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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방막공 22화. 그다운 고백 - W.하늘비달
방막공 22화. 그다운 고백 - W.하늘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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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t에몽님 1000포인트 감사합니다! 여주... 짱이죠... 제가 만난(?) 여주들 중 단연코 가장 간지납니다....





뿌미붐님 613포인트 감사합니다! 허헛 마지막 네버마인드... 놀라셨져....! 저두 놀랐어요 저 장면이 약간 충동적으로 머리에서 나왔던지라ㅎㅎ(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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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드렁하면서도 사람을 붙잡는다라... 뭔가 굉장히 와닿는 문장이네요!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전달이 잘 되는 묘사라고 칭찬해주신 것 같아서 기분이 조씀미다^ㅁ^ 제 워너비 필체라는 건 안비밀... ㅎㅎ (광대폭발






하핫 마자여! 노렸습니다!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히힛







아마 잘 극복해낼 거예요...! 지민이는 강하니까요ㅎㅎ 그나저나 여주 성격... 진짜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정말 ㅠㅠㅠㅠ 위에서도 말했지만 진짜 너무 까리한 성격이에요... 저도 저렇게 살 수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흑흑








(윗글은 매니저 에리얼 님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방탄 하숙집 막냇공주님
방막공 22화. 그다운 고백












+)표지는 언제나 chayouk naver.com으로!












































































박지민이 타투를 했다.

방탄하숙집 역사상 단연코 가장 놀라운 일이었다.









"타, 타, 타투를!? 네가!? 지민이 니가아아!!?"

"네... 히히..."

"이야, 진짜 대박이다. 제일 타투 안 할 것 같은 애가 타투를 했네."

"봐봐. 뭐 했어? 어디다 했어? 안 아팠어?"

"갈비뼈에다가... 좀 크게..."

"가알비이뼈어어어!?"

"악 어딜 옷을 들춰요!!"










물론 하숙집은 난리가 났다. 저녁 먹다 말고 지민이 수줍게 밝혀놓은 사실에 하나같이 숟가락을 투둑 떨어뜨린 것이다. 주동자인 여주는 평온한 표정으로 밥이나 우걱우걱 먹었지만 나머지 여섯 명은 먹던 밥그릇도 팽개치고 지민에게 몰려들기 바빴다. 졸지에 거실 소파 위에 우뚝 세워진 지민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배를 까야 했다. 졸라 수치플이겠다.... 얼굴이 새빨개진 지민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보며 여주는 생각했다.









"와, 대박!!! 야 진짜 까리하다."

"안 아팠어? 어우, 벌겋게 부어오른 것 좀 봐."

"얼마 들었냐?"

"네버.... 마인드? 이게 먼 뜻이에여?"

"야 그것도 모르냐? 봐바 네버가 절대 없다는 뜻이고 마인드는 생각이자나. 그러니까 난 생각이 없다라는 뜻이지. 개썅마이웨이로 살겠다 이거 아냐!"

"오오오! 지미니형 까리하네!"








그거 아니야 멍청이들아.

쿵짝 잘 맞는 태형과 정국을 보며 어느새 밥그릇을 다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싱크대에 대강 그릇을 담그고 슬쩍 거실을 통과해 지나가려는데, 하숙생들에게 고통받던 지민이 냅다 여주의 이름을 외쳤다.









"여주!! 여주도 했어요! 여주도 같이 간 거라서..."

"뭐? 여주!?"









지민을 몰아세우던 시선이 확 여주에게로 돌려졌다. 아 망할, 자연스럽게 빠지려고 했는데... 낭패라는 표정을 짓는 사이 하숙생들이 이번엔 여주에게로 몰려들어 그녀를 에워쌌다.









"뭐야! 둘이 같이 한 거였어? 넌 뭐 했어?"

"아 씁. 저리 떨어져요. 떨어지면 말해줄게."

