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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작당글] 그녀가 붉은 립스틱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 W.야자수
[작당글] 그녀가 붉은 립스틱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 W.야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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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시간 동안 힘들게 쓴 글이에요. 조금만 시간을 내어 댓글을 달아주시면 좋겠습니다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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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거 워닝 요소가 살짝 들어가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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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 야자수




"아름다움은 장미(薔薇)이다. 김여주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장미의 색에 따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 결정된다고 말이다."


/1

허리까지 오는 연갈색의 긴 웨이브 머리, 눈처럼 새하얀 듯 창백한 빛을 띄는 피부와 오똑한 콧날, 오밀조밀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그녀의 이름은 김여주이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예쁜 사람`으로 보이는 그녀는 나름 유명한 SNS 스타이다. 꽤나 영향력 있고 유명한 그녀의 꼬리표나 수식어는 늘 이런 식이었다. `여신`,`예쁘다`,`아름답다`......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그녀의 외면만을 보고 칭찬하는 말들이었다. 하긴 사진을 올리며 팬들과 소통하는 그 공간에서는 그녀의 내면을 볼 기회가 없었을 수도. 김여주는 이것이 마냥 싫지만은 않았지만 무엇인가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두려움이 있는 모양이다. 항상 자신의 사진에 달린 댓글들을 쭉 빠르게 훑어보며 입은 한쪽이 얄쌍하게 말려 올라가있지만 눈은 공허함으로 가득 채워져 늘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그녀였기에. 어쩌면 김여주의 고민을 들어줄 사람이 없는걸까. 그녀는 늘 한숨을 가냘프고도 애처롭게 내뱉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리기 일쑤였으니까. 애써 자기 자신을 위로하는 그녀의 내면은 누구보다도 빛났지만, 그녀 자신은 매우 슬펐기에 그런 걸 느낄 겨를도 없었다. 애써 어깨를 쓸어내리고 차분히 심호흡을 하며 자신을 위로하는 그녀의 뒷모습은 너무나도 나약했다. SNS상 그녀의 모습과는 천차만별 차이였다.



"괜찮아......"

 

 


/2

[보기에 예쁜 장미의 색이 무엇일까?] 

 



톡톡. 그녀의 기다랗고도 얇은 손가락이 다소 바쁘게 움직였다. 그녀는 자신의 SNS에 이러한 의미심장한 글을 써서 게시했다. 그녀가 나름 인터넷상에서 유명한 셀럽이어서 그런가, 댓글들은 그녀가 게시물을 올린지 3분도 안되어서 1000개를 돌파했다. 새가 지저귀는 듯 한 청량한 알람소리가 그녀의 방을 채우고 있던 정적이라는 실을 끊어버렸다. 계속 울러퍼지는 알람소리에 그녀가 자신의 휴대폰을 다소 조심스럽게 집어들었다. 하지만 정작 그녀는 댓글들에 조금도 관심이 없는 듯 하였다. 시야를 핸드폰으로 두지 않은 채 눈을 바닥으로 내리깔고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였다. 그녀의 어깨는 잔뜩 움츠려져 있었고, 미세한 떨림도 느껴졌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부들부들 떨리는 자신의 모습을 자각한 듯 했고, 입술을 다소 강한 힘으로 깨물며 알림이 계속 울리는 자신의 핸드폰을 다시 시야에 담았다. 그녀의 동공은 위 아래로 스크롤 속도에 맞춰서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바람에 그녀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정작 자신의 입술에 색채가 강렬한 붉은 피가 나는 건 눈치를 전혀 못 채고 있었다.





/3


"역시......"



그녀가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씁쓸한 웃음을 입가에 지어보였다. 입꼬리가 살짝 비틀어 지듯이 말려 올라가며 억지로 미소를 짓는 그녀는 보는 이의 가슴을 미어지게 만들 법 했다. 그녀의 댓글에는 그녀의 예상을 결코 빗겨가지 않고 `빨간색`이 대다수였고, 가끔씩 핑크, 오렌지 등등 다른 가지각각 색깔들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던 이유는 자신의 예상이 결코 빗나가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자신의 예상이 맞으면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어쩌면 핑크, 오렌지도 어차피 레드와 비슷한 계열이니까 늘 새로움과 독특함을 추구하는 그녀에게는 마음에 안 들 수밖에 없었을 지도 모른다. 결국 어쩌면 `레드`라는 색의 계열의 틀에 맞춰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장미의 색이 `빨간색`이 된 것 일지도 모른다. 꼭 빨간색이 아니더라도 그와 비슷한 색으로.





