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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04::비행기를 타고 - W.바이올렛
04::비행기를 타고 - W.바이올렛















































Written by 바이올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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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어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간 줄도 모른 채 정신없이 보낸 것 같았다. 몸살인가, 찌뿌둥한 기운이 내 몸을 감싸돌았다. 약이라도 하나 먹어야겠다 싶어 방을 나서서 거실로 내려갔다.




주말이라 그런지 김석진과 김남준이 거실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그들과 눈이 마주치자 적당히 고개를 꾸벅였다.










"일찍 일어나셨네요. ㅇㅇㅇ씨."


"아, 몸이 좀 안 좋아서 약 좀 먹으려고요."


"몸살인가요?"


"그런 것 같아요."










김석진이 걱정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다 소파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들어갔고 나도 그를 따라 부엌으로 들어갔다. 김석진은 찬장 위에 꽤 큼지막한 구급상자를 꺼내었다.




역시 제약회사라 그런 것인지 구급상자 안에는 일반약국에서 팔지 않는 약도 많이 보였다. 김석진은 익숙하게 약들을 뒤적거리다 어느 약 한 알을 꺼내 들었다.










"몸살이 심한 것 같지도 않으니까, 별로 독하지 않은 거로 드릴게요. 시중에 파는 일반 약은 너무 독하잖아요."


"감사합니다."










김석진은 싱긋 웃으며 그대로 부엌을 벗어났다. 얼른 약 먹고 아침준비 해야지, 나는 물과 함께 약을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정말 약이 독하지 않아서인지 목 넘김이 꽤 수월했다. 나는 입가에 고인 물을 손등으로 대충 닦아내고 묶어놨던 머리를 다시 풀어 질끈 묶었다.









한참 요리를 하던 중 어느덧 거실에 일곱 형제들이 모였는지, 거실은 꽤 시끌벅적했다. 평소에 형제들은 어떤 대화를 나누는가 싶어 요리하던 손길의 속도를 조금 늦추어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고 보니 내일이면 할아버지한테 처음 실적 올리는 날이네."


"ㅇㅇㅇ씨가 뭐라고 올릴지 기대되는걸."










차례로 정호석과 김남준의 목소리였다. 내일은 일요일, 내가 회장님께 저들의 실적을 올리는 날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어떻게 저 잘나가는 도련님들을 평가해야 할까 싶었지만, 솔직히 지금 말하면 다들 어느 정도 성격이 파악이 된 것 같았다.










"누구를 제일 잘 써줄까?"


"석진이 형이겠죠."









전정국의 물음에 박지민이 해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분명 엄청 예쁘게 웃고 있겠지. 근데 전정국이 저렇게 밝게 말하는 타입이었나, 평소에 듣던 목소리와 다르게 조금 높은 톤의 목소리였다.




나는 슬쩍 고개를 돌려 거실을 바라봤다. 전정국은 김태형의 옆에 꼭 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저 둘은 정말 형제 같아 보였다. 흔히들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고 하지, 김태형이 전정국을 바라보는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다. 정말 피가 섞인 친동생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아까부터 바라봤던 전정국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일곱 형제들을 바라봤다. 그러던 중 김석진의 표정이 굉장히 좋지 않음을 알아차렸다. 저렇게 기분 나빠하는 표정 처음 봤네, 화도 낼 줄 모르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김석진은 박지민을 굉장히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지민아, ㅇㅇㅇ이가 널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


"그런가요? 그럼 다행이네요."


"다행이란 게 어떤 의미인데?"


"당연히 ㅇㅇㅇ이가 절 좋아해 주는 거죠."










박지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민윤기가 피식 실소를 흘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김남준이 민윤기를 불렀지만, 민윤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실을 벗어나 부엌 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급하게 거실로 보냈던 시선을 돌려 다시 도마 위로 눈을 옮겼다. 민윤기의 발걸음이 내 등 뒤에서 멈췄다.










"ㅇㅇㅇ."


"네?"


"밥 먹고 내 방으로 올래."


"...저요?"


"그럼 여기 너 말고 누가 있어."


"아, 알겠어요..."










민윤기는 다시 부엌을 벗어나 거실로 걸어갔다. 나는 뒤를 돌아 거실을 바라봤다. 민윤기의 행동에 형제들 모두 놀란 눈치였다. 그 중 유일하게 표정이 좋지 않은 두 사람. 전정국과 김태형이었다. 민윤기가 자리에 앉으며 그 둘을 바라봤다. 전정국이 삐딱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솔직히 윤기형 회장직에 관심도 없다면서요."


"어."


"근데 하는 짓은 꼭 ㅇㅇㅇ이랑 어떻게 좀 해보려고 하는 폼인데요."


"찌질이는 알아서 생각하던가."










전정국이 낮게 욕을 뱉으며 무서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이내 김태형이 앉으라며 전정국의 팔을 끌어내리자 전정국이 다시 욕을 읊조리며 자리에 도로 앉았다. 박지민은 여유롭게 웃어 보이며 전정국에게 입을 열었다.










