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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김태형] Hello, Mr. V - W.다소니
[1주년 자축글김태형]

Hello, Mr.V


ⓒ다 소 니







"김태형."






짧고 두꺼운 목소리가 교실 안에 울려퍼졌다. 오늘 우리반으로 전학을 온 남자아이, 김태형은 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자신의 이름만 말한 채 입을 꾹 다물었다. 검은 머리에 하얀 피부, 강아지처럼 눈 꼬리는 내려갔지만 눈매만큼은 고양이처럼 날카로웠다. 주변 여자아이들이 자신의 친구들끼리 잘생겼지 않았냐며 수근거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얼굴에 홍조를 띠우기 시작했다. 저런 놈이 뭐가 좋다고. 나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그 아이들을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저 녀석의 얼굴이 마음에 안 든 건 아니였다. 그저, 저 아이에게서 느껴지는 소름돋는 기운이 마음에 안 들 뿐이었다. 어둡고 차가운 기운이 온 몸에 스며들 것만 같았다. 나는 김태형 또한 시큰둥하게 바라봤고 이 아이가 내 근처에만 오지 않기만을 바랐다.






"태형이는 저기에 앉으렴."







이런, 미친. 선생님이 김태형의 등에 손을 올리고 다른 손으로 가리킨 방향은 바로 내 옆 자리였다. 이건 무슨 운명의 장난인 걸까. 아이들의 시선은 모두 내게로 쏠렸고 나는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숙였다. 저 녀석 마음에 안 들어. 나는 조용히 혼잣말로 중얼거렸고 고개를 들어보니 완벽한 정색으로 무장하고 있는 김태형이 의자에 앉아있었다. 옆에서 느껴지는 음산한 기운에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단순히 어둡고 차가운 기운이 아니였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정신을 잃게 될 것만 같은 강력한 기운이였다. 나는 창문을 살짝 열어 머리를 좀 시원하게 했다.


왠지 기분 나쁜 첫만남이였다.




*




김태형이 전학을 온 지 벌써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러나 김태형은 우리 학교에 익숙해지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우리 학교에 익숙해지려고 하지 않는 것인지 누가 그에게 말을 걸지 않는 이상 입을 꾹 다물고 항상 자리에 엎드려 있거나 밖으로 나갔다. 반 아이들이 한 번 씩 말을 걸 때면 고개를 끄덕이거나 무시하기 일수였고 어쩔 수 없이 내가 김태형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말을 걸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은 김태형을 멀리하기 시작했고 나 또한 첫만남부터 좋지 않았던 김태형이 더 더욱 싫어졌다.

오늘은 마른 하늘에 비가 조금씩 조금씩 내렸다. 찝찝한 마음에 빨리 집에 가고 싶러 하염없이 시계만 바라봤다. 시계를 바라보던 도중, 밖에서 나갔다가 교실에 들어 온 김태형과 눈이 마주쳤다. 윽, 괜히 인상이 찌푸려졌다. 나는 고개를 휙 돌려 김태형과 눈이 마주치지 않기 위해 정면을 응시했다. 눈이 마주쳤을 때, 사람의 기를 완벽하게 누르는 눈빛때문에 그런지 내 심장은 벌렁거렸다. 침착하자, 침착해. 난 자신을 마인드 컨트롤 한 뒤, 숨을 깊게 내쉬고 책상 위에 올려져있는 책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자꾸만 김태형 쪽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시선을 느끼지 않기 위해 책에 집중하려고 했지만 결국 처음으로 김태형에게 학업에 관련되지 않는 이야기로 말을 걸었다.






"왜, 뭐. 뭘 보는데."

"... ..."






답답해 돌아가실 지경이겠다. 내가 짜증을 내며 김태형을 째려보자 김태형은 눈을 깜빡거리며 아무 것도 모른다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순진한 척 하는 저 눈빛이 너무 짜증났다. 나는 어이가 없는 나머지 김태형을 크게 비웃었고 김태형은 이런 날 신경도 안 쓴다는 듯 자꾸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날 바라보고 있는 김태형 탓에 화가 치밀어 나는 김태형에게 뭘 보냐며 소리를 버럭 질렀고 김태형은 날 보며 입을 작게 벌렸다.









