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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방막공 7화. 오빠 넥타이 좀 매줄래? - W.하늘비달
방막공 7화. 오빠 넥타이 좀 매줄래? - W.하늘비달

[저번화 최고포인트!]

(이제부터 500포 이상의 분들은 댓글까지 전부 포함해서 다 올려드리려고 해요! 딱 한 분만 올리면 뭔가 죄송시러워서... ㅁ... 무슨말인지 아시죠!?)




그리고 이번화,,, 다시 최포를 장악해 버리셔따~!~!~!!





크읍... 그리고 나레기는 무려 19일간 흔적을 남기지 않았고(뺨맞)





천포만 남겨놓고 소리없이 시크하게 사라지신 독자님...(별)





저번화 윤기 귀염포텐이 좀 터지긴 했었죠ㅎㅎ 이번엔 다른 멤버 오빠미가 펑펑 터질 예정이라는데....!!!



-포인트명단
인절미루 님 (50), 밤하늘을바라보며 님 (30), uddodts4i8 님 (50), VAN 님 (7), 가온푸이 님 (20), 여주가도고싶은유리닝 님 (53), Spring U 님 (50), PURE순수 님 (10), 방탸니벌 님 (50), 봄이왔어여 님 (100), 륀초코아트 님 (10), 애긔 님 (95), 요이로 님 (123), 4차원연희 님 (100), 예셀 님 (300), 아미밤밤밤밤 님 (150), 꾹깅~☆♥ 님 (100), 하얀여백의붉은꽃님 (4), ㅅㅂㄷㅂㄷㄱㅈ님 (200), 호비호비뀨으 님 (300), 민윤아~ 님 (10), (///ㅁ///) 님 (300)



호에에에엑... 사랑스러운 독자님들 왜케 많아!!!!




[저번화 베스트댓글!]



시험기간 도중에 이 댓글 받아읽고 너무너무 응원이 됐었어요! ㅠㅠㅜㅠㅜ고마워요ㅠㅠ 우리가 이렇게 서로 윈윈이 되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네요ㅎㅎ





아뇨 전 저만의 윤기가 있다구요!! 이를테면... 머리카락의 윤기라던가......(뺨맞2)





그리고 비달이는 오늘이 바로 그날이라는데....!!!
후... 쓰고 있던 모든 글 삭제 충동을 몇 번이나 느꼈는지





그러려구요^^ 여러분 초콜릿은 직빵입니다!! 특히 킨더! 킨더! 알라뷰 킨더!!!




















































방탄 하숙집 막냇공주님
방막공 7화. 오빠 넥타이 좀 매줄래?





+)표지는 언제나 chayouk naver.com으로!












































`저기, 저 남자아이가 김전무님 아들분입니다.`

`아, 그... K그룹 다음 세대라는?`











아니야.












`들었어? 이번에 K그룹 인사이동이 거하게 있었다던데.`

`들었지. 그거 위계정리를 위한 거라더군. 4대 후계자 앞길 닦아주려고 말이야.`













아니라고.














`어유, 김회장님 부럽습니다. 이렇게 듬직한 손자분을 다 두시고 말입니다.`

`그저 후계만 잘 이으면 내가 바랄 것이 없어.`





"....아니야!!!"














석진은 거칠게 소릴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끈적거리는 소리들이 제 귓바퀴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 김전무 아들, 김회장 손자, 4대 후계자, K그룹의 다음 세대. 수없이 맴도는 소리가 고막 안쪽으로 빨려들어가 온 몸의 혈관에 달라붙은 것 같았다. 온 몸이 간지럽고 발작이라도 일어난 듯 근육이 경련했다. 숨을 마구 거칠게 몰아쉬던 석진은 제 어깨와 팔뚝을 손에 잡히는 대로 긁어댔다. 하지만 귓가에서는 여전히 소리들이 온통 맴맴 돌고 있었다.

싫어. 무서워. 끔찍해. 더러워. 차라리 소리를 듣지 않으면 더 나을 것이다. 석진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힘을 실어 귓바퀴를 거칠게 붙들었다가, 저 멀리서 빼애액 들려오는 고함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












"아 거참, 매너 좀 챙깁시다!!! 아니긴 뭘 아니야!!! 아침마다 번갈아가면서 비명 알람으로 깨우고들 있어!!!"














