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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그 꽃은 시든지 오래였다 - W.하얀콜라*
그 꽃은 시든지 오래였다 - W.하얀콜라*










당신을 사랑한 내 삶이 거짓이 아니라고 말해주겠습니까?


한송이 꽃이 피고 진 자리에, 다시 한번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고 말 해주시겠습니까?





그 말 한마디면, 나는 어떤 수고라도 감당하겠습니다.








당신은 내게 그런 사람.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지게 했지만. 그렇지만 여전히 꽃같이 고운 사람.




당신은 늘 그런 존재였습니다.










아, 오늘은 바람이 조금 더 강하네요.








오늘따라 유독 당신이 생각나면. 나는 잠시 동안 우리 집 화분속 작은 꽃을 쳐다봅니다.







그곳은 행복한가요?









나를 두고 먼저 가니, 그렇게 마음이 편한가요? 그렇게 행복한가요?
당신 없는 나는 꽃잎 잃은 꽃송이 마냥 점점 보잘것 없는 길거리 잡초가 되어가는 듯 합니다.
푸른 하늘을 보고 마음껏 복에 겨웠던 날이 언제인지도 까먹었네요.








보고 싶은 당신. 오늘도 나는 마지막 우리의 추억에 서있습니다.





쇠약해진 당신의 손이 내 뺨을 어루만지던 날을 잊지 못합니다.










그건 마지막 작별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세상에서 만나자는 약속일까요.










둘 중에 뭐가 됐든, 나는 차라리 그 순간이 오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


*


*






















"거기는 행복해, ㅇㅇ아?"






메아리 조차 울리지 않는 상막한 병실에. 태형은 마치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앉아있다. 그 애의 마지막을 여기에서 지켰던가. 아니야, 조금 더 옆이었던 것 같아.







끼익-








간병인이 쓰는 의자를 옆으로 살짝 옮기자, 그제서야 만족 했다는 듯 빙긋 웃는 태형. ㅇㅇ의 죽음은 여전히 태형에게 꿈과도 같은 일이다. 하루 아침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그는 더 이상 사람으로써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했다.







`너는 살아야지, 태형아.`


`너 없으면...나는 대체 누구로 살아야 해?`


`너...너는 김태형으로 살아가야 해.`









의사와 간호사 모두가 마지막을 준비하라며 자리를 비켜준 시간동안. ㅇㅇ는 온 힘을 쥐어짜내서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고했다. 인사라기에는 길었고, 마지막이라기에는 너무 짧은 그런 말들이다.








`너는, 나보다 멋지고 예쁜 여자를 만날거야.


그리고 너를 닮고, 네가 선택한 그분을 닮은 멋진 자식이 생길거야.`


`아니...나는 네가 아니라면 아무도 선택하고 싶지 않아.`


`아니, 너는 꼭...꼭 선택해야해.`









몇마디의 말 조차도 그녀에게는 버거웠다. 숨이 턱 끝까지 차려고 하는 것을 간신히 참아내자마자 다시 한번 말을 이었다.






`그렇게 살다가. 언젠가 내가 생각나면, 그때 같이 보던 꽃 한번 보면서 떠올려줘.


나는 그때 까지, 가만히 널 지켜보기만 할게.


네가 행복하면, 나도 저 위에서 행복 할 수 있을 것 같아.




사랑한 사람. 그게 너라서 너무 다행이야. 너 한달 쯤 전에 나랑 공원에 꽃피면 놀러가자고 했잖아. 나 그거 못 가게 됐어.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이랑 가.`








`그 공원...꽃 예쁘데.`


`응...잘 됐어. 나조차도 생각나지 않을 만큼 꽃이 예뻤으면 좋겠어.`


`너보다 빛나는 거...없을 거 알잖아.`


`아냐...나보다 빛날거야. 이미 시들어가는 나는 져버린 꽃이나 다름 없는 걸.`


`너...여전히 빛나, ㅇㅇ아.`








태형의 말에 ㅇㅇ은 빙긋 웃으며 팔을 올렸다. 꽤나 오랫동안 병을 앓은 그녀의 팔은, 조금만 힘주면 부러질 것 처럼 가늘고 연약했다. 태형은 그런 그녀의 손을 무척이나 부드럽게 감싸쥐었다.




마지막이다. 이제 조금 있으면 그녀는 자신과의 마지막을 맞는다.







가지 말라는 듯. 태형이 굳세게 그녀의 손을 잡는다. 부서질 듯한 영혼을 애써 잡아놓는 듯. 끝끝내 웃겠다던 태형은 결국 미소를 잃고 눈물을 찾고야 말았다.







`울지마..태형아. 너는 웃는게 멋있어.`


`...내가?`







눈물이 가득 맺힌 그의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묻어났다. 온 삶을 다 걸었던 여자가 자신의 앞에서 점점 작아져가고 있다. 이러다가 영영 사라지지는 않을까. 두려운 마음이 자꾸만 그를 흔들어놓았다.








