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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03. 하얀 그랜드 피아노 - W.순수우융
03. 하얀 그랜드 피아노 - W.순수우융


























"당분간 집에서는 내 옷 입고. 방은 어제 잤던 데 그냥 써. 니가 좋다는 그런 건 아니니까 헛생각은 하지말고."





"응, 아저씨... 아저씨 진짜 고마워요! 나 진짜 잘할게요!"





시끄러, 일어났으면 밥이나 먹지. 뭐하러 돌아다니냐, 따라와. 하고는 부엌으로 가는 아저씨의 어깨는 기억에 없어 동화책에서만 보던 듬직한 아빠의 등만큼 넓어보였다.





처음 아저씨의 뒤를 따라 부엌으로 가자, 드라마에서나 봤던 긴- 식탁이 놓여있었고, 아저씨는 자연스럽게 맨 윗자리, 그러니까 왕 자리에 앉았다. 조금 전 출근해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느라 보이지않던 아주머니께도 반쯤 꾸벅, 눈인사를 해 보였고, 나는 조용히 아저씨의 대각선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편하게 앉아. 앉고싶은대로."





어디를 편하게 앉건 아저씨의 시야 안인건 똑같으면서. 아저씨의 말에 괜찮아요, 슬쩍 웃어보이고는 의자를 당겨 앉았다. 곧 아주머니가 상을 차려왔고, 아저씨가 숟가락을 들자 그제서야 아주머니는 부엌에서 몸을 뺐다. 아저씨의 숟가락이 계란찜을 한 숟갈 뜰 때까지, 나는 아주머니처럼 손을 움직이지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아저씨의 기에 눌려 눈치를 뵜던 거겠지. 아저씨와 내가 밥을 먹을 사이 청소를 하던 아주머니는 청소가 끝나자 그만 가보겠다며 아저씨에게 인사를 하고선 나갔다.





주말동안 아저씨의 눈치를 봐 가며 돌아다녔던 집은 아직도 모든 곳을 둘러보지 못했다. 워낙 넓기도 넓었을 뿐더러, 내 움직임을 따라오는 아저씨의 눈빛도 조금은 눈치가 보여서. 내가 이렇게까지 소심하고 남들의 눈치를 신경쓰는 사람이었나- 할 정도로 나는 아저씨를 신경썼다. 월요일 아침이 되어서도 아저씨의 눈치를 보는 것을 멈추지 못해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간인 6시 30분에 눈을 떴다. 다시 잠을 자려 누웠지만, 잠도 오지않는데다 여기서는 아저씨때문에라도 제 시간에 학교를 가야할 것 같아 이불 속에 꾸물거리고있던 몸을 일으켜세웠다.





기지개를 피며 화장실로 들어가 씻고는 칫솔을 입에 물고 방으로 나와 휴대폰을 보자, 김태형에게 온 문자 하나. 웬일이야, 이 시간에 김태형이 잠을 안자고. 휴대폰을 손에 들고는 화장실로 다시 들어가 입의 거품을 헹궈내며 패턴을 풀었다.





[ㅇㅇㅇ 오늘 개교래]
[간만에 일찍 올 거라고 설치고있는 건 아니겠지 설마]





...어떻게 알았대. 거 참. 양치를 끝마치고 허탈한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침대에 몸을 던져 엎드려 누웠지만 한 번 깨버린 잠은 다시 잘 오지않았다. [ㅇ.] [암] 이라고 대충 답장을 해 주고선, 낮게 욕을 읊조리며 휴대폰을 보지만 휴대폰 속 카톡도, 페이스북도 아침에는 조용하기만 했다. 이러면 일찍 일어난 보람이 없잖아, 진짜.





넓은 침대에서 의미없이 몸을 뒹굴뒹굴 굴리고 있자, 문득 토요일 날 다 보지 못했던 집안 곳곳의 방들이 생각났다. 이제 거기 구경하면 되겠지. 다시 몸을 일으켜세우고선 조심스레 방문을 열고 나갔다. 그때 못 봤던 데가...아, 저기. 저번에 엄청 눈이 부셨던 것 같은데 분명 조명은 아니었어. 뭐였지? 그럼 거길 다시 보러가면 되겠네, 좋았어.





