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방탄빙의글 02::너무나도 달랐다, 그리고 외로움 - W.바이올렛
02::너무나도 달랐다, 그리고 외로움 - W.바이올렛














































Written by 바이올렛

Copyright ⓒ 2017 바이올렛 All rights reserved






















"원래 걸레 짓 하려고 온 애잖아."










김태형의 마지막 말에 얼음장 같은 정적이 흘렀다. 묵묵히 밥을 먹고 있던 민윤기와 전정국도 모두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김태형을 바라봤다. 김태형이 나와 눈을 마주치며 맞지 않느냐는 눈빛으로 나를 비웃었다.










"김태형 뭐 하는 거-"


"맞아요."










김남준이 잔뜩 구겨진 인상으로 김태형을 꾸짖기 전에 내가 먼저 입을 떼었다. 김남준에게로 돌렸던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린 김태형이 웃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아무렇지 않게. 아니, 오히려 김태형을 더 비웃고 있는 듯한 내 모습에 다들 놀란 눈으로 분위기를 살폈다.










"뭐?"


"원래 걸레 짓 하려고 온 거 맞다고요."


"허, 지금 네 입으로 무슨 말 하는 건진 알아?"


"그쪽 입에서는 얼마나 좋은 말이 나왔길래 그런 말을 하는 거죠."


"... ..."


"저 몸 팔 생각까지 하면서 독하게 들어왔어요. 그 말은 김태형 씨 당신이 주무르는 데로 구겨질 생각 따위는 죽어도 없다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당신들 상속문제를 중간에서 관리하는 사람이라던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제가 그쪽한테 어떤 태도를 취할지 저도 가늠할 수가 없네요."


"지금 협박하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면 더 좋고요."










나는 마지막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먹었던 그릇들을 싱크대에 넣어두고 다시 식탁으로 돌아가 먼저 올라가 보겠다며 오히려 김태형 보라는 식으로 더 활짝 웃어 보였다. 고개를 돌리며 스쳐 지나간 김태형의 주먹 쥔 손이 작게 흔들리고 있었다.




솔직히 밥 먹는데 분위기를 흐린 것 같아 거기 있는 사람들한테는 미안했지만, 어제 김태형이 나에게 부렸던 싸가지를 갚았다는 생각에 기분은 통쾌했다.











나는 방으로 들어와 창문 앞 책상에 엎드려 아직까지 맑은 하늘을 바라봤다. 솔직히 한 방 먹였다고는 해도 마음 언저리에 남아있는 무언가가 나를 기분 나쁘게 건드리고 있었다. 결국, 한숨을 푹 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는 피지 않으리라고 다짐했던 담배를 서랍에서 꺼냈다. 몇 달 만에 피는 담배인 것인지, 꼭 사춘기 때 처음 담배를 접했을 때처럼 가슴이 묘하게 뛰는 게 웃겼다.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무는 순간 누군가 나의 방문을 두드려왔다. 나는 급하게 담배를 다시 서랍 안에 넣어놓고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 앞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아, 지민아."


"잠깐 들어가도 돼?"


"응, 들어와."










그럼 실례 좀 할게. 박지민이 방문이 세게 닫히지 않도록 양손으로 조심스레 닫은 다음 내 방으로 들어왔다. 나는 박지민을 창가 쪽 책상에 앉히고, 나도 따라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박지민은 따갑게 들어오는 햇빛이 거슬렸는지 창문을 닫고 커튼을 쳤다.










"내가 햇빛을 별로 안 좋아해서. 괜찮지?"


"당연하지."


"아까 태형이 말은 너무 신경 쓰지 마. 애가 못된 애는 아닌데, 말을 좀 예쁘게 못 하는 아이라서 그래."


"괜찮아! 나 신경 안 쓰고 있었어!"


"그럼 다행이고."










나를 걱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다 예쁘게 웃어주는 박지민이었다. 그런 지민이가 고마워서 나도 입꼬리를 조금 당겨 보였다. 나를 바라보던 박지민이 무언가 생각난 것인지 안주머니에서 사탕 하나를 나에게 내밀었다. 예쁜 분홍색인 거 보니 딸기 맛 사탕인 것 같았다.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달달한 게 좋더라고."










