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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김석진] 그 선생의 속사정 - W.아프로던트
[김석진] 그 선생의 속사정 - W.아프로던트



최근들어 부쩍 김석진과 홍여주가 붙어다니는 횟수가 늘었다. 정호석은 사이가 좋지 않던 둘이 붙어다니는 것을 보고는 꽤나 수상쩍게 여겼지만 둘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탓에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김석진과 홍여주는 교내에서 사이가 좋지 않기로 유명했다. 같은 교과 과목 담당인데다가 시험 기간만 되면 수시로 만나는 사람들 치고는 둘의 사이가 굉장히 어색했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정호석이 가운데서 둘 사이를 중재해주긴 했지만 서로를 밀어내는 자석마냥 둘은 늘 멀어지기 일쑤였다. 그런 그 둘이 요근래는 급식을 같이 먹지를 않나, 허구한 날 붙어다니지를 않나. 오죽했으면 정호석이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게 아니냐며 우스갯 소리를 뱉었을 정도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석진과 홍여주의 사이는 남보다도 못한 사이였다. 서로가 서로를 싫어한다고 오해를 샀기 때문이었다. 김석진은 감정 표현에 한없이 서툰 남자였다. 특히나 그는 여자 앞에만 서면 더더욱 딱딱하게 굳는 버릇이 있었다. 김석진은 홍여주를 싫어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호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제 3자의 눈으로 봤을 땐 김석진이 홍여주를 무척 싫어하는 것으로 보였다.

홍여주는 항상 저만 마주치면 무섭게 표정이 굳는 김석진에게 꽤나 큰 억울함을 느꼈다. 김석진과 완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선생님들이 주변에 수두룩했지만 저만 김석진과 사이가 좋지 못한 것 같아 괜히 서운한 감정이 물 밀려오듯 밀려오기도 했다. 더군다나 주변에서도 석진 쌤이 널 싫어하는 게 아니냐며 지레 짐작을 하는 탓에 홍여주의 근심과 걱정은 날이 가면 갈수록 배로 늘어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석진과는 시험 기간만 되면 수시로 만남을 가져야 했다. 문제의 난이도는 어떻게 할지 부터 총 몇 문항을 낼지 까지. 전부 김석진과 상의를 해야 하는 탓이었다. 홍여주는 곤란한 눈치가 역력했지만 사적인 이유로 시험 출제를 때려치울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울며 겨자먹기로 비즈니스에 임해야만 했다.

김석진과 단 둘이 있는 교무실은 귀신이 지나가기라도 한 것마냥 늘 차가운 정적이 내려앉았다. 김석진은 나름대로 홍여주에게 말을 건다고 건다지만 김석진이 대부분 하는 말들은 늘 형식적인 것들 뿐이었다.


-혹시 커피 드십니까?
-아니요.


그 질문에 응하는 홍여주의 대답도 항상 단답이었다. 김석진은 정호석에게 늘 제 신세를 한탄했다. 홍여주가 자신을 싫어하는 게 분명하다는 내용이 10중 9할이었다. 정호석은 홍여주는 그럴 사람이 절대 아니라며 극구부인을 했지만 김석진이 마주한 홍여주의 대부분 모습은 늘 저를 노려본다거나 대화가 더 이상 이어질 수 없게 단답으로 일관하는 모습들이었다. 김석진의 고민거리에 정호석은 바람빠진 웃음소리를 냈다. 얼마 전 홍여주도 김석진이 자신을 싫어하는 게 분명하다며 저를 찾아왔었기 때문이었다.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던 정호석은 한참을 고민하는가 싶더니 대뜸 김석진의 손목을 부여잡았다. 직접 물어보는 게 어때요? 오해는 쌓아두었던 비밀들을 꺼내야지만 풀린다.

김석진은 시험 출제에 관한 문제로 총 세 번째 만남을 가질 때 홍여주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질문을 했다.


-홍쌤은 제가 싫으십니까?


뜬금없는 김석진의 질문에 오히려 눈에 띄게 당황한 건 홍여주였다.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묻는 물음치고는 상당히 모순적인 부분이 있었다. 홍여주가 김석진의 질문을 잠잠코 듣고 있다가 대뜸 억울한 어투로 반문을 했다. 김쌤도 제가 싫은 거 아니었어요? 그 질문에 김석진의 얼굴에는 황당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단 한 번도 홍여주를 싫어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김석진이 단호하게 고개를 젓자 홍여주가 큰 소리를 냈다. 그럼 대체 나한테 왜 그런 거예요?

김석진은 쌓였던 화가 폭탄마냥 터진 홍여주의 비명과도 비슷한 불만을 듣곤 그제서야 홍여주가 제게 보인 이상행동들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제 낯가림이 홍여주에게는 벽을 쳤다는 의미로 느껴졌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홍여주가 와다다 말을 뱉자 김석진이 손을 두어 번 꼼지락거리다 말문을 열었다. 싫어한 적 없습니다.



-오히려 좋았습니다.


그 선생의 속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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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예보라  1일 전  
 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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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7  1일 전  
 진짜 글 너무 잘 쓰세요 ㅜㅜㅜ 항상 열심히 챙겨보고 있습니다 !! 최고에여 ㅎ히히

 GT7님께 댓글 로또 1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_레아  2일 전  
 정말이지 던트님은......... 짝사랑에 공감가고 마지막 서로의 마음을 물었을때 감동받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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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빌런  3일 전  
 아 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요 이런 아직 어린

 김빌런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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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엙읽  3일 전  
 엄ㅁ머나ㅏ..

 엙읽님께 댓글 로또 1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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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새모찌  3일 전  
 와~~ 석진오빠 글이 많이 없었는데... 작가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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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태어사랑해  3일 전  
 엄훠

 태태어사랑해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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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ASTER  4일 전  
 오오 글 잘 보고가요

 EASTER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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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ckofafection  4일 전  
 귀여웧ㅎ흫

 lackofafection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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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티뽀짝태태  4일 전  
 크으ㅡ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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