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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특별한 소녀 - W.로즈쿼츠
특별한 소녀 - W.로즈쿼츠
특별한 소녀




글. 로즈쿼츠




오늘도 언니는 집을 나섰다. 뭐라 중얼거리며 집 밖으로 향했지만 나는 듣지 못했다. 항상 그래왔고 정말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언니가 특별한 말을 안 했다면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했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오늘도 언니가 내다 버리려고 했던 고장 난 헤드셋을 쓰고 더는 필요 없다며 나에게 준 배터리 없는 엠피쓰리를 연결해 마당으로 나갔다. 엄마가 나를 위해 만들어준 이곳에 앉아서 도화지를 펼치고 그림을 그려본다.



그림을 그리다 지루해지면 울타리 밖을 바라본다. 나는 2시부터 4시까지는 도로를 바라본다. 오늘은 2시간 동안 금색 자동차 1대와 하얀 자동차 6대, 검은 자동차 2대가 지나갔다. 어제 이 시간대보다 2대나 더 지나갔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냈다. 그리고 4시가 되면 마당 구석에 있는 나무 상자에서 인형을 꺼내서 논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옆집 소년이 걸어간다.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이었다. 그가 보이기 시작하자 헤드셋을 벗어두었다. 오늘도 옆집 소년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길래 나도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원래 손을 흔들고 가던 옆집 소년이 오늘은 내 쪽으로 다가왔다.


소년의 옷을 보니 언니도 매일 같은 옷을 입었는데 같은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언니가 옷에 김민지라고 쓰인 플라스틱을 달고 있는 것처럼 그에게도 이름이 쓰인 플라스틱이 달려있었다. 항상 궁금했는데 소년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그가 민윤기라는 멋진 이름을 가지고 있었구나.


"이름이 윤기구나... 이름 멋지다!"


그러자 그가 뭐라고 말한다. 뭐라는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뭐 하고 있냐고 묻는 것 같았다. 심심해서 인형 놀이를 한다고 하니까 뭐라 뭐라 말한다. 하지만 입 모양이 너무 빨라 알 수 없었다.


"미안한데 천천히 말해 줄 수 있어?"


그러자 그가 다시 말했다. 내 예상이 맞는다면 같이 놀자고 하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나에게 밖은 너무 위험했다. 나는 자동차가 울리는 경적을 포함한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나가지 못한다고 말을 했다. 그러자 우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때 언니가 저쪽에서 오고 있었다. 나와 윤기라는 옆집 소년을 발견했는지 빠르게 왔다.


"언니 왔어?"

언니는 수화로 뭐 하고 있었냐고 내게 물었다. 그래서 나는 옆집 소년이랑 말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 장면을 본 옆집 소년은 놀란 듯 했다. 오늘이 윤기와 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대화가 될 것 같았다. 내가 소리를 못 듣는다는 걸 알게 된 사람들은 대부분 나를 무시하며 떠나갔으니까.


언니와 옆집 소년이 이야기하고는 옆집 소년이 집으로 돌아갔다. 언니가 집에 들아가는 것을 보고 다시 헤드셋을 썼다. 옆집 소년은 나를 뭐라고 생각할지 두려웠다. 그리고 평범하지 못한 내가 증오스러웠다. 내가 평범하게 소리를 들었다면 평범하게 친구를 맺고 놀 수 있을 텐데.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소리를 못 듣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



오늘은 언니가 매일 입는 옷을 입지 않았다. 어제는 입고 나갔으니 오늘은 토요일이라는 뜻이었다. 언니가 메신저로 나에게 오늘 손님이 올 거라고 했다. 그리고 손님은 언니의 친구라고 했다. 나는 방에 있겠다고 메신저를 보냈다. 하지만 언니는 그 친구가 나를 본 적 있으니까 괜찮을 수도 있을 거라고 했다. 다빈이 언니나 석진이 오빠가 올 거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옷장에서 예쁜 옷을 꺼내입고 소파에 앉아있었더니 초인종이 울렸는지 인터폰의 화면이 비쳤다. 그러자 언니는 빠르게 나가서 친구를 데려왔다. 예상했었던 것과 다르게 언니의 친구는 옆집 소년이었다.



어찌 된 영문인가 했더니 옆집 소년이 핸드폰에 언니랑 같은 반이라고 써서 보여줬다. 그래서 나는 내가 이상하지 않냐고, 대부분 날 알고 나면 무시했다고 했더니 네가 아니라 그게 이상한 거라고 난 특별한 거라고 써서 보여주었다. 그리고 가방에서 엽서 하나를 꺼내서 나에게 주었다.


"윤기오빠인가... 재밌게 놀다가요!"


그렇게 말하고 방에 들어가려는데 언니가 나에게 핸드폰을 흔들었다. 핸드폰을 확인하라는 말임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며 방으로 들어가 핸드폰을 열었다. 언니가 보낸 긴 메신저를 보니 윤기 오빠와 언니에 대한 이야기였다.


