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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00. 헤어지지 말자, 제발 - W.미녀사냥
00. 헤어지지 말자, 제발 - W.미녀사냥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한용운, 사랑하는 까닭 中











헤어지고 싶지만, 김태형은 보고 싶어
집필 | 미녀사냥



연재주기는 자유연재 입니다.












"......"

"......"





시리도록 차가운 겨울밤, 한적한 카페 안이었다. 서로 오고 가는 다정한 대화 없이 시선처리조차 어색해하는 것만 벌써 15분째. 믿기 어렵겠지만, 한 테이블에 앉아있는 저 두 남녀는 5년째 열애 중인 한 커플이다. 것도 2주 전까지 알콩달콩 깨를 볶던 커플.





"... 태형아."

"우리 영화 보러 갈래? 너 영화 보고 싶다고 그랬잖아."

"... 그래. 뭐 봐 둔 거 있어?"



"아니. 너 보고 싶어 하던 거 보려고 했는데."

"우리 그냥 이거 보자."





재미있겠다. 나 예매하고 올게. 눈 한 번 안 마주치고 대화가 끝났다. 예매하러 가는 길까지 뒤에서 저를 바라보는 시선엔 관심도 없는 채로 걷는 태형의 뒷모습. 사실 이렇게 말을 시작하면 계속 대화할 거라 예상했다. 아니, 늘 시작하면 끝을 모르게 대화했으니까 오늘도 그럴 거라 당연히 예측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왠지 차가운 문장들뿐.


당황해서 눈물도 안 나온다.





"음료는 늘 먹는 걸로 샀어."

"고마워."

"들어가자. 곧 시작하는 걸로 예매했어."

"너 먼저 들어가 있어, 나 화장실 좀 들렀다 갈게."

"조심히 다녀와."





언제부터였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5년을 만나면서 권태기는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지라, 차가운 모습의 태형은 여주에겐 낯설기만 할 뿐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평소 같으면 꼭 같이 들어가서 손잡고 팝콘이나 입에 하나씩 넣어줄 태형인데, 한 번의 망설임 없이 다녀오라니. 지금 울지 않는 그녀에 오히려 놀라야 할 판이다.





"후..."





거울에 비친 모습이 참 이상했다. 표정은 정말 무덤덤한데, 마음 한구석이 말썽이다. 평생 잠들어있을 줄 알았던 마음 깊은 곳이 점점 공간을 넓힌다.





"언제 시작했어?"

"지금. 딱 맞춰왔어."

"근데, 여기 좀 춥네.."

"그러게 왜 얇게 입고 나오는데."

"......"

"손잡아."





드디어 나왔다. 내가 아는 김태형.


왠지 오랜만이라 느껴지는 다정한 태형의 행동에 조금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곧 말도 없이 덥석 잡아가 작은 손을 꽉 쥐는 태형. 여주는 그 손이 퍽이나 따뜻해서 웃음을 흘린다.





"재미있었어?"

"응. 나쁘지 않았어."

"다행이다."

"......"

"목도리 하자. 밖이 춥다."

"답답한데."





안돼. 이거라도 해야 너 감기 안 걸리지. 단호해진 말투에서부터 느껴진다. 감기에 걸리면 무조건 열부터 나고 보는 극단적인 아마추어 같은 감기 증상이 딱 여주였기에, 그걸 잘 아는 태형은 걱정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저와 같은 여자가 아픈 건 죽어도 싫으니까.





"내일 학교에서 봐."

"집 가면 연락해."

"바로 앞인데 뭐.."

"안 할 거야?"

"... 씻고 할게."





사랑해. 뒤를 돌던 그녀가 멈췄다.





"......"

"대답 안 해줄 거야?"

"... 나도."



"너도 말해줘, 나한테."

"... 사랑해, 나도..."





푸흐-. 그제야 웃으며 걷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오늘 하루 종일 밍밍했던 기분에 드디어 소금을 뿌려 간을 맞춘 느낌이다. 오늘 하루 처음으로 발걸음이 가벼웠다.





"다녀왔습니다."





띠링-


집에 도착하자마자 울리는 알람. 기다렸다는 듯 울리는 알람에 잠시 생각을 하다가도, 알람의 근원지를 알 것 같아 웃음이 나온다.





전정국 - [어떻게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냐.]

"... 어?"





예상하지 못한 연락이었다. 어쩌면 예상도 못 할 인물의 연락이라 놀랍기도 하고.





- [바빴네. 미안.]

전정국 - [나도 바빴어.]

- [?]

전정국 - [왜 맨날 나만 너 찾냐.]

- [내일 학교 때문에 먼저 잘게.]