"자꾸 그렇게 못되게 얘기하면 안 돼, 정국아."


"... ..."


"윤기형 제가 대신 사과할게요."










박지민의 말에 민윤기는 대꾸하나 하지 않았다. 이대로 있다간 가정불화를 눈앞에서 보게 될 것 같았다. 더 이상 그들의 싸움이 보기가 힘들어 얼른 음식을 완성시키고 거실에 나와 있는 형제들을 부엌으로 불렀다.




모두들 자리에서 하나둘 일어나 부엌으로 걸어왔다. 형제들은 늘 앉던 자리에 앉았다. 중앙에 김석진을 중심으로 점점 나이가 어린순으로 아래로 내려왔다. 물론 거기 옥에 티로 내가 끼어있단게 흠이었지만 말이다.









나까지 자리에 앉고 나서 모두들 수저를 들고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밥을 먹으면서 오늘 할 일을 곰곰이 생각했다. 아, 오늘 김태형 혈압 재야 된다던데. 분명 또 김태형이랑 한바탕 할 것이란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러고 보니 너 학교는 안 다니는 건가."










질문의 주인공은 민윤기였다. 정호석이 오늘따라 윤기형이 이상하다며 김남준에게 수군댔다. 김태형과 전정국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민윤기가 나에 대해 궁금해한다는 것에 흥미로운지 꽤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이 상황을 바라봤다.










"아, 1학년 때 자퇴했어요."


"왜지."


"... ..."


"굳이 말하기 싫음 말아."










내가 말하기 어려워하는 것을 눈치챈 민윤기는 도로 음식에 눈길을 돌렸다. 정호석은 재미없다며 머리 뒤로 손깍지를 꼈다. 솔직히 자퇴에 대해서 아무 생각 없지만, 굳이 이 사람들한테 내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다.









아침 식사를 끝낸 뒤, 설거지를 하려 싱크대로 걸어갔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나를 붙잡는 손길에 뒤를 돌아 그 주인공을 바라봤다.










"어, 지민아."


"설거지 내가 할까?"


"아니야! 네가 설거지를 왜 해?"


"한 번 할 수도 있지."

















아니면 같이 할까?










박지민이 특유의 맑은 웃음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럴까? 나도 미소를 살짝 지어 보이며 박지민과 함께 싱크대 앞으로 걸어갔다. 물을 틀고 같이 접시를 닦았다. 중간중간 박지민이 여러 가지 얘기도 나누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부터, 싫어하는 것까지 박지민은 나의 사소한 것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ㅇㅇㅇ아."


"응?"


"우리 형제들, 많이 차갑지?"


"조금? 근데 버틸 만해."


"힘들면 언제든지 그만둬도 돼. 그 뒤는 내가 도와줄게."


"아냐, 네 덕분에 버틸만한걸."










내 말에 박지민이 눈이 휘어지도록 웃어 보였다. 솔직히 더한 일을 당하면 당했지, 이 정도 일은 나에게 잠깐의 외로움을 안겨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 형제들은 내 인생을 알 턱이 없으니 이마저도 버티기 힘들 거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설거지를 다 끝내고 박지민이 먼저 방으로 올라갔다. 나는 거실 구석에 놓여진 혈압 재는 기계를 들고 김태형의 방으로 걸어 올라갔다.









김태형의 방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렸다. 역시나 오늘도 김태형은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며칠이나 됐다고 무관심에 익숙해진 나는 아무렇지 않게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가니 김태형이 침대에 앉아 내가 서 있는 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따라 김태형은 더욱 피곤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몸이 아파서 피곤한 것이 아닌 꼭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피곤한 것처럼,










"이제 그냥 막 들어오네."


"대답할 생각도 없으셨잖아요."










한마디도 지지 않는 내가 별로였는지 김태형의 눈썹이 묘하게 찡그려졌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침대 주변에 있는 의자에 앉아 혈압 재는 기계를 김태형의 곁에 두었다.










"팔 내밀어요."










김태형은 순순히 나에게 한쪽 팔을 내밀었다. 나는 김태형의 옷소매를 걷어 혈압을 쟀다. 저혈압이긴 하지만 그렇게 심하지는 않네, 어떨 때는 걷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던데 다행히 오늘 김태형의 상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김태형에게 빈혈약을 꼭 먹여야 된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김태형 서랍 안에 있는 빈혈약을 찾아 꺼냈다.










"안 먹을래."


"네?"


"안 먹고 싶어."










물과 함께 약을 내민 내 손을 바라보다 김태형이 입을 열었다. 하긴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서 평생 약만 먹으며 살아왔을 것인데, 약이 질릴 만도 하겠지, 나도 조금은 측은한 마음에 김태형에게 뻗었던 손을 잠시 내려놓고 눈을 마주쳤다.










"약 먹기 싫어요?"


"어."



"전에도 먹기 싫었을 거 아니에요. 그때는 어떻게 먹었어요."


"억지로."


"근데 안 먹으면 아프잖아요."


"... ..."










