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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나의 여름에 존재하던 불가결은 이내 무지개가 되어 미소 짓습니다. - W.대일붕대
나의 여름에 존재하던 불가결은 이내 무지개가 되어 미소 짓습니다. - W.대일붕대

(BGM)
 
 
 
 
 
 
 
 
 
 
 
 
 
 
 
 
 
 
 
 
 
 
 
 
 
 
 
 
 
 
 
 
 
 
 
 
 
 
 
 
 
 
 

[ 나의 여름에 존재하던 불가결은 이내 무지개가 되어 미소 짓습니다. ]

 

 

 

 

 

 

 

 

 

 

 

 

 

 

 

 

 

 

 

 

 

 

 

 

 

 

 

새벽 한시. 비에 젖은 흙냄새가 비릿하게 코 끝을 맴돈다. 꿉꿉하게 피어오른 습한 공기는 두꺼운 땅껍질을 뚫고 나와, 살결을 스치는 모든 것에 깃든다. 암전 된 도시 위로 장대비가 기승을 치며 내린다. 기나긴 장마전선을 알리는 자연의 신호는 올해 유독 소란해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리고 이미 깨져 바스러진 밤잠을 다시 주워 담는다. 그도 얼마 못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불을 걷힌다. 온몸을 데우는 지독한 열병에 눈앞이 아득하다. 얼마 남지 않은 힘을 한 것 일그러 침대 옆에 놓인 탁상으로 손을 뻗는다. 힘겹게 팔을 몇 번 휘저으니 비스듬히 등을 돌려 서 있던 달력과 손끝이 맞닿았다. 겨우 잡힌 달력을 손에 들고 눈으로 날을 새기 시작한다. 아주 작은 의심을 완벽한 확신으로 돌리기 위함이다. 
 
 










"... 맞네, 오늘." 








태형이 그 애가 그토록 좋아했던 비가,   가장 슬피 울던 날.
3년 전 오늘. 








열이 가득 찬 숨을 길게 내쉰다. 바보같이 당일 몸이 주는 신호에 알아차려버렸다. 죄책이란 검붉은 감정이 순식간에 작은 몸뚱이를 집어삼킨다. 지끈이며 아파오는 머리가 사정없이 쿵쿵댄다. 그 고통에 한참을 눈살만 찌푸리다 이내 눈을 감는다. 힘없이 얹어진 손으로 얼굴을 쓸어 마른 세수를 한다. 눈가 주변으로 축축하게 새어 넘치는 눈물이 따갑다. 눈물로 흐릿해진 시야를 하느작거리며 느리게 껌뻑인다. 미안함과 설움이란 분리된 자가 감정에 모순된 웃음이 터지고 만다. 잘게 흐트러진 헛웃음은 그 끝 맛이 쓰다. 














"태형아... 김태형..." 










여름이란 계절을 가장 눈이 부시게 품던 아이.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다정한 빛을 냈으며,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푸른 향이 났더라. 바다 내음 비슷한 거였는데, 그보단 조금 더 향기로웠던 것 같다. 마치 장마 후에 높이 뜬 무지개 같은 아이였다. 그것도 아주 말간 바다 위로 뜨인 무지개. 참으로 예쁜 푸른색의 김태형은, 꼭 그런 애였다. 








이따금씩 양 볼에 스미던 눈물은 어느새 흐르고 넘쳐 온 사방을 뜨겁게 적신다. 얼굴이며 이불이며 가릴 것 없이 얼룩을 그려낸다. 어떻게든 잠을 청하면 내일이 오지 않을까. 저번처럼 응급실에서 눈을 뜨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어서 잠을 청해야겠다. 태형이 그 애가 제 숨을 하늘에 보낸 그날 새벽을 잊지 못하니까. 피 칠갑이 된 얼굴을 제 눈물로 씻어내면서도, 내 손을 꼭 붙잡고 억지로 미소를 짓던 태형이 그 애가 또 떠오를까 봐. 겁이 나는 거다. 






매년 돌아오는 칠월 십삼일 네시 사십오분.   나는 지독한 열병을 앓는다. 












속이 조악하게 울렁인다. 아무래도 몸이 이리 아프니 속도 정상적인 받쳐주기를 힘겨워한다. 비척이는 걸음을 겨우 부지하고 화장실로 걸음을 향한다. 신물이 나도록 모든 걸 게워내니 조금씩 제 안색을 찾았다. 퀭한 얼굴이 거울에 여과 없이 비치니 곧바로 고개를 떨군다. 세면대 서랍에 들어있는 얼마 안 남은 수면제를 두어 개 손에 쥐인다 그냥, 이 정도는 괜찮을 거 같아서. 주저 없이 입에 털어놓곤 텁텁하게 풍기는 약 냄새를 한 것 찡그린 미간으로 무마한다. 








