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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김태형] 거짓말 일곱, 고백 하나. -번외 - W.w.몽환
[김태형] 거짓말 일곱, 고백 하나. -번외 - W.w.몽환



거짓말 일곱, 고백 하나. 본편


이 글은 내용이 이어지는 번외편이므로 본편을 꼭 먼저 보셔야 이해가 되니 본편을 먼저 봐주세요!





거짓말 일곱, 고백 하나. -번외

w.몽환











"야! 김태형 그 신입생 여신이랑 헤어졌다는데? 너 알았어?"




내 마음을 감출 수밖에 없었던 너의 아픈 고백 이후 한 달이 지났을까, 얼마 가지 않아 너의 이별 소식이 들려왔다. 요즘 너를 피하다시피 했더니 통 얼굴을 보질 못해서 니 소식을 도리어 다른 친구에게 듣게 된 내가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들썩이자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하긴, 김태형 너에 대한 거라면 내가 모르는 게 없었으니까. 너에 대한 내 마음이 확실시 해진 이후로는 널 마주하는 게 쉽지 않아 등교도 혼자 하고 먼저 연락도 하지 않게 됐다. 이렇게 너와 멀어지는 걸까 한 번씩 두려운 마음이 들었지만 나에겐 다른 방법이 없었다. 니 얼굴만 봐도 좋아한다는 고백이 튀어나와 버릴 만큼 내 마음이 커져 감당이 되질 않았으니까.


처음엔 투덜대던 너도 시간이 지나자 나중에는 굳이 먼저 나를 찾지 않았다. 여자친구와 사이가 좋아 꽁냥꽁냥 하나보다 했더니 헤어졌단다. 사람을 쉽게 사귀지도 헤어지지도 않는 니가 고작 한 달 남짓한 기간만에 헤어졌다고 하니 조금 궁금하긴 하더라. 너한테 연락을 해볼까 하다가 갑자기 연락을 하려니 그것도 어색해 핸드폰만 만지작댔다. 참 10년 동안 지내면서 연락하는 게 어색하기도 처음이네.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교복도 갈아입지 않고 침대에 털썩 누웠다. 해야 할 일도 없는데 해야 할 일이 밀려있는 기분. 한숨만 푹푹 내쉬다 핸드폰을 켜 개인 블로그에 들어갔다. 한 번씩 말하지 못한 속마음을 적는 나만의 공간에 얼마 전 올린 글을 클릭했다.


거짓말 일곱, 고백 하나.
너에게 하지 못한 내 이야기.


말도 못 해보고 차인 마음을 위로하며 쓴 글이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나 좀 불쌍하네. 그땐 진짜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는데 사람 마음이 참 잔인하고 간사하지. 너한테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얘기를 들은 이후로 절망 끝에서 허우적대던 마음이 니 이별 소식에 괜스레 안심이 됐다면 나 진짜 너무 나쁜 년인 건가. 이런 내 마음을 알면 니가 정떨어져 할까.


근데 김태형 본 게 언제였더라. 생각해보니 엊그제 체육시간에 운동장에서 잠깐 본 게 마지막이다. 그마저도 눈을 피해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보지도 못했네.


아- 김태형 보고 싶다.
그 뻔질나게 잘난 얼굴 보고 싶다고.


머릿속에 온통 니 생각뿐이니 새하얀 천장에 니 얼굴이 구름처럼 둥둥 떠다닌다.


이거 김태형 금단 현상인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정신이 나갈 것 같을 땐 정신이 확 들게 매운 걸 먹어야지.


시뻘건 떡볶이가 담긴 봉지를 들고 슬리퍼 질질 끌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왼쪽 엉덩이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에 진동이 느껴졌다. 화면에 뜬 갑작스러운 이름에 당황해서 받지도 못하고 걸어가는데 우리 집 담장 앞에서 핸드폰을 귀에 가져다 대고 서있는 녀석. 김태형이다.


