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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05. 힘내요, 태형선생님 - W.프라푸
05. 힘내요, 태형선생님 - W.프라푸





표지 만들어주신 서월님 정말 매우 많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선생님 VS 선생님

W. 프라푸
*본 글과 실제 인물들의 관계는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시간 전개는 많이 뛰어넘으니 양해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이거 결제 좀 부탁드릴게요."



"아, 또 학교폭력이예요?"



"...네."



"요즘 1학년들 착하다고 소문났더니 이제야 본성이 드러나네, 그렇죠?"



"...하하. 그러게요."



"ㅇㅇ선생님 수고가 많으시네, 그거 제 책상에 올려두시면 돼요."





알겠습니다. 책상에 올려둔 결제서를 두고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려 했을까 교무실에 찾아온 아이가 두리번 거리더니 나와 눈이 마주쳤다. 요즘 저 아이 눈에 많이 띄네. 하며 자리에 앉았을까 어느새 내앞으로 다가온 아이에 이름과 얼굴도 외웠겠다 능숙하게 고개를 돌려 입을 떼기도 전에 먼저 입을 떼는 지은이였다.





"태형쌤 어디로 가셨는지 아세요?"



"ㅇ...어? 아니, 체육선생님이시니까 다음교시 준비하러 강당에 계시지 않을ㄲ-"





또 다. 또 뒷말 안듣고 무시당했어!, 이게 하루이틀이여야지. 체육 담당이라 교무실보다는 강당에 있는 휴게실에서 자주 시간을 보내는 태형 덕에 태형을 찾으러 오는 지은이는 자주 교무실로 오더니 태형의 행방만 묻고 또 가버린다. 뭘 했다고 벌써 한달이 지나가는데 지금 이렇게 저아이에게 무시당하는건 한달가까이 다 되었다.


이게 뭐라고 난 세고 있는거지. 그래도 그때 마트 갔다온 뒤로 조금 편해진 태형과 존댓말은 쓰지만 씨발 존나 장난치는 태형쌤 덕에 애들에게 날리는 소문은 1호커플이란다. 우리학교에서 선생님들끼리 사귀는건 처음이라면서. 그런 말 들을때마다 가서 따지고 싶었다. 안사귀거든! 하지만 태형은 그런 소문도 전혀 개의치 않는지 계속해서 장난을 댄다. 내가 언제 한번 날 잡아서 수정이 불러서 때려달라할까 생각했지만 상대는 체육이다. 심지어 체육 잘해서 외국에서도 공부 더 하고 왔다는데 무슨수로 영어선생님과 수학선생인 수정과 내가 이길까.





"ㅇㅇ쌤, 점심 같이 먹죠?"



"아, 네. 가요."






조금 이상한대로 생각이 흘러가다가 이제 막 들어왔는지 윤기쌤과 남준쌤, 그리고 석진쌤께서 먹자며 불렀고 다급히 일어나 뒤따라갔다. 그러고보니 이 쌤들은 언제 이렇게 친해진거래. 셋이서 앞장 서서 걸어가는 걸 보고 조용히 뒤에서 따라가니 앞에 희연쌤이 계셨는지 석진쌤이 같이 먹자며 묻는거 같았다.


딱히 별말 안하는 윤기쌤과 석진과 같이 먹자며 부추기는 남준쌤에 승낙을 한건지 둘이서 좋아라 웃고 있고 덩치 있는 그 세분들 뒤에 가려진 나를 이제야 봤는지 ㅇㅇ쌤도 먹냐는 말에 어색하게 웃던 미소가 환하게 지어졌다. 바로 내옆으로 온 희연쌤에 무슨 난 연예인인줄 알았다. 급식실 가니까 폰은 또 안낸건지 폰을 들고 쌤들을 찍어대는데 작년에도 흔히 있던 일이라 무시하고 있었다.





"어쭈, 니네 폰 다 안냈지. 몇반이야."






윤기쌤의 날카로운 그 한마디에 학생들은 다급히 폰을 집어넣고 떠들기에 바빳다. 약간 이렇게 보면...학생주임은 태형이 아니라 윤기쌤 같단말이지. 얼마전 선도부 활동도 다시 시작이 되면서 선도쌤으로 발탁된(?) 태형에 아침부터 좋아라 교문앞에 여학생들이 길을 막은 바람에 선생은 나오지 말라는 교장의 지시도 있었다지. 식판을 받고 남는 자리에 앉았을까 밥먹으면서 쌤들이 무슨이야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했는지 학생들은 아마 모를거다. 그 이야기가 자신들의 이야기인지도 모를테니.





