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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작당글] 회상록 - W.엽서
[작당글] 회상록 - W.엽서




회상록[回想錄]

과거의 일을 회상하여 집필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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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존재는 여섯 개의 단어로 치부될 만큼 하찮았다. 그러나 언젠가는 사라져야했기에 여섯 개의 단어라도 남겨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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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록












환상[幻想]


현실적인 기초나 가능성이 없는 헛된 생각이나 공상



차가운 독방에 따스한 온기가 들어온다. 밝은 아침, 창문 사이로 조금이지만 내 삶의 이유였던 온기가 새어들어온다. 틈이라곤 보이지 않는 이곳에서, 느껴지지 않는 온기가 살결에 쓸려간다. 눈에 보이는 온기는 내 볼끝을 간질이곤 슬며시 다시 위로 올라간다. 나는 그 온기때문에 살고 있었는데, 형체따위 없는 온기 하나만을 붙잡고 웃음 지을 수 있었는데, 온기에게 나는, 그 흔한 온기가 필요한 사람 중 하나였나보다. 삶의 이유였던 온기는, 환상이 되어 내 곁에서 사라져갔다. 아니, 원래부터 환상이었다. 그저 내가 착각한 것이였다. 난 여전히 흐린 희망을 버리지 못했나보다. 꺼질 듯 말 듯한 불씨처럼, 희망이란 환상은 언제나 나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만들었다.










사람은 멍청하다 못해 한심하다. 그렇게 몇 십번을 무너졌고, 몇 백번 희망을 보았지만 그게 환상이란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사람은 전부 한심하구나, 하하. 나도 사람인 걸보니. 온기? 희망? 삶? 그딴 건 그것이 환상임을 알게 된 후에 사라져버린다. 왜? 왜? 차라리 떠날 때 까지 영원히 믿음으로 남아주지, 환상이라지만 그렇지않다고 말해주지. 환상이라고 그렇게 나를 절망 속에 몰아넣고서야 떠날 만 했던 걸까. 애초부터 이 독방에 창문 따윈 없었다. 찬기는 존재해도, 온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환상을 만든 건 나였다. 없는 창문을 만들어내, 헛된 온기를 느낀 건. 어차피 사라질 희망을 만든 건. 다시 한번 나를 무너지게 만든 건. 남탓을 하려해도 여긴 나 혼자 밖에 없었다. 그 사실이 나를 짓눌렀다. 좋을 때도 있겠지만, 이 독방에 혼자 남아봤자 뭘하겠냐고. 정작 필요할 때 내 곁에 아무도 없으면, 그게 누구든 무슨 상관인가. 내가 스스로 일어나 노력하려할 때, 그 때 등장해 이리저리 훈계하면 뭐하는가. 그 땐 이미 나는 그들이 필요없는데.










아무것도 없는 검은 벽에 그림을 그렸다. 손 끝이 벽의 날카로운 결에 쓸렸어도 계속 해서 선을 이어갔다. 완성... 한 그루의 나무였다. 사람 모양을 한 나무. 파릇한 초록색 잎에 든든한 갈색 기둥을 한, 내가 어떤 상태든 그게 언제든 내가 기댈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나무같은 사람. 흐렸던 그림이 사라졌다. 또 환상이었다. 그래, 그런 사람이 어딨어. 애초에 생각부터 환상이었다. 의지가 약해서 사람인건데. 나무같은 사람이 어디에 있겠어.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그래도... 꼭 한번, 꼭 한번 만나고 싶었는데. 또 환상이었네. 그래, 다 가짜고 거짓말이야.




환상이었다. 내 삶조차도.














환각[幻覺]