여주의 목소리였다. 그제야 석진의 비정상적인 몸부림이 멈추었다. 식은땀으로 가득 젖은 가슴을 마구 헐떡이던 석진이 탁 풀린 한숨을 터뜨렸다. 당장이라도 찢어낼 듯 폭압적으로 쥐고 있던 귀에서 두 손이 흘러내렸다. 허망하게 앉아있던 석진이 그대로 침대 위에 풀썩 누웠다. 아침 새소리는 고요했고, 공기는 상쾌한 만큼 쓰디썼다. 커다란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는 그의 눈가가 붉게 짓물러 있었다.














"아..."














...출근하기 싫다.





















***






















할아버지는 욕심이 과했다. 석진의 위로는 세 명의 형제가 있다. 맏딸 김혜진은 예술재단을 맡았고, 둘째아들 김원진은 철강 쪽을 담당했다. 셋째딸 김유진에겐 백화점이 돌아갔다. 하지만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계열사는 아직 많았다. 할아버지는 아직 어린 10살 석진의 어깨를 붙잡고 말했었다. 석진아. 이 할아비가, 네게, 가장 큰 왕관을 씌워주마.


그건 가장 무거운 짐을 얹어주겠다는 소리였다.














"다들 밥으로 알람시계 하나씩 씹어먹고 다녀요? 어? 왜 아침 땡 하면 소리들을 지르는 거야!"















여주는 파자마 차림에 옆구리에는 베개를 끼고서 부은 눈으로 떽떽 소리를 질렀다. 화이트 셔츠에 슈트바지를 입고 주방에 선 석진과는 꽤나 대비되는 차림새였다. 달걀을 막 깨려던 석진은 여주의 팔 옆에 끼워진 베개를 보고 침을 꼴깍 삼켰다. 저거 혹시, 나 때리려고 갖고 나온 건가?














"여주야... 그거 혹시 나 패려고 가져온 거니?"

"에이, 내가 어떻게 감히 오빠를 패요. 오늘 공강이라 낮잠 거하게 잘랬는데 오빠 덕분에 상쾌하고 이른 아침 시작해서 기분이 참 좋은걸요==. 그치?"

"....밥 해줄게. 화 풀어."














여주는 다혈질이지만 그만큼 단순했다. 이 정도면 여주는 늘 간단하게 화를 풀곤 했다. 이번에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을 멀뚱멀뚱 쳐다보던 여주가 의외로 폭 한숨을 뱉으며 고갤 저었다.













"....에휴, 됐어요. 그냥 이따 내가 차려먹을게요."

"어... 정말?"

"지금 오빠 바쁘잖아요. 넥타이도 안 맸으면서 뭘 내 밥까지 차려준대."














여주는 석진의 어깨에 반 접혀 걸쳐져있는 타이를 가리켰다. 실은 여주 말이 맞았다. 아침에 출근하기 싫어 침대에서 꿈지럭거리다 시간이 꽤 촉박해졌다. 여주 눈 다 부어서 앞이 안 보이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네... 힐끗 제 어깨를 내려다본 석진이 빙그레 웃었다.

나보다 6살이나 어린데, 스물은 넘기지도 않은 막내인데. 늘 주변 사람에게 의지하지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이 조그만 소녀가 석진은 이따금씩 얼마나 기특하고 예쁜지 모른다.














"...그럼 오빠 넥타이 좀 매줄래?"















그래서 가끔은 장난을 반쯤 섞어서, 저 꼿꼿한 어깨에다 제 작은 짐이나마 덜어보고 싶어진다.















"오, 그 말 후회할 걸요. 나 열세살이 넥타이 매본 마지막 기억인데."

"누구 매줬는데?"

"아빠요. 학교에서 부모님 넥타이 매드리기 숙제 내줘서 해드렸다가 습관으로 굳어졌는데, 그 다음해부턴 나도 중학생이라 등교준비하기 바빠서 관뒀거든요."