"아니 정호석이랑 박지민은 교실 전세냈어요? 뭐 안방인가? 하루종일 자던데?"



"윤기쌤, 그정도는 괜찮아요. 2학년에 최승철 학생있죠? 그 학생 오늘 담요 큰거랑 베게 들고와서 뒤에서 자리 잡고 누웠어요. 영어로 질문 하니 또 답은 정답인거 있죠."





윤기쌤의 불만스럽다는 말투에 괜히 우리반애들 이름이 나와 찔렸다. 호석이는 우리반인데 지민이는 윤기쌤반 아닌가? 했지만 자기반 학생이라고 싫은 애들은 정말 까나보다. 자기반 학생이라도 안중에 없다는 건가. 그 말에 남준쌤이 한숨을 먼저 내쉬더니 당황스럽던 일에 대해 말해주는데 정말 나라도 당황스럽겠더라. 거의 호텔방으로 잡았는데. 그 옆에서 밥먹던 희연쌤이 그럼 그냥 벌점 줘요. 라는 그 말에 고개를 저으며 그럴 수는 없다고 말하는 석진쌤이였다.





"요즘 애들 얼마나 무섭던지."





맞아요. 무섭더라. 마트사건이후로 조금 더 무섭게 느껴졌어.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니 슬그머니 내 앞에 식판을 내려놓던 태형이 자리에 앉았고 땀에 젖었었는지 체육복을 새것으로 갈아입은 듯 보였다. 그리고 그옆엔. 이지은도 같이 따라 앉아있었다.


태형을 보다가 지은이 눈에 보이자 하나같이 다들 미간을 찌푸렸고 그 중에서도 아까 이지은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냐며 신명나게 까대던 윤기쌤은 더 미간이 구겨졌다. 그렇다. 지은이를 보며 인상을 쓰던 이유가 우리학교 들어오기전 중3이였던 여학생이 맨날 우리학교 앞에서와서 석진쌤부터 시작해서 남준쌤, 윤기쌤 그냥 우리 학교남자선생님들을 몇달씩 따라다녔기에 그 귀찮음과 짜증을 겪어보았기에 마주치기 싫음과 동시에 태형에게 힘내라는 동정의 눈빛도 보냈다.





"아 좀, 넌 친구없냐?"



"제가 친구 없어보여요? 엄청 많거든요?"



"제발 가라 좀. 쌤들이랑 밥먹는거 안보여?



"저는 쌤 밖에 안보이는데요?"





그 말에 고개를 돌렸다. 괜히 기분 나쁘네. 대충 밥을 입안에 우겨넣고는 식판을 들고 일어섰고 그에 남자선생님들도 따라 일어섰다. 이제 막 왔는데 쌤들이 다 먹었는지 가버리니 한층 더 굳은 표정으로 밥을 먹던 태형은 사과 한쪽을 먹던 희연쌤과 눈이 마주쳤다. 제발 도와주세요. 애 좀 떼어내주세요 라는 눈빛을 보냈지만 모른척하는건지 아님 진짜 모르는 건지 아무말 없이 사과를 입에 문 채로 가려다가 안쓰러워보이긴 했는지 멈춰서 지은을 불렀다.





"야, 이지은."



"네?"



"그만 좀 해, 쌤 힘들어 하는거 안보여?"



"..."



"밥 다 먹었으면 가라, 또 태형쌤 앞에 얼쩡거리면 그땐 교장쌤한테 보내버린다."



"...아 쌤!"



"알아들었으면 나와, 밥 먹다가 체하시겠네."





희연의 말에 소스라치게 놀라던 지은은 이내 마음에 안들었는지 박차고 일어서서 급식실을 빠져나왔고 갑자기 일어서서 움찔하던 희연과 태형도 가는 뒷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이였는지 동시에 내쉬었다. 그러고 가려던 희연을 붙잡은 태형은 고맙다는 말을 하자 희연은 내가 아닌 ㅇㅇ쌤한테나 고맙다고나 하세요. 란 말과 함께 아까 지은이 갔던 방향으로 급식실을 빠져나왔다. 그게 무슨소리인가 싶다가도 아까 ㅇㅇ이 희연쌤과 이야기 하다가 가버렸을때가 생각이 났다. 그때 분명.