외부자극이 없는데도 마치 어떤 사물이 있는 거처럼 지각함



환각? 그게 뭔데? 뭔지 알아, 넌? 아... 그래, 이게 환각이구나. 내 앞에 있는 너. 그래... 내 앞에 있는, 아니 있는 줄 알았던 희망 네가. 네가 환각이었구나, 그랬구나.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게 보이는 게 환각인가. 아, 말도 안돼잖아. 다수가 안보이는 게 틀린 걸 수도 있어. 뭐? 다른 거라고? 그래, 학교에서야 그렇게 가르치겠지. 환각이 보이는 막을 씌워, 학교는 아름다운 세상만을 보여주는 곳인걸. 그러나 지금, 다수와 다르면 틀린거야. 매장 되어버릴 지도 몰라. 그러니까 환각따위 보면 안돼. 근데 보여버리고 말았는 걸. 어렴풋한 희망의 잔상이. 그래, 희망따위 다 환각이었다. 환각과 환상은 다르다. `없는 사물이 보인다`라고 간단히 비슷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환각과 환상은 전혀 다르다. 환상은 오직 희망의 갈구만으로 만들어진다. 희망에 대한 정신력, 집착력 등으로 시야가 완전히 그 집착에 잠식되어 버릴 때. 그 때 즈음 환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환각은 다르다. 어떤 자극이 없음에도 예기치 않고 나타난다. 환각은 눈의 이상으로 보인다. 아니, 눈의 이상이기 보다는 머리가 눈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심장이 원하는 것을 보이게 한다. 그러나 원하는 게 아닐 수도 있다. 머리에, 가슴에 가장 많은 여운이, 인상이 남는 것. 그런 형태를 토대로 눈의 능력이 가슴 속 여운을 이기지 못했을 때. 그럴 때 환각이 보인다. 희망이 보인다.











아아, 환각이구나... 나에게 희망따윈 환각이었다. 보이지 않는 어렴풋한 환각에 미간을 찌푸려버리고 말았다. 이러면 안돼는데, 환각인 걸 알면서도 자꾸 희망을 보려하고 있다. 본능적으로 보려 애쓰고있다. 이미 환각인 걸 아는데도, 그런데도... 난 여전히 희망을 원하고 있다. 갈구하고 있다. 그래, 그 희망이 환각이면 어떤가.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게, 이게 진실이라고 믿자. 그럴 수 밖에 없다. 지금 이 각막한 환상을 갈구하는 세계에서, 내가 원하는 건, 내가 믿을 수 있는 건... 나, 내 눈. 내 눈만 믿자. 그건 환각이 아니야. ...씨발, 환각이 아니래도 어쩔 수가 없잖아. 내겐 희망 따위 없는데. 그 사실 이미 아는데. 어떻게 부정하라는 거야. 환각이다, 내가 보는 이 세상의 아름다움 따위는. 애초에 이 빌어먹을 세상에 희망따위 있을리가 없잖아. 그래 너도 환각이구나. 이제 나를 떠나가렴. 커다란 희망을 공중에 그려보였다. 어느정도의 형태가 눈에 어렴풋이 보였다. 희미했지만 볼 수 있었다. 너무 원해서 보이는 걸까. 아님 너무 슬퍼서 보이는 걸까. 아니 둘 다 인가. 손을 그려진 희망 앞에 휘저었다. 흔들리던 잔상이 사라져갔다. 환각이었어. 그래도 또 보고싶다. 그렇게, 환각으로라도 보고싶으니까. 현실에선 보이지 않으니까.





거짓된 환각. 빚어내고 보니 내 인생이었다.











허황[虛荒]


헛되고 황당하며 미덥지 못하다




허황된 삶. 글쎄, 미덥지 못한 삶이라. 내가 그리 불신으로 가득 찼었나. 모든 게 허황되었음에 조금 허탈했다. 난 고작 허황된 인생을 살려고 존재하는 걸까. 모두 허황된 인생이라면 인간은 왜 굳이 살아야하지. 그러니까 분명히 있을거다. 존재할거다. 사람의 헛된 삶 중에서도 허황되지 않은, 아직 살아갈만한... 그런 인생의 조각이. 허황되었던 삶이 녹 쓸고 버려졌다. 허황된, 믿을 수 없거나 의심의 표적은 버려진다. 그것이 사람이든 인생이든. 의심으로 가득 찬 세상에 믿음은 필요하지만, 허황된 세상에 의심을 버릴 수도 없다. 무엇인가 텅 빈 느낌이 날 때. 쓸모없는 인생이라고 생각할 때. 그 때 허황은 더 커져만 간다. 분명 존재할 거다. 이 허황 가득한 인생에서 당신이 살아가는 이유인 마지막 귀퉁이가. 자신에겐 없는 것 같다고? 당신의 허황은 생각보다 더 넓다. 그러나 그 작은 조각은 허황의 반대편에 존재한다. 허황의 안에서만 존재한다면 조각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허황의 밖에서만 존재한다고 해도 찾을 수 없다. 죽을 만큼 아프고, 희망의 깨져버린 조각에 갈기갈기 나가떨어진 후 찾는 그 이유가 진짜 당신의 존재 이유가 되는 것이다.