"오오오~~ 막내들 타투도 하고 다 컸네~"








여주는 군말 없이 머리카락을 넘겨 뒷목 가까이에 새겨진 천사의 날개를 닮은 타투를 보여주었다. 그 아래 쓰인 WINGS라는 레터링까지. 배 공개노출을 당하던 지민도 소파에서 내려와 다른 하숙생들처럼 구경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의외라는 분위기인 가운데, 입을 벌리고 멍하니 바라보던 남준이 문득 든 의아함에 물었다.









"어, 근데 WINGS면... 복수형이잖아. 날개는 하나밖에 안 그려져 있는데 왜 윙즈야?"

"오, 예리하네요. 날개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잘 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뭐 그런 의미예요."

"오올. 멋있네. 예쁘다 야."

"아 나도 해볼까... 괜찮네."

"근데 진짜 아파요, 호석오빠. 존나 아파. 하다 까무러치는 줄 알았어요."

"....천원이면 다이소에서 타투 스티커 사는데 뭐하러. 아하하."









뭐? 다이소? 아핰핰!!
빵 터진 석진의 웃음소리를 시작으로 다들 한껏 왁자지껄해졌다. 여주도 아직 조금 쓰라린 귀 뒤를 문지르며 웃어 보였다.

화려한 그림 뒤에 가려진 모든 그림자들은 잠시 잊은 채로.












***














어느새 기말고사 시즌이 되었다. 날씨는 많이 더워져 완연한 여름이 되었고, 하숙생들은 거의 반 슬라임 상태로 더위에 늘어져 지친 하루하루를 보냈다. 에어컨이랑 선풍기 없었음 이 나라는 망했을거야. 윤기의 말에 모두들 격하게 공감했다.

여주는 저번 중간고사 때와 마찬가지로 빡센 하루하루를 보냈고 다른 하숙생들도 제 각각 열심을 다해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이러다가 탈 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그건 그 누구도 벌어질 거라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고, 또 벌어져선 안 되는 일이기도 했다.

김태형이 쓰러진 것이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이럴 줄 알았어!! 요즘 밥도 제대로 안 챙겨먹더니, 으이구!"








호석이 태형의 머릴 아프지 않게 쥐어박으며 타박했다. 맞는 말이긴 했다. 그렇잖아도 종이인간인 김태형이 최근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툭하면 비틀거리기 일쑤였던 까닭이었다. 보는 사람마저도 쟤 링거라도 맟혀야 하는 거 아니냐며 걱정했는데 당사자는 어땠겠는가. 심지어 태형은 아픈 걸 잘 티내는 사람도 아니었다. 수척해진 태형이 속없는 얼굴로 웃어보였다.








"혀엉... 머리 울려요...."

"야 태형아, 잠깐 일어나 봐. 약 먹고 다시 누워."

"약이요...? 괜찮은데..."

"먹으라면 먹어 임마."









태형이 힘겹게 일어나 물잔과 알약을 받았다. 그리고 그를 둥그렇게 둘러싼 하숙생들은 저마다 걱정스러운 얼굴을 했다.

태형이 쓰러진 건 말 그대로 정말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색소폰 실기 시험을 치고 나오던 길에 비틀거리나 싶더니 그대로 졸도한 것이다. 물론 학교는 벌컥 뒤집혔다. 빅힛대학교 얼굴 간판이자 수많은 학생들의 첫사랑을 공깃돌마냥 쥔 그 김태형이 쓰러졌다는 소문은 단 두시간만에 음대를 넘어 옆건물인 인대와 교대까지 퍼져나갔다. 태형의 동기가 그를 업고 급히 양호실로 내려갈 때 수많은 여학생들이 방울방울 눈물을 흘리며 뒤쫒아갔다는 건 안비밀.