여주는 졸린 눈을 비비더니 부엌 조리대와 석진의 사이로 파고들었다. 팔뚝 아래로 조그만 몸이 쑥 올라오길래 깜짝 놀란 석진이 한 발자국 물러나려 했으나, 여주가 곧바로 제 셔츠 카라를 잡아당기는 바람에 그 자리에 굳어있어야 했다.

진짜 해주네.














"아, 움직이지 마요."

"여주야, 네 등 뒤에 프라이팬 있는데."

"안 뜨거우니까 빨리 프라이나 하세요. 바쁘다면서요."













여주는 타이를 탁탁 펴서 두 손에 쥐며 비장하게 말했다. 석진의 출근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가득 찬 눈동자였다. 작은 두 손이 제 턱밑에서 꼬물거리는 걸 본 석진은 조용히 가스레인지 불을 껐다. 여주는 고갤 갸웃거리며 타이를 매기 바빴다.














"이게... 이렇게 하는 거였냐..."














중얼거리는 숨결이 목 부근에 닿았다. 덕분에 어깨를 움찔한 석진은 여주에게 한 대 얻어맞았다. 움직이지 말랬잖아요! 하는 소리와 함께.
석진의 몸과 조리대 사이. 채 50cm도 안 되는 공간에서 여주는 넥타이 매는 것 외에 여념이 없었다. 덕분에 석진은 괜찮다고, 그냥 내가 매겠다는 말 한마디도 못하고 마네킹마냥 굳어있어야만 했다.













"아, 이제 기억난다 기억난다. 여기서 뒤로 이렇게..."














혼자 중얼중얼대면서 타이를 매는 손길이 서툴기가 그지없다. 푹 숙여진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망설임 없이 들어올렸던 손끝이 동그란 머리 위로 닿기 바로 직전, 여주가 석진의 쇄골께를 탁탁 치며 외쳤다.













"됐다! 프라이 다 했어요?"













너무 해맑은 목소리로.

그래서 석진은 얼마간 여주를 내려다보다가, 곧 그녀 모르게 몰래 손을 치웠다. 그리고는 빙그레 웃었다.













"아니."

"엥? 왜요? ...어 뭐야, 불을 왜 껐어!"

"너 데여서 다칠까봐."

"...환장하겠네, 그럼 내가 이거 매 준 보람이 없잖아요! 빨리 불 켜!"

"알겠어, 알겠어."














여주의 닦달에 석진은 오른손으로 다시 팬의 손잡이를 잡았다. 아무것에도 닿지 못한 왼손에 공허가 감돌았다. 간밤의 악몽은 목에 닿은 온기 덕분에 순식간에 사라졌다.

기특하네, 우리 막내. 이번에도 그는 속내를 말하는 대신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띄웠다. 그리고 그의 곁에 잠깐동안 아무 말 없던 여주는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오빠."

"응, 여주야."

"...거실 텔레비전 서랍장에 연고 있어요."














그리고 여주는 들어가버렸다. 석진은 휙 가버린 여주를 돌아보다가, 제 목덜미를 내려다보았다. 오늘 아침 손으로 긁어내렸던 피부 끝에 핏물이 살짝 배어 있었다.














"...."














너무 일찍 커버린 아이.

그래서 석진은 이따금씩 여주가 안쓰러웠다. 꼭, 나를 닮은 것 같아서.






















***






















경영학과를 간 건 할아버지의 뜻이었다. 하지만 적성엔 맞지 않았다. 어느새 완연하게 찾아온 초봄, 그간 학교에 등교하지 않아 한꺼번에 몰아서 제출해야 하는 리포트 과제가 많았다. 그걸 프린트해 한아름 들고 바쁘게 교정을 걷던 석진은 저 멀리 보이는 풍경에 멈칫했다.

조별과제인지,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푸른 잔디밭에 모여 카메라를 들고 연기하는 두 사람을 촬영하고 있었다. 한 여학생이 감정을 가득 실어 연기를 하다 말고 갑자기 쨍 비추는 햇빛에 재채기를 터뜨렸다. 촬영하던 학생들이 모두 왁자지껄하게 웃었다. 민망해하던 여학생은 다시 카메라가 돌아가자 진지하게 표정을 뒤바꾸고 열연했다.


