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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05::최악의 여자 - W.바이올렛
05::최악의 여자 - W.바이올렛







표지 감사해요❤️















Written by 바이올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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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민윤기를 따라간 곳은 민윤기 그의 방이었다. 나를 피아노 의자에 앉혀 놓은 다음 민윤기가 옷장 위에 올려져 있는 구급상자 하나를 꺼내왔다. 나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눈만 깜빡이며 조용히 그의 행동을 지켜봤다. 민윤기는 구급상자에서 파스와 발목보호대를 들고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더 다치면 일을 못 하니까."










민윤기는 무미건조한 말투와 함께 내 발목을 살피더니 파스를 뿌렸다. 시원한 파스 느낌에 약간 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내 민윤기가 발목보호대까지 직접 내 발목에 채워주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나와 눈을 마주쳤다.




감사합니다... 얼떨떨한 상황에 내가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자 민윤기가 피식 웃더니 의자 하나를 끌고 와 내 앞에 자리를 잡았다.










"어쩌다 다친 거야."


"그냥 혼자 그랬어요."


"보나 마나 전정국, 김태형 둘 중 한 명이 그랬겠지."


"... ..."


"힘들지 않나."


"이런 일보다 더한 일도 겪었는걸요."










내가 아무렇지 않게 웃어 보이자 민윤기의 눈썹이 살짝 들렸다. 이내 민윤기가 침대 옆에 있는 책상으로 걸어가 홍차가 들어있는 주전자를 들어 찻잔에 따랐다. 찻잔에 찰랑거리는 홍차가 닿자마자 고운 향이 민윤기의 방에 가득 퍼졌다.




민윤기는 그 향기 두 개를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하나는 자기가, 하나는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양손으로 잔을 받아들었다. 민윤기가 홍차를 마시자 나도 따라 마셨다. 처음 마시는 홍차였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










"ㅇㅇㅇ."


"네."


"우리가 왜 몸 팔려고 한 사람을 뽑은 줄 알아?"


"...아뇨."


"절박한 사람을 뽑기 위해서야. 돈에 절박한 사람."


"... ..."


"돈에 미친 사람 중 일 처리를 개같이 하는 사람은 드물지. 우리 형제들처럼. 아, 나는 제외."










난 워낙 개 같아서.






민윤기가 한쪽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나를 바라봤다. 돈에 절박한 사람이라, 정말 나의 또 다른 이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나를 잘 표현하는 문장이었다. 정말 나는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돈에 미치려고 했었으니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잘게 흔들리는 홍차의 파동을 내려다봤다. 앞에서 민윤기의 찻잔이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도대체 이 사람은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나에게 왜 이렇게 관심이 많은 걸까, 이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내 머릿속은 온통 민윤기에 대한 물음표로 가득했다.










"저기, 질문하나 해도 돼요?"


"어, 해."


"왜 회장직에 관심이 없는 거예요? 예전에 일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닐 텐데..."


"일을 해보니까 적성에 안 맞더라고."


"그럼 무슨 일을 하시려고요?"










민윤기는 대답 대신 자신의 턱으로 내 뒤를 가리켰다. 나는 그의 턱 끝을 따라 시선을 뒤로 돌렸다. 피아노? 반짝거리는 그랜드 피아노 위에는 누군가 손으로 쓴 듯한 악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음악 하시려고요?"


"왜, 안 어울리는 건가."


"아, 아니요! 그냥 좀 의외라서요..."


"어떤 의미로."


"이렇게 딱딱한 세상 속에서 음악이란 것을 어떻게 접했나 싶기도 하고, 할아버지분이 꽤 엄하시다고 들었는데 그건 또 어떻게 됐나 싶기도 하고..."


"딱딱한 세상 속에서 살기 위해 잡은 게 음악, 할아버지는 그냥 날 포기했지. 이제는 아들 취급도 안 해."


"아..."


"남들은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돈을 잡았지만, 난 돈 대신 음악 잡은 게 전부야. 돈이란 게 잡으면 잡을수록 내 손이 더러워지더라고."


"... ..."










참 돈이란 게 무섭다. 누군가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으며, 행복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되려 불행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잡으면 잡을수록 주변은 깨끗해질지 몰라도, 내 손은 잔뜩 더러워져 있으니.




결국, 나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추한 사람들 중 한 명이니까. 이 형제들도, 민윤기도 살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어딘가에 나를 던진 것이겠지. 나도 추하고, 형제들도 추했다.










우리는 추했다.
















그렇게 민윤기의 방에서 나와 내 방으로 돌아왔다. 민윤기의 말이 자꾸 나를 되돌아보게 했다. 머릿속을 가득 헤집는 민윤기의 표정, 체취, 말투에 그냥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침대에 쓰러지다시피 누웠다. 그 순간 휴대폰에 진동이 울렸다.