아, 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눈이 마주쳐버렸다. 떡볶이가 든 파란 봉지를 스윽 뒤춤에 숨기며 쭈볏쭈볏 다가서자, 요즘 얼굴 보기 힘들다? 평소와 똑같은 말투로 니가 말했다. 뭐라고 해야 하지. 어색하지 않게... 뭐라고... 떠, 떡볶이 먹을래???


아... 김여주 등신...






"이거 왜 저번보다 더 맵냐..."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30분 전까지만 해도 김태형 보고 싶다고 아련하게 눈물지었던 것 같은데 지금 내 방바닥에 사이좋게 앉아서 김태형이랑 떡볶이 먹고 있는 거 실화냐.


그간 내 행동에 대해 무슨 말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이놈은 별다른 말도 없다. 물어봐도 곤란하지만 너무 아무렇지 않으니 이거 좀 서운한데? 나는 떡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는데 냠냠 잘만 먹는 게 어쩐지 얄미워졌다.


매운 거 잘 못 먹는 애가 오늘따라 왜 이리 잘 먹어.






"야 너 헤어졌다며."



"어."



"왜?"



"걔가 너랑 놀지 말래."



"뭔 소리야."



"몰라."



"걔가 나랑 놀지 말라고 해서 헤어졌다고?"



"걔가 떡볶이 먹고 싶다고 하는데 먹기 싫더라고."



"그래서 헤어졌다고?"



"매운 거 싫어."





그러니까 나랑 놀지 말라는 그 애가 떡볶이를 좋아하는데 같이 먹기가 싫었다는 거지. 그래, 넌 매운 걸 잘 못 먹으니까. 그럴 수 있지. 근데 매운 거 싫다는 니가 지금 열심히 먹고 있는 게 떡볶이고. 그치?






"그냥 이유를 말하기 싫다고 해. 이 쌍쌍바 같은 놈아."






수수께끼 같은 놈의 대답에 빡친 내가 격한 말을 뱉자 피식- 웃는 김태형.






"이제 김여주 같네."





그 미소에 또 설레는 내가 싫다. 쑥스러워진 마음을 티 내고 싶지 않아 괜히 휴지를 던지며 소스 묻은 입술이나 닦으라며 틱틱댔다. 휴지로 입술을 톡톡 두드려 닦더니 핸드폰을 하는 니 모습을 보며 포크로 떡볶이를 쿡쿡 찔러댔다. 무슨 연락인지 살짝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두드리는 너를 보며 잠시 뜸 들이다 말했다. 그 애가 왜 날 나쁘게 얘기했는지 알 것 같았다. 니가 고백받는 걸 싫어한다는 치사한 거짓말을 했다는 건 너도 이미 들어서 알고 있겠지.





"내가 먼저 거짓말한 거 맞아. 걔 입장에선 기분 나빴을 거야."



"왜 거짓말 했는데?"






널 좋아하니까.







"그냥, 장난친 건데."



"장난이라고?"



"어... 그냥 장난."





핸드폰만 보며 답하던 니가 장난이라던 내 말에 살짝 고개를 들어 눈썹을 찡그렸다. 아, 장난이라는 건 좀 너무했나. 순간 뭐라고 해야 하나 머리를 굴리는데,






"나 좋아한다는 게 장난이었어?"



"... 뭐?"



"이제 거짓말 여덟 개네."






챙강- 들고 있던 포크를 떨어뜨렸다.


당황스러운 김태형의 말에 아무 말도 못 하고 입술만 달싹이는데 조금 뒤 바닥에 놓여있던 핸드폰이 띠링 울렸다. 핸드폰을 쳐다보고 다시 앞에 있는 김태형을 보자 자신의 핸드폰을 내게 보이며 살짝 흔들어 보인다. 더듬더듬 핸드폰을 들어 켜자 블로그 댓글 알림이 와있다. 얼마 전 올린 내 글에 새로 달린 댓글이었다.






