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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방막공 19화. 샤워기가 고장났어 - W.하늘비달
방막공 19화. 샤워기가 고장났어 - W.하늘비달



















































































방탄 하숙집 막냇공주님
방막공 19화. 샤워기가 고장났어













+)표지는 언제나 chayouk naver.com으로!
































































아픈 꿈을 꿨다.

잊을만 하면 나타나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꿈이다. 그 꿈에서 여주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그저 누군가를 멍하니 바라만 봐야 하는 입장이다. 토하고, 울고, 괴로워하고, 끝내 쓰러지는 누군가의 모습을 보면서 여주는 우는 것조차 감히 할 수 없다. 그냥 그대로, 가만히. 죽어가는 그 사람을 바라만 보면서.

...왜 그랬어. 응? 왜 그랬어. 나한테 말해줘도 되었잖아. 내가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같이 아파해줄 순 있었잖아....

아무런 힘이 없는 나지만, 그래도.... 너를 안아줄 만큼의 힘은 남아있었단 말이야.












"아윽...."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젖은 몸이 신음을 흘리며 발작하듯 깼다. 숨통이 꾹 조여서 도저히 눈을 안 뜨고 배길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게 단순히 악몽의 여파인 줄로 알았더니만, 실제로도 묵직한 무언가가 제 목젖을 짓누르고 있었다.

두꺼운 무언가를 낑낑대며 겨우겨우 밀쳐낸 여주가 잠이 다 깨버린 상체를 확 일으켰다. 뭐야, 이건....














"...김석진?"














그래, 김석진이었다. 아무리 눈을 비벼도 달라지질 않는 김석진. 제가 누웠던 자리 바로 옆에 몸을 눕힌 채 곤히 잠든 얼굴을 본 여주는 순간 등골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 것을 경험했다. ...뭐야,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

막 패닉이 오고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기 직전, 여주는 문득 스치듯 본 무언가에 그대로 얼어 버렸다. 시야의 어느 한 구석에서, 반짝, 하고 무언가가 빛났다. 황급히 고개를 숙여 들여다 보니, 그 빛나던 게 석진의 속눈썹 끝에 고인 눈물이었다.

뭐야.... 이 오빠 왜 울어. 황당한 나머지 한참이나 그대로 굳은 채 눈만 꿈뻑였던 것 같다. 조금 전 막 파도처럼 밀려오려던 패닉보다도 더한 충격이 여주를 덮쳐들었다.

김석진과 제가 한 침대에서 자고 있었단 것도 웃긴데, 제 방까지 들어와 완벽한 수트 차림으로 곯아떨어진 김석진은 더 웃긴다. 근데 그가 울고 있다는 건 전혀 우습지 않았다.

악몽이라도 꿨나, 나처럼... 일단 여주는 석진을 달래보려 한 손을 내뻗었다. 그렇잖아도 1인용인 제 침대를 온통 비좁게 만드는 큼직한 어깨를 붙들고서 조심스레 흔들었다.












"...오빠, 석진오빠."













그 흔들림은 분명 미약했는데 신기하게도 석진은 부스스한 눈을 치켜 올렸다. 까맣고 곧은 눈썹을 일그러뜨린채 저를 올려다보는 부스스한 석진의 눈에, 왜인지 여주는 기분이 묘해졌다.













"...오빠 왜 여기서 자요, 오빠 방 들어가서...."

"...여주야."

"응?"

"이리 와 봐...."

"......."

"나 좀 자게...."













....이 양반이 미쳤나. 나른하게 풀린 얼굴로 저를 향해 양팔을 벌리는 석진에게, 아마 평소대로라면 그리 말했을 것이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를 않았다. 아직도 눈물로 젖어든 그 눈과 마주하자마자 온 몸이 굳었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수트, 빙구미가 넘치던 여느 때와 달리 잘못 건드렸다간 깨져버릴 듯 위태로운 김석진.

그보다도 더 자극적인 건 깨어나기 바로 직전에 꾸었던 꿈이었다. 울고 몸부림치고 괴로워하면서도 끝까지 내게는 도움을 청하지 않았던 그 애와 달리, 지금 눈앞에서는....













"...내가 오빠한테 가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당황스러운 기색이 순식간에 잦아들고, 어느새 무표정이 된 여주가 물었다. 그리고 석진은 여전히 여주를 향해 내뻗은 손을 거두지 않은 채로 꿈꾸듯 답했다.













"네가 오면,"

"....."

"내가 안 울지..."













