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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방.고.오-1화 - W.하리앙
방.고.오-1화 - W.하리앙
방탄 고등학교에 오지마세요













1화



부제 : 석연치 않은 살인사건



***





내 이름은 김여주. 방탄 고등학교 2학년 3반 여학생이다. 오늘 우리 학교는 어제보다 조금 더 시끄러웠다. 이유인 즉슨...





"기어이 죽었구만..."





어제, 민윤기가 학교 옥상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그리고 오늘, 민윤기가 병원에서 죽었다. 어차피 우리 방탄 고등학교 대표 왕따였기에 죽었다고 슬퍼하거나 우울해하는 애들은 한명도 없었다. 이제 괴롭힐 애가 없다고 아쉬워하는 애들은 좀 있었지만. 누군가가 학교에서 죽었는데도 변함없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가는 우리 학교와 반을 보며 어떻게 이렇게 담담한지, 심지어 민윤기를 죽음까지 몰고간 가해자들까지 즐겁게 노는 걸 보니 살짝 어이가 없어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는 책상위에 올려진 문제집에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때, 누군가가 옆에서 나를 콕콕 찔러댔다.







"여주야앙~"





"전정국 꺼져. 공부에 집중 안돼"





"여주 너무 냉정해..."





"아 꺼지라니까!!"





날 콕콕 찔러 내 집중력을 와장창 깨버리고 꺼지라는 내 조용한 경고에도 계속 옆에서 찝적대다가 나에게 욕 한바가지를 얻어먹은 이 멍청이는 나와 같은 2학년 3반 남학생이자 내 2년지기 남사친 전정국이다. 한숨을 푹 쉬며 제발 저리 꺼지라는 손짓을 해보이자 전정국은 그래도 이 말만큼은 하고 가야겠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입에서 나온 말은 날 짜증나게 하기에 충분했다.





"여주야, 그럼 이말만 하고 갈게~"





"하아...뭔데"





"민윤기 말이야"





"아 걔가 왜!!"





주위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나는 민윤기 얘기만 나오면 짜증을 내거나 갑자기 화를 내는 등 과민반응을 보였다. 그 이유는 나 역시 민윤기처럼 내가 이 지역으로 이사오기 전에 다녔던 중학교에서 왕따였기에 민윤기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민윤기를 도왔다간 이 학교에서 나도 다시 왕따가 될것이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기에 나는 민윤기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피해자의 고통을 잘 알면서도 방관자가 되버린 그 죄책감 때문에 나는 그 애 얘기를 언제나 피하고는 했다. 내가 벌게진 얼굴로 버럭 소리지르자 전정국은 툴툴거리며 말을 이었다.





"아이 진짜...귀 따가워 죽겠네. 민윤기 걔 있잖아,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병원으로 옮겨지고 그 다음날에 죽었잖아"





"그게 왜"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관심없는 척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하자 전정국은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다가 나에게 겁이라도 주고 싶었는지 살짝 음산한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또 무슨 헛소리를 할까 싶어 말하지 말라고 작게 손을 휘저었는데도 불구하고 전정국은 아까보다 더욱 더 음산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민윤기...살아있대"





"뭐...?"





"그냥 소문이라는데...우리 학교 애들 중에 몇명이 민윤기랑 똑같이 생긴 애가 학교 근처를 서성이는 걸 봤대"





"죽은 애가 어떻게 살아돌아와...그냥 닮은 애 겠ㅈ..."







나는 미처 하던 말을 끝맺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그냥 의미없이 창문으로 향한 내 시선에...열린 우리반 복도쪽 창문으로 붉게 충혈된 눈을 가진 남자가 열심히 우리반 안을 살피고 있는게 보였다. 복도가 어두워 누구인지는 알수 없었지만 그 남자가 우리반을 훝어보는 시선이 너무나 소름끼칠 정도로 증오스런 시선인데다가 충혈된 눈이 공포심을 한층 더해주고 있었다. 몰려오는 두려움에 오들오들 떨던 나는 나도 모르게 손에 들고 있던 샤프를 바닥으로 툭 떨어뜨렸다. 꽤 큰소리었는지 그 남자의 시선이 내 쪽으로 향했고...이내 나와 눈이 마주쳤다. 비명도 못지르고 계속 떠는 나를 쳐다보던 남자는 날 향해 소름끼치는 웃음을 보였다. 붉은 눈이 반달 모양으로 휘어지는 걸 본 순간 나는 공포감을 이기지 못하고 이성의 끈을 놓은 채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꺄아아아아악!!!"





