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와 지민은 동시에 가게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그곳에는 여주를 맞이했던 여주와 아주 닮은 얼굴을 한 중년 여자가 있었다.
"오셨네요."
"너는?"
윤기는 한 눈에 그 여자를 알아봤다. 여자는 윤기를 향해 조금 놀란 얼굴을 했다가 다시 차분해졌다.
"기억하시네요. 그냥 스쳐지나가듯 만난 것이 전부인데."
"그렇지만 분명히 만났으니까. 네가 돌아가고 나서 아가도 돌아왔고."
윤기는 그 여자가 이 시공간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전에도 연자매 연못이라는 곳을 통해 잠시 현생의 여주와 몸이 바뀌었던 적이 있다. 연자매 연못에서 잃어버린 겉저고리를 찾아주고 난 뒤에 다시 제 시공간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여주는 보이지 않고 이 여자만이 윤기의 눈앞에 있다.
"자꾸 우리를 만나러 오는 이유가 있나?"
"세상은 이유없이 움직입니다. 마치 정해진 것처럼 혹은 뒤죽박죽으로. 그러니 이유는 생겨날 수 있는 것이지 태초부터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요. 이 또한 지금처럼 스쳐 지나가듯이 만난 운명같은 것."
윤기는 여자가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여자도 윤기의 반응을 당연하게 여겼다.
"윤기 형. 이 사람 알아?"
"저번에 과거에서 왔다던 그 여자애야. 지금은 조금 나이가 든 모습이지만 같은 인물이 맞는 것 같네."
"아? 그 꼬맹이가? 그런데 여기는 왜?"
"이제 만나러 가보시겠습니까?"
여자는 윤기와 지민을 여주가 들어갔던 공간으로 안내했다. 윤기와 지민이 여자의 뒤를 따라 공간에 발을 들였다.
"당신들이 아끼는 그 아이를, 그리고 당신들의 지금으로 인해 생겨나가고 있는 미래를."
윤기와 지민이 답을 하기도 전에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 여자는 깊은 잠에 든 것 같은 지민과 윤기를 내려다 봤다.
"지금이 아니면 변할 수 없는 미래에서 오라버니들이 너무나 아파하기에.."
여자의 슬픈 눈동자에 지민과 윤기의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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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타 생 지 연
사실 저 여자의 이야기는 본편에서는 나오지 않은 거라 제가 부가 설명을 좀 했어요!
소장본 특별편에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굳이 읽지 않으셔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무리는 없습니다.
그냥 전에 여자와 윤기, 지민이가 만난 적이 있다는 것과 여주가 과거에서 왔다는 것만 아시면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