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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전정국이 땅치고 후회하는 이야기 - W.봄의일기장
전정국이 땅치고 후회하는 이야기 - W.봄의일기장
씀. 봄의 일기장








인연도 이런 인연이. 악연도 이런 악연이 없을 거다. 일단 본론부터 얘기하자면, 나는 맹세코, 정말 맹세코 전정국에겐 관심이 조금도, 쌀 한 톨 만큼도 없다. 오히려 그 반대면 모를까. 그래서 더 답답하다, 이 말이다. 왜 관심도 없는 녀석에게 내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좆같은 게,"


"..."


"하는 짓도 좆같네?"































물 :

ㄴ전정국이 땅치고 후회하는 이야기
























네게는 찰나였을 뿐인데
나는 여생을 연신 콜록대며
너를 앓는 일이 잦았다


-환절기, 서덕준-




































어릴 적에도, 사춘기를 지나면서도, 어른이라는 숫자에서 고작 한 단계 밑인 열아홉이라는 나이에도. 내가 원하고 바라는 건 정말로 소박한 것들뿐이었다. 그냥 평범하게 학교에 들어가 평범한 친구들과 평범한 학교생활을 하곤, 물결에 휩쓸려가듯 모두들 들어가는 대학에 안전하게 안착하는 게 나의 유일한 목표이자 꿈이었다. 난 나름 정말 소박하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놈 때문에 내 소박하고도 아기자기한 꿈은, 산산조각 나버린 것 같단 말이지.






























오늘 학교에서 만난 전정국 때문에- 아니, 다시 만난 전정국 때문에.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온 지 한참 됐지만 분한 마음이 삭혀지지 않아 이를 바드득바드득 갈며 미국에 있는 박지민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거긴 아직 아침 일 테지만 지금 내가 그런 거 따질만한 아량을 베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몇 번의 신호음 끝에 결국 전화를 받아든 박지민.










[와아- 이게 얼만 만의 영통이야!? 그래서, 한국은 살만하냐?]


“야 말도 마, 씨발.”


[어우, 김여주 성격은 한국 가도 안 죽네. 뭔 일인데 그래?]


“박지민 너 우리 초딩 때 전정국 기억하냐?”


[전정국? 아아- 그 뭐냐, 너 좋다고 쫓아다니던 그 전정국?]


“그래, 씨발.”


[걔를 어떻게 기억 못 하냐? 여주 너 아파서 미국에 치료받으러 갔을 때 너 죽은 줄 알고 맨날 수업시간에도 퍽 하면 꺼이꺼이 울고 그랬었는데. 걔 막 학교도 제대로 못 나오고 그랬어.]


“...?”


[하여튼 걔도 징했지 나 미국 가기 전까지 그랬다니까. 거의 1년을 그랬나? 그 이후는 나도 모르는 거고.]


“... 내가 죽은 줄 알았다고?”


[응. 그날 너 학교에서 쓰러져서 실려가고 다음날 바로 미국으로 갔잖아. 애들 다 너 죽은 줄 알아. 우리야 엄마들끼리 친하니까 난 뒤늦게 미국 와서 엄마가 알려줘서 알았고.]


“아, 하긴. 초딩 때였는데 난 폰도 없어서 연락 이런 거 못했지. 내가 치료 다 받고도 계속 미국에 눌러 살줄 누가 알았겠어.”












박지민이의 말대로 바야흐로 약 6년 전, 나는 수업 중에 갑작스런 심장의 이상으로 인해 쓰러졌고, 구급차가 와 날 싣고 갔었다. 지금에서야 지민이를 통해 듣는 거지만, 그때 온 구급대원분들께서 내 심장이 안 뛴다고 큰소리로 서로에게 전한 터라 반 아이들뿐만 아니라 내가 실려가는 광경을 구경하러 온 애들까지 모두 들었다고 한다. 병원에 갔더니 그때 나이로는 기억하지 못할 만큼의 쓸데없이 고급 진 이름을 가진 희귀병 이랬고,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심장이식 이었다. 그것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조급해진 부모님은 잘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까지 모조리 연락을 돌리며 애타게 방법을 찾아댔고, 그러다 기적적으로 걸려든 게 미국행이었다. 워낙 내가 쓰러지는 장면을 본 사람이 많은 데다가 발 없는 말은 날아다니듯, 내가 다음날 학교에 안 나오자 내가 죽었다는 소문이 사실로 굳어져 버렸다고 했다.


그 후로 미국에서 지금까지 쭉 살아온 나는 처음 듣는 이야기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허, 난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데. 하지만 그와 동시에, 오늘 학교에서 마주친 전정국의 말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난 그저 오랜만에 보는 낯익은 얼굴에 인사한 것뿐인데. 그 순간을 이토록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 줄이야.





















“어? 너 전정국 아니야?”


“...?”


“어어? 맞네? 나 김여주야! 너랑 초딩때 내내 같은 반이었는데, 혹시 기억할라나?”


“...김여주는,”


“...”




“죽었는데.”


“...어?”
























[암튼 전정국이 왜? 설마 걔랑 같은 학교임?]