살면서 이런 호의를 몇 번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지민이의 친절이 어색하기만 했다. 나는 최대한 어색함을 티 내지 않고 박지민의 사탕을 받아들었다. 잘 먹겠다며 박지민에게 얘기하고 아직은 사탕이 끌리지 않아 서랍장 위에 올려두었다.




박지민은 힘든 일 있을 때 자기에게 얘기하라며 웃어 보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민이의 달달한 웃음에 안 좋았던 기분이 싹 씻어져 내린 것 같았다. 나는 고마움에 박지민을 그의 방 앞까지 배웅해주었다.










"고마워, 지민아."


"힘든 일 있으면 얘기하고, 혼자 끙끙 앓지 말고!"


"푸흐, 알았어. 나중에 봐."


"응, 좀 이따 봐."










박지민이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뒤, 뒤를 돌아 내 방으로 가려고 했다. 그 순간 언제부터 나와 있었는지 민윤기가 김태형의 방문에 기대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싸늘한 눈빛에 순간 움찔했지만 여기서 기가 눌리면 김태형처럼 나를 막 대할 것 같아 일단은 놀란 표정을 숨기고 고개를 숙여 민윤기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민윤기 씨."


"... ..."


"무슨 질문이라도."


"단 거 있냐."


"네?"


"단 거."










다짜고짜 나에게 단 것이 있냐는 질문에 내가 당황하자 민윤기가 빠르게 대답하지 않는 내가 짜증이 났는지 표정을 확 구겼다. 나는 아까 박지민이 두고 간 딸기 사탕이 기억이 났다. 지민이가 준건데, 주기는 싫었지만 저렇게까지 먹고 싶다는데 그냥 한숨을 푹 쉬고 민윤기에게 따라오라고 얘기했다.









민윤기는 내 방안에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나를 감시하듯 쳐다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너무 따가워서 빨리 민윤기를 보내버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어떻게 이 집에 정상이라고는 한 명도 없는 것인지, 속으로 화를 삼키며 아까 박지민이 내게 주었던 딸기 맛 사탕을 민윤기에게 건넸다.




민윤기는 내가 내미는 사탕을 받자마자 주머니에 찔러넣었다. 당장에라도 사탕이 먹고 싶은 것처럼 굴더니 바로 먹지 않는 민윤기의 모습에 의아해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왜 안 먹어요?"


"그냥."


"그럼 돌려줘요. 그거 지민이가 저 먹으라고 준 건데."


"다음에 내가 사줄게."










그 말을 끝으로 민윤기는 한 번도 나를 돌아보지 않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버렸다. 김태형 다음으로 싸가지일 줄 알았는데 다음에 자기가 사탕을 사주겠다니, 알다가도 모르겠는 그의 행동에 머리만 긁적이다 목이 말라 나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가정부 아주머니가 물바가지에 수건을 적시고 있었다. 나는 아주머니에게 가까이 다가가 말을 걸었다.










"웬 물바가지에요?"


"아까 태형 도련님이 속을 다 게워내셔서, 심장이 안 좋으시거든요."


"심장이요?..."


"네, 선천적으로도 건강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옛날에는 괜찮았는데. 나날이 가면 갈수록 심해지셨어요."


"아..."


"그래서 지금 침대에 누워계시는데 이마에 수건 좀 올려놓고 오려고요."
"그럼 제가 갔다 올게요!"










나는 괜찮다는 아주머니의 만류에도 물바가지를 뺏어 들어 김태형의 방으로 곧장 올라갔다. 물론 아직도 얼굴을 보면 화가 치밀어오르지만, 일은 일인 것이다. 그리고 아까 나도 잘한 짓은 없었기에 괜히 신경 쓰이는 마음을 이 짓을 해서라도 가라앉히고 싶었다.




나는 김태형의 방 문 앞에 도착해 물바가지를 한 손에 끼고 나머지 한 손으로 방문을 두드렸다. 역시나 김태형은 아무 대답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지만 아픈 사람이 무슨 힘이 있다고 대답까지 할 수 있겠나 싶어 문손잡이를 바로 돌렸다.