....이유는 그걸로 충분하다.

경계하듯 내내 곧추세워졌던 여주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꿈을 좇아 헤매는 것처럼, 석진이 여주의 어깨를 감아 당겼다. 이내, 푹 가라앉는다.

머무를 곳이 없는 나비는 바다 속에 날개를 묻는다.
























***


























미세먼지가 세상을 휩쓸더니 이제는 슬슬 숨막히는 여름이 찾아들었다. 도대체 이놈의 대한민국은 계절의 아름다움이라는 게 없어.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은 채 소파에 액체괴물마냥 늘어진 윤기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겨울에는 추워 뒤질 것 같더니, 봄에는 미세먼지가 강림하고, 여름엔 더워 뒤지고, 가을은 있으면서도 없는 것처럼 스쳐 지나가고. 봄여어어어어어름갈겨어어어울.












"아, 좀 조용히 좀 해 봐요. 텔레비전 소리 안 들리잖아."

"야 씨... 형한테 말하는 꼬라지가 그게 뭐냐...."

"남이사."












말은 모나게 내뱉어 놓고, 뒷통수는 참 오지게 동그라미인 전정국을 보며 윤기는 심란한 한숨을 내뱉었다. 저 막둥이 새끼는 요즘 또 왜 저래.

사실 요즈음의 하숙집 분위기는 온 세상에 작렬하는 태양과는 정반대로 찬바람이 쌩쌩 불어대는 중이다. 심지어 특정 몇몇 인물들이 그 차가운 분위기를 주도하니 다른 사람들은 자연히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대체 왜, 김석진과 박지민과 김태형과 전정국은 갑자기 그렇게나 예민해진 걸까.

그것도 김여주 일에 관해서만.












"야, 정국아."

"왜요."

"그나저나 여주는 어디 갔대냐? 주말인데 왜 안 보여."

"........나야 모르죠."













대답이 한참이나 늦다. 불량하기만 하던 자세가 한층 빳빳해진 걸 보며 윤기는 제 턱을 쓸었다. 이게 그저 민윤기가 환장하고도 남는 막장 삼류 청춘 로맨스 드라마인지, 아니면 그냥 계속 지켜봤다간 언젠가 펑 터져버리고 말 시한폭탄인지 모르겠단 말이지.

뭐, 둘 중 뭐가 되었던 일단 당장은 손을 댈 수 없다는 건 분명했다. 윤기는 소파 위에 널브러진 몸을 바르작거리며 텔레비전을 쳐다보았다. 재미도 없는 예능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머릿속은 별 생각 없어보이는 표정과는 달리 꽤나 복잡했다. 이 하숙집엔 있지도 않은 누군가를 향해 말을 건다.


야, 여주야. 우리 막내야.

너는 물먹은 밧줄마냥 엉킨 이 상황을 알고는 있을까.












"아아악!! 존나 덥고 개 불쾌해!!"

"좀 닥쳐봐, 여주야."













그 시각 시내에선 윤기가 그렇게나 부르짖는 김여주가 포효 중이었다.

여름의 땡볕이란 그렇다. 안그래도 중간고사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기말고사가 몇 주 후인걸 보고 빡쳐 있건만, 쨍쨍 내리쬐는 햇빛에 한층 성깔이 더러워지는 것이다. 뭐 얼마나 돌아다녔다고 벌써 더위에 뺨이 발갛게 익은 여주를 보고 주현과 지은은 혀를 쯧쯧 찼다. 저놈의 저질 체력....












"야, 너 그냥 집에 가. 좀 있다가 쓰러지겠다."

"허으 씨, 그래야겠다.... 진짜 더워 죽겠어....."













땀이 배어난 얼굴에다 손풍기를 가져다대며 여주가 정말 곧 죽을 사람처럼 중얼댔다. 누가 봐도 과히 그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기에, 주현과 지은은 곧바로 택시를 잡아다 여주를 태워 하숙집으로 보내버렸다. 물론 택시 요금은 김여주가 내는 거고.

하숙집까지 가는 동안 택시 안에서 나오는 에어컨 바람을 쐬며 그나마 괜찮아지나 싶더니, 차에서 내리자마자 여주의 상태는 다시 안좋아졌다. 하숙집이 골목에 있어 차가 거기까지는 못 들어간다는 바람에 몇분간을 또 도보로 걷게 된 것이다. 내가 진짜, 씨발 진짜, 이 날씨에 나온 내가 병신이지. 과한 욕을 중얼대며 지친 기색으로 하숙집에 들어선 여주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섰을 땐 거실에 정국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어딜 돌아다니다 이제 오..... 야 너 왜 그래?"













