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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민윤기] 나 혼자 - W.설윤하
[민윤기] 나 혼자 - W.설윤하
"우리 그만하자."



"갑자기 무슨 소리야."



"나 지쳤어. 이제 그만하고 싶어."



"김여주."



"잘가, 오빠."






...벌써 4달도 더 지난 일이다. 그날, 우리가 만난 지 1년째 되던 날. 김여주는 나에게 헤어지자고 했다. 나도 왜인지는 모른다. 그냥 여주가 헤어지자고 한 것일 뿐.



나는 등을 돌리고 나에게서 멀어져가는 여주를 잡지 못했다.



두려웠던 것이었을까.



`야, 잊어버려. 인류의 반이 여자다. 더 좋은 사람 만나면 되지.`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니까 그러지.`



`그럼 평생 그렇게 김여주 그리워하면서 살던가.`



`하......`



​친한 친구한테 물어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김여주를 잊고 새 사람을 만날 것인가. 평생 그리워하며 살 것인가.



꼭 이 둘 중에서 골라야 되나.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술집으로 향했다. 여주가 없는 4달동안 날 죽지않게 지탱해 준 건 술이었다. 계속 마시고, 마시고, 또 마시다 보면 내 뇌는 김여주를 잊어갔다. 하지만 술에서 깨면 또다시 사무치는 그리움에 휩싸였다. 그래서 나는 그런 감정을 잊기 위해 다시 술을 마셨다.



통장 잔고도 점점 바닥나고, 나는 점점 폐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허......"



​정신차려 보니 이미 내 앞에는 소주 2병이 비워져 있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술집의 구석에 위치한 테이블에서 나는 혼자 술과 안주를 먹고 있었다. 얼굴에 뜨뜻한 액체가 흘렀다. 손으로 만져 보니 눈물이었다.
천하의 민윤기가 눈물을 흘리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었다. 난 체념한 듯 소주 한 병을 더 시켰다.
투명한 액체가 잔으로 흘러가고, 잔 속의 액체는 다시 내 목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렇게 알코올은 내 몸 구석구석으로 퍼져갔다. 이미 내 머릿속까지 차지한 것 같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입이 움직였다.



​"보고싶다......"



​아무래도 단단히 취한 것 같다. 정말 바보같다. 이런다고 여주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더 비참해지는 건데. 평소엔 이정도 마셨으면 여주를 잊었다. 그런데 오늘은, 마시면 마실수록 여주가 그리워졌다.






그래도 역시 술이란 것은 무서웠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여주의 집 앞으로 와 있었다. 이런 구질구질한 거 싫은데. 나는 벽에 기대어 한숨을 쉬고 담배를 하나 꺼내 피우기 시작했다.
가로등 불빛이 아무도 없는 새벽의 골목을 비추었다.



두 사람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본능적으로 벽 뒤에 숨었다. 한 사람은 남자이고, 다른 한 사람은 여자였다.



"이렇게 안 데려다줘도 되는데."



......여주 목소리.



"새벽이라 위험해서 그러지."



낯선 이의 목소리.



"오빠는 날 너무 과보호한다니까."



......너는 다른 사람을 만났구나. 나는 아직도 이렇게 살고 있는데. 김여주 너는, 행복하구나.
도어락이 철컥 하고 닫히는 소리가 나고 낯선 남자는 한참동안 문 앞에 서있더니 이내 뒤돌아가기 시작했다.



당신이구나, 여주의 새로운 남자친구. 사귄지 얼마나 됐을진 몰라도 이것만은 알아둬.
여주 달달한 거 좋아해서 계란말이는 설탕뿌려먹고 잘 때 답답하면 이불 걷어차니까 얇은 이불로 덮어주고. 반지는 불편해서 목걸이만 하고, 매운 거 잘 못먹으니까 안매운것만 먹이고. 영화볼 때 팝콘은 카라멜 반 치즈 반. 약속 늦는 거 제일 싫어하니까 10분 전에 미리 나와있고. 물 싫어하니까 억지로 바다 같은데 데려가지 말고.
마지막으로 꼭 행복하게 해 줘.

당신 여자이기 전에 내 여자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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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아그네시아  5일 전  
 아그네시아님께서 작가님에게 1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보무  16일 전  
 아니..마지막 말이 너무 애달퍼요......ㅠㅠ

 보무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달빛연못  35일 전  
 달빛연못님께서 작가님에게 3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포도하늘  41일 전  
 ㅠㅠㅠㅠㅠㅠ

 포도하늘님께 댓글 로또 1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만지쓰°  41일 전  
 만지쓰°님께서 작가님에게 1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일차님  43일 전  
 아름답고도 아프구나(?)ㅠㅠㅠㅠㅠㅠ슬퍼요ㅜㅠㅠ

 답글 0
  아름답고_아름다운_  43일 전  
 아슬프다..

 답글 0
   43일 전  
 흑..ㅠ 어떡..

 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지민1004사랑♥  43일 전  
 여주 왜 헤어지자 했을깡...

 답글 0
  엘프아미  43일 전  
 뭐지...내가 차인것도 아닌데 난 왜 울고 있는겨?

 엘프아미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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