

"………."


"당신 좋아하는 거 수백 개쯤은 가볍게 해 줄 정도는 된다고, 내가."


엄마가 참 좋아하겠다. 나를 이렇게나 생각해 주는 사람이 세상에 생겨났으니. 좋은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치만 믿어도 될 사람인지는 잘 알겠더라고, 김태형이라는 사람이.













































ⓒⓞⓜⓔⓝⓣ

원래 태형이랑 여주의 싸움을 좀 오래 끌어볼까 하다가 그러면 진짜 두들겨 맞을 거 같아서 찌통으로 끝냈습니다ㅋㅋㅋㅋㅋ 능력있는 남자 김태형 넘 좋죠 진짜 눈물만 납니다 이거에요ㅋㅋㅋㅋ 새로운 남주 후보가 한 삼 일 사이에 두 명은 늘은 거 같은데 러브라인 만들까 말까 고민하고 있어요 러브라인 잇는 거 넘 힘들고 쓰기도 어렵거든요 저 사실 러브라인 고자ㅋㅋㅋㅋㅋ

사실 요즘 제 글에 대한 프라이드가 많이 깨져서 조금 힘들어요 제가 글짓기를 너무 못하고 그에 대한 자존감이 너무 낮아져서 진짜 좀 눈물 찔찔인데 아 아무튼 괜찮습니다 저는 인싸니까요 학교 생활만 잘하면 됐지 뭐

개학 후의 생활 때문에 연재가 조건이 조금 힘들게 됐어요 일단 수요일에 학교가 끝나고 늘 가는 봉사가 끝나고 집에 오면 9시고 그 외의 평일 요일은 모두 학원을 돌리고 있는 실상이라서 버스 타고 집 가는 시간 밖에 정말 시간이 없거든요 아 제가 기숙사를 들어갔어야 했는데 전국 연합 3합 8 이상 맞춰놓은 거 너무 무용지물이라 이겁니다ㅋㅋㅋㅋㅋ 아 암튼 하루에 하나는 기분 좋음 오고 그 외에는 이틀에 한 번 혹은 삼 일에 한 번 올 수 있을 거 같아요 정말 죄송합니다 가급적 자주 찾아뵈려고 노력할게요


11화 포인트 명단은 다음 화에 12화 포인트 명단과 함께 올라갑니다! 손가락 때문인 것도 있고 노트북이 먹통이 되어서 지금 답이 없습니다......ㅋㅋㅋㅋㅠㅠ 포인트 캡처가 불가능해서 우선적으로 다음 화에 함께 올리는 것으로 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음 화에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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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사월의인원  9일 전  
 여주과거 너무슬퍼ㅠ

 답글 0
  본더봉  9일 전  
 본더봉님께서 작가님에게 1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흔한덕질충  9일 전  
 너무 슬퍼서 울었어요...

 답글 0
  여노씌  11일 전  
 ㅠㅠ눈물 난다ㅠ

 여노씌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반류월  13일 전  
 어후 눈물난다...

 반류월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라희곤듀  15일 전  
 흐어어엉

 라희곤듀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다온르  15일 전  
 여주 하는 말이 다 눈물샘을 자극 시키네

 다온르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미미아미  16일 전  
 오늘도 저를 울리시는 작가님을 발견했네요 날 가져요 엉엉
 

 답글 0
   20일 전  
 흐엉ㅠㅠㅠㅠㅠㅠ

 답글 0
  jmjhjk  20일 전  
 아 눙물ㅠㅠ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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