저 곳에 끼고 싶었다.












"...."















제 손에 묵직하게 매달린 종이뭉치를 내려다본 석진은 곧 미련을 떼듯 시선을 돌려버렸다. 그러나 아까보다 걸음이 확연히 느려진 건 감출 수 없었다.



보통의 남자들은 군대라면 치를 떤다. 하지만 석진은 제게 주어진 병역의 의무를 그 누구보다도 감사히 여기며 2년을 꽉 채워 치르고 왔다. 그 곳이 석진의 삶 속에서 그나마 할아버지의 뜻이 닿지 않는 곳이라 판단한 까닭이었다. 몸은 미칠 듯 힘들었지만, 정신은 편안했다. 스물 네살에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땐 그제야 치가 떨리게 싫었다.

이제 그의 앞에는 반짝반짝 윤이 나게 잘 닦인 탄탄대로가 놓여있을 게 뻔하니까. 내가 만들어낸 게 아닌, 감히 누군가의 손이 제멋대로 닿은 그 길. 내 의지가 아닌 길. 원하지 않는 길.


나 혼자밖에 없어서, 더욱 무섭고 두려운 길...

그래서 석진은 남은 대학 2년을 함께해줄 타인을 더 만들기 위해 방탄 하숙집에 들어왔었다.














"석진 씨. 이거 20부 복사해 줘요. 그리고 오후엔 나랑 미팅 좀 같이 가지."

"미팅을요?"

"그래. 제원물산 사장이랑 미팅 말이야."














이제 그에게 남은 마지막 대학 생활 1년. 석진의 한쪽 발은 대학에, 한쪽 발은 반 강제로 인턴업무를 맡게 된 그의 할아버지의 회사에 묶여있다.

대학에서 석진은 제 손으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다른 사람들을 향한 부러움을 느껴야 했고, 회사에서는 그토록 쉬쉬했음에도 제가 회장의 손자임을 눈치챈 이들에 의한 부담감을 느껴야 했다.

지금도 보아라. 무려 제원물산 사장과 미팅하는 중요한 자리에 본부장과 함께 동석하는 사람이 고작 인턴이라니... 석진은 아침에 여주가 매준 넥타이가 제 숨통을 한껏 조이는 걸 느꼈다.



아... 집 가고 싶다.

석진의 머릿속엔 으리으리한 그의 본가 대저택이 아니라, 방탄하숙집 401호의 작고 어질러진 제 방이 떠오르고 있었다.













"허허허, 오랜만일세 강본부장. 그새 살이 좀 붙으셨군."

"사장님이 신경써주신 덕입니다. 사장님이야말로 혈색이 좋아지셨네요."

"나야 뭐 건강 말고 신경쓸 게 있는 사람이던가. 그런데 이쪽은...?"













50대를 넘겨가는 그들의 절반밖에 살지 않았을 것 같은 앳된 남자를 본 사장이 위아래로 그를 훑었다. 본부장의 가방을 대신 받쳐든 어린 남자는 바른 자세와 곧은 표정에, 사회초년생이라면 사입기 힘들 고가의 슈트를 걸치고 있었다.













"아. 저희 부서에 새로 온 막내입니다. 제가 아주 아끼는 녀석이지요. 인사드려, 석진씨."

"....아. 이 친구가 그."













어린 이의 이름을 주워들은 사장의 눈이 잠깐 탄식했다가, 곧바로 손목을 내밀었다. 몸까지 기울여가면서. 석진은 친히 제 앞으로 대령된 손을 붙들며 허릴 굽혔다.














"안녕하십니까. 인턴 김석진입니다."

"그래, 내가 얘기는 많이 들었네."

"...네?"

"...가, 강 본부장한테 말이야! 허허, 듣던대로 아주 일 잘하게 생겼어. 그럼 이만 앉지."