나를 가만히 두는 사람이 없네, 누웠던 몸을 다시 일으켜 엉금엉금 기어가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계속해서 울리는 진동에 짜증 섞인 표정이 나오다 이내 내 표정은 사색으로 변했다.




나는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 떨리는 손을 진정시켰다. 나는 천천히 통화버튼을 옆으로 옮겼다.










"여, 여보세요..."


"아-나, 이 미친년이. 어디로 도망갔어."


"돈 벌고 있어요."


"지랄하지 말고 당장 집으로 와라."


"제, 제가 이번 년 안에는 갚을 수 있어요!"


"그걸 어떻게 믿어. 네가 그런 말 한 게 한두 번이야?!"


"... ..."


"지금 당장 돈 꽂던가, 아니면 이리 와서 처맞던가. 너 오늘은 가만 안 둬."










그렇게 사채업자와의 통화가 끊겼다.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난 아직 자유의 몸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좋은 집에 있다 보니 그 사실마저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 같다. 어떡하면 좋지, 지금 당장 돈이 없는데...




자꾸 처음 사채업자들이 내 집에 들이닥쳤을 때가 오버랩이 되어 나를 괴롭혀 왔다. 덜덜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고 생각을 했다. 가불. 그래 돈을 당겨달라고 하자. 나는 급하게 방을 뛰쳐나와 거실로 내려갔다.









하지만 거실에는 김석진도, 민윤기도 있지 않았다. 왜 아무도 없는 거야? 급한 마음에 아무 방문이나 확확 열어 재꼈다. 하지만 거실 쪽에는 아무도 없었다. 지금 당장에라도 사채업자들이 나에게 달려올 것 같았다.




자꾸만 울컥울컥 차오르는 두려움에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다시 위층으로 달려 올라갔다. 위층으로 올라가 무작정 박지민의 방문을 두드렸다.










"지민아! 방에 있어?! 지민아!!"










하지만 야속하게도 박지민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결국, 나는 바닥에 스르륵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아무 생각도 안 날 때 즈음 반대편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젖은 얼굴을 들어 그 소리가 난 곳을 바라봤다.




문이 열린 곳은 김태형의 방이었다. 김태형이 문을 열고 주저앉아있는 나를 바라봤다. 아, 형! 신경 쓰지 말라니까요? 전정국이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문을 열려고 한 김태형을 말린 것이겠지.




나는 얼이 빠진 채로 김태형을 바라보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김태형에게 달려갔다.










"왜 그러고 있어."


"태, 태형 씨..."


"... ..."


"저, 돈..."


"뭐?"


"돈 좀 빌려주세요..."


"... ..."


"진짜 급해서 그래요...주신 만큼 열심히 일할게요...뭐라도 할 테니까..."










더러워.










김태형의 뒤에 서 있던 전정국이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나도 안다. 난 지금 엄청 더럽다는 것을, 하지만 사람의 공포감은 사람을 더욱 추한 꼴로 만들어주었다.




결국, 나는 엉엉 울며 김태형의 옷 끝자락에 매달렸다. 한 번만, 한 번만 도와달라고. 나는 또다시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김태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다가 나를 내려다봤다.










"얼마."


"네?"


"얼마 필요하냐고."


"일단...1억만..."


"허, 미친년."


"... ..."


"사채 썼지, 너."


"... ..."


"내가 다 갚아줄게."


"네?"


"내가 다 갚아줄 테니까."

















이 집에서 나가.
















김태형의 마지막 말에 깜짝 놀라 고개를 올려 김태형의 얼굴을 바라봤다. 정말 장난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진지한 얼굴. 진심이다. 그는 내가 나가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 도대체 왜, 하지만 왜라는 질문을 내뱉기도 전에 나의 아버지란 사람이 생각났다. 그 사람도 쉽게 돈을 벌려고 사채에 손을 뻗어 나에게 처절한 아픔을 남겼다.




그럼 지금 내가 하는 건? 김태형에게 돈을 받고 이 집에서 나간다. 그럼 나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넙죽 돈을 받아먹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는 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된다.









나는 그 사람이 된다.









결국, 그놈의 자존심이 뭐라고, 나는 다시 몸을 일으켜 김태형을 바라봤다. 김태형은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필요 없어요."


"뭐?"


"돈. 필요 없다고요."


"... ..."


"그렇게 한 것도 없이 받아먹으면 그 사람이랑 똑같은 사람이 되어버릴 테니까."


"무슨 소리야. 그 사람이라니."


"차라리 몸이라도 팔 테니까. 돈 필요 없다고요."