언니는 항상 윤기 오빠네 집으로 놀러 가서 놀았다고 한다. 항상 윤기 오빠가 나를 보았다고 이야기하면 다른 이야기를 안 하고 동생이라고만 말했다고 한다. 어제 나랑 이야기하는 걸 보고나서 나에 대해 대강 이야기했더니 이제 나를 봤으니까 집에 놀러가도 되냐고 물었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데려왔다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오빠가 나를 피하진 않을거란 생각이 들어 조금 안심이 되었다.


엽서를 보니 짧은 쪽지가 쓰여있었다. 여주야 나랑도 친해지지 않을래? 라고만 적혀있었다. 정말 고마운 오빠의 모습에 나는 그대로 방을 나와서 오빠한테 가서 말했다.


"오빠 고마워요, 우리 친해져요!"


민주언니가 윤기 오빠한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 것 같았다. 그러자 오빠는 웃기만 했다. 그리고 오빠는 휴대폰을 건네주었고 우리는 번호를 주고받았다.


*


언니랑 놀다가 집에 간 오빠에게서 메신저가 왔다. 내가 말을 하고 말하는걸 알아들어서 처음엔 몰랐다고. 민주 언니가 내가 예뻐서 숨기는 줄 알았다고 했다. 내가 예전엔 소리를 들어서 그렇다는 건 굳이 말하지 않았다. 대신 소리를 못 들어서 불편할 텐데 친해지고 싶은 이유가 있냐고 물어보았다. 오빠는 나를 보고 친해지고 싶었는데 언니가 자기를 집에도 못 놀러 오게 해서 그렇지 원래도 나랑 친해지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오빠는 자신이 수화를 못 해서 걱정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정확한 입 모양과 빠르지 않은 속도면 알아듣는다고 했다. 워낙 숙련되어버린 것이니까.



*



또다시 월요일이 찾아왔다. 오늘은 주말처럼 옆집 오빠랑 메신저를 주고받을 수 없었다. 집에 굴러다니다 점심을 먹고 마당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오늘은 별 쓸모없는 헤드셋을 쓰지않았다.


그리고 2시에는 언제나처럼 집 앞 도로를 쳐다보았다. 오늘은 하얀 자동차 3대와 검은 자동차 1대, 회색 자동차 2대가 지나갔다. 하지만 어제랑 비교할 수 없었다. 저번 일요일에는 윤기 오빠랑 메신저를 주고받느라 도로를 쳐다보지 못했다.


주말에는 윤기 오빠랑 자주 메신저를 했다. 평일에도 드물게 가끔 메신저가 왔다. 윤기 오빠가 공부하기 싫다고 찡찡대기도 했고 친구들과 논다며 사진과 함께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면 나는 인형이나 나무와 사진을 찍어 보내거나, 나름대로 공부 중인 문제집을 펼쳐놓고 사진을 찍어 보냈다.


윤기 오빠랑 자주 연락하다보니 많이 친해졌다. 그리고 이제는 소리가 나지않는 헤드셋을 쓰지 않는다. 배터리가 없는 엠피쓰리는 서랍 깊숙히 엏어버렸다.





-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소녀 여주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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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대부분이 저를 잘 모를거에요
간략하게 소개를 하자면 2016년 4월에 작가가 되었으나 활동은 부족했던 로즈쿼츠라고 합니다.

스빙시절부터 활동 하면서 셉빙과 방탄빙의글을 쓰다 글을 오랬동안 쉬었어요. 그러다보니 감이 떨어져서 원래도 잘 쓰지 못했던게 더 형편없네요...ㅠㅠ

이글에 대해 조금 정리를 하자면 소리를 못듣는 소녀, 여주의 이야기에요. 사실 이글에서 헤드셋과 엠피쓰리가 좀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있어요. 다 설명하면 재미없으니 여기까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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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ᴍᴏᴍɪʟ  3일 전  
 ᴍᴏᴍɪʟ님께서 작가님에게 5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ᴍᴏᴍɪʟ  3일 전  
 잘보고가용

 답글 1
  강하루  5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1
  ㅅㅣㄱㅖ토ㄲㅣ_♡  5일 전  
 (つ˘◡˘)づ♥
 잘쓰시네여_♡

 답글 1
  030993_텔  5일 전  
 글 진짜 잘 쓰시네요! 잘 보고 가요!

 030993_텔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  5일 전  
 언니가 착하니까 여주가 잘 자란것같아서 보기좋네여ㅠ♡♡♡♡♡♡♡♡♡♡♡♡♡♡♡♡♡♡♡♡♡♡♡♡

 답글 1
  JPP  5일 전  
 ♥♥♥♥

 JPP님께 댓글 로또 2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