평소 같으면 성질이란 성질은 다 부렸을 것 같은 데 정말 먹기 싫은 것인지 내가 입에 약이라도 구겨 넣을까 봐 어린아이처럼 눈도 못 마주치며 아래에 시선을 두는 김태형이었다.




나도 어렸을 때 약 싫어했었는데, 그때마다 엄마가 나에게 비행기처럼 휘파람 소리를 내며 내 입 앞에 두었던 기억이 났다.










"비행기 날아갑니다-"


"뭐?"


"피융, 김태형 항공으로 도착합니다!"


"... ..."


"얼른 나아서 비행기 타고 멀리멀리 가야죠."










비행기가 효과가 있었는지 김태형이 어이없는 실소를 흘렸다. 솔직히 썩 하기 싫었지만, 김태형이 웃는 모습을 보니 가끔 이런 유치한 짓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내 손에 있던 빈혈약을 받아먹은 김태형이 물과 함께 약을 꿀꺽 삼켜냈다. 나는 뿌듯하게 김태형을 바라보며 웃었다.










"잘 먹네요."


"지랄하네."


"욕만 안 하면 진짜 예쁠 텐데. 아, 이 놀이는 엄마가 저 어렸을 때 자주 해주던 놀이였어요."


"... ..."


"저도 면역력이 약한 편이어서 감기를 늘 달고 살았거든요. 그때마다 약이 너무 먹기 싫더라고요. 하지만 엄마는 억지로 약을 먹이지 않으시고 항상 이런 식으로 약을 먹여주셨어요."


"지금 엄마는 어디 계시는데."


"저도 몰라요."


"어?"


"이혼...하셨거든요..."


"... ..."


"뭐, 다 어렸을 때니까요."










어쩌다 보니 분위기가 많이 어두워져 버렸다. 너무 옛날얘기라 나는 아무렇지 않은데, 정작 김태형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참, 김태형이란 남자. 보면 볼수록 여리다. 너무 여려서, 강한 척하느라 바쁘고, 또 스스로를 버텨내느라 바빠 보였다.




나도 인생을 고달프게 살아와서 그런 걸까, 그의 이런 모습이 내 눈에 너무나도 잘 보였다. 그리고 그만큼 그를 바라볼 때 내 모습이 많이 비쳐졌다.




















"야, 혈압 다 쟀으면 나가지."










순간 누군가의 낯선 목소리에 김태형과 내가 동시에 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문 앞에서 전정국이 삐딱하게 서서 나와 김태형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번부터 나와 김태형이 붙어있는 꼴이 싫은 것인지, 아니면 그냥 내가 싫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확실하게 전정국은 날 이 집에서 밀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 봤자 나보다 어린애다. 여기서 화내면 누나로서의 도리가 아닌 것 같아 기계를 챙겨 김태형의 곁에서 일어났다. 나는 방을 벗어나면서 전정국의 옆을 지나쳐갔다.




그 순간 전정국의 발이 나의 발과 겹쳐지면서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바보가 아닌 이상 알고 있었다. 전정국은 일부로 나를 넘어뜨린 것이다. 바닥에 기계가 부딪치는 굉음과 함께 고개를 들었다. 아, 발목을 접질렸나, 나는 조금 쓰라린 발목을 부여잡고 전정국을 바라봤다.










"조심 좀 하시죠, 누나."


"... ..."










전정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에게서 멀어져 김태형의 방문을 쾅 닫아버렸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조금씩 저려오는 발목에 인상을 조금 찌푸린 뒤 기계를 가져다 놓기 위해 거실로 내려갔다. 절뚝거리는 걸음걸이 탓에 일정하지 않은 계단 소리가 거실로 울려 퍼졌다.










"ㅇㅇㅇ."










그 순간, 나를 부르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겹쳐져 나왔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계단 아래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민윤기와 눈을 마주쳤다.











"윤기 씨, 안녕하세요. 나와 계셨네요?"


"다쳤지."


"아, 아까 발목을 접질려서."


"기분도 같이 접은 것 같은데."


"... ..."


















"따라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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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루카리키  13시간 전  
 등장 조아써 윤기~!

 답글 0
  세예보스ღ  4일 전  
 그와중에 웃음포인트 갓윤기 ...

 답글 0
  JHH101  7일 전  
 발목아프겟담

 답글 0
  마지막노래  8일 전  
 발목과함께 기분도 접었댴ㅋㅋㅋㅋㅋㅋㅋㅋ

 답글 0
  뱀프소녀  8일 전  
 남주는 윤기 예상하죠

 답글 0
  ლ(゚д゚ლ)  8일 전  
 아니 사진들이 다 고퀄리티 크

 답글 0
  몽돌77  9일 전  
 마지막에 심쿵함!!

 답글 0
  엉엉ㅇ엉  9일 전  
 마음 열었으면 좋겠다!@!

 답글 0
  sssssvvvvv  9일 전  
 댓글ㅋㅋㅋㅋㅋ

 sssssvvvvv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체리답  9일 전  
 와...

 답글 0

1141 개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