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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100+1 자축] 시간은 기억을 걷는다. - W.향월
[100+1 자축] 시간은 기억을 걷는다. - W.향월

 
 
시간은 기억을 걷는다.
 
 



©2019 향월. All rights reserved.

 

 

 




1.

 

 



시간은 가차없이 흐른다. 기억도 똑같다.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게 일상이다. 시간을 멈추면 기억이 잊혀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을까? 그 것도 알지 못한다. 시간을 멈춘 걸 경험해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난 시간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시간은 자연의 순리니까. 누구도 관여할 수 없는 것이 시간이다.

 



"여주야."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도, 언젠가는 잊혀지겠지. 그 생각을 하니 슬퍼지긴 했다.

 



"응."

 


 

"넌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

 



어느 날, 넌 내게 이런 질문을 했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냐는 질문을.

 



"그건 왜?"

 



"내가 지금 시간에 관련된 책을 읽고 있거든. 넌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계속 생각해오던 것이다. 시간을 멈춘다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은 해왔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결론을 내린 적이 없는 물음이었다. 하지만 질문에 답하기 위해 결론을 내려야 했다. 난 말야. 시간이..안 멈췄으면 좋겠어.

 



"아니. 시간이 멈추지 않았으면 해."

 



"시간을 멈추면, 시간이 멈춘 그 순간을 나만 기억하니까."

 



그건 좀 외롭잖아. 생각만 해도 쓸쓸함이 느껴지는 내 말에 그는 미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내 머리를 헝클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읽고 있는 책을 나에게 보여주겠다고 했다. 왠지 기대된다. 시간이 관련된 책이라는 것에.

 



"나중에, 너한테도 이 책 보여줄게."

 



"너가 지금 읽고 있는 책?"

 


 

"어."

 



그럼 나 기다린다? 아마 재밌을거야. 꽤 흥미로운 내용이거든.

 

 




2.

 



"국아, 오늘도 그 책 읽어?"

 



"응."

 



"책 제목이 뭐야? 제목이라도 알려줘."

 



"시간은 기억을 걷는다."

 




시간은 기억을 걷는다. 특이한 제목이었다. 머릿속에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그런 제목이었다. 한번 읽어보고 싶었지만 너가 다 읽고 나서 줄 때까지 기다려보려고 한다. 차마 책 내용을 볼 수 없어 힐끔 쳐다보았다. 고개 한번 돌아보지 않고 집중해서 읽는 걸 보니 방해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너가 집중할 수 있게 소파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물을 마시기 위해 찻장에서 컵을 꺼내려는 순간 컵이 내 손에서 떨어졌다. 이제 깨지겠지 싶어 눈을 질끈 감았을까, 컵이 깨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조심해야지. 다칠 뻔했잖아."

 



언제 온 건지 내가 떨어뜨린 컵을 잡아 다시 찻장에 넣는 정국이었다. 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으니까.

 



"어떻게..알았어?"

 



"잠깐 책 좀 덮고 옆을 봤는데 너가 없어서, 혹시나 해서 뛰어온 거야."

 




다행이었다.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서. 너가 와준 게 안심이 되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자리로 돌아가자 너는 나에게 책을 건넸다. 다 읽었으니 내가 읽어도 된다면서. 정말 내가 이 책을 받아도 되는 걸까. 조심스럽게 너에게서 책을 건네 받았다.

 



"이거 읽어. 나 다 읽었으니까."

 



"국아, 진짜지?"

 



"당연하..지."

 



기쁜 마음에 한 손에 책을 꽉 쥐고 너의 품에 안겼다. 그냥 너를 안아주고 싶었다. 너가 굳어 있는 게 느껴져 슬쩍 몸을 빼려고 했다. 하지만 제자리였다. 무슨 일인가 하고 고개를 숙이자 날 안고 있는 너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넌 귓가에 속삭였다.

 



"이대로만 있고 싶다."

 



"국아.."

 



"다른 건 필요없으니까 이렇게..잠시만 이러고 있을게."

 



오늘따라 너의 목소리가, 유난히도 슬퍼 보였다. 눈물을 머금은 듯.

 

 




3.

 

 




"어디 가?"