"..맛있는 냄새... ."







뭐, 맛있는 냄새? 어이없는 김태형의 대답에 나는 또 다시 김태형을 크게 비웃었고 김태형에게 가까이 다가가 조롱하는 말투로 무슨 맛있는 냄새가 나냐고 물었다. 김태형은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픽 웃으며 날 올려다보았다. 처음 보는 김태형의 미소가 왠지 더 더욱 김태형을 무섭게 했다. 나는 자존심이 상했지만 뒤로 물러나 자리에 앉았다. 살짝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날 보며 한 쪽 입 꼬리를 올리고 있는 김태형에게서 시선을 떼어냈다. 마치 귀신을 본 듯이 소름이 돋았다. 김태형의 정체가 도대체 무엇일까. 베일에 둘러싸인 김태형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맛있겠네, 김여주."







엎드려 벽을 바라보며 심장을 진정시키는 도중, 귀 가까이에서 김태형의 낮은 목소리가 내 귓가에 울려퍼졌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몸을 벌떡 일으켜 김태형을 바라보았고 김태형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자신의 자리에 앉아 승자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존심이 부셔지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차마 김태형을 건들기엔 김태형은 너무나도 강했다. 보이지 않는 그의 강한 기운이 그를 보호하고 날 공격했다. 내가 그에게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그 기운은 점차 강해졌다.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 울려퍼지는 종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다스렸다.

마른 하늘에 내리던 비는 조금씩 비가 뚝뚝 떨어지더니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안개가 자욱한 창문 바깥을 보면서 수업을 듣기 보단 아까 김태형의 말을 자꾸만 되세겼다. 맛있겠다, 라는 말이 아직도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무슨 음식인 줄 아나? 이런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뭉게지는 자존심에 이를 빠득빠득 갈았다. 어떻게 하면 김태형을 이길 수 있을까. 비가 내리는 소리에 내 머릿속은 조금 더 복잡해져갔다.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차마 함부로 대하기 힘든 지경이다. 나는 살짝 눈동자를 굴려 김태형을 한 번 바라봤다. 수업을 듣지 않고 머리를 책상에 바짝 붙여 엎드려 있었다. 평소라면 수업을 영혼없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 김태형이 어째서인지 오늘은 수업을 듣지 않고 엎드려 있었다.

무언가 이상했다. 김태형이 그냥 엎드려 있는 게 아닌 것 같았다. 고개를 돌려 김태형을 자세히 보니 김태형은 숨을 헐떡이는 듯 몸이 자꾸만 크게 올라갔다 내려갔고 구렛나루를 통해 흘러내려가는 땀이 보였다. 그리고 김태형이 고개를 살짝 들었을 때 김태형은 이를 악 물고 있었다. 고통을 참고 있는 듯 해보였다. 책상 밑에서 주먹을 꽉 쥐고 부르르 떨고 있던 김태형의 왼쪽 주먹 또한 고통을 참고 있는 듯 했다. 김태형이 왜 이러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나는 김태형을 싫어하는 데 왜 김태형이 걱정이 되는 거지. 나는 최대한 김태형을 무시하려고 했지만 자꾸만 시선은 김태형에게로 향했다. 그래, 이번만 희생하자. 결국 나는 손을 들어 선생님을 불렀다.







"쌤, 김태형 아픈 거 같은데 보건실 좀 데려다 주고 올게요."

"태형아, 많이 아프니? 아프면 얼른 여주랑 보건실 갔다 오렴."

"얼른 다녀 오겠습니다-."







내가 선생님 께 김태형을 보건실에 데려다 주겠다는 말을 하자 선생님은 걱정되는 눈빛으로 김태형을 바라봤고 모든 아이들의 시선은 나와 김태형으로 향했다. 무슨 바람이 불었냐는 듯 한 눈빛. 그래, 내가 김태형을 엄청 싫어하는 걸 아는 아이들로서는 이게 신기한 광경이겠지. 나는 한숨을 푹 쉬고 김태형을 바라봤고 김태형은 날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눈빛으로 무슨 짓이냐며 말하는 듯 했다. 나는 그런 김태형의 눈빛을 무시한 채 김태형을 일으켜 천천히 교실에 나갔다. 복도에는 빗소리만 울려퍼졌다. 맑고 청아하게 울리는 빗소리에 김태형은 마음이 진정되는 듯 크게 울려퍼진 김태형의 숨소리가 점차 작아졌다.