"먼저 갈테니까 태형쌤 도와주세요. 저번주 못샀던 밥에 디저트 포함해드릴테니까."



"어, 진짜지? ㅇㅇ쌤 역시 날 잘 안다니까."






아까 무슨 말을 하나 했더니 그거였냐. 마음에 없다고 싫다고 안좋아한다고 신경안쓴다고 했을때는 언제고 사람 엄청 신경쓰네. 그러고보면 희연쌤이 한말도 맞단말이지. 자기 마음 나한테 밝혔다고 나 신경 써주는 걸까. 하지만 나는 너한테 마음 아직 다 안밝혔는데 라고 생각한 태형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그 와중에 먹으면서 웃는 모습도 존나 잘생겼다며 옆에서 사진찍어대는 학생들이였다.











"여기서 미지수 X가...거기 엎드린 사람 누구야?"



"이지은이요."



"...깨워봐."



"야 이지은, 일어나래."



"..."



"머리 아파서 못일어나겠다는데요?"





난 세상에서 마지막 교시에 수업이 들어있던게 싫더라. 안그래도 퇴근시간만 보고 달려오는데 마지막교시에도 수업이라니, 너무하지 않나 생각하지만 나보다 학생들이 더 그런가보다. 마지막 교시가 수학이라니, 거리며 절망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윤리가 아니라 다행이라면서 이상하게 긍정적인 학생들이있다.


1학년 5반 수업이길래 그나마 집중 잘하는 반이니 빨리 끝내고 10분 쉬어야겠단 내 생각을 철저히 밟아버린 한 학생이 있다. 맞다. 5반에 그 학생이 있단걸 까먹고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 수업이라고 풀린 눈으로 집중하고 있으면 나중에 초콜렛이라도 돌려야겠다 생각하며 칠판에 공식을 적으며 다시 뒤를 돌아보다가 얼마안되서 대놓고 누워버린 지은이가 보였다.


중간 자리에 앉아있는 학생. 딱 봐도 이지은인거 안다. 하지만 모른척 누구냐고 물어보니 옆에 있던 짝이 이름을 언급했고 몸을 아예 돌려 교탁에 들고 있던 책을 놔두고 깨우라 하자 지은이의 어깨를 잡고 흔들던 학생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아프시댄다.





"많이 아파? 보건실 갈래?"





아까 까지만 해도 체육시간이였는데다가 펄펄 뛰어다니며 김태형 뒤를 쫓아다니던 애가 지금와서야 아프다며 눕는게 말이 안되지. 그래도 뭘해도 누워있을거 보건실 갈래라고 묻는 내 질문에 아무 소리도, 미동 조차도 없었다. 괜히 한숨을 쉬며 수업을 이어나갔고 끝내 지은이는 단잠에 빠진거 같았다.


수업을 마치고 바로 옆반인 우리반으로 와 5분 뒤에 종례할테니 청소 하고 있으라는 말만 하고 교무실로 급히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윤기쌤과 마주쳐 같이 교무실 쪽으로 향하고 있었을까 갑자기 옆에서 무언가가 쌩- 하고 지나가더니 타이밍도 맞춘것처럼 출석부와 축구공을 옆구리에 끼고 들어오는 태형 옆에 같이 걷고 있는 지은이다. 그런 지은이를 바라보며 짧게 한숨을 내뱉으니 옆에 있던 윤기쌤이 옆구리를 찔러온다.

아...내 옆구리. 요즘 살쪄서 살이 접히는데 감히 내 옆구리를 찔렀다는건가 라는 표정으로 윤기쌤을 바라보니 움찔거리던 쌤도 이내 무슨일 있냐며 물어왔다.





"네, 무슨일 있네요."



"왜요. 애들 또 사고 쳤어요?"



"아뇨, 지은이가 아주 김태형 시ㄱ-...아니 김태형 선생님 시간만 아니면 자는 건지 수학시간에만 그러는건지 모르겠어서."





이지은이라는 말에 미간을 좁히던 윤기가 ㅇㅇ이 보고 있는 시선을 따라 가 보니 저 앞에 지은이를 떼어놓으려고 안감히을 다쓰는 거 같은 태형이 보였다. 괜히 작년에도 몇개월간 저런 적이 있어서 인지 불쌍한 마음으로 보다가 ㅇㅇ의 말에 해답을 주는 듯한 말을 했다.






