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방탄빙의글 ? - W.다은
? - W.다은




?

Copyright 2019 다은 All Rights Reserved












1



나는 너에게 물음표를 던졌다.






2



너는 나에게 물음표를 던지지 않았다.






3



우리 관계는 항상 물음표였다. 네가 나를 좋아하는 것도 물음표, 사귀는 이유도 물음표, 온통 물음표투성이였다. 그 물음표들 사이에서 정의 내려진 것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마침표가 찍어지길 바라는 물음표들만 가득했다. 그 물음표는, 내 머리에만 살고 있었다.






4



항상 시작하는 사람은 나였다. 물음표를 먼저 던지는 것도 나, 물음표를 던져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나, 나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허덕였다. 그 흔한 마침표 하나 찍지 못하고 수많은 물음표만 내던지며 그 속에서 숨을 헐떡였다. 숨이 가빠왔다.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나를 괴롭혔다. 내가 만든 내 감옥이었다.






만족하지 못했다. 이 관계도, 나 자신도. 그래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정리해 의문을 내던졌다. 그 의문은 마침표를 기다렸고, 마침표가 찍어진 그 순간 물음표는 다시 날아왔다. 그 의문에 정의 내려진 답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매번 반복이었다. 지칠 만도 했다.






5



수많은 문장부호에 지친 것은 나였다. 내가 시작했고, 내가 지쳤고, 다시 내가 시작했다. 여기에서조차 마침표는 찍어지지 못했다. 쉼표와 물음표만 번갈아 가며 찍어졌다. 마침표가 참으로 그리운 순간이었다. 나도, 그들도.


여기서 그들은 쉼표와 물음표를 의미했다.






6



좋아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도 한때는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이였으니까. 잠깐의 바람이라 믿었다. 스쳐 지나갈 뿐이라고 생각했다. 조금은 센 바람이 불고 그로 인해 물건들이 날려도 곧 잦아들 것이라고 믿었다. 그 믿음이 무색하게도 그 바람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센 바람은 어느새 나에게까지 불어와 나를 헤집어놓았다. 참으로 애석하게도, 나는 그 바람에 무릎을 꿇었다. 항복의 의미였다. 내가 졌다고, 내가 미안하다고, 그러니 인제 그만 그 바람을 멈춰달라고.


한바탕 바람이 스쳐지나간 자리는 성한 곳이 없었다.






7



처음부터 물음표는 아니었다. 우리도 좋았던 때가 있었고, 느낌표였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에게 느낌표는 쉼표로 바뀌었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내 느낌표는 물음표가 되었다. 내가 처음으로 던진 물음표는 그의 느낌표가 왜 쉼표로 바뀌었는가, 였다.


그 물음표는 아직까지도 마침표로 바뀌지 못했다.






8



결국은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라고는 이레 짐작하고 있었다. 원래 사랑에는 영원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 허나 그것이 이렇게 비참한 엔딩일 줄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와 내가 함께 찍는 마침표일 것이라고만 생각했고, 그리 믿었는데. 그는 마침표를 이미 찍었다는 사실이, 나 혼자서 물음표만 매달며 버티고 있었다는 사실이 나를 짓밟았다. 일방적으로 끝맺음을 당한 연애에도 나는 꿋꿋이 물음표를 띄웠다.


언젠가는 그 물음표가 마침표로 바뀌길 바라며.






9



물음표의 끝은 행복일까, 슬픔일까, 분노일까. 나는 당연히 행복일 거라고 생각했다. 무언가에 대한 의문에 정의가 내려지면 그 의문으로 힘들던 지난날들이 치유되는 거라고 믿었으니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물음표에 마침표가 찍어지면 치유가 아닌 내게 그 답으로 인한 힘듦이 올 뿐이다. 힘든 것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나는 그래서, 내가 내던진 물음표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 두렵다.






10



그가 딱 한 번 물음표를 던진 날이 있었다. 우리 헤어질까? 하고 와있는 문자는 나를 울리기에 충분했다. 내게 처음 던진 물음표가 이별의 말이었다는 것이 주는 비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내가 무슨 문장부호를 던지든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 찰나의 순간이라도 잡고 싶어서, 그 잠깐의 시간 동안 자그마한 희망이라도 갖고 싶어서, 나는 또다시 물음표를 던졌다.






-왜?


-그만하자 우리. 너무 지쳐 나.






되돌아온 답은 쉼표도, 물음표도 아닌 마침표였다.






11



그는 나에게 마침표를 던졌다.






12



나는 너에게 마침표를 던지지 못했다.






13.



그 마침표는 그의 머리에만 살고 있었다.






14



그 물음표는 내 머리에만 살고 있었다.


















문장부호 프로젝트 1차 제출 글입니다.
주제 물음표(?)
이게 무슨 글이람
망해부렀네요 젠장
읽어줘서 감사합니다.





추천하기 5   즐겨찾기 등록
글이 재미있었다면 작가님에게 포인트 선물을 해주세요.
나의 Point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에게
추천수와 선물받은 포인트 합산을 기준으로 글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로그인 후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
댓글
  양상추패티특별한소스  5일 전  
 대박...문장부호로 글을 쓰실 생각을 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글도 뭔가 심호하고 미스테리한? 분위기네요! 잘봤습니다♡♡

 답글 0
  코랄씨  28일 전  
 잘 읽고갑니다!!

 답글 0
  강하루  28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귀염뽀짝ᅠ변매력  28일 전  
 귀염뽀짝ᅠ변매력님께서 작가님에게 82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JPP  28일 전  
 ♥♥

 JPP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