"이게 뭐하는 짓이야. 네가 뭔데 갑자기 내 일에 신경 써."

"누군 뭐 좋아서 하는 줄 아나. 옆에서 신경 쓰이길래 정의구현한 거 뿐이니까 신경 꺼."

"야, 김여주."

"네가 나 싫어하는 만큼 나도 너 싫거든? 힘드니까 조용히 좀 하지?"






김태형은 힘이 잔뜩 빠진 목소리로 내게 말을 하더니 이젠 차마 할 말을 잃었는 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김태형의 숨소리가 완전히 잠잠해졌을 때 쯔음, 나는 김태형을 한 번 바라보았다. 김태형의 갈색 눈동자가 아까와 달리 엄청나게 진해져 있었다. 그리고 입을 앙 다물고 있는 김태형. 아, 얘 숨를 참고 있구나, 라고 단번에 알아채게 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김태형에게 왜 숨을 참고 있냐고 물었고 김태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숨을 계속해서 참아내고 있었다. 살짝 기분이 나빴다. 나와 같이 숨 쉬는 것 자체가 싫은 것이였던 걸까.






"야, 아무리 내가 싫다지만 그 태도는 너무 하지 않냐?"

"김여주."







김태형은 숨을 내쉬더니 어둡고 단호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너, 내 일 미터 이내로 접근하지 마."







어이가 없어도 너무 없는 소리였다. 1m 이내 접근 금지라니. 1m 접근금지령을 내린 김태형에게 차마 비웃음을 날리지 않으려고 해도 비웃지 않을 수가 없는 말이였다. 난 김태형에게 헛웃음을 보내주었고 김태형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묵묵히 보건실로 걸어갔다. 언제는 맛있는 냄새가 난다며 맛있게다고 한 인간이 누군데. 나는 김태형의 말을 곱씹으며 화를 꾹 참았다.

나보다 키가 크고 무게가 더 나가는 김태형을 힘들데 보건실로 부축해 왔을 때, 보건실은 보건선생님의 출장으로 문이 꽉 닫혀있었다. 김태형은 허, 라며 영혼이 빠져나간 듯 한 숨을 내쉬었고 가겠다며 몸을 돌려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보건선생님이 출장을 가시는 날이면 보건실에 몰래 들어와 자는 경험이 많은 나로서는 이 상황이 별 대수롭지 않았다. 나는 김태형의 팔을 잡아 기다리라고 한 뒤, 주머니에서 실핀을 꺼낸 뒤에 문을 열기 시작했다. 1분 채 되지 않았을 때, 철컥, 소리가 나자 보건실 문이 열렸고 보건실은 조명이 꺼져있었다. 김태형은 이런 내가 신기하다는 듯 벙진 채로 날 바라봤고 나는 김태형을 끌고 보건실에 놓여 있는 침대에 눕혔다. 그러고 난 뒤, 김태형의 머리에 손을 올려 열을 쟀다.







"분명 나한테 접근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나도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거 아니라고 말 했을 텐데. 난 한 번 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네가 이해해라."

"야, 너..!"

"이마는 그렇게 안 뜨거운데. 체온계 어디있지."







김태형은 날 짜증난다는 듯이 바라봤고 나는 그런 김태형을 무시한 채 체온계를 찾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그러자 김태형이 내 손목을 잡더니 날 죽일 듯이 노려보는 것이다. 내가 왜 그러냐고 묻자 김태형은 잠시 아무 말이 없더니 고개를 절래 저었다. 뭐야, 얘 설마 체온계를 무서워 하는 거야? 얼척 없는 생각에 나는 김태형을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봤고 됐다며 김태형의 손을 뿌리쳤다. 김태형이 잡았던 손목이 차가웠다. 인간의 온도가 아닌 다른 존재의 온도인 것 같았다. 얼음장같은 손이 인간이 아닌 다른 허구의 존재를 떠오르게 했다. 결국 나는 체온계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김태형의 이마에 물수건을 하나 올려준 뒤, 침대 옆 등받이 의자에 앉아 김태형을 지켜보았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인간처럼 생겼는 데 왜 그런 느낌이 들었을까.