“...응. 불행하게도, 씨발.”


[넌 애가 무슨 말끝마다 욕이냐. 암튼 대박. 전정국이 너 완전 반가워했겠다? 걔 너 엄청 좋아했잖아. 맨날 막 쭈-쭈- 거리면서.]


“...”


[걔 아직도 애처럼 그렇게 해맑냐? 6학년 다 되도록 말도 잘 못하고 그랬었는데.]


























“...아 맞아, 그랬었지.. 근데 그 애새끼가,













“쭈야 지굼은 지밍이랑 놀아두 겨론은 꼭 나란 해야해, 아라찌?”


“악! 박지민도 싫고 너두 싫어!!”


“...힝. 안되는뎁. 쭈 겨론은 꼭 정구기랑 해야하는데… 흡.”































웬 개새끼가 되어있던데, 씨발?”














“김여주 코스프레하니까 좋냐?”


“...”


“죽은 사람이 살아난척 접근해서 원하는게 뭔진 모르겠지만,”


“...”


“네 좆같은 장난 받아줄 기분 아니니까 꺼져.”


“...”


“이 여 주.”




























[엥? 웬 이여주?]


“낸들 아냐 다짜고짜 나한테 와서 내 코스프레를 하지 말라는데, 씨발. 내가 나인척하지 그럼 너인척하냐? 하려다가 쫄아서 걍 반으로 감.”


[아 씨바 개 웃기네, 쿠쿠쿸. 어어-? 야 맞다. 우리 초딩때 옆반에 이여주라는 애 있었잖아. 그 뭐냐 전정국이 너 따라다닐 때 맨날 전정국 따라다니던 애 말이야. 걔 은근 생긴 것도 너랑 닮았었는데.]


“하…. 내가 그걸 무슨 수로 알겠냐.”


[하긴, 너가 전정국한테 워낙 관심이 없었으니까. 암튼 걔가 너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야? 아무래도 전정국은 너가 죽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을 테니까.]


“... 내가 이여주라고? 뭐래, 성이 다르잖아.”

























“난 세상에서 쭈가 제일 조아!”


“그래? 그럼 나 말고 이여준가? 걔한테 가는 건 어때?”


“ㅇ, 안돼!! 난 세상에서 김쭈가 제일 조아!”


“... 난 세상에서 엄마 아빠가 제일 좋아.”




























[걔네 엄마가 재혼하셔서 걔 성 바꼈잖아 김 씨로.]


“... 아.”


[아 맞다. 그러면서 걔도 미국으로 이민 갔는데.]


“... 미친.”


[걔 갈 때도 어찌나 화려하게 갔었는지. 가면서 전정국한테 뭐라했는 줄 아냐?]

























“정국아 내가 미국에서 김여주처럼 되서 돌아올께…!”


“...”


“비록 지금은 너가 날 안좋아하지만,”


“...”


“내가 한국에 다시 올땐 이여주가 아니라 김여주로 돌아올께! 진짜 김여주처럼 말이야!”

























“... 지랄도 풍년이다.”


[그러니까, 크큭. 이야- 근데 이렇게 따지고 보니까 충분히 오해할 만도 한데? 진짜 김여주는 죽었다고 생각하는데 김여주 닮은 김여주가 그것도 미국에서 전학 왔으면 걔 입장에선 빼박 이여주가 김여주인 척 하는거라고 생각하겠네.]


“...”


[와 씨발 개소름. 그래서, 전정국이 막 뭐라 했어? 막 욕하고 그랬어?]



“차라리 욕만 했으면 내가 이렇게도 분하지 않지.”


[대박. 걔도 성격 많이 바꼈나보다. 옛날엔 욕 한마디 못하던 놈이. 근데 넌 가만히 있었어? 걔가 막 너한테 뭐라고 하는데?]


“차라리 가만히 있을걸…”


























“전교에 소문내야 알겠냐?”


“...”


“네가 지금 치는 장난이 어떤 건지 나 알고 하는 거야, 씨발?”


“...”


“존나 소름 돋네.”




























[뭔데 무섭냐… 그렇게 해맑던 놈이 그런 말 했다니까 오싹하다… 으으.]


“야 오싹하고 그건 둘째치고 개빡치는거야. 내가 김여주니까 김여주라고 하는데 왜 지가 나서서 장난치네 마네, 소름 돋네 이 지랄임? 근데 내가 존나 후회하는 게 차라리 못 들은 척 지나가고 어차피 같은 반도 아닌데 딱 한 번만 눈 감으면 되는 걸 머릿속으로 생각만 한다는데, 하... 이놈의 주둥이가 문제지 증말…”


[...?]


“지랄하네. 장난은 지가 까고 앉아있으면서.”


[????]


“... 이 말이 육성으로 튀어나온 거지.”


[...와… 역시 김여주는 김여주야...]


“너가 들어도 망했지? 하… 나도 우리 동생네로 전학 갈까?”


[... 남준이 남고잖아.]


“남장이라도 하지 뭐…”


[...김여주 정신 차려.]


“너 같으면 지금 정신이 차려지겠니…?”