아프지 않으면 정말 소중한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허황된 삶을 겪어보지 않으면 허황 밖의 조각에 눈이 가지 않는다. 허황된 삶은 당신의 존재를 작아지고, 희미하게 만든다. 허황의 벽은 생각보다 두꺼워서, 오래 아픔을 겪어보아야 밖에서 들리게 된다. 그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나 그것이 불운은 아니다. 자신에게 허황된 인생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 벽은 더욱 두꺼워져 당신의 소리를, 당신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절규의 노랫소리를 막아버린다. 허황속에서 찾아내어야한다. 그러나 꼭 찾아낼 필요는 없다. 강압적이고 의무인 건 아니다. 의무인 것은 허황을 살아가야 하는 것 하나로도 충분하다. 허황 속에서, 당신은 모든 것이 허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일하게 하나, 당신의 허황 속에서 진심이 담긴 것이 있다. `눈물` 오직 그것만이 허황이 아니다. 당신의 눈물은 아픔이 응고 되어 흐른다. 그러니 그것은 허황이 아니다. 모든 것이 허황일 수는 있겠지만, 허황이 아닌 하나가 존재한다.




인생은 허황일 수도 있으나, 존재는 허황이 아니다.












허무[虛無]



무가치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져 매우 허전하고 쓸쓸함




허무? 응, 허무하네. 아무것도 없는 것 같네. 곁에도 누군가 있고, 죽어서도 누군가 있을텐데. 근데 가슴 속 한켠이 텅 비어서 허무하네. 허무하다고 한탄해봐도, 나 정말 힘들다고 크게 외쳐봐도. 세상은 늘 나를 향해 욕을 퍼부어. 네가 뭐가 힘들다고. 네가 지금 힘들면 앞으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거냐고. 나 충분히 힘든데, 누구든 얼마나 힘들었는지 나는 관심없고 그냥 허무하고 아픈데. 이 세상이 얼마나 차갑고 아픈지 딱히 생각하기도 싫은데. 지금도 허무한데 더 아픈 걸 굳이 생각해야될까. 가끔, 진짜 뜬금없이 그럴 때가 있다. 뭔가 찡하고 간질간질한 느낌. 그럴 때면 어쩐지 감성에 잦아들고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기분이다. 죽고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걸 허무 하다고 하는 걸까. 사실은 잘 모르겠다. 허무하다는 거. 그냥 가끔 습관적으로 튀어나오기도 하다만, 그게 허무하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가슴이 진짜 너무 텅 빈것 같으면, 심장이 시리다 못해 아파온다. 그 때 마다 사람들은 애꿋은 심장 부근의 옷 부위를 쥐어 뜯는다. 심장의 허무를, 고통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다.











`허무`하다는 것이란, 매우 여린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강하고 사교적인 사람도, 소심하고 상처받는 사람도. 모두 느낄 수 있다. 허무하다라... 솔직히 생각도 잘 안난다. 허무하다는 게 어떤 느낌이었는지. 그냥, 그렇게만 기억한다. 빛 한 줄기가 희미하게 내리쬐는 독방에서 그 빛 한 줄기가 잡힐 듯 말 듯 잡히지 않는다. 그러면, 그러면... 나는 무언가를 빼앗긴다. 정신, 힘...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내 모든 것. 내 원동력. 전부 빼앗겨 사라진다. 나는 그렇게 기억한다. 나에게 허무하다는 건, 그렇게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사람은 허무 속에선 움직이지 못한다. 반 이상 확신에 차있고 당당해야 움직일 수 있다. 허무 속에서는, 모든 게 사라진다. 심지어 당신의 의식조차도. 지금이 허무함 속이라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걷고, 말하고, 움직인다면 그것이 아무 이유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강압적이든 자주적이든 의지가 있기에 움직이는 것이다. 당신의 희망은 매우 사소한, 간단한 것에서부터 나타난다.