"김태형, 아까 그거 무슨 소리야. 내가 맛있겠다니."

"말 그대로야. 너, 되게 맛있을 거 같거든."








난 김태형을 바라보며 눈썹을 찡그렸다. 김태형은 한 쪽 입 꼬리를 픽 올리더니 이마에 올려져 있던 손수건을 침대 위에 올려놓은 뒤, 몸을 일으켜 날 지그시 바라보았다. 김태형의 눈빛이 사뭇 진지했다. 차갑기보단 따뜻했다. 나는 태도가 변한 김태형의 모습을 보며 흠칫 놀라긴 했지만 입을 앙 다물고 침착한 태도를 보였다. 어째서 김태형의 태도가 이렇게 갑자기 변해버린 것일까. 분명 내가 알던, 아니, 전교생이 아는 김태형의 모습은 딱딱하고 냉철한, 침묵을 지키는 자의 모습이다. 하지만 어째서 김태형이 내 앞에서 능글맞는 태도로 날 조롱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확 갈아엎기라도 하는 건지 김태형은 적극적인 모습으로 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자신에게 1m 이내 접근 금지라며 날 밀어내던 김태형은 지금 내게 몸을 가까이 하였고 아까의 그 아픈 기색은 더 이상 눈을 씻어봐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김태형에게 단단히 속아버렸구나, 라는 생각에 배신감이 치밀어 올랐다.







"왜 갑자기 태도가 변한 거야. 너, 이런 놈 아니였잖아. 분명 네가 나한테 일 미터 이내로 접근하지마라고 했을텐데?"

"넌 특별한 존재거든. 나한테 다가오면 위험하지만 그것에 끌림이 있는 애매모호한 존재랄까. 뭐,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라고."

"너, 정체가 도대체 뭐야?"






난 김태형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물었다. 김태형의 정체가 궁금해져갔다. 아니, 궁금해졌다기 보단 차가움을 치장한 김태형의 정체를 알아내야만 한다는 의무였다. 김태형의 정체를 알아야만 김태형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난 김태형을 살짝 째려보았고 김태형은 날 보며 피식 웃더니 얼굴을 내게 들이댔다. 나와 김태형의 얼굴 사이의 거리는 고작 1cm, 그에게서 나는 향기에 몸이 경직되었다. 사람의 영혼을 홀리게 하는 듯 한 향이었다.

그는 정체불명, 베일에 둘러싸인 의문의 소년이었다.







"언젠가 내 정체가 뭔 지 너도 알게 될 거야."




*





교실에는 아무도 없는 텅 빈, 점심시간, 오늘은 점심을 먹지 않고 교실에 남아있었다. 이렇게 텅 빈 우리 반에 앉아있으니 우리 반이 이렇게 넓은 곳이였구나, 라는 생각을 세삼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였다. 나는 교실을 둘러보다 김태형 자리를 한 번 빤히 바라봤다. 보건실에서 김태형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 그 날 이후, 자꾸만 김태형이 눈에 거슬렸다. 다른 아이가 한 명이라도 있을 때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묵묵하게 자기 할 일을 하던 김태형이였지만 나와 단 둘이만 있을 때에는 능글거리는 미소로 날 자꾸만 농락하는 재수없는 놈으로 변한다. 너무나도 큰 온도차이를 가진 김태형의 모습에 하루하루가 스트레스였다. 나는 김태형의 자리를 빤히 보던 도중, 책에 관심이 없던 내가 어째서인지 김태형 책상에 올려져 있던 책에 손을 뻗어 그 책을 집었다. 사람의 손이 별로 타지 않은 듯 한 책이였다.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나는 천천히 그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기 시작했다.