그 시각 다른 하숙생들은 시험을 치거나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었고, 그래서 조금 늦게 이 소식을 접했다. 가장 먼저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막 시험을 다 치른 호석이었는데 즉각 양호실로 달려가 한바탕 통곡을 하다가 태형을 짊어지고 하숙집으로 향했다. 저녁이 될 즈음엔 하숙생들 모두 태형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여주만을 제외하고.









"...근데 여주는 어디 있어요? 안 보이네..."

"시험기간이잖냐. 연락 다 끊고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겠지. 문자도 안 보고 전화도 안 받아."

"어휴, 이거 알면 여주 난리나겠네. 미안하다고."

"걔가 왜 미안해해?"

"여주 원래 그래요. 다른 사람 아픈거 자기만 모르면 엄청 속상해하잖아."








아무렇지 않은 호석의 말에 멈칫한 건 지민이었다. 타투 새기기 전날 밤에 여주와 나눴던 대화가 떠오른 까닭이었다. 태형은 어쩐지 시무룩한 얼굴로 그렇구나... 하고 중얼거렸다. 물과 함께 약을 꿀떡 삼킨 태형의 머리를 석진이 쓰다듬어 주었다.








"어쨌든 푹 쉬어. 내일 공강이니까 병원도 좀 가보고. 생긴 건 튼실하면서 기절이 뭐냐, 기절이?"

"헤헤... 알겠어요."

"형들 나간다. 한숨 자. 배고프면 부엌에 과일이랑 죽 있으니까 챙겨먹고."

"네에."

"여주한테 한 번 더 전화해봐 남준아. 얘 진짜 난리날텐데."









저들끼리 걱정스럽게 말을 주고받은 하숙생들이 우르르 몰려 방을 나갔다. 이내 탁 닫히는 방문을 바라보던 태형은 물 한 잔을 마시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무거운 호흡 끝에 괜한 서운함이 담겼다.

한편 그 시각, 집중이 안 된다는 이유로 핸드폰 전원을 꺼서 가방에 넣어뒀다가 이제야 공부가 끝난 여주는 막 도서관을 벗어나고 있었다. 뭐 특별히 연락 온 건 없겠지. 별 생각 없이 핸드폰을 켠 순간 웅웅 울려대며 알림이 미친 듯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지잉지잉징징징징. 마구 울려대는 핸드폰에 당황한 여주가 알림창을 밑으로 내렸다. 수북하게 쌓인 카톡과 페메와 메시지와 전화 알림이 보였다. 헉... 뭔 일 일어났나!? 일단 메시지부터 들어가 보려는데 때마침 화면이 바뀌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남준에게서 온 전화였다.








"여... 여보세요?"

[야 여주야!! 드디어 받았네! 너 어디야!?]

"도, 도서관인데요. 왜요 무슨 일 있어요?"

[너 태형이 쓰러졌단 소식 들었어?]

"....네!?"

[하긴 들었으면 연락 안 받았을리가 없지... 점심쯤에 쓰러져서 지금 집에 있거든. 너 모르는 거 같길래 계속 연락했는데 전화기도 꺼져있고 말이야, 어?]

"김태형 쓰러졌다고요!!?"








빼액, 길 한복판인 것도 잊고 여주가 소리쳤다. 되려 당황한 남준이 말을 더듬었다.









[그, 그래. 완전 난리 났었어. 토하고 약먹고 했다니까.]

"아악!! 몰랐어요! 핸드폰을 꺼 놔서!"

[그런 것 같긴 했어. 어쨌든 빨리 와, 너 빼고 다 모여있어.]

"알겠어요! 택시 탈게요!!"

[아니 그렇게까진...]








뚝. 전화가 끊겼다. 허겁지겁 가방을 뒤진 여주가 버스카드를 찾았다. 잔액 얼마나 들어있더라? 택시 탈 돈은 되겠지? 아, 어쩐지 오늘 하루종일 뭔가 느낌이 이상하더라. 연락을 받지 못한 스스로에게 자책감이 들어 급히 발걸음을 서두르려는데, 누군가가 제 옷깃을 잡는 게 느껴졌다. 뒤돌아 보니 모르는 얼굴의 여학생이었다.