일방적으로 인사를 받는 게 아니라 직접 악수까지 건넨 사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분위기는 더 호의적으로 변했다. 일상적인 이야기 가운데 간간히 계약 얘기도 나누면서, 사장은 석진에게도 자꾸 말을 걸고 싶어했다.














"인턴이면 대학은 어디 나왔으려나?"

"빅히트... 대타(大打)대학교 4학년입니다. 지금."

"대타 대학생에 대타 인턴까지..."













앞으로 그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 뻔히 그려지는 루트에 사장은 탐욕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룹의 총수가 될 사람과 미리 관계를 맺어두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럴수록 석진은 더 움츠러들었다. 아침의 꿈이 반복해서 생각났다. 이젠 그 악몽에 지금의 이 상황도 추가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계약은 성공적으로 체결됐다. 사장은 식사 자리에서 곧바로 계약서에 멋드러지게 사인을 휘갈겼다. 중요한 계약도 아닌데 석진 앞에서 괜히 꼼꼼하게 따지고들며 트집을 잡을 생각은 없어보였다. 그리고 식사 자리가 파할 때 오늘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석진의 어깨를 두드리며 호쾌하게 말했다.













"거 참 유머감각 있는 친구로군. 강 본부장, 앞으로도 자주자주 이 친구 데려오게. 크게 될 친구야."














그는 무엇을 보고 그런 말을 했을까.


본부장은 오늘 거북했을 석진을 배려해서인지 식사 자리에서 곧바로 퇴근하라고 일러두었다. 차가 있지만 일부러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석진은 버스를 탈 생각으로 버스정류장에 섰다. 그러나 퇴근시간이라 모든 버스에 자리가 전혀 없었다. 거기에라도 끼어 타려 도착해온 버스에 발을 올리는데, 버스기사가 석진 뒤의 사람에게 외쳤다.














"더는 안 돼요! 다른 거 타세요!!"













뒤를 돌아보니, 교복을 입은 한 학생이 쩔쩔매고 있었다.

...꼭 모든 곳으로 외면당하고 강제로 할아버지의 손에 놀아났던 과거의 자신처럼.













"아뇨... 그냥 제가 안 탈게요. 학생, 타세요."

"그...래도 돼요!?"













넌 모르겠지. 버스에 탄 저 사람들과 뒤섞여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네가 얼마나 부러운지.

제 뒷통수에 고맙다고 외쳐대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정류장에서 내렸다. 얼마간 걷다보니 갑자기 코에 뭐가 툭 떨어졌다. 위를 올려다보자 어느새 빽빽하게 낀 먹구름이 보인다.

아.... 우산 없는데.

콜택시라도 불러보려고 주머니를 뒤졌으나 핸드폰이 없다. 아까 그 식당에 두고 온 모양이다. 우산을 사려고 했으나 편의점을 찾았을 땐 이미 번화가의 사람들이 몰려 우르르 우산을 다 털어간 뒤였다.














"그냥 걸어가자..."














차라리 감기라도 걸려서 끙끙 앓았으면 좋겠다.

딱딱한 가죽가방은 비에 젖을 염려가 없었기 때문에, 석진은 쏟아지는 빗속에서 모든 걸 체념한 사람처럼 터덜터덜 걸었다. 몸이 푹 젖어서 걸음도 더 느렸다. 이내 익숙한 길로 들어섰을때는, 갑자기 제 등짝을 철썩 내리치는 무언가에 휘청해서 넘어질 뻔 했다.













"이게 미쳤나 봐!!!!"













여주였다.














"청승맞게 비 쳐맞으면서 뭐해요 여기서!!!"

"여주....야?"

"돈 많은 인간이 택시도 안 타고 버스도 안 타고 우산도 안 쓰고...! 감기 걸려 뒤질려고 그러지!?"

"너 왜 여기 있어?"

"오빠 찾으러 나왔죠!!"













여주가 개빡친 목소리로 왁왁대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하교하고 들어오면서 현관을 보니 우산통에 석진의 것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전화를 해도 안 받고, 버스나 택시를 탄다 해도 이 골목길까진 차가 못들어오니 마중나가야겠다고 생각해 밖으로 나온지 30분만에 석진을 만났다는 것이다. 이미 젖어있는 여주의 신발을 본 석진이 희미하게 말했다.