띠링- 띠링-


여주의 잔다는 말엔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예를 들면 연락을 그만하라던 가, 정말 잠을 잔다던가, 저가 자더라도 연락을 해달라던 가. 지금 연락을 보낸 잔다는 의미는 첫 번째의 뜻이었다. 친하긴 친하지만, 점점 행동이 바뀌는 듯한 전정국의 행동은 부담으로 다가왔으니까.





읽지 않은 연락_ 5개



"태형이는 들어갔으려나."





다 씻고 나와서 제일 먼저 생각한 건 김태형이었다. 그리고 확인해보는 연락들. 하지만 그들 중엔 태형은 없었다. 가고 있는 걸까, 아니면 씻고 있는 걸까. 한 통도 오지 않은 태형의 연락에, 여주는 연락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그냥 내가 먼저 보내야겠다.





- [태형아 잘 도착했어?]

- [이거 보면 연락해줘.]





그렇게 보내고 나면, 이젠 남은 일정은 하나다.



기다린다. 시간이 얼마나 지나던지 기다려본다. 그리고 언제든지 답장을 보낼 태형을 기다리며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그렇게 기다림은 계속된다. 15분이던 30분이던 1시간이던.





띠링-



김태태♡ - [씻느라 연락 못 했어.]

김태태♡ - [연락 온 거 보니까 잘 들어갔나 보네. 다행이다.]

김태태♡ - [피곤할 텐데 얼른 자.]





오래 기다린 거 치고는 꽤 간결한 문장들이 보였다. 답장을 뭐라 보낼까 깊이 생각하다 답장이 떠오르면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리곤 아무것도 묻어 나오지 않는 표정으로 답장을 보낸다.





- [응. 나 잘게. 내일 학교에서 봐♡]





방금 잔다는 말의 숨겨진 뜻은, 내가 자더라도 답장 한 번만 보내줘. 내가 꿈에서 너랑 놀 수 있게. 휴대폰을 덮고 불을 모조리 끈다. 그리고 기다려보는 익숙한 알림음.



하지만 15분이 지나도, 30분이 지나도 알람은 울리지 않는다.






"내일 학교에서 보니까."

"... 괜찮아."





그렇게 하루가 끝났다.









///









"안녕하세요."

"어, 안녕."

"선배 오늘 동아리 오셔야 하는 거 알죠?"

"응, 알지. 이따가 보자."





아침에도 김태형의 연락은 없었다. 그다지 기대한 건 아니었는데 왠지 모르게 속상했다. 그래도 아침엔 보낼 줄 거라 생각했는데. 결국엔 스팸만 내 아침을 깨웠다.





"출석 부르겠습니다."

"......"

"여주야, 김태형은?"

"... 잘 모르겠어. 왜... 안 오는 거야."





늦잠이라도 자는 건가. 그런데 걔 그런 거에 철저해서 절대 안 그럴 앤데. 불안한 마음에 절로 손톱을 물어뜯었다. 평소에 김태형이 손 아프다고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하지만 지금은 그런 기억은 하나도 안 들고 오직 걱정 밖에 드는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사람이 안 온채로 교수님은 태형의 차례 바로 직전까지 출석을 불렀을까, 뒷문이 열렸다.


왔다. 타이밍 정말 딱 맞게 김태형이 왔다.





"죄송합니다."

"자네, 이름이 뭔가."



"김태형입니다."

"방금 부르려던 이름이네."

"......"





정말 급히 온 건지 머리를 바람에 휘날려 이리저리 뻗쳐있고, 숨은 불규칙한 듯 보였다. 진짜 늦잠이라도 잔거 같네. 여주는 옆에 두었던 가방을 저의 무릎 위에 올려뒀다. 눈은 여전히 태형에게 고정시킨 채. 태형은 빈자리를 찾더니, 곧 찾은 건지 다리를 움직인다.





"......"

"옆에 자리 비는 거 맞지?"

"아, 응."

"고마워."

"......"





태형이 자리에 앉음과 동시에 여주의 눈은 2배로 커졌다. 그리곤 곧 차오르는 어린 눈물방울들. 분명 일부러 피한 거다. 그게 아니고서야 굳이 옆자리를 만드는 날 무시할리 없잖아. 여주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곤 맺힌 눈물을 몰래 닦아낸다.


오늘만 해도 2번째다. 사람 마음 갖고 애태우는 거. 것도 5년을 사랑한 연인한테. 닦을 수록 더 주체할 수없이 나오는 눈물에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는 여주였다. 그리곤 물기를 한가득 머금은 목소리로 말한다.





"... 교수님, 제가 좀 아파서요. 죄송하지만 나가보겠습니다."

"그래요."

"감사, 합니다."