 



모처럼 너와 함께 산책을 나왔는데, 얼마 가지 않아 자리를 뜨려는 너의 모습이 보였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

 



"돌아가야 해. 많이 늦어버렸어."

 



"그게..무슨.."

 



말이 끝남과 동시에 너의 뒤로 하얀 빛을 뿜어내며 돌아가는 시계가 보였다. 그 시계를 향해 손을 뻗는 너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너의 손끝이 시계에 닿자마자 시계의 바늘은 멈추었다. 멈추었던 시곗바늘은 다시 너의 손이 닿자 어딘가로 빨려가듯 사라졌다. 지금..내가 뭘 본 거지. 방금..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그리고 넌 당황하고 있는 나를 향해 말했다.

 



"난 시간을 멈출 수 있어. 말 그대로 시간의 주인이지."

 



"시간의 주인이면, 왜 나를.."

 



"너는 시간이 멈추지 않기를 바라는 유일한 사람이었으니까."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시간을 지나쳤지만 그런 말을 한 사람은 너밖에 없더라."

 



당장 눈 앞에 시간의 주인이 있었다. 시간의 주인이라는 사람이 단지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나의 친구로 있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허탈하기도 했다. 어차피 떠날 거면서, 잊을 거면서 왜 내 친구로 있었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말하려니 나오지 않았다.

 


 

"날 원망해도 좋아.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고 원망도 하기 마련이니까."

 



"..원망 같은 거 안 해. 그걸 왜 해."

 



"난 좋았어. 너만 생각하면 행복했던 기억만 떠올라서 미워할 수도 없어."

 



떠나더라도 상관없었다. 그저 너가 나를 기억해준다면, 내가 너를 기억한다면.

 

 



"시간은 기억을 걷는다. 이 책은 제목부터 틀렸어. 내용은 재밌었지만."

 



"시간은 기억에 의존하지 않아. 기억이 시간에 의존하는 거지."

 



"기억이 시간을 걷는 것처럼. 그렇게 기억도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거야."

 



"..국아.."

 



"너도 언젠가는 나를 잊게 될 거고 내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할 거야."

 



아냐. 그럴 리가 없어. 난 어떻게든 너를 기억할 거야. 그럴 거야, 국아.

 


 

"잊혀가는 기억을 애써 붙잡으려고 하지 마. 시간의 흐름을 방해하는 건 순리에 어긋나니까."

 




그 말을 끝으로 빛과 함께 점점 사라져가는 널 어리석게도 붙잡으려고 했다. 시간의 주인을, 시간을 멈출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전정국..!!"

 



그렇게 시간의 주인이었던 너는 떠나버렸다. 나에게 그리움과 원망이라는 큰 숙제를 남기고.

 

 




/ 시간은 기억을 걷는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난 여전히 과거의 기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도 내 몸과 머리는 그 날을 기억한다. 그 중에서 단 하나. 그 날에 함께 있던 사람의 이름만 제외하고 말이다. 전..뭐였더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항상 그 애를 국아.라고 불렀기에 어쩌면 생각이 나지 않는 것도 당연했다. 국아..국아..내 이름을 불러주던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하다.

 



"..바보네."

 


이젠 잊을 때도 됐는데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눈을 뜨는 아침이 되면 너가 내 옆에서 환하게 웃고 있을까봐. 너에겐 나와의 만남이 그냥 스쳐지나가는 작은 인연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스쳐지나갈 수 없었던 소중한 인연이었다. 문득 너머로 너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수많은 말들 중 절대 잊지 못할 그 말.

 



`시간은 기억에 의존하지 않아. 기억이 시간에 의존하는 거지.`

 



`너도 언젠가는 날 잊게 될 거고 내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할 거야.`

 



그래. 국아. 너 말이 맞더라. 난 너의 이름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점점 널 잊어가는 중이야.

 



`잊혀가는 기억을 애써 붙잡으려고 하지 마. 시간의 흐름을 방해하는 건 순리에 어긋나니까.`

 



"널 잊는 게, 당연한 거야? 나는..어떻게든 널 기억하고 싶은데. 너무 잔인하잖아."