"...누구세요?"

"...저, 저기, 드릴 말씀이 있어요."

"아... 빨리 말씀해 주시겠어요? 제가 어딜 좀 가봐야돼서."








손목시계를 힐끗 확인하며 재촉했지만 여학생은 샛붉어진 얼굴로 머뭇거리기만 했다. 답답해진 여주가 한 마디 하려는데, 이내 눈을 질끈 감은 여자가 한 손에 쥐고 있던 비닐봉투를 내밀며 외쳤다.









"이, 이거...! 태형 오빠한테 전해주실 수 있어요!?"

".....네?"

"고, 고의는 아니었는데, 방금 통화하시는 걸 들어서... 이거 약이랑 피로회복제거든요. 전해주시기만 하면 안 될까요?"

"아..."








여주의 표정이 곧 싸늘해졌다.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던 까닭이다. 태형은 늘 이런 관심을 부담스러워했고 여주는 그런 태형을 위해 이따금씩 가짜 여자친구를 연기해 주곤 했다. 저번에 작게 다툰 이후로 태형이 이제 이런 일은 스스로 해결하겠다기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는데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있을 줄 몰랐다. 어떻게 하지. 잠깐 고민하던 여주가 입을 열었다.








"오빠 좋아하세요?"

"....네?"

"태형오빠 좋아하세요?"








얼굴이 터질 듯 빨개지던 여학생은 곧 수줍게 고갤 끄덕였다. 그러다가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한 마디 덧붙였다.









"좋아해요... 많이."

"...그럼 직접 전해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래야 확실하게 마음도 전달될거고, 게다가 저는...."

"아... 아뇨! 마음을 전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그냥 좋아할 뿐이라서. 욕심내는 거 없어요... 이것도 그냥 아프단 소식 듣고 저도 모르게 산 거고..."

"....."

"역시... 어려울까요?"








울 것 같은 눈망울에 결국 함락당한 여주는 여자에게서 비닐봉투를 받아들고 말았다. 그렁그렁하던 여자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감사합니다."

"이름이라도 전해드릴까요?"

"아, 아뇨! 정말 괜찮아요. 오히려 창피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제 할 일을 마쳤다는 듯 여자는 불타는 두 귓불을 감싸고 후다닥 도망쳤다. 홀로 남은 여주는 빠르게 멀어지는 여자의 뒷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이내 번뜩 정신을 차리고 얼른 돌아섰다. 아 맞다, 김태형!

택시 기사님을 들들 볶아 정신없이 하숙집에 도착했을 땐 어느새 달이 휘영청하게 뜬 밤이었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하숙생들이 이제야 왔냐며 타박했지만 여주는 다 씹고 406호로 달려들어갔다. 쾅 문을 열어젖히자 흥얼흥얼 노랠 부르고 있던 태형이 동그랗게 눈을 떴다.








"어, 여주 왔다."

"혀어엉!!!"








너무 놀라고 미안한 마음에 호칭마저 헷갈린 여주가 침대로 달려들어 대성통곡을 했다. 그 사이 꽤나 호전한 태형은 실없이 웃으며 여주의 머리통을 토닥여 주었다.








"으구, 막내. 놀랐어?"

"왜 갑자기 쓰러지고 지랄이야아아!! 아냐 미안해! 연락 못 받아서 미안해요, 공부하느라 못 받았어요!!! 아니 근데 몸도 건장한 자식이 쓰러지길 왜 쓰러져!! 이유가 뭔데요!? 아냐 화내서 미안해요!! 난 그냥 너무 놀라서!"

"어어, 알지알지. 진정해."

"알긴 뭘 알아아아아! 니가 뭘 알아!"

"아니 왜 나한테 화를 내..."