"기...김여주! 왜그래?"





내 비명소리에 우리반 아이들의 시선은 모두 날 향했고 이내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연신 오들오들 떠는 나를 향해 전정국이 급히 뛰어왔다. 아무 말도 못하고 전정국에게 안겨 울음을 터뜨리자 전정국은 내 어깨를 붙잡고 물었다.





"여주야, 왜그래? 무슨 일 생겼어?"





"창...창가에 어떤 남자가...서있었는데...날 쳐다보면서...소름끼치게...웃었어..."




창가를 떨리는 손 끝으로 가르키며 말하고는 계속 울음을 멈추지 못하고 헐떡이는 나에게 전정국은 잠시 있으라 말하고는 창가로 다가갔다. 내 말은 들은 전정국도 살짝 무서워 졌는지 창가 근처에서 머뭇거리다 이내 창 밖으로 고개를 쑥 내밀고 고개를 두리번거리다 나에게 다가와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별거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아무도 없는데?"





"아...아니야. 분명히..."





붉게 충혈된 눈을 가진 남자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 전정국은 나를 토닥이면서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멍하게 있는 나에게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아무도 없어. 꿈 꾼거 아냐?"





"아니야!! 아니라고!!"





"네가 잘못 본거겠지...아무도 없다니까..."





여전히 불그스레한 얼굴로 버럭 소리지르자 전정국은 궁시렁거리며 연신 꿈이라고 작게 말하며 내 자리에서 멀어져갔다. 꿈 아니라고, 진짜였다고 멀어져가는 전정국의 뒤통수를 향해 몇번 소리지르고는 불안할때 마다 물어뜯는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생각했다, 나도 꿈이라고 믿고 싶다고. 그렇지만 그 붉은 눈과 마주쳤을 때 느낀 공포감은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생생해 현실이라는 확신만 심어 줄 뿐이었다.





"미치겠네..."





띵~동~댕~동~





아침 자습시간이 끝나고 그 다음 시간이 바로 체육시간 이었기에 아이들은 체육복 갈아입기에 분주했다. 아이들은 금세 체육복을 갈아입고 우르르 운동장으로 나갔다. 옷 갈아입는 편이 좀 느린 편인 나는 마지막으로 옷을 갈아입고 반을 나섰다. 내가 우리반에 마지막으로 남아있었기에 우리 반 앞문,뒷문 내가 전부 잠그고 운동장으로 가기 위해 복도를 달려가는 순간, 수업종이 울렸다. 헉, 선생님이 혼낼지도 몰라. 열심히 복도를 내달리는데 우리 학교 학생은 아닌 듯한 남자가 내 옆을 스쳐지나갔다. 누구지? 교복을 안 입은걸 보니 학생은 아닌데...궁금한 마음에 뒤돌아보고 싶었지만 이미 수업 종이 울렸기에 나는 급히 다시 내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나는 그 남자 우리 3반으로 향하는 걸 보지 못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순간이 뭐냐고 물으면 나는 망설임 없이 복도를 지나가던 그 남자를 자세히 보지 못한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1교시 후





"아 목말라..."





비품창고에 오늘 체육시간에 쓴 공을 가져다 넣고 교실로 향하는데 우리 교실 문 근처에 다른반 학생들이 와글와글 모여 수군대고 있었다. 무슨 일이길래? 궁금한 마음에 급히 아이들을 헤치고 교실로 들어가니 우리반 아이들은 모두 칠판 근처에 모여 멍하니 서있었다. 아이들 사이에서 까치발로 서서 칠판을 바라보니 칠판에는 빨간 분필로 어느 문장이 급하게 휘갈겨 적혀 있었다.





-너희들이 나를 죽였으니 나도 너희들을 죽일거야. 첫 타자는 김남준





어두운 초록 바탕에 붉은 분필로 적힌 터라 눈에 잘 띄지는 않았지만 섬뜩함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너희들이 날 죽였으니 나도 너희들을 죽일 거라고...? 첫 타자는...김남준? 그 문장들을 보고 나니 머리에 스쳐지나가는 이름이 있었다, 민윤기. 아이들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한것인지 작게 민윤기의 이름을 입에 올리며 수군대었다. 그 이유인 즉슨 민윤기를 왕따로 만들고 아주 집요하고 끈질기게 괴롭힌 사람이 바로 김남준이었으니까. 애들의 수군거림 속에서 얼굴을 붉힌 채 바르르 분노로 떨며 서있던 김남준은 버럭 소리질렀다.