[아이고, 암튼 기다려라. 이 오빠가 곧 간다! 석진이 형도 한국 금방 가잖아 그치?]


“그렇겠지… 아 몰라, 머리 아파. 끊는다?”


[어어-!! 야, 김여ㅈ-]















뚝-












망했다는 생각에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베개에 얼굴을 퍽- 하고 내려쳤다가도, 어이가 없어서 푸하하핫…! 헛웃음이 자꾸만 나왔다. 이걸 서너 번 반복하던 나는 다시금 떠오르는 장면에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저… 뭔가 오해하는 거 같은데, 나 김여주 맞거든?”


“...”


“그 뭐냐… 우리 초딩때 6년 내내 같은 반이고 막 그랬는ㄷ-,”


“야 9반.”


“오늘부로 여기 김. 여. 주. 라는 애랑 말 섞는 애 있으면,”


“...”





“존나 인성 쓰레기들끼리 노는구나, 생각하고 똑같이 대해 줄 테니까.”


“...”


“알아서 잘해.”








전정국의 입김이 얼마나 센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녀석이 저 말을 한 뒤로 아무도, 심지어 내게 학교를 소개해주라는 선생님의 심부름을 받은 짝꿍도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니까 한마디로 왕따?라고 해야 하나. 따돌림은 아니었지만 무관심도 일종의 따돌림이라면 말이야.



























와 씨발 억울해도 이렇게 억울할 줄이야. 하지만 내 불같은 성격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억울이고 뭐고 네네- 맞아요- 내가 이여주에요-. 이럴걸. 괜히 입을 함부로 놀려서...














아무튼 확실한 건 전정국 저놈에게 제대로 찍혔다는 거겠지.










































[ C A S T ]





[ 전정국/ 19세]





“김여주가 나한테 어떤 아이였는지 알면,”


“...”


“나한테 이런 좆같은 거짓말 못할 텐데.”


“...”


“그래서 네가 더 싫어, 씨발.”


“...”









/












“피하지 마.”


“...”


“너는 항상 그 자리에 있어 줘.”


“...”


“... 피하는 건 나만 할게.”
























[ 박지민/ 19세]





“걔는 그 시간에 멈춰있는 것 같아.”


“...”


“돌아올 네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


“마음의 문을 아예 닫아버린거야.”


“...”


“그 녀석 그후로 쭉, 저 모양이었나봐.”


“...”


“제대로 삐뚤어진거지.”























[ 김석진/ 30세]





“네가 뭐라해도 김여주는 내 동생이고,”


“...”


“너한테 이런 취급 받으라고 애지중지 키운거 아니고,”


“...”


“지금 와서 땅치고 후회해도 아무 소용없고.”























[ 김남준/ 18세]






“근데 그게 누나랑 무슨 상관이야?”


“... 어어?”


“누나 그 형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그, 그치…!”


“지금 행동은 전혀 아닌데?”























[ 김태형/ 19세]





“괜찮아. 나 어차피 그 녀석이랑 사이 안 좋거든.”


“아…”


“근데 신기한 게 뭔지 알아? 그렇게 된 것도 너 때문이었다?”


“...?”


“넌 몰랐겠지만 네가 죽었다고 생각한 그날부터 전정국 역시,”


“...”


“죽지 못해 살아왔거든.”


“...”


“그래서 늘 궁금했어. 어떤 애 길래 전정국이,”


“...”


“낭떠러지마저 함께 추락하고 싶어 하는지.”








































네가 아니면 나는 어쩌지
내가 아니면 너는 어쩌지
삶은 이렇게 간절한데
어떤 이름에 기대어야 하지
마음은 이토록 한순간에 무너지는데
영원같은 시간 동안 누구를 기다려야 하지
네가 아니면 나 홀로 어떻게 살지
내가 아니면 너 홀로 어떻게 죽지

나는 꽃처럼 흔들리고 안개처럼 흐린데
너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지


-네가 아니면 나는 어쩌지, 황경신-













_C_O_M_I_N_G_
_S_ㅇ_ㅇ_N_



ㅇㅇ님, 다음화가 보고싶으시다면 즐추댓포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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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슈가아맘마먹자  2일 전  
 정주행이요 !! 너무 재밌어요 ㅜㅜ

 슈가아맘마먹자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Eun12  3일 전  
 정주행합니다!!

 Eun12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아미서우  4일 전  
 그 와중에 석진이 대사보고 반했습니다...

 아미서우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박지민사랑러  5일 전  
 정주행이요...!!!

 답글 0
  trilly  9일 전  
 정주행입니당 전에 한번 읽었는데 명작이라서 다시 보고싶더라구요ㅠㅠ

 답글 0
  러슙  9일 전  
 정주행이용

 답글 0
  예로나  9일 전  
 진짜 오랜만에 다시 정주행해요:)

 예로나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초친  9일 전  
 재주행이요

 초친님께 댓글 로또 1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라지벌랄랍  10일 전  
 정주행이요

 라지벌랄랍님께 댓글 로또 1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김태형당신너무치명적이야  10일 전  
 정주행이요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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