다시 침대에 몸을 누인다. 얼마 자리를 비우지 않았는데도 금세 찬 공기가 온기를 앗아갔다. 아마 머리맡 위로 약간 틈이 벌어져 찬 바람을 들인 낡은 창의 소행이 분명했다. 곧바로 이를 닫고 다시 침상으로 시선을 닫는다. 웬일로 약발이 잘 드니 졸음이 금세 몰려온다. 차라리 잘 되었다. 나는 태형이 네가 마저 걷지 못한 오늘과 내일을 살아낼 거다. 평소와 다름없이 살아갈 거다. 너를 위해서라도, 여전히 살아야겠다. 그러기 위해선, 더없이 씩씩해져야만 한다.
 
 
 
 
그러니,  한 번만 더 웃어주면 안 될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네 미소, 내 꿈에 한 번만 더 

 
딱 한 번만.  
 
 
 
 
 
 
 
 
 
 
 
 
 
 
 
 
 
 
 
 
 
 
 
 
 
 
 

*
 
 
 
 
 
 
 
 
 
 
 
 
 
 
 
 
 
 
 
 
 
 
 
 
 
 

 
 




나 아주 특별한 시간을 선물 받았어. 



네가 너무 울지 않도록, 내가 웃으며 곁에 갈게. 


 
 
 
 
 
 
 
 
 
 
 
 
 
 
 
 
 
 
 
 
 
 
 
 
 
 
 
 
 
 
 
 
 
 
 
 
 
 
 
 
 
 
 
"..." 



참으로 이상한 꿈을 꾸었다. 드디어 웃는 그 애의 얼굴을 보았는데, 그럼 정말 웃을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아직도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웃으며 온다니, 그게 무슨 희망 고문이야. 피식 웃음이 난다. 그래도, 역시 예뻤다. 오랜만에 마주한 그 애의 웃는 얼굴은 여전히 화창하며, 또 맑았으므로. 




















"무슨 좋은 꿈이라도 꿨나봐." 





쿵. 





숨이 잠시 멎는다. 크게 뜨인 눈엔 어느새 눈물방울이 흥건하다. 잠시 위태롭게 매달리다 툭. 떨어지는 순간에 겨우 멈춘 숨을 다시 들이쉰다. 








아-. 






나 아직 꿈이구나. 아직 깨지 못하고 생생한 꿈을 꾸는 거야. 그때랑 똑같잖아. 노랗게 물들인 머리칼도, 희고 단정한 교복도, 무엇보다 말간 네 얼굴, 그날 그때 김태형 그대로야. 왜 이제야 나타나서,  나를 한없이 무너뜨려. 










"울지 마, 내일 예쁘게 웃으려면 얼굴 부으면 안 되잖아." 

- 울지 마, 내일 예쁘게 웃으려면 얼굴 부으면 안 되잖아. 





다시 한 번 



쿵. 





이건 반칙이다. 3년 전 오늘 네가 실려가던 구급차 안에서와 똑같은 말을 한다. 내 손을 꼭 붙잡고, 웃으며 나를 달래던 그 소리 그대로다. 정말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어서, 맥없이 목놓아 울어버린다. 






"미안해. 나라도 웃어보려 했는데. 울지 않기로 수백수천 번은 다짐하고 왔는데. 네가 이렇게 아프게 울면 나는 정말 어쩔 수가 없어, 여주야." 





태형이 슬프게 운다. 한없이 말간 얼굴에
 
 
결국 비가 내린다.  
 
 
 
 
 
 
 
 
 
 
 
 
 
 


 

"생일, 축하해."





태형이 너도 나도, 참 슬프게 운다. 











"그때 내가 너한테 달려가다 난 사고는 그냥 운명이었던 거야. 죽음이란 게 원래 그렇잖아. 부정하고 싶어도, 원망하고 싶어도, 그냥 그렇게 흘러가. 그리고, 이생과의 간극은 언젠가 맞닿아. 우리가 지금 함께 있는 것처럼. 꿈이 아니야. 꿈이 결코 아니야 여주야." 






눈물 범벅이 돼서는 계속해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수없이 닦아낸다. 눈가가 쓰리도록, 마를 세 없이 닦아낸다. 또렷하게 너를 내 눈에 담으려는 일말의 몸부림인 거다. 그런데, 어째 태형이 너도 같은 짓을 해. 