김태형과 전정국 둘 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나를 바라봤다. 난 내 생각보다 꽤 독한 사람인 것 같다. 그런 눈빛에도 나는 피하지 않고 그들의 눈을 한 번씩 마주했다. 나는 이 집에서 나갈 수 없다. 어떻게 해서든 정당하게, 정직하게 돈이라는 것을 받아낼 테니까.




돈에 미쳐도 마지막 바닥까지 보이면서까지 미치고 싶지 않았다. 그 끝이 어떻게 될지는 그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









나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 내 방으로 들어갔다. 일단 어떻게 해서든 최대한으로 보낼 수 있는 돈을 그들에게 보내야 의심을 사지 않을 것이다. 진짜 내 몸을 버리고 와야 가능한 일이라고 판단한 나는 서둘러 겉옷을 챙기고 방을 나섰다. 김태형은 여전히 문을 닫지 않고 나를 바라보다 자신을 지나치는 내 손목을 붙잡았다.










"어디가."


"돈 벌러요."


"진짜 돌았네. 너."


"네, 저 돈에 미쳤어요. 그러니까 손 놔요."


"너 진짜 최악인 거 알아?"


"당신."


"... ..."


"대가 없이 받는 돈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지."


"... ..."


"옳지 않은 방법으로, 대가 없이 쉽게 받는 방법으로 돈을 받으면 그 끝은 절망뿐이야. 난 그걸 직접 본 사람이고."


"... ..."


"그런 사람, 둘 중 하나야. 그 방법 그대로 되갚아지던가, 죽던가."


"... ..."


"난 차라리 최악을 선택하겠어."










그렇게 김태형의 손을 뿌리치고 계단을 내려갔다. 그 뒤로 김태형과 전정국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나는 무작정 현관문을 나서서 택시를 잡았다. 나는 모텔촌이 많다는 지역의 이름을 뱉은 뒤 멍한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각오하고 나온 거잖아, 김태형이랑 전정국이 보는 앞에서 큰소리 떵떵 치고 나왔잖아. 하지만 자꾸만 차오르는 눈물 주체할 수 없어 입을 틀어막고 울음을 눌러 삼켰다. 차오르는 감정에 심장이 아려왔다.




그 사람과 똑같이 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힘든 일인 줄 알았는데, 최악이 되러 가는 것도 나에게는 너무 무섭고 힘든 일 이었다.












나는 그렇게 최악의 여자가 되기 위해 달려갔다.























**********




❤️포인트댓글❤️










감사합니다❤️






❤️대박포댓❤️







조금 무리해서라도 얼른 글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123포 감사합니다❤️







190포 감사합니다❤️






❤️배댓❤️







저두 우리 밍징밍님 사랑해오❤️







우리 연디니님! 기억하구 있었어요❤️ 우리 앞으로도 같이 가요❤️







흐음~~~??? 과여어언?!?!







마음이 너무 예쁘셔서 포댓에다가 못올리겠어요ㅠㅠㅠㅠㅠㅠ 사랑해요❤️








아 우리 독자보다 귀여운 독자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앜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저 이거보고 한참 웃음요....ㅋㅋㅋㅋㅋㅌㅋㅋㅌㅋ







작가는 일부다처제를 해야되겠어요 껄껄❤️







마음만이라고 너무 고마워요❤️ 포인트 안주셔도 되니꺼 재밌게만 읽어주세요❤️







독자님 댓글이 너무 예뻐서 배댓으로 가져왔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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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한테 포인트를 많이 못 싸줘서 죄송하다는 댓글을 많이 봐요

독자님들 마음만으로 저는 너무 행복하답니다❤️

엄청난 양의 포인트가 아니더라도 저는 여러분이 재밌게 봐주신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


앞으로도 저랑 같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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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루카리키  13시간 전  
 여주야ㅠㅠㅠㅠ

 답글 0
  늉기얌사류메  7일 전  
 ㅠㅠㅠㅠ

 답글 0
  나의별워너원  7일 전  
 작가님 어떵게 이런글을...

 나의별워너원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참외님  8일 전  
 이야....여주 생각이 너무 깊어

 답글 0
  마지막노래  8일 전  
 말 하나 잫 한다잉!

 답글 0
  아믜연우  8일 전  
 와...진짜....작가님....진짜...와....존경합니다...진짜로..

 아믜연우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황막꾹정꾹꾹꾹  8일 전  
 돈이란게 많이 무서워졌어요

 답글 0
  몽돌77  9일 전  
 제목에 이렇게 깊은 뜻이...
 제목이 짧으면서도 많은 뜻을 담고있는것 같아요.

 몽돌77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예츄봄  9일 전  
 아니야ㅜㅜ여주야ㅜㅜㅜ

 답글 0
  체리답  9일 전  
 앙대ㅠㅠㅠㅠ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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