/4


저벅저벅-.

 

 

 




그녀의 발소리가 정적 만으로 채워져있던 방에서 들려왔다. 김여주는 핸드폰을 탁-. 내려놓고 화장대 앞에 의자를 드르륵. 소리가 나게 끌어 털썩, 힘없이 주저 앉았다. 바닥만을 응시하던 그녀는 이내 자신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손으로 쓸어넘겼다. 연갈색의 웨이브가 들어간 긴 머리가 그녀의 손에 의해 머리 뒤쪽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몸을 빙글 돌려 몸이 화장대 쪽을 향하게 앉아 보였다. 그러고는 빗을 하나 집어들어 조금 헝클어진 자신의 머리칼을 다소 억세게 빗었다. 빗질을 멈춘 그녀의 손은 동그란 원기둥 모양의 무엇인가를 집어들었다. 그것의 이름은 헤어롤. 앞머리가 없는 그녀는 옆머리 두 군데를 헤어롤로 동그랗게 말았다. 그러고는 이내 화장을 시작하는 그녀. 그녀는 절대로 자신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을 보지 않았다. 거울에 눈부신 햇빛이 반사되어 그녀의 눈을 강타했지만 그녀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는 것 말고는 그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거울을 보지 않고서 어떻게 화장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었지만 그녀는 늘 그래왔던 것 처럼 익숙한 듯 능숙하게 화장을 하였다. 렌즈, 파운데이션, 컨실러, 섀도우, 아이라인, 뷰러, 마스카라, 블러셔, 눈썹, 립 순서로 메이크업 아티스트처럼 능숙하게 화장을 하는 그녀는 정말 단 한 번도 거울을 보지 않았다. 새로움과 독특함을 추구하는 그녀라고 하더라도 보는 이의 입장에서는 그녀가 도통 이해되지 않을 수 밖에. 김여주는 모든 단계의 화장을 끝마치고 마침내 립 차례가 다가왔을 때 자신의 화장대 서랍을 열어 <정열의 유혹, 레드>라는 컬러의 립스틱을 집어들었다. 하지만 그녀가 특별히 빨간색을 좋아하는 건 아닌 것 같아 보였다. 그녀의 옷차림, 네일, 악세사리, 신발 등에서는 어디에도 빨간색을 찾아볼 수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런 그녀가 빨간색 립을 바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5


°//이유는 간단하다. 그게 평범하면서 예쁘니까.//°




이게 김여주가 생각하는 `빨간 계열의 립을 바르는 이유` 였다. 보통의 사람은 단지 `예쁘니까`라는 시시껄렁한 단순한 이유를 생각했을 것 같았지만 김여주, 그녀는 다른 이들과는 달랐다. 그녀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늘 더 큰 것을 볼 줄 알고, 실천하는 그녀였다. 사람들이 김여주가 SNS 스타 라는 것만으로는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그녀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김여주는 관심을 받지 않아도 괜찮았고 그녀의 원래 의도는 그저 그녀 자신을 당당히 드러내고 싶었을 뿐이었다. 누구 앞에서나 당당하게. 이게 그녀의 좌우명일 정도였으니까 오죽하겠는가. 어쩌다보니 나름 유명해져서, 결국 그녀는 자신만의 개성을 포기하고 남들의 틈에 섞여 주목받는 삶을 택했다. 레드 립을 바르면, 노란색의 립이나 파란색의 립보다는 더 평범하면서도 자신의 예쁜 이목구비로 인해 남들 사이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기 때문인가. 김여주는 절대로 레드 계열의 립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6






•°○[장미는 외관상으로는 매우 매혹적이고, 보는 이들을 홀리게 한다. 하지만 겉모습만 보고 손을 뻗었다가는 그것의 아름다운 외형에 가려저 미처 보이지 않던 날카로운 가시에 찔리기 쉽상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겉모습이 아름답다고 방심하고 홀린 듯이 다가갔다가는 도히려 화를 당할 수 있다.]○°•

