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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낭떠러지 - W.꽈
낭떠러지 - W.꽈






낭떠러지






누군가의 손에 의해 내 몸이 낭떠러지 안으로 밀렸다. 으아, 으아아악.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내 울음이 닿는 곳은 메마른 허공이었다. 깊게, 깊게, 더욱더 깊게 내 몸이 심연으로 떨어졌다. 땅에 닿는 느낌 없이 그렇게 한참이나 추락했다.






카메라 셔터를 미친 듯이 눌러댔다. 곳곳의 풍경이 사진에 담겼다. 예전에는 이런 사진들을 보면 어땠더라. 지금은 무덤덤하기만 했다. 꽤 근사하게 찍힌 것도 같은데, 음 마음속에서 감정이 부풀러 올라오지 않았다. 텅 빈 공허함만이 나의 가슴을 두껍게 얼리고 있을 뿐이었다.


언제쯤이더라, 감정을 버리게 된 게. 아마도 사랑을 포기한 즈음이었나? 응, 그래. 그쯤이겠다. 감정이란 하등 쓸모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 마음속 낭떠러지에서 퍼억 밀어버렸다. 감정이 부풀고 부풀어 나도 주체할 수 없게 되어 내린 최후의 방법이었다. 한동안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프고, 허무하고... 나중에는 그런 감정들마저 사그라들어 나는 한 개의 로봇이 되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흉내만 내는 로봇.


딱히 감정을 버린 것을 후회하진 않는다. 모든 일에 무감각해졌으나, 나의 이성만큼은 더욱 또렷이 사건들을 직면하고 해결해나가고 있었다. 가슴을 꽈악 채우던 감정들이 물밀 듯이 빠져나갔을 때, 그때는 일종의 후련함까지 느꼈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크게 일을 벌였나 생각하지만, 감정이 없는 삶도 나쁘지 않았다. 요즘은 공허함을 즐겼다.


한번은 감정을 버린 마음속 낭떠러지를 들여다봤다. 감정은 나올 기미도 보이지 않고, 기묘한 만족감에 입술 끝을 끌어올렸다. 어둡고 깊은 낭떠러지 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곳에도 공허함만이 그득히 차있을 뿐이었다. 뭔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나는 그것을 무시했다. 나중에야 내가 아직도 감정을 느낀다는 걸 깨달았다.


젠장, 젠장, 제기랄. 내 생각이 현실과 다르다는 건 꽤 기분 나쁜 일이었다. 아니, 머리 한쪽이 돌아버려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입에서 욕지기가 마구 튀어나왔다. 낭떠러지 바로 앞에 서니 내 머리 모든 곳이 망가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툭 튀어나오려는 감정을 다시 한번 낭떠러지에 떨어트렸다. 바람이 내 몸을 낭떠러지로 떠밀었다.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뜨겁진 않았다. 나는, 그냥 내 몸을 거센 바람에 맡겼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포근함에 미간을 좁히고선 허공을 둥둥 떠내려갔다.









나에게 낭떠러지란, 나의 유일한 안식처이며,
내 생의 마지막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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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군만듀쥬스  119일 전  
 맨마지맛 문장 뭔데 맴찢,,,¿

 군만듀쥬스님께 댓글 로또 2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하츠사  119일 전  
 짱이야 ㅜㅜ흙글ㅠㅠㅠㅠ

 하츠사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강하루  119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1
  위온  119일 전  
 위온님께서 작가님에게 66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어련  119일 전  
 어련님께서 작가님에게 51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어련  119일 전  
 감정을 버렸다는 게 꼭 모든 것에 지쳤다는 말 같아서 넘 안타까워요ㅠㅠㅠ 감정이란 것은 쓸모 없다고 하는 것도 그렇구요 결국 감정을 버린 낭떠러지에 감정마냥 자신도 추락한다는 게 인상적이에요 사라내요❤️❤️❤️

 답글 1
  JPP  119일 전  
 ♥♥

 JPP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armypsj  119일 전  
 글 좋아요

 답글 1
  움뾰_부계  119일 전  
 움뾰_부계님께서 작가님에게 115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소우주_01  119일 전  
 소우주_01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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