강의실을 나오니 찬바람이 제일 먼저 불어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울리는 휴대폰.





수진 - [많이 아파?]

수진 - [어떡해... 집에 가서 푹 쉬어.]





기대도 안 했는데. 정말 기대 1도 안 했는데.
왜, 연락의 주인공이 친구인 것에 마음이 쓰릴까.


정말 왜 이럴까, 태형아.









///









김태태♡ - [오늘 많이 아팠어?]

김태태♡ - [잠깐 나와봐. 할 말 있어 여주야.]





강의가 거의 다 끝나갈 즈음, 김태형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드디어 그가 날 걱정하면서 연락을 보냈다. 여주는 얇은 담요를 덮던걸 치우고 소파에 앉았다.





- [어디로 나가야 하는데?]

김태태♡ - [하늘카페.]

- [알겠어.]





누워있다 구겨진 옷을 펴며 일어났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며 조금이라도 비친 곳을 찾았다. 그래도 김태형을 만나는데 이상한 몰골로 만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예쁘게 만나면 좋으니까.





"......"

"여주야."

"어, 태형아."

"앉아."

"응."

"많이 아파?"





지금은 괜찮아. 아까 동아리 실에서 약 찾아 먹었어. 반지를 낀 손을 계속 움직였다. 눈도 계속 주변을 빙글빙글 둘러봤다. 분명 어제도 만났는데, 마치 4년 만에 만나는 사람 마냥 어색했다. 태형과 연애를 시작하고 한 번도 이런 적 없었는데.





"... 우리 요즘 예전 같은 분위기 안 나는 거, 너도 느끼지..?"

"......"



"여주야."

"김태형."

"응."

"너 지금 무슨 말 하려는 거야."

"......"





불안한 마음에 여주가 태형의 말을 먼저 끊었다. 이런 말 하려고 만나자고 한 거면 정말 싫은데. 너랑 이런 분위기 만들 거라고 상상도 안 했는데. 동공이 미친 듯이 떨리고, 손이 점점 차가워져간다. 분명 실내는 난방으로 따뜻한데, 여주와 태형이 있는 곳은 한겨울보다 더 차가운 온도를 유지한다.





"사실 어제 씻느라 연락 못 한 거 아니었어."

"그만해."

"생각했어. 지금 너랑 내가 왜 이러는지. 내가 너한테 왜 이러는지."

"그만하라고."

"그리고 어제 답을 조금 안거 같아."

"하지, 마... 제발..."





무너진다.
그동안 무딘 척 쌓아올렸던 벽이 속수무책으로 망가져내린다.





"여주야, 우리..."

"싫어. 나 너랑 못 헤어져."

"... 너도 나랑 똑같잖아."

"태형아 제발... 헤어지지말자, 제발..."



떨리는 손을 애써 무시하고, 최대한 슬프게, 날 버리지 못하게.
그렇게 애절하게 말한다.






난 아직 널 너무 사랑한단말이야..













❀✿❀



안녕하세요, 새작 들고온 미녀사냥입니다...ㅎㅎ
앞으로 여러분과 시간을 나눌 작품이예요.
그냥 요즘 권태기 온 커플글을 쓰고 싶었어요.


정말 열심히 쓸거고
쓰는 동안 많이 애정이 갈 듯한 글인거 같아요♡


재미있게 봐주시구
좋은 하루 보내세요:=)
(쪽쪽)(하트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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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애플사과10  18시간 전  
 ㅠㅠ너무 재밌는데 또 슬프네요ㅠㅠㅠ

 답글 0
  딜라잇_엘르  1일 전  
 태형아ㅜㅜ 그러는거 아니야ㅜㅜ

 답글 0
  아임관종  2일 전  
 잘못된 선택의 길로 가버렸다...

 답글 0
  율랑씌  2일 전  
 하씨 ㅠㅜㅠ 너무 재밌잖아 ㅠㅜ♡♡

 율랑씌님께 댓글 로또 1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현지ㅎ  2일 전  
 그러면 안돼ㅠㅠ 태형아ㅠㅠ

 현지ㅎ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노랑우유  3일 전  
 헤어지지 말았으면ㅠㅠㅠ

 노랑우유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3일 전  
 아ㅠㅠㅠㅠㅠㅠ왜나 울려 텽아..ㅠㅠ

 답글 0
  존경해민윤기  3일 전  
 오옷!장편화인가요?!

 답글 0
  ㅅㅇㅁㅈㅇㅅ  3일 전  
 둘이 헤어지지마ㅠㅠㅠㅠ

 답글 0
  ❛킷쩡  4일 전  
 필력이나 분위기나 전부 짱장이네요♡3♡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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