"뱀파이어는 악과 선의 규율에 서 본능에 의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오니, 선의 규율이 깨져버린 뱀파이어는 결국 악의 길에서 영영 돌아오지 못 하게 된다.. ."

"그리거 뱀파이어의 키스를 받는 자는 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






책꽂이가 꽂혀있는 부분에 괜히 눈에 들어오는 문장을 한 번 읊어보았다. 악과 선, 그리고 뱀파이어. 내용은 대강 뱀파이어에 관련된 내용이였다. 김태형이 이런 부류의 책을 좋아한다는 게 살짝 의외였다. 뱀파이어, 뭔가 김태형과는 어울리지 않는 맛이였다. 책을 넘기면 넘길 수록 흥미진진해지는 스토리가 이 책에 빨려들어가게 했다. 에너지가 이 책에 흡수되는 느낌이였다. 딱딱하기만 해보이는 책이 이렇게 집중이 잘 되고 재밌을 수가 없다. 나는 책을 한 장, 한 장 넘겼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들리는 알 수 없는 오르골 소리에 기분이 살짝 좋아졌다.









"네가 뭔데 내 책을 읽고 있어."







아, 깜짝아. 책을 너무 집중해서 읽은 탓이였는 지 김태형이 들어온지도 모르게 책을 집중해서 읽고 있었다. 내 바로 옆에서 바지 주머니에 손을 꼿고 있는 김태형은 내가 읽고 있던 책을 뺏더니 책을 한 번 읽고는 픽 웃었다. 내가 왜 웃냐고 묻자 김태형은 책을 덮고 자신의 자리에 올려두며 입을 떼었다.







"저 책 별로더라. 자기가 뱀파이어에 대해 다 알 듯이 말하던데. 자기가 뱀파이어라도 돼?"

"넌 왜 갑자기 와서 불평이야."

"그럼 넌 뱀파이어에게 선과 악이 존재한다는 걸 믿어?"







김태형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물었다. 우선 뱀파이어가 존재한다는 것부터 믿지 않는 나에게 뭘 바라는 건 지. 나는 뱀파이어 따위는 믿지 않는 다며 고개를 절래 저었고 김태형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내가 김태형에게 뱀파이어를 믿냐고 묻자 김태형은 잠시 깊게 고민을 하더니 살짝 어두워진 목소리로 입을 떼었다.








"있겠지. 이 세상에도, 네 주변에도."






김태형이 입술을 한 번 쓸었다.




*




먹으로 물들여진 어두운 밤 하늘에 환한 보름달이 장식이 된 몽롱하고 아름다운 밤이였다. 이런 밤 하늘을 옆에 두고 공부라니.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의무, 야간 자율 학습을 하기보단 오늘따라 기이한 밤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을 떼우는 게 행복했다. 그러고보니, 야간 자율 학습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김태형이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 했다. 야자를 빠질 김태형이 아닌데. 가방과 모든 책들이 그대로 있는 김태형의 자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김태형은 도대체 어딜 갔길래 안 오는 것일까. 시간이 지날 수록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어두운 학교에서 쓰러진 건 아닐까. 김태형의 걱정에 손톱을 잘근 물었다.

삽십 분 쯤 지나자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실 문과 김태형의 자리를 번갈아 쳐다봤지만 교실 문은 꼼짝도 하지 않고 김태형의 자리는 김태형으로 채워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징실로 향하는 척 하며 조용히 김태형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내가 어째서 김태형을 걱정하는 지 모르겠지만 내 발과 눈은 김태형을 찾아나서고 있었다. 깜깜하고 조용한 학교 안에서 김태형을 어찌 찾는단 말인가. 나는 조심히, 아주 조심히 학교 안을 돌아다니며 김태형을 찾아다녔다.






"김태형..!"