`바보같이 웃을 때 말이야. 그때 네가 얼마나 귀여운데.`


"...너도...너도야, 여주야.`


`나, 얼마전부터 제과제빵 열심히 공부 했었는데.`


`...왜?`


`너...조금 있으면 생일 이니까. 내가 맛있는 케이크 만들어주고 싶어서..근데 이제는 못 해주게 됐네. 어떻게 하지. 나 열심히 노력했는데 다 헛수고가 되어가고 있나봐.`


`그 케이크...만들어주고 가면 되잖아.`


`...태형아.`


`가지마...가지마, 제발...나만 두고 가지마. 나 너 그리워서 어떻게 살아.`


`태형아.`


`나 부르는 이 목소리 없이 내가 어떻게 살아...나 무슨 존재로 살아가...`








태형의 말은 고요했지만 울부짖는 듯 경렬했다. 여주는 그런 그를 조용히 지켜보다가 이내, 그의 손에 잡혀있던 팔을 빼내 얼굴을 쓰다듬었다. 둘의 눈동자가 말 없이 마주했다. 이미 생기를 잃은 그녀의 눈동자를 본 태형은, 이제 죽음이 코 앞에 있음을 느꼈다.



부인하고 싶었다. 미치도록 부인하고 싶었다. 아직 삶의 반도 함께하지 못하고 이렇게 혼자 남겨지고 싶지 않았다.








`태형아.`


`...응, ㅇㅇ아.`


`태형아.`


`...응..응...크흑...하..으흑..`







결국 눈물이 터진 태형이 여주의 손을 꽉 움켜잡았다. 아픔조차 희미해진 여주는 그에 대해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는다.







`사랑해...내가 미안해.`


`...아냐...넌 이미 나한테 많은걸 해줬어.`


`..나, 아직 아침도 제대로 차려준 적이 없는걸.




나, 네가 회사 다녀와서 옷걸이에 걸어둔 와이셔츠 직접 다려보고 싶었어.


마주보고 앉아서 저녁을 먹고, 저녁 먹고 나서 예능 보면서 웃고. 나란히 누워서 자고, 아침을 맞이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나, 이제 된장찌개도 잘 끓일수 있는데.

별거 아닌 거지만. 얼마전에는 우리 결혼기념일 상상도 해봤는데.`






이때부터, ㅇㅇ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더 이상 흘릴 눈물이 남지 않은 줄 알았는데. 이상한 일이다. 태형은 그녀의 눈물을 말없이 닦아주었다. 더 이상 그의 얼굴을 볼 수 없던 ㅇㅇ이 결국 눈을 천장으로 돌린다.






`별거 아니게 맞는 아침을 감사하게 여기고.


가볍게 입을 맞추고.


다녀올게 라는 말에 대답을 해주고 싶었어.`




`...여주야.`


`...응, 태형아.`








여주는 이제 더 이상 말을 하는게 버거웠다.



숨이 다 넘어가는 쉬어있는 목소리 였지만. 태형이 듣기에는 첫만남에 수줍게 사랑을 속삭이던 때와 달라진게 없다. 청순하고 가녀리지만 힘있는 목소리.







여주는 그때나 지금이나 참 아름다웠다.









`나,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았는데.`


`...너 자고 일어나면...일어나면 꼭 하자.`


`...응, 태형아.`


`사랑해..사랑해, 여주야. 내 평생을 각오 할 만큼 사랑해. 앞으로도...그럴거야.`


`...나도, 사ㄹ...`







띠이이-








`...여주야.`


`......`


`여주야, 일어나봐. 방금 울린거...오류잖아. 그렇지?`


`......`









눈을 얇게 뜬체로 더 이상 미동없는 여주의 모습에 태형은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현실이었다. 이미 감겨진체로 차가워져 가는 여주의 눈동자와 체온. 손을 부여잡은 태형이 체온을 나누려는 듯 더욱 손에 힘을 줬다.








`...일어나면...일어나면 꼭 나랑 공원가서 꽃 보고 오자.`







꼭, 보고 오자.



















*


*


*

















짧은 인생이지만,



너를 만나서 그럭저럭 좋았어.






혼자 둬서 너무 미안하고. 하필 이런 나라서 미안해.





아, 나 그때 우리가 봤던 꽃 이름 기억난다.





정말 안타깝게도, 상사화 라고 한데.









이뤄질수 없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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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황호☆  1일 전  
 ㅠㅠㅠㅠㅠㅠㅠ개슬퍼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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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은축복이다  1일 전  
 와...나 글보고 또 울었다

 답글 0
  나연님.  2일 전  
 작가님 왜이렇게 저 감동시켜요..?

 답글 0
  낙원이겠죠  2일 전  
 저 이거 밤에 봤는데 혼자 울었어요..ㅠㅠ

 낙원이겠죠님께 댓글 로또 1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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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댜키  2일 전  
 안대ㅐㅐㅐㅠㅠ너무 슬퍼요 ㅇrrrr

 댜키님께 댓글 로또 1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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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롬앤  2일 전  
 와 진짜.. 눈물이ㅜㅜㅜ

 롬앤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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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ASTER  3일 전  
 대박 글 잘 보고가요

 EASTER님께 댓글 로또 1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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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_문달  3일 전  
 와이거 미첫다 대박 짱조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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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우♥♥♥  3일 전  
 와 진짜 마지막 문장보고 몸에 소름이...진짜 너무 슬프고 너무 감동적이에요ㅜㅜ글 잘보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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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꽃이핑  4일 전  
 으어ㅠㅠㅠㅠㅠㅠ상사화 말고 딴 꽃을 봤었으면...ㅠㅠ 반드시 이뤄질 사랑같은 꽃말을 가진 꽃으로 말이에요ㅠㅠ

 웃음꽃이핑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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