"어떤 새끼야아아아!!! 잡히면 죽여 버릴거야아아!!!"





김남준이 풍기는 서슬퍼런 기세에 애들은 수군거림을 멈추고는 슬금슬금 자리로 물러갔다. 김남준은 식식대다 욕을 내뱉고는 수업종이 울렸는데도 불구하고 교실을 나서 화장실로 가버렸다. 김남준이 나가고 아이들은 다시 수군대기 시작했다. 나는 그 문장을 보고 난 뒤부터 몰려오는 공포심에 나는 그 공포심의 근원을 찾기 위해 칠판의 글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분명 누군가의 장난일텐데도...알수 없는 살기가 흘러나오는 그 글을 보는 나는 절로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





"진짜 민윤기 아니야...?"





"에이...설마, 민윤기는 죽었잖아. 누가 장난친 거겠지"





"그렇겠지?"





나 역시 애들의 생각하고 다를 바 없었다. 어떻게 죽은 애가 살아돌아와. 그냥 누군가의 장난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려는 순간, 갑자기 창가에 서서 우리반을 증오스럽게 쳐다보던 붉게 충혈된 눈과 아까 복도에서 날 스쳐지나간 남자가 떠올랐다. 왜 갑자기 그것들이 떠오르는 거지. 갑자기 몰려오는 소름에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때, 화장실에서 무언가 와장창 깨지는 소리와 함께 김남준의 째지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으아아아아아악!!!"





"뭐...뭐지?"







아까 칠판에 적혀 있던 김남준을 죽이겠다는 글 때문인지 아이들은 벌떡 일어나 불안한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다가 급히 화장실로 달려갔다. 화장실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아이들은 그 앞에서 열지 못하고 계속 머뭇대고 있었다. 문 뒤에 나오는 기분나뿐 기운 때문일까. 아이들은 문에 손조차 대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내가 용기를 내어 한발짝 나아가 문고리를 덥석 잡았고 그때 잠시 정적이 흘렀다. 철컥, 문을 여니 보이는 건 피투성이가 된채 산산조각 난 거울과 내 발 끝을 톡톡 치고있는 피와 그리고...깨어진 거울조각 위에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김남준이었다. 헉...!!!! 비명도 못지를 정도로 놀란 나머지 스르륵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이들도 너무나 놀란 나머지 비명을 지르며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그 칠판에 적힌 글이 장난이 아니었던 거야...? 깨진 거울 조각이 피투성이가 된 주변을 기괴하게 비추어 보이자 그 광경에서 풍겨나오는 오싹함에 나는 주저앉은 채로 뒤로 물러났다. 그때, 화장실의 흰 타일로 깔려진 바닥에는 김남준의 피로 또다시 어느 글이 휘갈겨 적혀 있었다.





-이것은 시작이다. 다음 타자는 김태형





정체불명의 살인마...넌 대체 누구야?





교실





김남준이 급히 엠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급히 이송된 뒤 다시 교실로 돌아온 우리는 아무 말도 못하고 불안감에 가득 차 서로를 두려운 눈빛으로 힐끗힐끗 쳐다보고 있었다. 모두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불안해보이는 사람은 김태형이었다. 불안하다는 듯 다리를 덜덜 떨며 손톱을 물어뜯는 저 녀석 역시 김남준과 함께 민윤기를 참 재미나게도 괴롭힌 녀석 들 중 한명이다.김태형은 금방이라도 곧 쓰러질 듯 위태위태한 모습이었다. 불쌍한 녀석...





띠링





"누구지...?"





선생님께 내지 않고 몰래 숨겨둔 폰에서 톡이 왔다는 알림음이 들려왔다. 지금 이시간에 누구지? 급히 슬쩍 확인해보니 보낸 사람은 다름아닌 전정국이었다.