수척해진 태형의 뺨을 붙들고 화인지 걱정인지 속상함인지 죄책인지 모를 것들을 쏟아내던 여주는 한참 후에야 겨우 진정했다. 그리고 활화산마냥 폭발하는 여주의 감정 덩어리를 드라마 보듯 흥미진진하게 구경하고 있던 태형은 뒤늦게 여주의 어깨를 토닥여 줬다.









"괜찮아, 별거 아냐. 밥 잘 먹고 잠 잘 자면 괜찮아진댔어."

"그럼 밥 잘 못먹고 잠 잘 못자서 쓰러진거예요?"

"어... 시험기간이라 피로가 좀 쌓여서 그랬나봐. 그냥 갑자기 현기증이 일어나서 그런거야. 정말 괜찮아."

"괜찮긴 뭐가 괜찮아... 몸 좀 챙겨요 진짜. 안 그래도 말랐으면서. 정국이랑 지민오빠는 근육이라도 있지 이건 뭐."









태형의 말랑한 배를 콕 하고 찌르자 태형이 웃음을 터뜨리며 몸을 접었다. 하지 말라며 장난스럽게 외치는 목소리는 평소와 비슷했지만 확실하게 힘이 빠져 있었다. 괜히 짠해진 여주는 그제야 제 손목에 달랑달랑 걸린 비닐봉지의 존재를 자각하고 그 안을 뒤졌다. 약과 피로회복제를 꺼내자 태형이 두 눈을 빛냈다.









"어, 사 온거야? 오빠 주려고?"

"아뇨. 그럴 정신이 어디있어요. 그리고 이미 약 다 먹었을 것 같아서 안 샀죠."

"그럼 이건 뭔데?"

"오는 길에 받았어요, 오빠 좋아한다는 어느 여자분한테."








먹을래요? 여주가 회복제를 내밀었지만 급격하게 시무룩해진 태형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네가 사온 건 줄 알았는데."

"누가 사온 게 뭐가 중요해요. 약이랑 회복제인게 중요하지."

"중요해, 나한테는."

"왜요? 막둥이 코 묻은 돈으로 산 약을 먹으면 감동받고 빨리 나을 것 같아서?"

"아니."








고갤 도리도리 젓다 말고 이불을 뒤집어쓴 태형 덕에 여주는 꽤 당황했다. 태형은 퍽 애같은 구석이 있었지만 이렇게 뜬금없이 다섯살 난 어린아이처럼 군 적은 없었다. 비닐봉지를 침대 옆 서랍 위에 올려놓은 여주가 부풀어오른 이불 위를 마구 두들겼다.








"아아- 왜! 삐졌어요? 삐졌지? 괜찮다고 해 놓고 삐졌구만. 이 찌질이. 난 울기까지 했는데!"

"아니거든!"

"그럼 뭔데!"

"....있어 그런 게!"








끝까지 말하려 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태도에 결국 여주는 김태형 반죽하기를 그만뒀다. 의외로 줏대 있고 꼿꼿한 태형이었다. 뭔진 몰라도 아픈 사람을 갈구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두 팔을 내리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불 끄트머리를 잡아당기며 능글맞은 목소리로 회유하기 시작했다.








"진짜 내가 사온 게 아니라서 삐진 거예요? 응? 다 나으면 내가 밥 한 끼 살게. 어때요?"

"별로야."

"에이, 왜요. 맨날 내가 얻어먹기만 했으니까 이번에는 내가 살게. 양식? 한식? 일식?"

"됐어."

"어어. 진짜 삐졌나보네. 정말로 사 준다니까?"









지금 밥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닌데 물론 여주는 모르는 것 같았다. 모르는 게 당연했다. 여태껏 티를 내 본 적이 없으니까. 두꺼운 이불 속에 웅크리고 누운 태형의 미간이 서러움으로 바짝 일그러졌다. 요즘 애써 감정을 잘 컨트롤하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여주가 자꾸 저를 살살 건드리니 다시 그게 튀어나올 것 같았다.