 


김여주의 눈은 이런 글귀를 찬찬히 훑어보고 있었다. 이내 글귀에서 시선을 서서히 때어낸 후 어이없다는 듯이 입꼬리가 얄쌍하게 말려 올라가 코웃음을 치며 글귀에게서 시선을 떼는 그녀는 자신의 빛나는 보석이 콕콕 박힌 명품 가방을 맨다. 그리고는 자신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동시에 키도 높여줄 은빛 하이힐을 발에 신고 현관문을 나선다. 눈을 바닥으로 내리깔던 그녀의 눈동자가 서서히 정면을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눈빛을 빗대어 표현하자면 고양이의 눈빛 같달까. 그것도 매우 예민한 상태인, 그런 앙칼진 고양이. 그녀의 발에 신겨진 높은 굽의 은빛 하이힐이 햇빛에 받아 반사되었고, 반사된 빛은 그녀의 앞길을 열어주듯이 찬란하게 그녀의 앞을 비추었다. 또각또각-. 그녀의 구두 소리는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였고, 영롱하게 빛나던 그녀의 눈동자에도 사뭇 이질감이 느껴졌다.




/7


"야야, 대박."

"연예인 아니야? 얼굴 완전 작아."

"저기만 다른 세상 같다. 세상 혼자 사네 진짜..."


후-. 김여주가 자신의 머리칼을 머리 뒤로 쓸어넘기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눈을 내리깐 그녀의 눈두덩이의 얹어진 찬란한 광채의 펄은 그녀의 아름다움을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배가 되게 하였다. 마치 그녀는 신화 속의 여신의 모습을 현실화 한 것 같았다.어디를 가든, 무슨 행동을 하든 주목받는 그녀는 이미 체념한 것 같았다. 그녀의 표정은 웃지도, 찡그리지도 않는 차가운 무표정이었고 그녀를 향해 툭툭 내뱉는 사람들의 말이 그녀의 귀에 하나 하나 들어왔다. 가끔 성형을 했다는 둥 멋대로 자신을 판단하는 사람의 말이 들려오면 그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보기도 하였다. 그러면 그 사람은 대다수가 바로 꼬리를 내리고 멋쩍게 웃으며 자리를 피하기 일쑤였다.



`짜증나...... 알지도 못하면서.`



그녀는 자신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입으로 내뱉는 사람들, 그러니까 원래 누가 자신을 판단하는 것을 극도로 혐오했다. 그나마 그녀가 자신의 외모에 대해 평가하는 것에 대해 화를 내지 않은 이유는 거의 대부분 호의적인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 보았기도 하고, 사람들이 하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칭찬이 마냥 싫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워낙 극찬을 받다 보니까 가끔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아름답다`와 반대의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녀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애초에 그녀가 아름답지 않았으면 외모에 대한 극찬을 받을 일도 없었을테고 가끔씩 들리는 `예쁘다`라는 말에 기분 좋게 생각했겠지만 김여주는 이미 그런 사고방식에서 벗어난 후였다. 어쩌면 그녀가 그렇게 된 것이 당연한 것 일수도. 그녀가 지겹도록 듣던 말인데 그것을 더해준다고 해서 그녀에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오히려 그냥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일 것 이다. 그녀는 그런 자신의 마인드를 아주 잘 파악하고, 자각하고 있었다. 그런 마인드를 고쳐보려고 해도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걸 그녀는 오래 전에 깨달았다.


누군가 그랬다. 시간은 쏘아 놓은 화살이라고.