다시 복도를 걸어 커튼앞으로 향하자, 이번에도 낮게 새어나오는 빛이 언뜻 보아도 엄청 밝은 것 같아 미리 눈을 찌푸렸다. 그래도 아저씨가 일어나는 소리는 아직 들리지 않았고, 눈은 그 빛에 익숙해졌다. 눈이 부셔 꼭 감았던 눈을 슬며시 뜨자, 눈 앞에는 하얀 그랜드피아노 한 대가 빛을 받으며 놓여있다. 와, 진짜 예쁘다. 어릴 적 박지민을 위해 사준 작은 가정용 피아노가 마냥 부러워 몰래 치곤 했던 어린 내가 생각이 나서 반가움 반, 아픈 기억 반에 피아노 앞에 앉았다.





박지민은 치지도 않던 피아노였지만 내가 앉는 것은 그렇게도 싫어했던 박지민의 부모님에 밤마다 몰래몰래 건반 위에 손을 올려보는 것 만으로도 눈치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매달았던 나였는데. 이번에도 아저씨가 알게되면 나를 크게 혼낼까 겁이 나기도 했지만, 그런 걱정에 피아노를 뒤로 하기엔 커다란 그랜드피아노가 너무 예뻐서. 혼나면 죄송하다고 무릎이라도 꿇지, 뭐. 하는 마음에 건반 위에 조심스레 손을 올렸다.





엄지손가락에 힘을 줘 건반을 누르자, 어릴 적 치던 가정용 피아노와는 전혀다른 깊은 울림을 내는 음계에 어릴 때의 나로 돌아간 것 처럼 기억을 더듬어 짚이는 대로 건반 위의 손을 놀렸다. 기억이 나지않을 거라 생각했던 곡이 눈 앞에서 악보를 보고있는 것 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나, 통유리 속 공간이 이 곳과는 떨어진 공간인 것 처럼 피아노에만 집중하고선 손 끝에 신경을 쏟았다. 한참 내가 치는 피아노에 내가 심취해있었을 때, 누군가 오는 소리도 듣지 못하던 내 귓가에 커튼이 젖혀지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다. 뚝 끊겨버린 피아노 선율과, 놀라 커진 내 눈의 끝에는 아저씨가 서 있었다.





"어...아...아저씨? 일어났네요... 아직 이를 텐데."





아. 제가 깨웠겠네요... 혼자서 횡설수설, 결국은 어릴 때의 나처럼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너는 이 피아노 만지지 말라고 그랬잖아! 라며 소리를 치며 물티슈로 피아노 건반 구석구석을 다 닦고서야 박지민을 앉히던 박지민의 엄마. 그 모습이 아저씨의 얼굴에 겹치는 것만 같아 고개는 더욱 바닥과 가까워졌다.







"니가 쳤냐."





푹 숙인 고개를 들지못하고 작게나마 고개를 주억거렸다. 어떡하지... 여기서 나가라고 하거나, 그러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 엄청 혼내겠지...? 왜 멋대로 집을 돌아다니고 아무거나 건드리냐고. 아, 그게 아니라 사과부터 해야하나...





"죄...죄송해요! 아침부터 시끄럽게 해서... 아..아니, 제 멋대로 집에 있는 피아노를 치는 바람에... 이제 멋대로 돌아다니지 않을게요! 저... 저 진짜 갈 데 없는 거 아시잖아요..."





사과조차도 횡설수설. 불안한 마음에 심장은 점점 빨리 뛰고, 바닥을 향한 눈동자는 갈 곳을 잃었다. 그러니 말이 헛나올 수 밖에. 나를 바라보는 아저씨의 눈빛이 느껴져 고개를 들기도 겁이 났다. 불안함에 손가락만 배배꼬며 아저씨가 입을 떼기를 기다리는데 일순간 풉, 하는 아저씨의 웃음소리. ㅎ...화났나...? 화났겠지...







"나 너 나가라고 안했어. 너 시끄럽다고 한 적도 없고."





네...네? 생각하고있던 아저씨가 할 말과 정작 아저씨가 뱉은 말은 너무 달라 깜짝놀라 아저씨를 바라보다, 또 다시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너 뭐 잘못한 거 있냐. 왜 자꾸 고개를 숙여."