정말로 별 것 없는 감정이었다. 별 것 없는 이유였고, 별 것 없는 사랑이었다. 위험할 때마다 저를 구해주는 여주가 꼭 영화 속 히어로처럼 느껴지던 때도 있었다. 제가 힘들어하는 게 싫다며 진심으로 속상해하던 모습은 태형의 심장을 파고들었고 강한 낙인을 찍었다. 사랑에 빠지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사랑에서 헤어나오는 건 아주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힘들었다. 태형은 이 감정의 결말을 어차피 이미 알고 있었다. 지금 많이 아프고 나중에 덜 아프느냐, 지금 덜 아프고 나중에 많이 아프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아니면 오빠 요즘 뭐 스트레스 받은 거라도 있어요?"

"......"

"그래서 그런 거 아닌가? 나도 고3때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쓰러져본 적 있거든요. 요새 오빠 다크서클도 좀 생긴 것 같고... 내가 해결해줄 순 없지만 들어줄 수는 있거든요."








퍽이나. 여주에게 등을 보이고 돌아누운 태형은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딱 너한테만 할 수 없는 이야기인데. 너만 제외한다면 전국민이 알아도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그러다 갑자기 왈칵 억울해졌다. 이래봬도 어렸을 때부터 연상 연하 다섯살까지 온 동네 아낙네들의 마음을 후리고 다녔던 김태형이었다. 누군가의 사랑은 늘 원치 않아도 제 것이었으며 사랑받지 않는 건 대학에 합격하는 것보다도 어려웠다. 근데 내가 지금 왜 이렇게 앓고 있지? 원래 결말은 깨부수라고 있는 법이다. 어차피 태형은 드라마 중에서도 전개고 나발이고 다 상실한 막장드라마를 가장 좋아한다.

눈물이 터질 것 같아서 입술을 삐죽거리며 참다가 확 이불을 열어젖혔다. 태형이 돌아보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여주가 급하게 숨을 들이키며 어깨를 떨었다. 놀라서 동그래진 눈에 황당함이 들어찼다.








"아 씨, 놀라서 욕할 뻔 했잖아요! 왜 그래!?"

"야!!"

"왜요!"









흐읍. 태형이 숨을 들이마셨다. 심장이 고장난 것처럼 뛰었다.









"여주 너 여친 알바 할 때마다 내가 고기 사 줬잖아."

"그, 그렇죠."

"그럼 내가 앞으로도 계속 고기 사주면 내 여친 할거야?"

".......................네?"








아주 갑작스럽고, 대담하고, 겁없고 맥락없는 고백이었다.

...김태형다운 고백이었다.




























































30화 언저리에서 완결나지 않을까... 싶네요.

그나저나 방막공 제본 제작을 계획중에 있는데 이전화 공지 꼭 읽어주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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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왕자들  2일 전  
 김태형 다운 고백이네요 ㅎㅎ

 왕자들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포도그  3일 전  
 역씨

 답글 0
  바케  23일 전  
 역쉬 태형이 (끄덕끄덕)

 바케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바케  23일 전  
 역쉬 태형이 (끄덕끄덕)

 답글 0
  찌미니쩡구  32일 전  
 정말 잘 읽었어요

 찌미니쩡구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_라온_  34일 전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답글 0
  드레이코말포이  34일 전  
 헐ㅋㅋㅋㅋㅋ

 답글 0
  황민혜  63일 전  
 음... 참 그다운 고백인 걸 인정ㅇ하게 되는걸요

 답글 0
  밀크t  75일 전  
 네버 마린드 생각이없뎈ㅋㅋㅋㅋㅋㅋㅋㅋ

 밀크t님께 댓글 로또 1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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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도리태태  83일 전  
 태형이 답닼ㅋ

 곰도리태태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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