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픈 정국오빠를 위해 마중을 나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비타민도 사고 감기약도 샀다. 문제는 남중 안에 들어갈 수가 없었기에 정국오빠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한다는 것이었다. 혹시나 정국오빠가 일찍 갈까 해서 일찍 가서 교문 앞에서 기다리는데 바람이 차다. 몸이 절로 떨렸다.
"후하. 정국오빠는 이런 날에 맨발로 베란다에 나가서 한시간을 있었다는 거 아냐?"
정말 아무리 동생 바보라지만 몸 좀 아끼지. 학교에서 하나 둘 학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정국오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괜시리 걱정이 됐다. 정국오빠가 걱정 되어서 추운 것도 잊었다.
"돼지야. 너 왜 여기 있어?"
정국오빠였다. 부스스한 머리를 손으로 매만지며 걸어나오는 정국오빠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왈칵 터져 나올 것 같았다.
"오빠. 왜 이렇게 늦게 나와."
"약 먹고 깊게 잠들어서 아무도 안 깨웠고."
"난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긴 줄 알았잖아. 연락도 안 받고."
내가 갑작스럽게 엉엉 울기 시작하자 정국오빠는 상당히 당황한 눈치다.
"너 지금까지 나 기다린 거야? 대체 언제부터 와 있었던 거야?"
"몰라."
흐어엉. 엉엉 우는 나를 달래면서도 자신의 외투를 벗어서 나를 돌돌 감싸는 정국오빠의 눈길이 걱정스러웠다.
"오빠 감기 잖아. 오빠나 입어."
"난 다 나았어. 바보야. 너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기다려."
안 나오면 집에라도 가지.
"오빠가 안 나오는데 어떻게 먼저가."
오빠가 없는데 내가 어떻게 먼저 가. 눈물을 뚝뚝 흘리는 나를 정국오빠는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감싸 안아 다독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