 



국아. 전에 내가 너한테 시간이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었지? 근데 지금은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 멈춘 시간 속에서 너의 이름을, 너라는 사람을 기억하고 싶어. 그 것조차 허락이 되지 않는 거야?

 


그 순간 머릿속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대답했다.

 



[나를 잊고 싶지 않아? 널 두고 떠났는데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지. 그래도 그 전까지 너를 기억하려고."

 


 

[전정국. 나를 기억해준다니 알려주고 갈게. 많이 보고 싶었어, 여주야.]

 



머릿속에 울려퍼지던 목소리가 사라졌다. 순식간이었지만 알 수 있었다.

 



"정..국아. 정국아."

 



국아, 너였구나. 너가 와줬구나. 나도..많이 보고 싶었어. 정국아.

 



다시 한번, 오늘처럼 널 만나게 된다면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어.

 

 



전정국. 너가 내 시간이었다고.

 



 

 

 

 

 

 

[100일 축하해주신 분들♡]















 

 

 

100일 축하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ㅠㅠ정말 많이 축하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해요♡♡

 

 

 

 


 

 

+)100일을 맞아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편지.

 

오랜만이네요, 달이들. 다들 잘 지내셨나요? 시험 보시느라 바쁘셨을 텐데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전 망한 지 오래지만ㅎ 시험도 끝났으니 휴재했던 글 조만간 올릴 것 같아요. 완결도 얼마 남지 않아서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100일은 어제였어도 아직까지 믿기지가 않아요. 50일을 챙긴 지 엊그제 같은데 100일이 된다는 게.

 

100일이 되었으니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걸 보시는 분도 안 보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말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전 글 쓰는 게 좋은 사람입니다. 예전부터 취미로 계속 글을 써왔어요. 이런 곳에서 글을 올린다는 생각도 하기 전에요. 그래서 전 이 곳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작가가 되고 나서 미련을 버렸어요. 손팅, 눈팅에 얽매이지 말자. 거기에 신경쓰다 보면 저만 힘들어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굳이 제 글을 읽으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글 읽는 건 자유니까. 앞으로 저는 계속 글을 쓸 겁니다. 제가 글을 못 쓸 상황이 오기 전까지요. 흔적에 상관하지 않고 제가 쓰고 싶은 글 쓰겠습니다. 계속 제 글을 봐주시는 분들, 이름 다 기억하고 있어요. 말만 못할 뿐이지. 저한테 글 잘 쓴다고 해주셨던 분, 제 글 정주행 한다고 말해주시는 분들, 제 글 좋다고 해주셨던 분들.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어요. 여러분이 없었다면 아마 전 향월이라는 이름으로 여러분 앞에 있을 수 없었을 거에요.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자축글이니 가볍게 훓고 넘어가주시면 될 것 같네요.ㅎ 달이들, 남은 하루 잘 마무리하셨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응원하고 사랑합니다:)

 

 

 

2019.07.12_하루 늦은 100일을 기념하며_향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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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ᅠᅠ늉ᅠᅠ  3일 전  
 축하하고 사랑한다 ~ ~ ~ ♡

 나ᅠᅠ늉ᅠᅠ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나ᅠᅠ늉ᅠᅠ  3일 전  
 나ᅠᅠ늉ᅠᅠ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네잎린  3일 전  
 네잎린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네잎린  3일 전  
 문아ㅠㅠ 100일 진짜젠짜 추가해애ㅠㅠ❤❤❤ 언제 100일된거야ㅠㅠ 사랑해ㅠㅠ❤❤

 답글 1
  강하루  3일 전  
 101일 축하드려요

 답글 1
  다소담  3일 전  
 축하드려요

 다소담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님연  3일 전  
 님연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님연  3일 전  
 으아ㅜㅜ 여기에 너무 여운이 남는 말들이 되게 많다 진짜 좋은 말들하고 중요한 말들이 많은 것 같따ㅜㅡㅜ♡♡ 글 넘넘 잘 읽었어!! 늦었지만 100일 축하행

 님연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또이장  3일 전  
 미쳤네.... 너도 금손이야.... 왜 나만 몰랐니.... 너 꼭 기다료 내가 선포 모아온다ㅜㅜㅜㅠ

 또이장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2
  정해애  3일 전  
 정해애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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