문손잡이를 돌리자 침대에 김태형이 누워있었고 바로 옆에 박지민이 앉아있었다. 박지민은 갑작스러운 나의 방문에 깜짝 놀란 듯했으나 이내 다시 웃으며 나와 눈을 마주쳤다.










"ㅇㅇㅇ아, 태형이 방에는 무슨 일이야?"


"태형 씨가 좀 아프다고 해서. 아주머니 대신 왔어."


"ㅇㅇㅇ이는 그냥 편안히 쉬다 가면 되는데."


"아니야, 돈 받을 때 양심 찔리는 것보단 일하는 게 나아."


















그럼 수고해 ㅇㅇㅇ아,









박지민이 예쁜 웃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왔다. 나는 박지민에게 고개로 가볍게 인사한 뒤, 김태형에게로 다가갔다. 김태형은 눈도 감지 않은 채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천장을 바라보면서도 초점 없는 눈이 꼭 죽은 사람 눈 같아서 괜히 섬뜩해졌다.




하지만 이내 식은땀에 절어있는 앞머리에 얼른 물바가지를 선반 위에 두고 수건을 물에 적셨다. 찰랑찰랑 물 적시는 소리가 김태형의 방에 꽉 차고 김태형은 그제서야 내 쪽을 바라보며 마른 입술을 움직였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나가."


"누구는 하고 싶어서 하는 것 같아요? 조도 이래야 돈을 벌죠."


"이런 거 안 해도 돈 주잖아."


"제가 고생 없이 로또 맞는 경우를 싫어해서요."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아버지의 생각에 입술 끝을 살짝 깨물었다. 다시 표정을 풀고 김태형을 바라보니 이미 그는 눈을 감고 있었다. 아깐 죽일 듯이 달려들더니, 진짜 아픈 것인지 더 이상 그는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나도 그냥 아무 말 없이 물에 적신 수건을 손으로 꽉 짠 뒤 예쁘게 접어 김태형의 곁으로 다가갔다. 수건을 이마 위에 올려놓기 전 행여 갑작스러운 냉기에 그가 놀랄까 봐 앞머리를 손으로 쓸어준 뒤, 차가운 수건으로 땀에 젖은 얼굴을 몇 번 닦아주었다.




처음에 눈썹을 살짝 움직이던 김태형의 표정이 차츰 편해 보이자 이마에 수건을 올려주었다. 손이 그에게서 멀어지며 벌어진 잠옷 사이로 보이는 쇄골이 너무나 깊게 파여있는 것을 보고 괜히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도 아픈 사람인데, 아까 내가 너무 쏘아붙인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김태형의 말이 예뻤던 것도 아니고, 나는 몇 번 고민하다가 김태형의 이불을 다시 올려주며 입을 열었다.










"아까는 내가 미안했어요."


"뭐?"


"괜히 협박한 거, 형제들한테 중요한 문제라면서요. 하지만 태형 씨, 그쪽도 예쁘게 말한 건 아니니까 퉁 치기로 해요."


"... ..."










김태형은 이내 입을 다물고 잠에 빠지는 듯 힘주고 있던 미간 주름이 점점 옅어지고 있었다. 그의 숨소리가 점점 새근새근 해질 때 즈음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김태형이 깨지 않게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겼다.




김태형의 방문을 조심스레 닫고 방으로 돌아와서야 숨을 크게 내뱉었다. 박지민이 나쁜 사람은 아니랬으니까, 그냥 그 말을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나는 침대에 몸을 던져 스프링 반동으로 울렁이는 침대에 얼굴을 묻었다.











잠깐 졸았던 건지 눈을 떴을 때 삼십 분 정도가 지나있었다. 무거운 눈꺼풀을 몇 번 비빈 뒤, 아주머니를 도와 집안일이라도 할까 싶어 방문을 나섰다. 내 방문을 닫고 김태형의 방을 지나가는 순간 누군가의 고통 어린 절규소리가 내 귀를 찢고 들어왔다.