-지금 나 보건실 간다고 뻥쳐놓고 4층 미술실 앞으로 와있어. 너한테 몰래 할말 있으니까 너도 구라치고 4층으로 좀 와봐





-알았어, 곧 갈게





4층 미술실 앞





보건실 간다고 거짓말하고 급히 4층 미술실로 뛰어올라오니 전정국이 아무도 없는 미술실 안에 빈 의자에 걸터앉아 있었다. 진지하기 그지없는 표정에 팔짱 낀 모습으로 있다가 내가 들어오자 진지한 표정을 여전히 풀지 않은 채 날 보고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오라는 시늉을 했다. 약간 건방져 보이는 모습에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수업시간에 여기까지 부른 이유가 뭐야."





"너, 알고 있는거 다 말해"





"내가 뭘?"





갑자기 까딱거리던 손가락을 나에게로 향하며 알고 있는걸 다 말하라는 그 모습에 순간적으로 움찔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큰 무기가 있었다. 아직 이성의 끈을 놓지 않은 상태라면, 너무나 놀라고 당황했을수록 오히려 태연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 팔짱을 끼며 되려 내가 뭘 아냐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전정국 역시 지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다봤어. 네가 쓰러져 있는 남준이를 본 눈빛"





"무슨 눈빛? 전정국, 나는 네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조금도 모르겠어"





"시치미 떼지 마, 다 알고 있으니까. 너 범인이 누군지 알지? 쓰러진 남준이를 보는 네 눈빛과 교실에 들어와서 고민하는 네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았단 말이야"





"믿지 않았던건 너잖아"





"뭐?"





전정국이 깜짝 놀란 얼굴로 날 바라보자 나는 아까 전정국이 했던대로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팔짱을 끼고 말을 이었다. 붉게 충혈된 눈을 가졌다고 했던 그 남자 말이야. 넌 그 남자에 대한 내 말을 듣지 않았잖아. 내 말을 들은 정국이는 여전히 놀란 얼굴로 다시 말했다.





"그 남자가...설마?"





"또 의심되는 게 하나 더 있긴 한데..."





"뭔데?"





다급한 목소리로 물어오는 정국이에게 설명해 보였다. 체육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급히 복도를 내달리다가 마주쳤던 그 수상한 남자에 대해서. 전정국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궁금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럼 네가 말한 그 두사람 중 한명이 범인일 확률이 높은 거네."





"그렇겠...잠깐만, 너 방금 두명이라고 했지"





"응. 두사람 중 한명이 범인일 거라고"





"두명이...아닌것 같아. 그 두사람...동일인물이야. 확실해"





손톱을 잘근 깨물며 두명이 동일인물 같다고 말하자 전정국의 얼굴을 새파래지더니 나에게 말했다. 그럼 그 사람이 남준이를 죽인 범인 인거잖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그 두사람은 옷차림도 비슷했고 무엇보다도...풍기는 분위기가 같았다. 오싹하고 소름끼치고 차가운 분위기. 그 느낌을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떠니 전정국 역시 나처럼 손톱을 연신 불안한 듯 잘근잘근 깨물다가 갑자기 말을 툭 내뱉었다.





"그 사람이 범인이라면 그럼 그 사람은 누굴까?"





"그것도 생각해둔 사람이 있긴 한데..."





"말해봐"







전정국 눈 앞으로 두개의 손가락을 쭉 펴보이고는 그 중 하나의 손가락을 접어보이며 말했다. 일단 첫번째로 의심가는 사람이자 돌아가는 상황을 따져보면 이 사람일수밖에 없었다. 바로 민윤기. 죽은 사람이라는 점에서는 가장 현실성이 없지만 칠판어 적힌 `너희들이 나를 죽였으니 나도 너희들을 죽일거야` 라는 글과 지금 죽인 사람인 남준이와 죽이려고 하는 사람인 태형이는 민윤기를 심하게 괴롭힌 사람들이라는 것들을 보면 아무리 봐도 민윤기다...하지만 앞에서도 생각했던 것처럼 현실성이 너무 없으니... 전정국에게 첫번째 의심가는 사람에 대한 설명을 끝내고 나머지 남은 한 손가락까지 접어 보이며 두번째 의심가는 사람에 대해 설명했다. 두번째로 의심가는 사람은 바로 민윤기의 가족이거나 아님 민윤기 핑계를 대고 살인을 저지르는 미친 싸이코패스인데...민윤기는 고아니까 가족은 아닐테고... 그리고 싸이코패스는...무슨 소설도 아니고 이건 영 아니다. 설명을 끝내고 전정국을 쳐다보자 전정국은 여전히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면서 다시 말했다.