"이지은 원래 수업 잘 안들어요, 가끔 지가 마음에 드는 쌤있으면 그 쌤 수업만 듣고 아주 엎어져 잔다니까?"



"그래요?"



"근데 저것도 오래 못가는게 다음달에 교생쌤 오거든요. 벌써부터 교생쌤 불쌍해지네. 아 눈물..."





그 말에 고개를 돌리니 콧잔등에 검지와 엄지를 맞대어 잡더니 눈물이 난다는 듯 우는 시늉을 해보이는 윤기쌤이였고 교생? 을 생각 하다가도 청소를 다했다는 임시반장말에 서둘러 교무실에 들렀다가 챙길거만 챙기고 나왔다. 아직 야자를 안해서 그런지 다들 빠른 속도로 거의 전등을 키면 빛이 퍼지는 속도로 순식간에 사라진 교실을 보고 생각했다. 애네, 내일부터 야자 시작한다하면 땅을 치고 존나 울겠는데.





"쌤, 저 문 잠궈야하는데..."



"아 미안. 지효야 주번 너 혼자해?"



"아뇨, 나연이랑 하는데 오늘은 제가 잠궈야 해서."



"그래, 열쇠는 쌤 주면 되고 내일 보자."



"안녕히계세요."





순간 애들이 우울해하는 모습을 상상하다가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자물쇠를 들고 앞문에 서 있는 여학생이 보였다. 아 우리반 학생. 다급하게 교실에서 나왔고 문을 잠구던 지효에게 원래 주번은 두명인데 혼자하길래 물어보니 요일별로 열쇠 담당을 정해놨나보다.


열쇠 잠구는거 까지 보고는 어차피 교무실 가야할꺼 열쇠를 받아냈고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간 지효를 보고 다시 교무실로 향했다. 지효가 예의가 바르네. 그러고 있었을까 아직도 저기서 실랑이 중인 태형과 지은이 교무실 앞에 서있길래 미간을 찌푸리다가도 무시하고 들어왔더니 태형 쌤 괜찮냐고 퇴근도 안하고 물어오는 선생님들에 당황한 나머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안심이 되는 듯 한숨을 쉬는 선생님들이다.





"아니 나한테 붙어 다닐때는 저 정도 까진 아니였는데, 갑자기 왜 저러는 건데?"



"윤기쌤 성격이 워낙 괴팍해서야."



"순영쌤 뭐라고요?"



"굉장히 친절하시다고요, 윤기쌤 퇴근할까요?"





지은의 저런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불만을 표출한 윤기쌤에 순영쌤도 지은이가 쫓아 다닌 적이 있었는지 와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디스를 해댄다. 약간 둘이 앙숙이였나, 작년부터 만나기만 하면 디스전이네. 랩퍼인줄. 하하하 웃으며 넘어가려는 순영쌤에 기분이 언잖은듯 바라보는 윤기쌤과 그 사이에 팔을 뻗어 중재에 나서는 남준쌤이 워워워- 거리고 있다.


그 와중에 먼저가보겠다고 퇴근하는 석진쌤에 한,두분씩 나가기 시작했고 나도 이제 퇴근할까 싶어 컴퓨터 전원을 끄고 의자에 걸어두었던 겉옷과 가방을 한손에 걸쳐 문을 열었을까 이쯤되면 지칠만도 할텐데 아직 안가고 있는 태형과 왜 안가냐는 지은이의 떽떽거림이 교무실 문을 열자마자 들려왔다. 드르륵- 열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동시에 나를 쳐다보다가도 지은이는 곧바로 고개를 돌려 태형을 바라봤지만 태형은 보다가 곧 마주친 눈에 갑자기 한쪽 입꼬리를 올리기 시작한다.





"와 퇴근 같이 하자고 했는데 기다리는 사람 몰라주고 이제 나온거예요?"



"...?"



"봤지? 난 네가 아니라 ㅇㅇㅇ쌤 기다렸던 거니까, 더 늦기전에 집가라."



"...뭐? 아니...네?"



"빨리 안오고 뭐해요. 버스 놓치겠네."



"아니 잠ㄲ-"



"스킨쉽?"