"뭐하러 그래... 너까지 감기 걸리게."

"개소리하고 앉아있네. 이거나 좀 들어 봐요."













우산 손잡이를 석진에게 건넨 여주가 축축한 석진의 슈트 겉옷을 벗겼다. 그리곤 제가 걸친 베이지색 가디건을 석진의 어깨에다 얹어주었다. 광활한 어깨에 여주의 가디건이 들어가자 지나치도록 딱 맞아서 보기 우스꽝스러웠다. 그러나 원래 그렇게 만들어진 듯 가디건에 배어 있는 온기는 전혀 우습지 않았다.

젖어서 이마에 딱 달라붙은 앞머리를 손으로 넘겨준 여주가 석진의 가방과 우산을 빼앗아 들고 또 버럭 화를 냈다.













"핸드폰은 또 어디서 잃어버린 거야!"

"아... 오늘 미팅 갔다가 거기에서..."

"복학생 4학년이 미팅은 드럽게 많이 다니네. 누구? 예뻤어요? 마음에 들어?"













미팅의 의미를 오해한 여주의 질문에 석진은 그제야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우산 위로 후두둑, 빗물이 떨어진다.














"응.... 되게 예뻐."

"쳇, 개나소나 다 연애하네. 빨리 가요. 다른 오빠들도 다 지금 이 근처 돌아다니고 있다고."

"....나때문에?"

"그럼 비 맞으려고 돌아다닐까? 들어가면 일단 씻기나 해요."













여주가 또 석진의 팔뚝을 퍽 때렸다. 나름 손이 매운 녀석이라 꽤나 아팠는데 이상하게 웃음이 나온다. 석진은 오늘 아침엔 쓰다듬지 못했던 여주의 머리통에 그제야 손을 댔다.













"악 뭐야, 내 머리에다 물 닦지 마요!"

"아 들켰네...."

"뭐임마?"

"하하. 빨리 집에 가자."













그래, 얼른 집으로 돌아가야지.

내가 `진짜` 내가 될 수 있는, 나의 유일한 집으로.


















































+) 이제 슬슬 멤버 개인별의 떡밥이 풀릴 떄가 됐네요. 여러 소소한 에피소드 섞어가면서 천천히 진행할테니 다들 기대해주세용ㅎㅎ

물론 그 에피소드의 끝엔 여주와의 러부러부도 있겠져.....!?(흐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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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왕자들  3일 전  
 안쓰러워라~
 석진이 토닥토닥 해주고싶네요

 왕자들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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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팍저영  3일 전  
 이거 제 최애편..

 팍저영님께 댓글 로또 1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포도그  3일 전  
 이런 시베리아에서 수박씨발라먹은 빙신들

 답글 0
  이르믄졍쿡  23일 전  
 뭐야 이번 편 몰입 너무 잘 되는데요? 글솜씨 장난 아니네요 필력 대박 ㄷㄷ

 답글 0
  보라빛은하  31일 전  
 크레파스 십팔색들~^^

 보라빛은하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보라하세여!  32일 전  
 석지나...잠깐 귀좀 막고 있을래?----
 야 이 쌍쌍바 새기야 조카크레파스시팔색 씨발라먹을수박같은
 녀석 이런 개보린 얼굴에 된장을 던져벌릴라...씩 씩...
 석지나 이제 귀에 손 때두 괜찮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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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으니1209  48일 전  
 석지니ㅠㅠ
 +저두..넥타이 잘 맬 자신 있눈디.....제가 좀..(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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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ghyun1109  57일 전  
 그깟 회사가 뭐라고!!!!!!그게 뭔데 애를 저렇게까지 초라하게 만들어!!!!!!!내가 걱정이라면 회사고 뭐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을텐데 애가 너무 착해빠졌어..(나는 글러먹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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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태침침정꾸  58일 전  
 석진아...

 태태침침정꾸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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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해아포방포  62일 전  
 어떡해..

 보라해아포방포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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