아직 해도 지지 않은 이른 시각이건만, 막 잔소리를 쏟아낼 기세로 뒤돌던 정국은 여주를 발견하고 경악했다. 머리카락은 축 늘어붙고 얼굴은 새빨개진 꼴의 여주가 쿵 닫힌 엘리베이터 문을 등지고 비척비척 걸어오는 거였다.

순간 좀비로 착각할 뻔했던 정국은 얼른 정신을 차리고 긴 다리로 소파를 훌쩍 넘어 여주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가까워지기도 전에 여주의 말에 의해 저지당했다.













"하, 씨... 꺼져.... 오지 마... 더워 죽겠으니까..."

"......너 더위 먹었냐?"

"몰라... 씻을 거야...."














생각보다 상태가 구려보이는 여주에 정국은 뭔가를 말하려 했으나, 그냥 샤워하게 두는 게 나을 것 같아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여주는 비틀거리며 정국을 스쳐지나 방으로 들어갔고, 몇분 후 하숙집에는 여주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씨이이이이바아알!!! 인생 개씨발!!! 아아악!!"

"....저거 또 왜저래!!"













천박한 욕설이라기보단 기절 직전의 사자후처럼 들려서, 정국은 당장 자리를 박차고 여주의 방으로 후다닥 달려들어갔다. 그러나 막상 꾹 닫힌 방문 앞에 서자 망설이게 되었다. 씻겠다고 들어갔으니 방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든간에 분명 옷을 벗은 상태일텐데, 내가 들어가도 되는 건가.

그러나 고민은 길지 않았다. 곧 벌컥 하고 문이 열렸기 때문이다. 놀라서 꺅 하고 비명을 지른 정국이 맞은편 벽에 위치한 제 방문에 찰싸닥 달라붙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나온 여주는, 여주는.....











"뭐야, 너 왜 여기 있어?"












...품이 넓은 윗옷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와아아악!!!"














하얀 셔츠 아래로 쭉 뻗은 다리가 살색이라는 걸 자각하자마자 정국은 한번 더 비명을 지르며 제 눈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귓불이 타들어가는게 느껴졌다. 이 미친, 뭐 저런 미친, 아무리 하숙집 사람들이 서로 편한 사이라지만 저런 옷차림으로 나오는 게 어디 있어!!?

새까매진 시야로 탈출구를 찾아 제 방문 손잡이를 더듬더듬 붙잡아 열어젖히는데, 난데없이 뒷덜미가 콱 붙들렸다. 기겁한 정국이 파드득 어깨를 떨며 벗어나려 했지만 예상외로 여주의 악력은 장난이 아니었다.












"뭐... 뭐, 뭐, 뭐야!! 놔! 놔 이거!"

"야."

"아 왜애애애!"














이제 정국은 거의 울기 직전의 목소리가 되었다.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튀어나가려는 것을 참느라 두 눈을 가린 손이 파들파들 떨렸다. 죽어도 뒤를 돌아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정국의 새빨간 귀에 대고, 여주가 잔뜩 지치고 닳은 목소리로 말했다.














"니 방 샤워실 좀 빌리자."

"...뭐, 뭐!?"

"내 방 샤워기가 고장났어."

"......."

"씻으려고 벗었는데 물이 안 나와..."

"....."

"살려줘....."












....진짜 환장하겠네. 결국 문고리를 놓아버린 정국이 새빨갛게 불타오르는 제 얼굴을 두 손에 파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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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포도그  3일 전  
 앜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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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기청라떼  17일 전  
 앜ㅋㅋㅋㅋㅋㅋ 여주야
 샤워기야 잘햇어!!

 딸기청라떼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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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르믄졍쿡  23일 전  
 여주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답글 0
  드레이코말포이  34일 전  
 드레이코말포이님께서 작가님에게 1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태태침침정꾸  36일 전  
 와아아아아아악

 태태침침정꾸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아미________*  42일 전  
 샤워기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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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으니1209  48일 전  
 샤워기 센스 ㅇㅈ?

 답글 0
  younghyun1109  57일 전  
 이젠 샤워기가 연애각을 세워주네........

 답글 0
  안녕하실랏법  59일 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하실랏법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곰도리태태  84일 전  
 여주 성격잌ㅋㅋㅋ

 곰도리태태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675 개 댓글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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