"아니... 아저씨가 제 피아노 치는 소리에 깨셨잖아..."





그래서? 난 그걸로 화 내러 온 거 아닌데. 고개들어. 아저씨에 말에도 여전히 눈치를 보며 천천히 고개를 들자, 나에게 시선을 맞춰오는 아저씨의 눈빛에 눈을 둘 곳이 없어졌다.







"앞으로, 그 애물단지였던 피아노. 잘 좀 다뤄달라고. 그 이야기 하러 왔는데, 난. 그렇게 넘겨짚어버리면 내가 너무 나쁜 사람 같잖아, 아가."





입꼬리를 옅게 말아올리며 말하는 아저씨가 너무도 감사했다. 화를 내지않아 준 것이 고마운게 아니라, 내가 쳤던 피아노 건반을 미친듯이 물티슈로 닦아내지 않아준 것이, 내 손을 더럽다는 듯이 쳐다보지 않아준 것이 너무 고마웠다.





"사놓고 몇 번 치지도 않았어. 그냥 편하게 쳐. 그냥 인테리어 용이었지. 일어난 김에 밥이나 먹자. 일찍 눈 떴더니 배고프네."





커튼을 젖혀 앞서나가며 겁에 질린 나를 보지않고 앞서나가며 아무렇지않게 화제를 돌리는 아저씨. 그런 아저씨 덕에 불안에 덜덜 떨리기까지 하던 손을 진정시키고 아저씨와 식탁에 마주앉을 수 있었다.















---

















제가 말이죠, 많이 생각을 해봤거든요.



손팅문제때문에.




아무리 얘기해도 안들어주시고 그나마 제가 알고있는 몇몇분들만 손팅을 해주시네요. 제가 기본 4500~5000자로 잡고 글을 써요, 한 화에. 그게 가장 분량이 적당한 것 같아서 쓰고 있는데 절대 제 글이 짧다고는 생각을 안해봤어요.




제가 이 얘길 왜 하는지 궁금하시죠?






제가 손팅 제발 해달라고, 손팅수 작으면 연재텀 길어질거라고도 얘길했는데 씨알도 안먹히네요. 그럼 얘기를 바꿔야죠, 뭐. 분량 반으로 줄어들거에요. 오늘 13살 차이 올라오는 것 부터요. 그래서 오늘따라 짧은 게 느껴지실거에요. 그리고 이제 손팅 잘 할거에요란 말, 안 믿어요. 이정도면 많이 참았다고도 생각해요. 한두번도 아니고 이렇게 여러번 언급했으면. 물론 초심같지않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거에요. 처음엔 그저 봐주시기만해도 감사하다고, 그랬었는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들 하죠, 마냥 욕심만 부리는 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그 만큼의 성과가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여러분들이 해주실 수 있는데, 왜 안돼지., 내 글이 재미없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하면서 글도 쓰기 싫어져요.


중요한 것만 뽑아서 말씀드리자면,


오늘 부터 모든 작품 분량 줄어듭니다, 반으로.


손팅하시는 거 보고 분량 결정할거구요, 분량 정상적으로 쉽게 안 늘어날거에요. 정말 여러분이 하시기 나름이니 잘 판단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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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정꾸♡^ㅇ^  1일 전  
 인테리엌ㅋㅋㅋ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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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감주댕  10일 전  
 아니 하얀색 그랜드가 인테리어용이라니...808
 저좀 주세요ㅠㅠㅜ

 답글 0
  윤기는깹짱  10일 전  
 재밌어요!! 조금은 설레기도 하고요!!

 윤기는깹짱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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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전  
 .....아가라니요.....(심쿵사)

 답글 0
  효리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  10일 전  
 꺄

 답글 0
  민슈태0328  10일 전  
 ㅇ..ㅇ...아가..아..아가..크윽 넘 설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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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윤기는민애옹  10일 전  
 작가님 힘내세요!!

 답글 0
  민윤기는민애옹  10일 전  
 작가님 힘내세요!!

 답글 0
  민윤기는민애옹  10일 전  
 작가님 힘내세요!!

 답글 0
  융기나는망개  10일 전  
 피아노...// 그거 하나에 이렇게 설렐 수 있나여?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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