내가 모르던 퇴근 약속이 있었나 오늘 일들을 머릿속에서 굴리면 생각하고 있다는 내 표정을 봤는지 지은이에게 ㅇㅇ쌤 기다린거라고 말하던 태형에 지은은 ㅇㅇ을 쳐다봤고 뭔가 이상하게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지자 생각하다말고 그 둘을 바라보니 손목시계를 보다가 버스 놓치겠다며 앞으로 먼저 가던 움직이지 않던 ㅇㅇ에 가던 길을 멈춰서 뒤를 돌다가 멍하니 태형을 바라보고 있는 ㅇㅇ에 다가가며 말했다.


스킨쉽이란 말과 동시에 팔이 아닌 손을 잡았고 허공을 맴돌던 손에는 자기 손보다 더 큰 태형의 손에만 시선이 꽂힌 채로 따라갔다. 학교에서 교문까지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 도착해서야 정신이 들었고 급히 손을 빼려 했지만 더 꽉 잡아버리는 탓에 할 수 없이 더 이상의 반항은 하지않았다.


하지만 정류장 반대쪽에 학교 교문에서 우리를, 아니 정확히 나를 쳐다보고 있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학교 교문을 바라봤을땐 아무도 없었다. 뭔데 으스스해. 어제 공포 영화 보지 말걸 그랬나. 정수정이 같이 보자고 해서 봤더니 등골이 서늘해.





"손 언제 놓을거야."



"안 놓을건데?"



"...뭐?!"



"나 하루종일 이지은 때문에 너 못 봤단 말이야."



"아니 굳이 봐야돼? 것보다 놔라, 손에 땀 차."



"도대체 내가 너 좋아한다는건 귓등으로 들었지?"



"...좋아한다는 말 쉽게 내뱉지마. 그래도 차인 사람인데."



"아니 자꾸 왜 계속 찼다고 생각하냐니까? 찬거 ㅇ-"



"버스 왔네."





해명하려던 찰나에 또 타이밍 구리다. 괜히 힘들게 일하시는 기사님께 화낼뻔 했네. 진정하자 태형아. 거리며 혼자 최면을 걸던 태형의 모습에 혀를 차던 ㅇㅇ은 2인자리가 아닌 1인자리로 가 앉았고 그걸 보던 태형은 곧바로 ㅇㅇ의 바로 뒷자리에 앉았다. 퇴근길이라 막히는 도로는 아침에 20분 걸렸던 거리가 40분 걸리게 생겼다.


그래도 오늘 하루종일 수업이 들어있었던 터라 피곤했는지 앉자마자 저절로 감기는 눈꺼풀에 힘을 주고 버티다 이내 감겼다. 창문에 비친 ㅇㅇ의 자는 모습을 보던 태형도 이지은 때문에 체육보다 더 체력이 소모되는건 처음 알았던 터라 크게 하품을 하였을까 짐이 많아 보이시는 할머니가 타길래 일어나 자리를 비켜주었고 그 비킨 자리에 앉은 할머니가 고맙다며 인사를 건네었다.


그리고 바로 ㅇㅇ의 옆에 서 손잡이를 잡았고 고개를 떨구어 자는 모습을 보며 입가에 번지는 미소였고 이리저리 흔들어대던 버스에 ㅇㅇ의 고개도 힘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ㅇㅇ의 머리가 서있는 태형의 배쪽에 기대었다. 당황하던 태형도 순간 숨을 참으며 기댄 ㅇㅇ의 뒷통수만 보았을까 조심스럽게 한손으로 ㅇㅇ의 머리를 받치고 더 이상 흔들리지 않게 한손은 손잡이를, 한손은 머리를 받쳤다.

이때만큼은 오늘따라 과격한 기사님의 운전에 감사인사를 전하고픈 태형이다.






[Episode 1 - 최소 숙박비 내야한다는 최승철 학생.].



점심시간에 수다를 떨다 나왔을까 5교시가 2학년 수업이란 걸 보고는 2학년 1학기 수학책을 꺼내었고 종이치자 곧 바로 나와 2학년 층으로 향하면서 생각했다. 아까 점심시간에 남준쌤이 2학년 최승철 학생이 이불깔고 잔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그 학생 반이면 어떡하지. 하며 앞문을 활짝 연 순간 늘 그렇듯이 인사를 하는 학생들과 아직도 떠드는 학생들. 그냥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들이 보였고 최승철 학생 반은 아니구나 하며 수업을 진행하려 책을 폈을까 맨 뒤에 뭐가 있는거 같아서 수업은 뒷전으로 하고 애들 사이로 뒤로 향하니 이야기만 듣던 게 눈 앞에 펼쳐졌다.




