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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야수와 미녀 - W.설윤하
야수와 미녀 - W.설윤하











"선생님, 이쪽으로."



​"아, 네."



​ 나는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병실로 이동했다. 새하얀 병실에는 한 남자가 침대에 앉아있었다. 내가 그에게로 걸어가자 남자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 "또 왔네요? 이제 포기할 때 되지 않았나?"



​ 그가 물었다.






내 이름은 김여주.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나는 최연소로 정신과 전문의가 되었다. 얼굴도 괜찮은 편이고, 직업도 사회에서 촉망받는 직업인지라 사람들은 나를 보고 `완벽한 여자` 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병실에 들어와 있다. 눈앞의 이 남자는 김남준. 폭행죄 등을 저질렀지만 재판 과정 정신병이 있다고 판단해 1년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담당의는 김여주, 바로 나고.
처음 그를 만났을 때는 굉장히...... 뭐랄까.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이었다. 분노에 사로잡힌 미치광이. 아니, 야수. 그를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였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나에게 한 말이 있다.



​ `지금 나를 야수라고 생각하고 있죠?`



​ `아뇨. 그럴 리가요.`



​ `거짓말하지 마요. 표정에 다 써있으니깐. 당신은 아름다우니까...... 우리는 야수와 미녀네요.`



​ `미녀와 야수가 아니라요?`



​ `똑같으면 재미없으니까.`



​ 굉장히 인상깊었었다.






"이제 나 포기할 때 된 것 같은데. 나 맡은 의사들 중에 2달 넘게 하고 있는 건 당신뿐이에요."



​ 나는 그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간호사에게 지시했다.



​ "간호사님, 둘만 있게 잠시 자리를 비켜주시겠어요?"



​ 간호사는 나의 말을 따르기 위해 병실을 나갔다. 나는 그의 앞에 앉아 치료를 시작했다.






사실 정신과 치료라는 건 대단한 게 아니다. 그냥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낫게 해주는 것. 마음의 병을 고치는 게 내가 하는 일이었다.



​ "이제 남준 씨 이야기도 해 주지 않겠어요?"



​ 나는 그에게 수십 번이나 과거 이야기를 하게 했다. 과거를 알아야 정신병이 난 이유를 아니까. 하지만 2달간 그는 자신의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나는 그를 설득하기 위해 많은 말을 했지만, 그는 절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드디어 그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과거사를 털어놓았다. 정말 슬픈.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픈. 아주 슬픈 이야기.



그가 야수가 될 수밖에 없던 이야기를.



그가 한숨을 한 번 쉬더니 결심한 듯 말했다.



"제 아버지...... 아니,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싫은 사람이 절 이렇게 만들었어요. 그 사람은 술을 먹으시면 어머니와 제 여동생을 때리셨어요. 제가 학생일 때는 저도 맞았지만, 성인이 되고 난 후는 두려웠는지 제가 있을 때는 가족들을 건들지 않더군요.



하루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조금 늦게 들어갔는데, 어머니가 쓰러져 있는 걸 봤어요. 제 동생인 남연이는 그 사람에게 목이 졸리고 있었죠. 저도 모르게 의자를 들어 그 사람을 내리쳤고, 정신을 차려보니 제 손에는 붉은 피가 묻어있었어요. 그리고 경찰이 도착했어요. 나는 나 자신을 변호할 틈도 없이 그들에게 끌려갔어요.



그리고 그 다음 이야기는 말 안해도 아시겠죠. 매일 밤 꿈을 꿀 때면 그 사람이 나와요. 그리고 내 분노를 극대화시켜요. 난 내 자신이 점점 분노 때문에 사람에서 야수로 변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분노를 멈출 수가 없어요.
사람들은 나를 야수라고 해요. 자기 아버지를 죽일 뻔한 야수."



나는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결국 그는 아버지 때문에 이렇게까지 된 건가.



"...... 남준씨는 야수가 아니에요."



그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말없이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당신은 야수가 아니에요. 가족을 사랑했잖아요. 가족을 사랑해서, 그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한 거잖아요."



"그래도 전 사람을 죽일 뻔 했어요. 난...... 사람이 아니에요. 야수라고요."



"틀렸어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당신은 야수가 아니에요.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잖아요. 안 그래요?"



나는 그에게 싱긋 웃어보였다. 그는 잠시 눈을 크게 뜨고 날 바라보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 그때 처음으로 나는 그의 웃는 모습을 보았다.





그 뒤로 그는 치료를 받을 때마다 상태가 좋아지고 있었다. 더 이상 감정이 없는 차가운 사람이 아닌, 따뜻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1년간 진행된 그의 치료가 끝났다. 그의 남은 가족들은 그가 병원에 있을 동안 그의 무죄를 증명했지만, 폭행죄는 성립이 되기에 3년형을 받았다.



그리고 오늘은 그를 만난 지 4년째 되는 날이다.
이제 출소했겠지.
아마 새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나는 지하철역에서 나와 병원으로 걸어갔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을 때, 반대편에서 누군가 횡단보도를 건넜다.
...... 그였다. 나는 순간 멈춰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내 곁을 스쳐가며 속삭였다.



"오랜만이에요, 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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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강하루  98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ㅅㅣㄱㅖ토ㄲㅣ_♡  99일 전  
 ♥♥♥♥

 ㅅㅣㄱㅖ토ㄲㅣ_♡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EASTER  99일 전  
 글 잘 보고가요

 EASTER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JPP  99일 전  
 ♥♥♥♥♥10

 JPP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권여은  99일 전  
 오 멋있어

 권여은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김이결  99일 전  
 사랑해요 ㅠㅠㅠㅠ

 답글 0
  chiyu치유  99일 전  
 옹...단편인가용....장편화 해주세요ㅠㅠ 이 글은 단편이기엔 너무 훌륭해용ㅠㅠ♡

 chiyu치유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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