허무는 그리 강한 것이 아니다.












후회[後悔]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





후회는 가벼운 것부터 삶에 관련된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늘 목적은 한 가지다.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잘못을 뉘우친다고 하지만 사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후회는 미련이고 집착이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미련이고, 과거에 대한 집착이다. 어느 때의 일을 되돌리고 싶어하는 후회도 많다. 후회란, 과거와 미래, 현재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굳이 있어야하는 것이다. 우리는 후회로서 과거를 생각하고 회상한다. 미래는 알 수 없다. 우리가 뭘 하고 있을지, 뭐가 되어 있을지. 미래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나중에`라는 단어를 귀 아프게 들으면서도 또다시 자신이 되새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야`라고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그저 쉽게 넘어가진 다면 그것은 후회가 아니다. 후회란 과거의 집착 속에서 오랫동안 생각하고 고통스러워하다가, 점점 그 사실을 잊어간다. 그러나 잊지 못하는, 잊을 수 없는 기억도 많다. 그런 기억은 후회의 여운이 더욱 길게 남는다. 후회? 자주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 깊은 후회는 사람의 생각을 거꾸로 흘러가게 만들어 상처를 낸다.












사람은 언제까지나 앞만 볼 수는 없다. 계속 달릴 수도 없고. 잠시 아름답진 않아도 주변을 둘러보며 멈춰서야 앞이 아니라 뒤를 볼 수 있게된다. 후회는 그런 것이다, 앞만 보며 달리던 사람이 잠시 쉬며 뒤를 돌아볼 때. 그런 여유가 있던 없던 무의식적으로 과거를 돌아볼 때. 후회는 그런 것이다. 후회는 때로, 자신이 힘들고 아플 때 나타난다. 그런 후회들은 깊은 자국을 남기고, 그것이 유지되어 자국이 벌어져가면 상처가, 그 후회의 상처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시간에 의해 곪아져버리면 흉터가 남는다. 그럼 거기에서 그치지 않은 후회는 시간덕에 그저 아물은 척이라도 했던 흉터에 다시 자국을 낸다. 후회는 다른 곳에도 자국을 쉽게 낸다. 그러나 절대 하나만 생기진 않는다. 그 자국이 2개가 생기든, 옛날, 후회의 흉터에 다시 자국이 남든. 흉터에 다시 자국이 생기는 현상을, 우리는 `또 생각나버렸다`라고 표현한다.












사람의 흉터는 생각보다 많다. 그것이 새로이 생겨난 것이든, 겹겹이 생겨난 후회이든. 후회는, 원초적인 것으로 돌아가 우리를 유혹한다. 정신적으로 자신이 그것을 갈망하는 때가 오면, 후회의 힘은 더 강해진다.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과거에 얽메여도 상관없지만 현재의 자신을 버려도 괜찮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필요한 일을 후회의 시간으로 바꾸어버리진 말자. 후회의 시간동안 사람들에겐 깊은 자국이 남고, 어떤 사람은 그 자국을 더 깊게 또 다른 사람은 그 자국을 메꾸어보려한다. 자국이 깊어지면 마음이 찢겨져 피가 나온다. 그렇게 오랫동안 짙게 깊어져버린 자국에서 나오는 피를 우리는, `눈물`이라 칭한다. 많은 사람이 후회의 자국을 없애보려고 하는데, 무작정 잊어보려고만 하면 흉터밖엔 되지 않는다. 자국을 없애려면, 감정이 없어야한다. 자국을 없애는 방법은 없다. 끝까지 흉터로 남아버린다. 계속해서 생각난다. 후회라는 감정을 모르는 것 이외에, 후회가 없는 이는 없다.