"..."


"..."




정말로 이불깔고 베게 베고 자고 있는 남학생이 완전히 꿈나라에 가 있는 듯 했고 그 모습이 기가 차다기 보다는 정말 이런아이가 있구나라고 신기한 감정부터 나와버렸다. 이 정도면 숙박비 줘야하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혼자 호텔방이다. 뭐 혼내기도 그렇고 깨우면 다시 잘걸 알기에 무시하고 다시 칠판 앞으로 가 수업을 진행했다. 반 아이들도 항상 있던 일이였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어보였다. 이걸 좋아해야해, 말아야해.





[Episode 2 - 너한테 고맙다는 말 듣기 참 어렵네.].



퇴근길 버스 안에서. 여전히 흔들리지 않게 ㅇㅇ의 머리를 잡아 주던 태형은 괜히 나 자신의 세심한 배려가 멋있었는지 이걸 애도 알아야할텐데, 라며 뿌듯해 하고 있었을까 이미 내리고도 남았을 태형은 자신이 내려야할 정류장이 지나쳤는데도 계속해서 ㅇㅇ의 옆에 있어줬다. 얼마 안가 이제야 ㅇㅇ이 내리는 정류장 이름이 들리자 살살 ㅇㅇ을 깨우는 태형이였다.





"ㅇㅇ아, 일어나."





다정한 목소리가 듣기 좋게 청각을 자극 시켰는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는 ㅇㅇ이였고 목소리가 잘 안들리는 가 싶어 얼굴을 가까이 하다가 다음 정류장이 어디냐고 나오는 안내 방송에 벌떡 일어난 ㅇㅇ이 버스 문이 열리자마자 내렸다. 하마터면 머리에 박을 뻔 했네. 놀란가슴 진정시키며 그 뒤에 내렸을까 나인 줄 몰랐는지, 아니면 모르는척했는건지 뒤도 안돌아보고 집으로 향하는 ㅇㅇ의 뒷모습을 보고 작게 중얼거렸다.





"고맙다는 말이 듣기 어려운 말인 줄 몰랐네."





씁쓸한듯 한 표정도 이내 아까 버스에서 자고 있던 ㅇㅇ의 모습이 떠올라 한순간에 베시시 웃어버리는 태형이다. 사진 찍어 놓을걸 그랬나. 그렇게 자기집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태형이였을까 정류장에서 점점 멀어지는 거리에 다시 뒤를 돌아본 ㅇㅇ은 생각했다. 아까 그 남자 김태형이였을까.



하지만 태형은 나보다 먼저 내린다. 출근할때도 내가 먼저 타고 그 다음에 타는 데, 설마 안내렸을까 하며 정류장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남자에 급히 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설마.





"잔다고 여기까지 같이 와줬겠어...?"






***

맞아요, 저 버스이야기 나와서 하는 말인데 저번에 친구가 안깨워주고 가버린 탓에 저 종점 찍고 왔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도 기사님 표정 아른거리는거 있져...쟤는 도대체 왜 여기서 나오는거지 하는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시던 버스기사님...제 머릿속을 헤집어 놓으셔따...(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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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시간 전  
 종점... 상가 다 외웠습니당

 답글 0
  이미나링  11시간 전  
 태형이 대박 설레네

 답글 0
  민떠공듀  15시간 전  
 종점까지 찍고 온 적 저도 많죠..ㅋㅋㅋ

 답글 0
  채녕  16시간 전  
 태형아 오빠 너무 셀레는거 아닌가욥??

 답글 0
  gyeomji  17시간 전  
 아잉ㅇ 설렝

 gyeomji님께 댓글 로또 2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ㅁrㅇl구ㅁl  17시간 전  
 종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rㅇl구ㅁl님께 댓글 로또 1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매력있는여자  21시간 전  
 눈떠보니 종점ㅠㅠ

 매력있는여자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지하별☆  22시간 전  
 진짜 멍때리거나 생각없이 있다보면 어느새 종점일때가 많죠..

 답글 0
  중딩ㅈㅇㅅ  1일 전  
 종점ㅋㅋ

 중딩ㅈㅇㅅ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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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ein5  1일 전  
 저는 멍때리다가 종점까지 갔어욬ㅋㅋ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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