김태형의 이름을 부르며 음악실에 다달았을 때,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 문 틈 사이로 음악실 안을 살펴보았다. 어두운 교실 안, 유일하게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보름달의 빛이 이곳을 밝혀주고 있었다. 나는 음악실 문을 열어 음악실에 한 발자국을 디뎓고 그곳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안으로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갔고 그러다 무언가가 툭, 발에 걸렸다. 주변에 흐르는 액체 속 쓰러져있는 유리병. 기분 나쁜 찝찝한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하지만 달빛에 비춰진 유리병에는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그리고 유리병에 붙어있는 빨간 액체가 내 눈에 들어왔다. 이게 뭐지, 라는 생각에 손가락으로 그 액체를 한 번 쓸어봤고 나는 그 액체의 정체를 알고 뒤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 빨간 액체는 바로 ‘피’ 였던 것이다.

왜 피가 여기에 있는 거지? 혼란 속에서 길을 헤메고 있을 때 쯤, 내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뚜벅뚜벅,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발자국 소리가 내 몸을 경직시켰다.









"김여주."






익숙한 목소리가 내 긴장을 풀리게 만들었다. 김태형이 내 뒤에서 날 바라보고 있었다. 교복 대신 다른 이상한 옷을 입고 있는 김태형에 나는 무언가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네가 왜 여기있어, 김여주. 얼른 나가."

"기,김태형, 이거 피.. ."






달빛에 비춰진 김태형의 입가에 피가 묻어있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나는 소리를 꽥 질렀고 김태형은 내 입을 막았다. 김태형의 손에서 피 비린내가 풍겨왔다. 나는 김태형의 손을 뿌리치고 겁에 질린 채 김태형을 바라보았다. 김태형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푹 쉬고 입을 떼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렇게 빨리 내 정체를 들킬 줄은 몰랐네. 오늘은 위험했어. 그냥 집에 가는 거였는데."

"네 정체가 뭐야, 김태형. 피가 왜 네 입가에..!"

"어쩔 수 없네."






김태형은 한숨을 푹 쉰 뒤, 빨갛게 물들여진 입술을 혀로 한 번 쓸었다. 김태형의 입가에 묻어있던 피가 살짝 지워졌다.









"뱀파이어, 네가 믿지 않는다던 선과 악의 뱀파이어가 나야."







나는 놀람에 입을 손으로 막았다.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믿지 말아야한다. 나는 고개를 절레 저었고 김태형은 픽 웃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째서인지 마음이 살짝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김태형에게 끌리고 말았다. 날카로운 눈빛이 달빛이 비춰 더 더욱 날카롭게 보였다. 그의 눈동자가 붉게 빛났다.








"믿지 못 하겠지. 그런데 그거 알아? 너한테서 맛있는 냄새가 날 계속 자극한다는 거."

"피 말이야, 피."






그가 내 입술을 한 번 바라보더니 내 입술을 그의 손으로 쓸었다. 나는 그가 쓸고 지나간 입술을 꾹 다물었고 눈을 질끈 감았다. 무서웠다. 두려웠다. 하지만 끌렸다. 미치도록 섹시한 그의 모습에 끌렸다. 뱀파이어가 나오는 영화나 소설에서 왜 뱀파이어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지 이해가 될 것만 같았다. 뱀파이어는 섹시했고 매혹적인 매력에 나 자신을 놓아버릴 수밖에 없었다.








"네가 날 원하고 있는 거 알아. 내가 널 원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자, 그 뒷말은 생략해도 알겠지?"






그가 점점 내게로 다가왔다. 김태형의 붉은 눈동자가 나와 가까워졌다. 뱀파이어의 키스를 받는 자는 그 길을 걷게 될 것이니. 저번에 김태형의 책에서 읽은 문장이 떠올랐다. 가까워지는 김태형의 입술, 난 이 입술이 닿는 순간에 나는 뱀파이어가 되고 만다. 위험했지만 자극적이였고 짜릿했다. 뱀파이어의 키스를 거부할 수 없었다. 뱀파이어의 키스가 내 모든 감각을 곤두서게했다.

뱀파이어의 키스는 벗어나올 수 없는 마약같았다.








“역시 네 피는 달콤해.”






목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그의 입술을 붉게 물들었다.