그녀도 세월이 흐르면 나이를 먹고, 점점 모습이 변해갈 것이다. 모든 것이 결코 영원하진 않는 것 처럼. 아름다운 그녀도 언젠간 변할 것이다. 흰머리가 희끗희끗 나고, 몸과 얼굴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자글자글한 주름도, 허리도 굽어져서 하이힐 같은 건 신기 어렵게 되겠지. 그녀는 예정되어 있는 자신의 미래를 받아들이기 싫었다.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 극도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꼈다. 활짝 핀 꽃처럼 아름다운 자신이 시들어 갈 것 이라는 사실을 부정했다. 만약 늙어가도 그녀의 모습, 그리고 아름다움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그녀는 늙어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을까? 그녀는 늙어가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자신의 아름다움이 사라져간다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그로 인해 바뀌어버릴 사람들의 시선, 호의도.



|자신은 영원히 죽지 않는 꽃처럼 아름다울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어쩌면 이것도 사회의 영향이 클지도.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해주는 명분은 `자신이 가진 남들보다 뛰어난 아름다움`인데, 그것마저 사라져 버리면 모두 자신의 곁을 떠나갈까봐. 그녀도 은연중에 알고 있었다. 사람들의 당연한 호의는 모두 내 외면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생겨난다는 것을. 사람들이 사람을 볼 때 얼굴을 일단 먼저 보겠지. 아무런 정보도 없는 지나가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일단 `얼굴`이니까. 그렇기에 김여주가 `아름다움`이라는 명분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주목하고, 관심받는 것에 대해 내색하진 않았지만 그녀도 SNS 스타이기 이전에 사람이니까 희열을 느꼈다. 그런 호의적인 시선이 영원히 변하지 않았으면. 그녀는 간절히 바랬다. 자신은 한낱 `아름다움`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그녀는 쓴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8


"어서오세요."

 





 

 

 

 



김여주는 무엇인가를 확인해보기 위해서 일부러 규모가 큰 화장품 가게에 발을 디뎠다. 일부러 평소 가는 가게와 다른 가게로. 그녀가 그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녀는 늘 그래왔으니까. 김여주가 발을 디디는 순간, 가게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쏠렸다. 어쩌면 당연한 것 일지도. 아이라인을 길게 빼고 펄 섀도우를 화려하게 얹인 눈꼬리가 살짝 올라간 눈, 서서히 굴곡을 유지하며 내려오는 끝이 날렵한 코, 도톰한 입술에 칠해진 새빨간 립스틱, 그리고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블랙 원피스와 높은 굽의 은빛 하이힐은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매혹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그녀의 모습에 모두 넋을 놓고 그녀를 쳐다보기 바빴다. 그런 사람들의 시선이 익숙하다는 듯 새침하게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는 그녀. 처음 와보는 가게인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리저리 바쁘게 구두굽 소리를 내며 가게 안을 돌아다녔고, 곧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여러가지 종류의 립제품이 있는 코너였다. 그녀는 여태껏 이것을 찾아다녔던 것이다. 그녀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입가에 퍼졌고, 구두굽 소리를 또각또각 내며 립코너로 그녀가 한 발짝씩 다가갔다.



"뭐 찾으시는 제품 있으세요?"

"아니요. 그냥 둘러볼게요."



점원이 옆에서 영업용 상냥하고 밝은 목소리로 김여주에게 말을 걸어왔다. 김여주는 단지 둘러보러 온 것이었기 때문에 사실대로 말했지만, 그녀의 말투는 찬바람이 쌩쌩부는 것 처럼 차갑고 무뚝뚝했다. 그 때문인지 점원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김여주에게서 한 발짝 떨어졌고, 김여주는 그런 점원을 힐끗 바라보고는 립코너 앞에 멈춰서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저 아름다운 여자가 지금 뭐하는 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호박색 눈동자는 립 코너를 따라 위, 아래, 양옆으로 사방팔방 빠르게 움직였으며 곧 눈에 보이는 제품을 아무거나 하나 집어 들어 점원에게 말을 걸었다. 그때까지도 계산해주는 직원들 빼고는 모두 그녀에게로 시선이 향해 있었다.


 

 

 


"저기요. 이거랑 다른 색은 없어요?"

"네? 아~ 고객님, 여기 보시면 여러가지 색상이 있으세요. 이렇게 색상만 다르고 디자인이 똑같은......"

"색상이 다르다고요? 제가 보기에는 다 거기서 거긴 것 같은데."

"네? 여기 오렌지 계열도 있고, 핑크 계열도......"