"그럼 그냥 민윤기가 범인인거잖아"





"말은 안되지만...그런 셈이지"





"이제 어떻게 할거야?"





"뭘 어떻게 해?"





내 되바라진 대꾸에 전정국은 다시 얼굴을 찡그리더니 심각하면서도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범인이 누군지도 대충 알았겠다, 이제 어떻게 할건데? 선생님께 말씀드릴까? 아님..."





"우리가 직접 잡아야지. 그 미친 살인마 새끼를. 더이상의 무의미한 죽음을 이대로 두고 볼 순 없어"





"미쳤어? 그 살인마 새끼를 우리 손으로 잡겠다고? 그러다 죽을 수도 있어!!"





이내 전정국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 떠올랐다,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하지만 전정국이 망각하고 있는게 있었으니...





"뭘 하든 만약 범인이 민윤기라면 우리는 민윤기 손에 죽게 되어 있어. 우리라고 다음 타자가 될지 않을 것 같아? 아니 천만에, 우리는 민윤기의 고통을 방관했어. 그것만으로도 민윤기는 우릴 죽이려 들거야. 그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허무하게 개죽음 당하는 것보다는 어떻게는 안 죽으려고 노력하다 죽는게 덜 억울하지 않겠어?"





"그래도..."





"안하고 싶다면 안해도 좋아. 그런데 확률은 반반이야. 범인을 잡고 살 확률 50퍼센트, 가만히 있다가 범인에게 죽을 확률 50퍼센트. 이정도면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그래, 알았어. 해볼게"





"잘 생각했어"





전정국이 결심한 듯 손톱 물어뜯기를 멈추고 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이자 잘했단 의미로 어깨를 토닥여 보였다. 전정국은 석상처럼 아직 굳어있는 얼굴로 어색하게 웃어 보이면서 나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면...범인은 어떻게 잡을 건데?"





"그 사람의 수법을 역이용해야지"





"어떻게?"





"그 살인마가 김태형 죽인댔잖아. 그말은 그 살인마는 김태형 주위를 맴돌수 밖에 없다는 말이야. 우리는 그걸 노리면 돼. 김태형 주위에 있던 그 살인마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때 잡아야지"





두고 봐, 그 미친 살인마 새끼. 꼭 잡고 말테니까. 팔짱을 낀채 자신만만하게 웃어 보이자 그걸 본 전정국도 약간 용기가 생겼는지 여전히 어색하게 굳어있던 얼굴을 풀고 그제야 웃어보일 수 있었다. 이제 교실로 갈까? 전정국의 그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와 정국이는 교실을 가기 위해 미술실을 나섰다. 미술실 문을 닫고 나가려는 그 순간, 문에서 조그만 물체가 툭 떨어졌다. 그 물체를 집어들고 본 순간, 나는 또다시 끼쳐오는 소름을 느꼈다.




도청기였다. 갈색의 조그만 도청기.여전히 전원이 켜진 채 작동되고 있는 도청기를 보니 누군가가 우리 대화를 엿들었을거라는 생각에 소름이 싹 끼쳤다. 그 기분나쁜 도청기를 발로 밟아 부수어 버리며 생각했다. 분명 그 미친 살인마가 설치했을 거야. 이 녀석...만만한 놈이 아냐. 그 생각을 하니 아까까지만 해도 충만했던 자신감이 녹아없어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이러면 안되지. 우리가 그놈을 잡아야 무의미한 죽음을 막을 수 있어. 부서진 도청기를 향해 작게 중얼거리고는 생각했다. 이 살인마를 잡는게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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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태태Love!  32일 전  
 으앗, 무서워요..

 태태Love!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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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탕여친  101일 전  
 ........소름이 도다따

 설탕여친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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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도리뚜뷔  101일 전  
 소름....♡

 보라도리뚜뷔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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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트타타  101일 전  
 무서워.....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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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콤♡  102일 전  
 무셔..

 새콤♡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얼이(블로그에서활동중)  102일 전  
 소름..

 얼이(블로그에서활동중)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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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겨둔쿠키  106일 전  
 도청기...소름...

 숨겨둔쿠키님께 댓글 로또 1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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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花月」  107일 전  
 윤기가 너무 가엾다... 칠판에 썼던 글이 너무 마음 아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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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탱이희정  112일 전  
 무섭지만 무서워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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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방탄  112일 전  
 무서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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