 김태형

안녕하세요 남자 주인공 김태형인데요. 우선 글 잘 읽었습니다. 글 내용과 같이 제가 매력이 넘쳐흐르는 건 사실이네요. 근데요 몇 가지 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데 수정해 주실 수 있나요? 제가 눈치가 없는 편인 건 맞는데요. 10년간 한 번도 생일을 잊지 않는 미친 기억력에 겨울엔 매일 핫팩을 챙기는 따스하다 못해 뜨거운 정성, 무서운 건 질색하면서 매년 공포영화 도장 깨기 하는 용기와 다음날 배탈 예약된 떡볶이를 같이 먹어주는 패기를 가진 남자가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요? 그걸 그냥 친구여 서라고만 생각하는 눈치 꽝이 누구한테 눈치가 없다는 거죠? 중학교 3학년 때 고백하려 불러냈더니 웬 사내놈이랑 와서는 첫 남자친구라며 자랑하던 장면은 아직도 저한테 충격으로 남아있는데 저더러 더럽게 눈치 없다니 좀 서럽네요. 거기다 자기 엉덩이에 왕점이 있다고 킥킥대는 여자애가 설마 날 좋아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날 남자로 안 보는구나 확신만 했습니다. 한 번씩 올라오는 마음 억눌러가며 겨우 친구로 지내면서 마음 정리하려고 나 좋다는 다른 사람 만나보려 했더니 이렇게 무정한 남자로 만들어 버리다뇨. 나에 대해서 다 아는척하더니 정작 제일 중요한 건 모르고 있었네요. 뭐 나도 이번엔 진짜 몰랐으니까 쌤쌤하죠. 근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저 같은 남자를 10년 동안 옆에 두고 이제서야 반한 건 반성하세요. (아 참, 이거 번외 편 써주실 거죠?)


2019.7.12. 18:13







6시 13분. 방금 달린 글이다.
조금 전 계속 핸드폰만 하던 게 이거였어?






"이거... 뭐야? 너 어떻게..."



"어떻게 알았냐고? 너 작년에 친구랑 싸웠을 때, 부모님한테 서운했을 때, 털어놓고 싶은 얘기 블로그에 쓴다고 했잖아. 기억 안 나지?"



"허... 너 이거 언제 본 건데?"



"며칠 됐어. 3일? 4일? 니가 요즘 평소랑 다르길래 혹시나 하고 들어가봤는데 이야... 이런 이야기가 있을지 상상도 못했지."





능글맞은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니가 심각한 표정의 나를 힐끗 보더니 다시 자세를 고쳐잡았다.





"근데 왜 아무 말 안 했어?"



"시간이 필요했어."



"... 무슨 시간?"



"10년 친구 떠나보낼 마음 정리의 시간."



"무슨 뜻인데 그거?"



"진짜 누가 누구한테 눈치가 없다는 건지."



"빨리 말해..."



"아까 내가 떡볶이 그렇게 먹은 거 보면 모르겠냐? 입술에 감각이 없다 지금."







혼잣말 같은 한숨 섞인 말로 중얼거리는 너의 팔을 살짝 움켜쥐었다.






"이제 거짓말 안해도 된다고 둔탱아."






그러더니 자신의 팔을 움켜쥔 내 손을 잡더니 자신의 쪽으로 살짝 당겼다.






"늦게 알아서 미안해. 대신 말로는 내가 먼저 할게."






가까워진 얼굴에 놀라 멈칫하자 달달하고 매콤한 향과 함께 떨리는 볼에 닿았다 떨어지는 부드러운 감촉.







"좋아해 김여주."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귓가를 스치는 고백 하나.











fin.








――――――――――――――――――――――――――


몽환입니다.
본편에 블로그와 방빙에서 안타깝다며 후기나 연재글을 원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번외편을 올리게 됐어요. 몸이 안좋았어서 번외편이 늦었습니다.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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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빌보드갔진  3일 전  
 글 잘보구 가용!

 빌보드갔진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강하루  3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1
  일차님  3일 전  
 필력 짱짱 이에요ㅠㅠ

 답글 1
  *메리칭구*  3일 전  
 글이 너무 예뻐요ㅠㅠ

 *메리칭구*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_파르페❤  3일 전  
 오아 진짜 번외편 너무 좋아요 !! ❤

 _파르페❤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