"그게 그거죠 뭐. 만약 화장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봐도 색상이 다 다르게 보여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늘 아래 같은 색조는 없다면서 전체적인 틀은 거의 비슷하잖아요. 전부 다 똑같은 화장법에 별반 차이없는 립 색깔... 그걸 보고도 우리는 각자의 개성대로 화장을 한다. 라고 말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네요."




김여주는 다소 공격적인 어조로 점원에게 쏘아붙이고 가게를 또각또각-. 나섰다. 그녀를 쳐다보며 점원과 그녀의 대화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던 사람들은 다소 무례한 그녀의 행동에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점원에게 무례한 말을 한 김여주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녀의 매혹적인 외형만이 사람들의 뇌리에 박혔다. 만약 그녀의 얼굴이 평범했다면, 그런 일은 없었겠지. 모두의 이목을 주목시킬 일도, 점원에게 무례한 말을 한 그녀의 모습을 보는 일도. 모두 그녀의 아름다운 외형으로 인해 생겨난 실로 안타까운 결과이다. 한편 그녀는 순간적으로 욱해서 거의 따지듯이 무례하게 말을 한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화장품 가게 안에 있는 거의 비슷비슷한 색의 립제품들이 늘어서 있는 게 더 마음에 안 들었다. 점원은 김여주가 나가자 벙찐 표정으로 어이없다는 듯이 입만 뻐끔뻐끔거리고 있었고 김여주는 한숨을 내쉬며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9


"아...... 화장 고쳐야지."




김여주는 자신의 벚꽃색 파우치를 가방을 열어 꺼내었다. 직-. 지퍼가 열리고 그녀의 파우치 내부 모습이 드러났다. 파우치를 열고 그녀는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역시나 붉은 계열의 립을 집어든다. 아니, 애초에 선택지는 붉은 립 밖에 없었다. 파우치 안에는 온통 붉은 립들만이 존재했으니까. 자신이 방금 점원에게 쏘아 붙이고 온 말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지만 애써 모른 척, 기억 안 나는 척 하며 외면하고 여전히 강렬한 붉은 색 립을 바르는 그녀. 그녀 자신의 개성, 그녀 자신이 한 말을 외면해가면서 까지 그녀는 붉은 계열을 여전히 포기 하지 않고 있다. 남들 속에 있으면서도 돋보일 수 있는, 평범하게 돋보일 수 있는 색이라고 생각했기에.





•°○《장미(薔薇)도 그렇다. 붉은 계열의 장미가 가장 평범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사람을 유혹하는 힘이 깃들어 있는 것 처럼.》•°○
 

 


그녀가 붉은 립스틱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서야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은 듯 하다.




fin.

 

안녕하세요! 신입 작가로써 여러분들께 인사를 드리게 된 야자수입니다. 작당글 <그녀가 붉은 립스틱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투표해주시고, 응원해주신분들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사실 심심해서 게임하던 도중 작당 소식이 들려와서 방금 잘못 본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ㅠㅠ) 아직도 작당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앞으로 성실히, 그리고 열심히 하는 작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사랑합니다 여러분♡

 

 

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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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빙탄이쩰  37일 전  
 짱 드세요!
 

 답글 0
  릭명  65일 전  
 묘사... 와.. 반했습니다 광광 ㅠㅠ

 릭명님께 댓글 로또 1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해늘  65일 전  
 작당 축하드려요♥ 건필하시기를 바라요:)♥

 답글 1
  COY  65일 전  
 작당 축하드려요!!!!
 건필하세용~!!

 COY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소프트문  65일 전  
 작당 축하드려요! 건필하세요:)

 소프트문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기염뽀쨕ミ『만쥬』  65일 전  
 작당 축카해에!!! 글 열심히 쓰구! ❤❤

 기염뽀쨕ミ『만쥬』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2
  F.L채냥  65일 전  
 작당추카드려요♥♥♥

 F.L채냥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나연님.  65일 전  
 아 진짜 축하드려요!! 필력 짱짱넴ㅠㅠ 이미 즐찾완료 햇다죠

 답글 1
  마레님  65일 전  
 작당 축하드려요 ㅠㅠ 필력 짱좋으셔요 // 제 작당글이랑 완전 비교되는 ,,

 답글 2
  강하루  65일 전  
 작당 축하드려요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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