나는 급하게 김태형의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바닥에서 심장을 부여잡고 신음을 흘리는 김태형이 있었다. 나는 다급하게 그에게 다가가 그의 상태를 살폈다.










"태형 씨! 태형 씨! 괜찮아요? 정신 좀 차려봐요!"










김태형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건지 눈 끝에 눈물까지 달고 가쁜 숨을 내쉬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호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 119에 전화하려 손을 움직였다. 하지만 이내 누군가의 손에 의해 휴대폰이 내 손에서 멀어져갔다. 나는 놀란 눈으로 앞을 바라보자 전정국이 내 휴대폰을 뺏어 자기 호주머니에 집어넣은 뒤 다급하게 김태형에게 다가갔다.




김태형의 상태를 살짝 살핀 뒤 전정국이 서랍을 열어 많고 많은 약들 중 왼쪽 편에 있던 약을 꺼내어 김태형의 입에 쑤셔 넣었다. 약을 억지로 삼킨 김태형이 차츰 줄어드는 고통에 표정이 점점 편해지고 있었다.




전정국은 김태형을 품에 안고 엄마가 악몽을 꾼 아이를 재우는 것 마냥 등을 토닥이며 그를 진정시켜주었다. 한참 김태형의 등을 토닥이고 있던 전정국이 나를 쏘아보며 입을 열었다.










"나가."


"네, 네?"


"나가라고. 우리 형 옆에서 민폐 끼치지 말고."


"민폐라뇨? 전 그저."















"씨발, 내 말 안 들려?"










매섭게 나를 쏘아보는 전정국의 눈빛이 너무 추웠다. 결국, 나는 꼬리를 내리고 김태형의 방을 나와 바로 내 방으로 들어갔다. 솔직히 처음 이 집에 왔었을 때 학교를 다니지 않는 나로서는 손님 외에 사람을 만난다는 것에 굉장히 가슴 설레였었다. 하지만 오히려 나는 그들에게 눈엣가시가 되어버린 것 같아 마음 한쪽 구석이 진하게 아려왔다.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벽에 몸을 기대어 자꾸만 착잡하게 식어가는 마음을 스스로 달래었다.
























**********







♥포인트댓글♥










감사해요♥







♥배댓+포댓♥









힘들긴 하지만 여러분이 재밌게 읽어주시면 됐어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이런글 많이 사랑해 주세요♥








앞으로도 열심히 하는 바이올렛 되겠습니다!♥











잠깐이었지만 무척 행복했었어요♥;)









남들은 작은 포인트라고 할지 모르지만

신생작가인 저한테는 저정도 포인트도 너무 감사하고 과분하다고 느껴요♥

여러분들이 열심히 봐주시고 사랑해주시는 것 만으로도 저는 만족한답니다:)


우리 독자분들 너무 사랑하구요 요즘 일교차가 심한데 감기조심하셔요;(






추천하기 1105   즐겨찾기 등록
글이 재미있었다면 작가님에게 포인트 선물을 해주세요.
나의 Point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에게
추천수와 선물받은 포인트 합산을 기준으로 글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바이올렛 작가님의 다른글 보기       전체보기
    로그인 후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
댓글
  루카리키  13시간 전  
 민폐는 아닌데ㅠㅠ

 답글 0
  JHH101  8일 전  
 너무하네 민폐라니

 답글 0
  마지막노래  8일 전  
 미폐래...

 답글 0
  설옙  8일 전  
 여주가 누나인데....

 답글 0
  보라해  9일 전  
 왜그래다들 ㅜㅠㅠㅠㅠ

 답글 0
  엉엉ㅇ엉  9일 전  
 정주행이여

 엉엉ㅇ엉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체리답  9일 전  
 누나다 이눔아

 답글 0
  주이쨔응  9일 전  
 누나다 짜싁아

 답글 0
  목발소녀  9일 전  
 주ㅠㅠ

 목발소녀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태태씨아랑해  11일 전  
 여주 넘 불쌍하다ㅠ

 답글 0

1132 개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