"그날, 네 생일 선물하고 같이 주려던 편지 있잖아. 가장 중요한 말이 빗물에 지워졌더라고. 근데, 정말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이라," 




머뭇거리며 연신 입술을 달싹인다. 고개를 푹 숙이고 여전히 따뜻한 손으로 힘없이 떨군 내 손을 다정히 어루만진다.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이렇게 내 곁에, 내 청춘에 있어줘서,"
 
"고맙고, 또 고마워." 







빗물에 흩어진 마지막 말. 그전 문단에 있던 글씨다. 아마, 내가 한참이나 보고 울었던 그 말. 삐뚤빼뚤 해선 차곡차곡 예쁘게도 수놓은 그 편지의 가장 아픈 손가락. 





"고백이라는 게, 아직도 많이 낯설어서, 고맙다는 말 밖에 못했어." 




 
얼굴에 소나기를 쏟고 다시 맑게 웃는다. 어째서 태형이 너는 매번 이렇게 예쁘게 웃어. 그래서 왜, 나를 이렇게 한없이 울려.  
 
 
 
 
 
 
 
 
 
 
 
 
 


 

 "좋아해 여주야." 
 

"내가 아주 많이 좋아해." 



 
 
 

이토록 밝은 웃음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너는 얼마나 예쁜 사람이길래, 이토록 밝은 웃음으로 내 심장을 내려앉게 해. 









네가 건넨 뻔하고 투박한 고백이, 나는 참 기쁘다. 덥석 너를 품에 안으니, 잠시 망설이며 방황하던 네 손이 이내 내 등을 아주 따스히 감싼다. 









마치 서로가 직감한 마지막이란 시간에 아낌없이 서로의 온기를 품는다. 아무것도 남지 않게, 더는 슬프지 않게.
 
 
 
 
황망한 마음에 태형이 그 애가 들어차니, 이제야 나는 천공에 무지개를 띄운다. 
 
 
 
 
 
 
 
 
 
 
 
 
 
 
 
 
 
 
 
 
 
 
 
 
 
 
 
 
 
 
 
 
 
 
 
 
 
 
 
 
 
 
 
 
 
 
 
 
 
 
 
 
 
 
 
 

나의 여름에 존재하던 불가결은 이내 무지개가 되어 미소 짓습니다. 

 

 

F I N .
 
 
 
 
 
 
 
 
 
 
 
 
 
 
 
 
 
 
 
 
 
 
 
 
 
 
 
 
 
 
 
 
 
 
 
 
 
 
 
 
 
 
 
 
 
 
 
 
 
 
 
 
 
 
 
 
 
 
 
 
 
 
 
 
 
 
 

 

작도 탈락본 수정 후 올립니다 :)

 

각성 실패로 울고 있지만

여러분은 늘 웃는 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어요 :)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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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임채일⚘  2일 전  
 아아.... 이분은 될분이야 저는 그것을 느꼈어요 진짜 글이 무슨 몰입도랑 가독성이 이리... ㅠㅠㅠㅠㅠㅠ 진짜 넘 감사합니다 이런 글을 볼 수 있다는 게 넘 제가 이런 글을 읽을 수 있단 게 ㅠㅠㅠㅠ 감동... 샘 존경합니다

 답글 2
  푸른주황ㅇ  6일 전  
 푸른주황ㅇ님께서 작가님에게 409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김류은.  8일 전  
 얼굴에 소나기를 내린다, 장마 후 높이 뜨는 무지개..
 진짜 붕대 님 묘사 대단하십니다.. 첫 문단 읽을 때에도
 제 눈 앞에서 비가 내리는 것처럼 생생했어요,
 묘사 정말 잘 하셔요ㅠㅠ♡♡

 답글 1
  기뭉  8일 전  
 붕대 님 묘사는 정말 하나하나 상상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오늘도 글 넘넘 잘 보고 갑니다❤️❤️❤️

 기뭉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강하루  8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1
  가식적  8일 전  
 가식적님께서 작가님에게 6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3
  가식적  8일 전  
 이게 작도 탈락글이요..????? 세상에 정말루... 조금더 일찍 뵈었을수도 있는데 아쉬워요ㅜㅜ... 이 글도 너무 좋고 항상 엄지척 들게 만드네요 나 뭐래니..

 가식적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2
  유결정  8일 전  
 헉 이게 작도 탈락글이라뇨...ㅠㅠㅠ 너무 좋아요ㅠㅠ

 유결정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