✓Hello, Mr. Vampire


-




안녕하세요, 다소니입니다!
오늘은 너무나도 감격스러운 날이네요. 12월 20일, 제 1주년이라니 ㅜ ㅜ 1년동안 방빙에서 작가로 활동한 제가 자랑스러우면서도 그동안 글을 써왔다는 게 뿌듯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아띠들과 함께 했다는 것에 감사하고요. 1주년인만큼 50일 이후 챙기지 않았던 기념일을 챙겼네요❣












1주년 기념으로 축전을 보내주신 분들 정말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예쁜 축전 감사드려요❣

축전 외에도 제 1주년을 맞이해 인터뷰를 했습니다!ㅋㅋ









✓게츄 님








✓단비 님









✓윰이 님












✓애달 님



1주년 기념 인터뷰에 응해주신 게츄, 단비, 애달, 윰이 님께 감사 인사드립니당(*´∀`*)



벌써 1주년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나네요. 작가당선이 된 것도 엊그제 같은 데 벌써 1주년이라니.. 정말 제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면서 한 것도 없는 데 벌써 1주년이라는 것에 자괴감이 들기도 하네요. 1년동안 해온게 고작 싸가지변태도련님 보살피기 완결이라니..ㅎㅎ... 미안해요 여러분 열심히 연재할게요ㅋㅋㅋ

처음 방빙 작가를 했을 때에는 과연 내가 방빙에서 잘 활동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 뿐이였어요. 인기도 없고 나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은 그런 걱정들 뿐이였죠. 많은 인기를 바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절 알아봐주시는 소수의 독자님들이 있길 바랬어요. 그렇게 작가생활을 한 지 몇 날 며칠이 지나고 싸가지변태도련님 보살피기를 연재했을 당시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아 놀랐어요ㅋㅋ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어주실 지는 몰랐거든요. 그렇게 싸변도로 제가 사랑하는 아띠들이 생기고 인기작품 순위에 오르기도 심지어 1위까지 했었어요. 정말 제 자신이 뿌듯하고 모든 것에 감사했어요. 슬럼프와 글태기가 찾아왔지만 그것들을 꾹 참아내고 글을 연재한 것에 대견하기도 했구요.

모든 일에 금방금방 포기해보이는 저로서는 방빙 작가를 1년이나 한 것에 신기해요. 아마도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와 사랑하는 아띠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포기하지 않고 이렇게 1년이 될 때까지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거겠죠? 제가 이렇게 버틸 수 있었던 건 아띠들의 사랑이 컸다고 봐요. 언제나 고맙고 사랑해요, 아띠들♡

할 말은 많고 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이곳에 적어내고 싶지만 이 많은 감정과 말들을 적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양에 제가 이 기쁨을 표현하기 힘드네요. 아띠들은 제가 길게 말 안 해도 아띠들을 사랑한다는 걸 잘 알겠죠? ㅎㅎ 그러길 바랄게요. 언제나 아띠들을 생각하는 제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네요❣ 작가생활 초반부터 절 좋아해주신 아띠분들부터 지금 이 순간에도 절 좋아해주시는 모든 아띠분들, 언제나 사랑하고 고마워요♡

❣우리 , 서로 오래오래 사랑하며 꽃길만 걸어요❣



✿다소니 X ㅇㅇㅇ✿


고맙고 , 사랑하고 ,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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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전정국근육돼징  38일 전  
 1주년 축하드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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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추년  52일 전  
 우와~~

 답글 0
  bts짱  61일 전  
 축하드려오

 답글 0
  류은서♥♥  61일 전  
 작가님 1주년 축하해염ㅎㅎ이번글 넘 잘쓰셨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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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타니빅쮸들  62일 전  
 축하드리고요! 항상 감사합니다!

 답글 0
  화양연화Forever  63일 전  
 저두여...글써주셔서고맙구....글올라온거제때제때안봐서미안하고....자까님사랑합니다~!

 화양연화Forever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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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풀  63일 전  
 1주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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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미청주  63일 전  
 히야아.....짱짱.....1주년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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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뷔  63일 전  
 우뷔님께서 작가님에게 7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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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기퐁  63일 전  
 우와아아ㅠㅠ 마지막 보고 감동의 눈물이...(주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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