후회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희미[稀微]


분명하지 못하고 어렴풋하다






나의 존재가 희미하게 식어간다. 잘 보이지 않아 눈을 벅벅 비볐지만 여전히 선명히 보이는 건 없었다. 희미하게 눈을 뜨고, 일부러 감은 척 나의 존재를, 존재의 희미를 미간을 찡그리고 보며 부정해 보지만 매정하게도 나의 존재는 어렴풋이 사라져갔다. 잡아라도보려 잔상을 향해 주먹을 쥐어보지만, 매캐한 담배연기 마냥 진하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린다. 존재는 흩어지고 미련만 짙어진다. 점차 공기의 색과 닮아가는 나의 존재에 괜히 한 번 손을 휘저었다. 그래봤자 달라질 게 없는 거 알면서도. 희미하게 선만 남아 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나를 본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나를 본다. 손을 맞잡았다. 억지로 잡아진 척이라도 해야했다. 품 안 가득 껴안았다. 멍청이... 끝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가는 구나, 나란 아이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살게 된다면, 강압적인 삶이라도 조금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매일 웃고 있지만은 않더라도 늘 울고있지 않기를 바랬는데. 내게 남은 유일한 결정권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을. 내 마지막 카드를 사용해 본다. 붉은 색으로 빛나는 카드 하나를 `나`에게 쥐여준다. 자식, 더럽게 옅어졌네. 이젠 제대로 볼 수도 없게. 그래도 내 마지막은 나랑 있었으면 좋겠다. 카드에 베인 `내`가 카드와 같은 색으로 물들어간다. 이 순간 목구멍으로 흘러들어오는 마지막 침조차 따가운 담배연기같다.











있는 힘이고 없는 힘이고 다 써서 너를 마지막까지도 선명하게 만들어내어 본다. 일시적인 걸, 금방 다시 희미해 질 걸 알면서도 너를, 내 존재인 너를 조금이나마 또렷하게 빚어본다. 아주 조금, 정말 조금 선명해진 네가, 아니 내가 흐른 붉은 빛 액체를 손으로 훑는다. 다른 손으로 나를 살며시 안아준다. 그래 이거지, 이거였어. 이 때까지 항상 내가 사라지길, 희미해지길 바랬던 내가 이 순간 고통스러운 이유가 이게 없어서였어. 날 마지막까지 안아줄 사람. 내 붉은 액체까지 받아줄 사람. 수고했다고, 괜찮다고... 많이 아팠었다고 얘기해 줄 사람. 이젠 옅은 잔상만이 남은 내가 나를 향해 싱긋 웃어준다. 나도 피가 묻은 입술을 겨우 당겨보인다. 아마 넌 알겠지, 네가 희미해짐이 결코 내 탓이 아니라는 것을. 이 때까지 내 탓만 해왔으니, 내 존재가 희미해질 때까지 내 잘못만 있었으니 이젠 조금 이기적이어도 되겠지. 한번 쯤은 위로받아도 되겠지, 위로받는 그 순간이 내 마지막이어도 되겠지. 다른 사람이 아니어도 나만 괜찮으면 다 되는 거다. 그래, 나만 괜찮으면 누가 안괜찮든 나랑 뭔 상관이야. 적어도 지금은, 내 존재가 사라지는 순간인데.





존재는 희미해지다 사라졌다. 그러나 미련에 응고되어 다시 희미하게 그려졌다.















사실 8월 9일에 작당됐었는데,,
작당이 오류로 인해 취소되면서
영자님께 문의드린다고 늦게 올렸답니다ㅠㅠ



이 글의 제목은 ㅎㅎㅎㅎㅎㅎ으로 작당되었지만 수정 과정에서 회상록으로 바뀌었어요.
뒤늦게나마 작당글을 올려봅니다ㅜ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프롤로 뵐게요(ง˙∇˙)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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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고혹ㅤ  5일 전  
 작당 너무 축하드려요 ♡♡

 고혹ㅤ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4
  한울!유니버스  7일 전  
 작당축하드려요!!

 한울!유니버스님께 댓글 로또 2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EASTER  7일 전  
 작당 축하드려요!!

 EASTER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달듐  7일 전  
 작당 축하드려요! 건필하세요!

 달듐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입꾹  7일 전  
 아아 맞아요ㅜㅜ 그 글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 없더래니 여기 있었군요ㅜㅜ 작당 정말 축하드려요! 건필하세요♥

 입꾹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됴니듕이  7일 전  
 작당 축하드려요 건필하세요!!!

 답글 1
  강하루  7일 전  
 작당 축하드려요

 답글 1
  향월_*  7일 전  
 작당 축하드려요! 건필하세요

 답글 1
  유결정  7일 전  
 작당란에 없어서 놀랐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축하드리구 건팔하세요!!

 유결정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위온  7일 전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위온님께 댓글 로또 1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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