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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별에게 쓰는 편지 - W.설윤하
별에게 쓰는 편지 - W.설윤하
별에게 쓰는 편지는 평범한 종이에 적으면 안 돼요. 내 영혼을 담은 종이에 적어서 달에게 보내야 해요.
하지만 그래도 별에게 도착하지 못할 수 있어요. 만약 도착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면, 두 손을 꼭 쥐고 하늘을 보며 기도하는 거에요. 제발 내 별에게 닿게 해달라고. 그 누구도 사람의 진심을 무시하지는 않을 거니까.​











나의 하나뿐인 별에게






위에 써져있는 그대로입니다. 나는 나의 하나뿐인 별인, 당신에게 이 편지를 보내려 합니다. 나의 영혼을 담아, 당신에게 이 편지를 보내려 합니다. 진심이 아니라며 무시하진 말아주세요. 비록 내가 직접 하는 말이 아니라 손으로 쓴 편지이지만, 내가 하는 말만큼이나 진심이 담겨 있답니다. 아니, 어쩌면 더 많을지도.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했습니다. 아니, 사랑같은 뻔한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당신에게 내 온 마음을 다해 헌신했고, 육체적인 사랑 또한 나는 열정적으로 응답했습니다. 김석진 이라는 세 글자는 나에게 연인 그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내가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학교 간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그저 같은 과 선배, 그저 그런 관계였죠. 나는 당신을 처음 본 순간 한 눈에 사랑에 빠져버렸답니다. 나는 당신을 놓쳐서는 안될 거란 생각에 무턱대고 당신에게 다가가 초콜릿을 하나 내밀었습니다. 그저 같은 과 동기에게 당신이 초콜릿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나는 초콜릿을 내밀며 당신에게 말했죠. 당신에게 이러한 초콜릿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당신이 좋아하는 이 초콜릿처럼, 늘 달콤하게 당신의 곁을 지키겠다고. 당신은 잠시 망설이더니, 내 고백을 받아주었죠. 내 평생 그때만큼 행복했던 때는 없었을 거에요.
그때부터 난 다짐했습니다. 당신의 부끄럽지 않은 여자친구가 되겠다고. 당신의 자랑스러운 여자친구가 되어, 당신을 평생 기쁘게 해 주겠다고.






그 뒤 우리의 연애에는 별다른 장애물이 없었습니다. 당신은 나의 손을 잡고는 나의 작은 손이 귀엽다고 해 주었습니다. 나는 당신의 넓은 어깨를 보고는 듬직하다고 해 주었습니다. 당신은 늘 나와 걸을때면 나를 도로 안쪽에서 걷게 해 주었죠. 나는 그런 귀여움에 당신에게 꼭 안겼습니다. 나는 밥을 먹을때면 당신이 좋아하는 자장면 속 오징어를 당신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당신은 내 말랑한 볼을 아프지 않게 꼬집었죠.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선남선녀라며 잘 어울린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김석진과 김여주는, 아주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이라고. 나는 그 말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아마 그때 당시에는 그 말을 당신도 좋아했겠죠.
연애가 처음이었던 당신과 나. 우리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너무나 미숙하고, 서툴러서 아픔에 대처하는 방법을 하나도 몰랐던 것입니다.






나는, 양은냄비 같은 사람입니다. 빨리 끓고 빨리 식는 사람. 물론 장작이 많아 불이 계속해서 타오른다면 늘 뜨겁겠지만, 안타깝게도 나의 장작은 적었습니다. 당신과 사귄 지 1년 정도 지나자, 나의 장작엔 끝이 보였습니다. 더 이상 타오르지 않았지요. 나는 새로운 것을 좋아했고, 당신은 나에겐 이제 익숙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는 당신 몰래 클럽에 가기 시작했지요.
물론 들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누군가 내가 클럽에 간 사진을 당신에게 보냈고, 당신은 나에게 화를 냈지요. 아직도 그때 기억이 생생합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당신. 당신을 이렇게 말했지요.






"남자친구를 두고도 클럽에 간 게, 정당한 일이야?"





"....아니."






"이번 한 번은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너가 나한테 저버린 믿음은 어떡할거야?"






그래요. 나는 그 때 당신의 믿음을 저버렸습니다. 남자친구를 두고도 클럽에 간 나. 나는 당신에게 사과를 빌었지요. 실수였다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이번 한 번 만 봐달라고. 앞으로는 잘하겠다고. 그러나 당신은 나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나는 당신이 너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비는데도 나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는 당신이 너무나도 야속했습니다.






나는 계속해서 문자로 나의 심정을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아무런 답이 없었죠. 차단, 을 했던 것일까요. 그리고 며칠 뒤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관계는 끝이라고. 헤어지자고.






당신은 그때 당시의 내 마음을 알까요. 마음 한 켠이 부서지는 것처럼 아팠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나는 몇 날 며칠을 먹지도, 마시지도, 자지도 않고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당신이 다시 나를 안아주기를 꿈꾸며, 당신이 나에게 키스하며 모든 건 꿈이라고, 그저 기분 나쁜 악몽이라며 속삭여주기를 상상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아, 결국 나는 당신의 곁을 달콤하게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저는 달콤한 밀크초콜릿이 아니라, 씁쓸한 다크초콜릿이 되었군요. 당신은 밀크초콜릿을 더 좋아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며칠 전, 거리를 거니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당신은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마치 밤하늘의 빛나는 별처럼. 당신이 내는 빛은 감히 내가 다가가지도 못할 정도로 밝았습니다. 그에 비해 나는 별빛을 가리는 구름과도 같았지요. 별에게 빛을 주겠다 약속했지만 결국은 별을 가려버린 검은 먹구름.
별의 옆자리에는 달이 있어야 합니다. 검은 먹구름 따위가 있을 곳이 아닙니다. 어쩌면 당신이 내 사과를 받지 않아주었던 게,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네요. 별은 달의 옆에 있어야 가장 빛나는 법.






이제 당신을 잊으려 합니다. 나의 소중한 첫사랑을, 잊으려 합니다.






그러나 가끔씩 밤하늘을 볼 때면 당신 생각을 조금은 하겠지요. 그럴 때면 당신도 날 기억해주기를 바라며 기도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건강을 빌며, 당신의 안녕을 기원하며. 사실, 어제도 별을 보며 당신 생각을 조금은 했습니다. 당신은 지금 뭘 할까, 누구와 있을까, 이런 생각. 아아, 너무 기분 나빠하지는 말아주세요. 그저 과거를 회상했을 뿐이니까.






그럼, 안녕히 계세요. 나의 소중한 별. 당신이 늘 빛나기를.






추신 : 어쩌면 이 편지가 당신에게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겠네요. 그러나 나는 오늘도 밤하늘을 바라보며 당신에게 이 편지가 전해지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그 누구도 사람의 간절함을 무시하지는 않을 거라고, 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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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뀨율이_07  37일 전  
 와..글 진짜 잘쓰세요..

 뀨율이_07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담혜별  40일 전  
 그에게 꼭 닿았음 하네요ㅠㅠ

 담혜별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bbibbi  44일 전  
 너무 아름다운데요..?

 답글 0
  강하루  45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삐까뻔쩍솔로  45일 전  
 나 이작가님 팬할래... 아진짜 사랑해요♡♡♡♡
 글 너무 예뻐요♡♡

 삐까뻔쩍솔로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