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는 싱숭생숭한 마음을 안고 교실로 돌아왔다. 수정이도 없으니 의논할만한 상대가 없었다.
"진짜 괴롭힘 당하는 게 아닌가?"
그렇지만 분명히 겁 먹은 것처럼 보였는데. 여주는 자신이 착각할 수도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학교를 마치고 교문으로 나가는 길 나리와 나리의 친구라던 여자아이들이 보인다. 나리는 뒤를 돌아보다 나를 발견하고는 의기소침한 얼굴로 내 눈을 피해버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찝찝하단 말이야.
"저기.. 나 내일도 돈 못 구해올 것 같은데."
"뭐? 가나리? 너 진짜 미쳤냐?"
"너 진짜 우리가 만만해보여?"
여자애들 여럿이 나리를 몰아붙였다.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하지만 오늘은 모르는 척 지나가기로 했다. 지금 나리는 두려운 걸 거다. 누군가에게 말해 자신이 2차 피해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저렇게 행동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나는 나리를 도우전에 나리에게 믿음을 줘야만 했다.
.
.
[꾸꾸와 융융이의 거래.]
1
"정국아. 너 진짜 죽고 싶지?"
"형, 잠깐만!"
"뭐, 죽기 전이니까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
"날 죽이면 돼지의 새로운 필살기를 형은 절대 알 수 없을 걸."
정국의 제안에 윤기는 정국을 향해 내밀었던 주먹을 거두어 들였다.
2
"그래서 그게 뭐지? 필살기라니. 아가의 필살기라니!"
"형이 죽고 못 산다는 애교지."
"!!!"
윤기가 애교라는 말에 강한 반응을 보이자 정국은 그것이 먹힌다는 생각에 표정이 밝아졌다.
3
"나를 살려주면 그 필살기가 뭔지 알려주지. 잘하면 돼지한테 해보라고 할 수도 있어. 실물 영접도 가능하다는 소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